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77화 (77/211)

00077  第 13 話  =========================================================================

第 13 話 “15일째”

[바무트 교황과 이어졌던 신의 권능이 끊겼습니다.]

[일시적으로 바무트 교황의 보호막이 해제됩니다.]

“와, 와아아!!”

“쓰러졌다!”

“드디어 쓰러졌어!”

예상외로 사도는 처음 전투 때보다 더 빨리 쓰러졌다. 아이젠이 쓴 멸살검 때문인가? 아님 2차전에 대한 패널티로 생명력이 다소 줄어든 상태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 거기에 대해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이다! 지금 죽여!”

“이번에야 말로 죽여야 된다!”

남은 엠페러 길드원도 300명이 조금 넘는 숫자. 그 모든 길드원은 보호막이 풀린 교황을 공격했다. 탈진 상태의 아이젠은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 난 그런 아이젠의 모습을 보고는 교황에게로 시선을 돌려 공격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038.]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제길!’

하필이면 이럴 때 끝나다니.

남은 지구력도 얼마 없었다. 그렇다고 멍하니 지구력을 회복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단검으로 교황의 몸을 찔렀다.

[관통 데미지! 478.]

콰쾅!- 콰콰쾅!!-

‘그나저나 더럽게도 안 죽는군.’

여기서 또 보호막을 쓴다면 길드원의 사기가 떨어질 게 뻔하다. 되도록 지금 잡는 편이 최고의 결과라 생각한 난 계속해서 교황의 몸을 찔렀고,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멸살검!”

멸살검?

탈진 상태에서 회복됐는지 아이젠은 다시 멸살검을 사용해 교황의 몸을 베어냈다. 오늘만 네 번째로 보는 멸살검. 지금까지 황혼을 하면서 저렇게 많은 횟수의 멸살검을 보는 건 처음 같았다.

‘어떻게든 잡기로 작정한 모양이군.’

촤악!-

“컥.”

순간, 그 멸살검에 적중당한 교황은 잠시 비틀거리다 이내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서히 쓰러졌다.

털썩-

“…….”

“…….”

순식간에 조용해진 주변.

죽은 건가? 혹시 몰라 스킬을 사용하려던 찰나, 교황의 몸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이곳에 있는 모두가 목격할 수 있었다.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 바무트 교단의 교황이 쓰러졌습니다.]

[교황을 쓰러뜨린 업적으로 총 438의 공적치를 획득합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사망한 플레이어는 지금의 기여도에서 제외됩니다.]

[루딘 님의 기여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데미지 14,843. 회복 0. 보조 0. 도합 14,843. 결과…… 6위입니다.]

[경험치 80,000 획득!]

[띠링!~ 12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바무트 교황의 벨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쓰러졌다!”

“우와아아앗! 교황이 쓰러졌다!”

“우리가 이긴 거야!”

“이겼어!”

환호하는 엠페러 길드원. 하지만 내 시선은 메시지 창 내용에 고정되어 있었다.

‘6위…….’

아니, 6위라도 잘한 건가?

기여도를 보니 내가 준 데미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투루와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치. 그런데도 6위나 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다.

[토벌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교황을 처리한 위대한 인물의 이름은 '아이젠' 님입니다.]

[축하합니다. 플레이어 '아이젠' 님은 토벌 의뢰에 대한 보상으로 3개의 레어 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후, 3개나 얻다니.’

내용을 보니 교황에게 마지막 타격을 입힌 사람이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 같았다. 지구력만 넉넉했다면 내가 잡았을 텐데. 아쉽기는 했지만 이런 일로 계속 후회할 수는 없었기에 어떻게든 털어내려고 했다.

[다음은 공적치에 따라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루딘 님의 공적치는 총 6,091. 결과…… 1위입니다.]

‘응?’

공적치 1위?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토벌 의뢰에서 공적치 1위를 달성해 그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소식을 들은 하르페 제국의 황제는 당신에게 보다 특별한 보상을 하사합니다.]

[띠링!~ '하르페 황제가 하사한 검'을 획득하셨습니다.]

“……물품 보관창.”

뭐지? 공적치 1위를 달성했는데 아이템 이름이 이상하다. 때문에 아이템 창을 열어 맨 마지막에 위치한 검을 꺼낸 나는 정보를 확인했다.

[하르페 황제가 하사한 검] (Rare)

설명:바무트 교단의 토벌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이에게 황제가 직접 하사한 검. 무기로도 가치가 뛰어난 명검이지만, 황제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써 더한 가치를 지닌 검이다. 따라서 이 검을 보여준다면 하르페 제국에 위치한 왕성에도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다.

