00087 第 15 話 =========================================================================
第 15 話 “17일째”
“다 끝났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드디어 집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꾸밀 수 있었던 나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둘러보면 거실은 멋들어진 테이블을 비롯해 소파와 책장, 화분, 액자 등등이 걸려 있었고, 침실에는 침대와 작업용 책상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
참고로 이 모든 것이 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전혀 쓸데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충 20골드 정도 썼나?”
나름 꾸며본다고 이것저것 놓다보니 사용된 돈은 20골드를 넘어섰다. 그래도 제일 비싼 가구가 10골드쯤 되는 가격이었으니 내가 쓴 돈도 그리 많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집을 다 꾸몄는데도 20골드면 오히려 싼 편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집도 다 꾸몄으니…….”
남은 건 우스트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연 레이드 보스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그게 궁금했던 난 곧장 집에서 나와 의뢰 길드로 향했다. 그러면서 내 집의 위치를 알 수 있었는데, 대략 은행 근처라는 것을 깨닫고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집은 아이젠보다 좋지 않지만 위치만큼은 마음에 드네.’
역시 레시아의 의뢰를 받아들이기 잘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웅성~ 웅성~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의뢰 길드에 도착하자, 생각보다 많은 플레이어를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었나?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은 황혼이지만 역시 주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의뢰를 안 한지도 꽤 됐군.’
명성치가 오르더라도 별다른 해택조차 없는 거 같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로 가끔씩은 하는 편이 좋을 듯했다.
철커덕-
“의뢰 길드에 어서 오세요. 어떤 일로 오셨나요?”
“C랭크 의뢰를 보여주세요.”
“C랭크요? 예, 알겠습니다.”
혼자서 하는 C랭크 의뢰.
물론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예전에는 엠페러 길드와 함께한 의뢰지만 지금은 칭호와 레어 아이템. 그리고 레이드 보스까지 소환할 수 있었으니 실패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참고로 C랭크 의뢰를 받기 위해서는 10골드가 필요합니다.”
“알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C랭크 의뢰는 현재 2개가 있습니다.”
NPC는 한 장의 종이를 건네주었고, 그 종이에는 총 두 개의 의뢰가 적혀져 있었다.
[해안가에 나타난 '씨크랩트'를 처리하라.] (C랭크)
내용:이오트 왕국 남쪽 해안가에 나타난 씨크랩트로 인해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원래 씨크랩트는 바다 깊은 곳에 서식하는 몬스터였으나 먹잇감이 부족해지면 해안가로 올라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습성이 있다. 그 씨크랩트를 처리하라.
*자동으로 해안가로 이동.
보상:명성(120), 금화(15골드), 아이템(씨크랩트 껍질로 만든 방어구 1개)
적정 인원:8명
[비밀문서를 탈취하라.] (C랭크)
내용:자세한 설명은 불가능. 지정된 장소로 가서 어떤 인장이 찍힌 문서만 가져오면 된다.
*자동으로 특정 건물로 이동.
보상:명성(120), 금화(30골드)
적정 인원:1명
‘딱히 생각할 것도 없네.’
비밀문서는 나와 맞지 않았다. 이건 은신과 탐색을 사용하는 플레이어가 하는 의뢰 같았다. 또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우스트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니 받아야 할 의뢰도 정해져 있었다.
“씨크랩트 의뢰로 하죠.”
“예. 10골드입니다.”
[10골드가 소모되었습니다.]
[C랭크 의뢰. '해안가에 나타난 '씨크랩트'를 처리하라'를 받으셨습니다.]
‘그나저나 다른 이들은 C랭크를 하는 것도 힘들겠는데?’
C랭크 의뢰는 실패하는 순간 10골드가 날아간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 날아가는 만큼 확실하게 깰 수 있다는 자신이 없으면 C랭크 의뢰를 하는 사람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뭐, 마음껏 기대하세요.”
C랭크 의뢰에다 적정 인원이 8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쉽지 않은 의뢰겠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며 의뢰를 시작했다.
[의뢰 장소로 이동합니다.]
파밧!-
이동된 장소는 푸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해안가였다. 고운 모래사장이 사방에 깔려 있고, 깨끗함을 증명하는 듯한 투명한 바다를 보니 무슨 관광지에 온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게를 보자마자 그 기분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콰득- 콰드득-
‘게? 저게 씨크랩트라는 몬스터인가?’
혹시 몰라 이름을 보았다.