<근력(30), 민첩(30), 체력(30), 투지(30), 정신(30)>

<빛 속성 2%>

공격력:210  마법 공격력:110

내구력:150/150

*검 계열 스킬 데미지 10% 증가.

*명성 획득량 1.5배 상승.

“…….”

이거, 레어 검이네?

겉모습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금색으로 된 가드와 폼멜 부분에는 각종 보석이 박혀 있고, 은빛으로 빛나는 검면에는 화려한 문양까지 그려져 있다. 아무리 무기에 대해 모르는 나라도 해도 장식용 무기라는 느낌이 팍팍 들 정도다.

‘그래도 능력치 하나는 좋군.’

이 정도면 웬만한 무기보다 좋다. 하지만 교황과의 전투에서 단검의 효율성을 겪은 나로서는 쉽사리 바꿔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팔아야 되나?

“길마님! 기여도 몇 위 하셨어요?”

“가르쳐주세요!”

“……?”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젠의 주변에는 수많은 길드원이 둘러싸고 있었다. 인기가 많다고 해야 되나? 그래도 아이젠이 기여도에서 몇 위를 했을지 궁금했기에 귀를 기울였다.

“1위 했습니다.”

“정말이에요?”

“우와아! 역시!”

“부럽다.”

‘1위?’

어떻게 아이젠이 1위를 했지? 짚이는 거라고는 마지막에 마무리했던 멸살검 밖에 없었다. 멸살검으로 마무리를 했기 때문일까? 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젠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판단한 난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기여도 1위에 레어 상자까지 얻다니.

나 역시 다른 길드원과 마찬가지로 아이젠이 부러웠지만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일단 얻은 게 없진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벨트는 뭐지?’

생각난 김에 확인해본다.

[바무트 교황의 벨트] (Magic)

설명:바무트 교단에서 교황만이 착용할 수 있는 벨트. 직책과 권위를 나타내는 교황의 복장 중 하나다. 오로지 교황을 위해 만들어진 이 벨트에는 바무트의 권능 또한 깃들어 있다.

<지능(5), 마력(15), 신앙(25)>

내구력:60/60

*물품 보관창 수량 +8.

*세트 효과(1/6)

-2부위 장착 효과:회복 계열 치유 효과 15% 상승.

-3부위 장착 효과:보조 계열 스킬 효과 15% 상승.

-4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소모 20% 감소.

-5부위 장착 효과:회복 계열 스킬 레벨 +1 적용.

-6부위 장착 효과:B랭크 스킬 '지배의 권능(LV15)' 사용 가능.

‘쩝.’

아쉽게도 매직급 아이템이었다. 역시 기여도 6위로는 레어 아이템을 얻기가 힘든 모양이다. 다만 이 벨트는 세트 아이템이라는 점과 내가 착용한 벨트보다 좋았기에 거기서 만족한 난 슬슬 이쯤에서 빠져나가기로 했다.

“부길마님! 부길마님은 기여도에서 몇 위 하셨어요?”

‘이 녀석은 또 뭐야?’

잠깐 고개를 돌려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고 있는 길드원을 바라본다. 같은 남자가 저러니 참 적응하기 어렵다.

“6위요.”

“우와~ 6위나요?”

이게 지금 날 놀리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할 때쯤, 길드원에게 둘러싸였던 아이젠이 내게 다가왔다.

“루딘 님. 받으십시오.”

“응? 뭘?”

대답과 함께 빛나는 아이젠의 손을 본 난 거래에 응했다. 그리고 그 거래창에서 하나의 상자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건 레어 상자인데?

다시 고개를 들어 아이젠을 바라보니, 아이젠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루딘 님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제가 세 개 다 가지는 것도 그렇더군요.”

“아, 그래?”

거절할 생각은 없다. 이 레어 상자가 얼마인데 거절을 하는가? 난 냉큼 레어 상자를 받았고, 내게 레어 상자를 준 아이젠은 다시 길드원에게로 몸을 돌렸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레어 상자를 얻었네.’

이로써 내가 가진 레어 아이템은 총 세 개가 되었다. 검과 방패. 그리고 상자까지. 이 상자에서 원하는 부위의 아이템을 뽑아낼 수 있으니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물약이나 레시피가 튀어나온다면 어쩌겠는가?

최소한 난 그럴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부길마님~”

‘또 뭐야?’

그때 웬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가 내게 다가와 배시시 웃어보였다.

‘……누구지?’

“아까 부길마님이 싸우시는 모습을 보고 엄청 감동했어요.”

“아, 예. 고맙네요.”

“혹시 파트너 있으세요? 없다면 저랑 해요. 제가 잘해드릴게요.”