[씨크랩트(BOSS)]
씨크랩트가 맞았다. 녀석은 어디서 잡아왔는지 거대한 조개를 입으로 씹어 먹고 있었는데, 그렇게 벌린 입안에는 수십 개나 되는 뾰족한 이빨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거 게 맞나?’
그보다 무슨 게가 저리 커?
덩치는 무슨 자그마한 집 크기를 지녔고, 모든 껍질에는 수많은 가시가 사정없이 돋아나 있다. 만일 녀석이 돌진하면 껍질에 있는 모든 가시에 찔릴 테니 관통 데미지도 수십 번이 뜨지 않을까?
“캬룩. 캬루룩.”
“울음소리도 징그럽군.”
씨크랩트에 대한 간략한 소감마저 내뱉은 난 아이템 창에서 우스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 그냥 소환할 수 없지. 칭호 교체.”
[교체할 칭호를 말씀해주십시오.]
“영혼의 계약.”
[칭호 '영혼의 계약'으로 교체합니다. 남은 교체 횟수 2번.]
“소환.”
[생명을 갈구하는 우스트를 소환합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5 상승합니다.]
[관련 능력치 소환(70)이 보정됩니다.]
[생명을 갈구하는 우스트의 모든 능력치가 35. 생명력과 마나력이 350씩 추가됩니다.]
그오오오오!!-
영혼의 계약으로 생명력이 10%. 모든 능력치가 30% 상승된 우스트는 나타나자마자 엄청난 포효를 내질렀다. 모르긴 몰라도 로즈 길드와 상대했던 우스트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할 듯했다.
“자, 저 게딱지를 없애버려!”
“그오오오!”
내 명령에 따라 씨크랩트에게 다가가는 우스트. 실로 감격스러웠다. 레이드 보스를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니. 어쨌든 씨크랩트도 다가오는 우스트를 발견하고는 곧장 적의를 드러냈다.
“캬루루룩!”
“이젠 느긋하게 구경이나 해볼까.”
내가 돕는다면 금방 끝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야 우스트의 능력을 확인할 수 없다. 거기다 우스트가 질 거 같지도 않았으니 이대로 지켜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지도 몰랐다.
콰앙!-
[소환 적중 데미지! 1,641.]
“오, 데미지 좋고.”
우스트는 달려오는 씨크랩트를 향해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데미지를 보니 상당한 수준. 씨크랩트도 우스트에게 다가와 거대한 집게발을 휘둘렀지만 서로 치고 박고 싸운다면 우스트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듯했다.
그냥 보스와 레이드 보스는 생명력부터 달랐으니 말이다.
쾅!- 콰쾅!-
[소환 적중 데미지…….]
“캬루룩!”
‘음?’
순간, 우스트와 치고 박고 싸우던 씨크랩트의 몸에서는 빛이 생기더니 이내 엄청난 속도로 온몸을 부딪쳤다.
저걸 실제로 맞았다면 위험했겠는데?
생각하는 사이, 우스트도 반격을 시작했다.
“그오오오!”
콰드드득!-
‘드디어 나왔나?’
우스트의 주위로 소환된 나무뿌리. 더군다나 그 숫자는 10여 개가 훌쩍 넘었다. 능력치가 오른 탓에 소환되는 나무뿌리의 개수도 늘어난 거 같았는데, 그 나무뿌리들은 그대로 쭉 늘어나 씨크랩트 몸을 관통시켰다.
“캬룩! 캬룩!”
뭐, 씨크랩트도 양쪽의 집게발을 휘두르며 뿌리를 없애거나 우스트를 공격하고 있었지만 내 눈에는 살기 위해 발악하는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
구아아악!-
나무뿌리 소환에 이은 독 연기. 그리고 남은 나무뿌리도 죽음의 나무로 진화했다.
“기기긱!”
이어서 작은 우스트들은 씨크랩트에게 달려들어 녀석의 껍질을 깨무는 식의 공격을 해댔다. 그러다 씨크랩트의 집게발에 맞은 우스트는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고, 또 그것이 승부를 결정짓게 만들었다.
콰앙!-
[소환 적중 데미지! 1,627.]
“캬룩, 캬루…룩.”
쿵-
[보스 '씨크랩트'가 쓰러졌습니다!]
[전투 경험치 40,0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5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씨크랩트의 상의 갑옷'을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씨크랩트의 뾰족한 가시'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무기 강화석'을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방어구 강화석'을 획득하셨습니다.]