뭘 잘해준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은근슬쩍 팔짱을 끼며 나를 살짝 올려다보았다. 분명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 여자가 왜 이래?’

안면이 있는 사이도 아닌데다 먼저 사근사근 웃으며 접근했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님 제가 마음에 안 드세요?”

[친구 '라즈'님께서 대화를 요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응? 아, 잠깐만요.”

때마침 좋은 핑계거리도 생긴 나는 팔짱을 낀 길드원을 떼어내고는 라즈의 대화를 수락했다.

[대화에 연결되었습니다.]

-안녕, 몇 시간만이지? 그것보다 아까 바무트 교단이 토벌됐다는 메시지가 뜨던데, 그거 혹시 엠페러 길드에서 한 거야?

뭐가 그리 급한지 라즈의 말투는 상당히 빨랐다. 그 정도로 큰일이었나? 바무트 교단의 토벌이?

“맞아. 방금 끝냈어.”

-와…… 부럽다. 혹시 뭐 얻은 거라도 있어?

“있기는. 아이젠이 잡았다고 메시지 떴잖아.”

생각해보면 그 메시지는 엠페러 길드가 성공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준 셈이다. 그런데도 대화 요청까지 해서 물어보는 걸 보니 어지간히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 맞다. 그랬지. 아무튼 마을에 있는데 분위기가 장난 아니야. 다들 엠페러 길드라면서 떠들고 있거든.

‘떠들 만도…… 한가?’

지금까지 수많은 길드가 도전했고, 또 길드 연합까지 만들어 도전한 바무트 교단이다. 문제는 그 길드들이 죄다 실패했다는 것. 그에 비해 엠페러 길드는 다른 길드의 도움도 없이 홀로 성공했으니 화제가 될 만했다.

“근데 그거 물어보려고 연락한 건 아니지?”

-아니, 맞는데?

“…….”

이년이?

-헤헤, 아무튼 수고해.

[대화가 종료되었습니다.]

“부길마님. 대화는 다 끝나셨나요?”

“예. 그것보다 먼저 마을로 가봐야 될 거 같아서요. 이만 실례할게요.”

“예, 아니, 잠깐.”

뭐라고 말하려는 길드원을 내버려둔 채, 아이템 창에서 귀환 스크롤을 꺼낸 난 곧장 저택으로 이동했다.

[귀환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파밧!-

“후우.”

귀환 스크롤로 돌아오니 새삼스레 바무트 교단과의 전투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록 다른 이의 집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저택이 얼마쯤 하려나.’

그보다 저택을 어디서 구매하지?

어쨌든 여기에 계속 있을 생각이 없었던 난 밖으로 나와 아이젠에게 받았던 레어 상자를 꺼냈다.

‘뭘 뽑아내볼까.’

단검? 레어 단검 정도면 뽑을 가치가 충분하다. 문제는 관통과 관련된 스킬이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이미 레어 무기가 있는 상황에서 단검까지 뽑기는 싫었다.

‘무기 말고 내게 필요한 게…… 망토?’

모든 아이템을 장착하고 있는 내게도 망토만은 없었다. 그걸 깨달은 나는 잠시간 고민하다 이내 망토로 결정했다.

그래, 망토라도 레어급이면 뭔가 다르겠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하며 직감을 사용한다. 망토는 의외로 나오지 않았지만 S랭크 스킬과 비교하자면 터무니없이 쉬울 정도였다.

[띠링!~ '검푸른 수호자의 망토'를 획득하셨습니다.]

‘간단하군.’

이러나저러나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망토를 뽑아낸 난 미소를 띠며 망토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검푸른 수호자의 망토] (Rare)

설명:검푸른 색으로 변해버린 망토. 이젠 사라져버린 바다의 수호자가 착용한 장비 중 하나다. 바다의 서식하는 용의 비늘로 만들어진 이 망토는 가공하던 도중, 강대한 마력의 주입으로 색이 바래버렸다. 그럼에도 원래 기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 망토가 지닌 장점이기도 하다.

<근력(20), 민첩(20), 체력(20), 마력(50)>

<물 속성 저항력 4%>

내구력:150/150

*모든 능력치 20 상승.

*물리&마법 방어력 +100 상승.

*세트 효과(1/7)

-2부위 장착 효과:물리&마법 방어력 5% 증가.

-3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소모 30% 감소.

-4부위 장착 효과:지구력 소모 30% 감소.

-5부위 장착 효과:물 속성 저항력 10% 상승.

-6부위 장착 효과:습득한 모든 스킬 +2 효과.

-7부위 장착 효과:A랭크 스킬 '수호의 갑옷(LV25)' 사용 가능.

‘우, 우와! 이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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