“이야~”
단지 소환 한 번으로 이뤄낸 결과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메시지 창이 올라온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자신이 가진 레벨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보스를 혼자서 쓰러뜨린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전투 중 사용했던 스킬의 수련치가 다시 한 번 적용됩니다!]
[띠링!~ S랭크 스킬 '카르젤의 카드소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마력 10, 소환 10 증가합니다.]
[위대한 업적으로 '랜덤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덧붙여 올라오는 메시지 창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당신은 홀로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몇 번이나 싸워 이겼습니다. 평화로운 지금은 당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 세계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당신이란 존재는 그 누구보다 빛날 것이 분명합니다.]
[칭호 '무명의 영웅'을 획득하셨습니다.]
‘뭐가 이렇게 많아?’
칭호? 무명의 영웅? 내가 레벨이 높은 보스를 혼자서 잡은 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아마도 세 번 잡으면 주는 칭호 같았는데, 그 능력이 궁금했던 난 칭호부터 확인했다.
[무명의 영웅] (칭호)
설명:홀로 자신보다 강한 보스를 몇 번이나 쓰러뜨렸다.
-생명력 10% 증가.
-마나력 10% 증가.
-모든 능력치 10% 증가.
“…….”
솔직하게 말하자면 좋긴 좋았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빛의 수호자보다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만일 빛의 수호자가 없었다면 진지하게 고민을 했을지도 몰랐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딱히 쓸 일이 없는 칭호인 것이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얻는 게 많네.’
무슨 날인가?
고개를 갸웃거린 난 씨크랩트에게 얻은 갑옷과 가시를 보기로 했다.
[씨크랩트의 상의 갑옷] (Magic)
설명: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씨크랩트의 껍질로 만들어진 갑옷. 단단함이 웬만한 갑옷보다 뛰어난데다 껍질에 있는 뾰족한 가시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겸비하고 있다.
<근력(15), 민첩(15), 체력(15)>
공격력:50
방어력:65 마법 방어력:80
내구력:80/80
*관통 확률 2p 상승.
“오? 공격력까지 붙어 있다니.”
공격력이 붙은 방어구는 도르겐을 잡고 획득한 장비 이외에 이게 처음이었다. 어쨌거나 갑옷에 공격력이 붙어 있다면 현금으로도 팔 수 있었고, 또 관통 확률까지 붙었으니 못해도 50만 원에 팔릴 거 같았다.
“아님 내가 써도 되긴 되는데…….”
이것까지 착용해버리면 푸른 돌 세트를 3개 장착한 것이 되어 마법 방어력이 50 떨어진다. 지금은 레시아에게 받은 레어 신발만 교체해서 4부위 효과를 적용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 근데 색깔 진짜 마음에 안 드네.”
그냥 붉은색도 아니다. 붉은색과 주황색이 서로 뒤엉킨 그런 색깔의 갑옷을 본 나는 왠지 모르게 입기가 망설여졌다.
어쩌지?
‘……쯧,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한동안 고민한 난 잠시 보류하기로 하며 다음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씨크랩트의 가시였나?
[씨크랩트의 뾰족한 가시] (Magic)
설명:씨크랩트 몸에 붙어 있는 뾰족한 가시. 껍질보다도 단단한 이 가시는 그 어떤 것도 관통시킬 만큼 날카롭기 그지없다. 만일 이 가시로 무기를 만든다면 가시 특유의 성질이 깃들 것이다.
*재료 가치 25.
“재료 아이템이었군.”
설명을 읽어보니 이 가시를 넣고 무기를 만들면 관통 확률이 생기는 거 같았다. 관통 확률이란 모든 플레이어가 원하는 능력이었기에 잘만 이용한다면 그럭저럭 쓸만한 무기가 나올지도 몰랐다.
관통 확률이라…….
“단검으로 만들어야 되나?”
단검은 기본적으로 관통 확률이 50p 였으니 효율로 따지면 가장 좋았다.
“후, 이것도 고민이네.”
갑옷에 이어 가시까지. 또 의뢰를 완료하면 씨크랩트의 껍질로 만든 방어구 하나를 준다고 했으니 지금 얻은 갑옷과 똑같은 종류의 방어구를 줄 거 같았다.
‘일단 돌아갈까.’
이젠 멀쩡한 집이 있는데 괜히 여기에 서서 고민하는 것도 궁색하다 여긴 난 의뢰 길드로 돌아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