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9 第 11 話 =========================================================================
第 11 話 “13일째”
먼저 거슬리는 보호막부터 없애주마!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801.]
“미친.”
일순간 보호막이 뒤흔들 정도의 데미지가 주어졌지만 부수지는 못했다. 보호막 내구가 얼마나 되는 거지? 제이어의 수호방패까지 사용했어야 했나?
지잉-
“어?”
생각하자마자 정보가 갱신된다. 교주의 보호막은 앞으로 한 방. 거신의 질주 한 방으로 부서질 거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한 방이란 말이지?’
다만 그 한 방도 쉽지는 않았다. 난 뒤에서 오는 바실리스크의 공격을 느끼며 곧장 옆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바실리스크는 내가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길쭉한 주둥이를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굳건한 방어!”
콰앙!-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067.]
스킬을 사용한 보람도 없을 정도로 데미지 감소가 미미하다. 덩달아 바실리스크의 근력으로 인해 내 몸은 뒤로 날아갔고, 그런 나를 향해 바실리스크는 다시 달려들었다.
‘죽여야 되나?’
지금이라면 어렵지 않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또 그 시간에 교주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퍼억!-
순간 옆에서 날아온 창이 바실리스크를 적중시켰다. 빠른 바실리스크의 이동에도 공격을 적중시킨 놀라운 명중률.
난 그 창을 던진 인물을 보았다.
유아는 자신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위협하는 바실리스크를 향해 다시 창을 던졌다. 다시 창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데미지는 들어가는 모양이다.
‘좋아, 녀석부터 쓰러뜨린다.’
날아든 바실리스크의 타이밍에 맞춰 방패로 비껴 흘려보낸 난 이놈의 바실리스크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푸욱!-
“키라라라!”
그 사이, 유아의 창이 바실리스크 몸에 깊숙이 꽂혔다. 보나마나 관통 데미지다. 동시에 바실리스크의 시선이 유아에게로 향했다.
‘지금!’
“제이어의 수호방패! 거신의 질주!”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파밧!-
콰콰콰콱!!-
새하얀 빛과 붉은 폭풍이 뒤섞여 휘몰아친다. 난 그 휘몰아치는 빛과 함께 바실리스크와 부딪쳤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006.]
거신의 질주 효과로 날아갔으면 싶었지만 그러진 않았다. 애초에 바실리스크의 근력은 나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보가 계속 갱신된다. 이제 두 방이면 이 바실리스크는 끝난다. 상대의 남은 생명력을 추측할 수 있으니 이보다 편한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정보 속에서 위험 신호가 생겨났다.
“음?”
알 수 없는 위험.
뒤로 물러나는 게 좋다는 느낌을 받은 난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와 함께 바실리스크의 입에서는 회색의 연기를 뿜어냈고, 그 연기는 한참이나 뒤로 물러난 뒤에나 완전하게 피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시간이 없는데.”
결국 연기를 뿜어내는 바실리스크를 내버려두고 보호막 안에 있는 교주부터 공략하기로 한 나는 그곳으로 거신의 질주를 사용했다.
째애앵!!-
[스킬 데미지! 3,019.]
“아, 아니?!”
직감대로 보호막은 깨졌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놀란 교주. 여기서 될 수 있는 최대한의 데미지를 준다면 이길 가능성이 충분했다.
촤악!-
[데미지를 줄 수 없습니다.]
‘제길, 방어력도 높군.’
역시 보스는 보스라는 건가?
사제라서 방어력이 낮을 거라 생각한 난 재빠르게 검으로 베어냈지만 데미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생각도 없지만.
“뭣들 하느냐! 어서 빨리 결계를 구축해라!”
“에, 예!”
‘결계?’
결계를 구축하라는 말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제들. 그 모습을 확인한 나는 곧장 목표 대상을 변경했다. 이대로 다시 보호막을 설치하게 놔둘 생각 따위는 없었다.
“엇?! 저기 보호막이 깨졌다!”
“진짜다! 보호막이 깨졌을 줄이야!”
또한 보호막이 깨졌다는 걸 눈치 챈 누군가가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저 목소리를 듣고 플레이어가 몰려온다면 고생해서 보호막을 깬 보람도 없어지게 생길 판이다.
“큭,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486.]
“크아악!”
[전투 경험치 372 획득!]
[공적치 10 획득!]
‘그래도 사제들은 약하군.’
거신의 질주 한 방으로 뻗어버리는 정도였으니, 거의 일반 몬스터라 해도 될 정도의 수준이지 않을까? 거기다 한 명의 사제라도 죽였으니 보호막을 다시 만들지 못할 가능성도 높았다.
‘이제 다시 교주를 공략하…….’
지잉-
잠깐 행동을 멈춘다. 뒤에서 바실리스크가 덮쳐오는 걸 느꼈기 때문. 그걸 파악한 나는 옆으로 움직여 피해냈다.
“와, 저 녀석 봤어? 보지도 않고 피했어!”
‘젠장.’
시선이 몰린 탓인지 사소한 움직임에도 감탄하는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당연히 좋지는 않았다.
[플레이어 '호트' 님께서 영상 기록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거절하시면 기록된 영상은 모자이크 처리가 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플레이어 '도그마' 님께서 영상 기록을…….]
“거절한다.”
[영상 기록을 거절하셨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영상 기록 따위나 하다니!
이런 상황에서도 교주와 싸우는 영상이라도 찍고 싶은 걸까? 그나마 한번 거절한 이에게는 다시 영상 기록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아무래도 거절하면 몇 분 정도는 다시 영상 기록을 할 수 없는 패널티가 있는 모양이다.
“아, 좀 수락해줘요!”
“크라라!”
뭔가 신경에 거슬리는 외침을 무시하며 다시 공격을 피했다. 피하자마자 주변에서 우와~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상대하고 있는 나로서는 힘들기 그지없었다.
‘바실리스크와 상대할 시간이 없는데.’
적어도 바실리스크의 공격력이라도 낮았다면 무시하고 교주를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바실리스크의 공격력이라면 난 8번 이내에 죽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민첩까지 나보다 높았기에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결국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교주의 뒤로 이동한 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원래의 자리에는 환영이 있으니 몇 초 정도는 발을 붙잡을 거란 믿음 또한 있었다.
“거신의 질주!”
[마나력이 부족합니다.]
[지구력이 두 배로 소모됩니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180.]
‘교주 방어력이 이 정도였나?’
확인해보니 바실리스크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보스라는 걸 감안하면 지닌 생명력도 상당할 테고, 또 그걸 추측하면 나 혼자서 잡기가 불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으아악!”
“어?”
문득 내 거신의 질주를 맞은 교주는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갔다. 교주가 날아갔다는 뜻은 나보다 근력이 낮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렇지, 하필이면 플레이어에게 날아가다니!
‘……아니지?’
차라리 플레이어를 이용한다면 어떨까?
따지고 보면 지구력도 얼마 남지 않은 내가 교주를 상대로 싸운다고 해도 얼마나 싸우겠는가? 그러니 플레이어를 이용해 회복할 시간이라도 번다면 잡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왔다! 저기 교주 잡아!”
“지금이다! 지금이라면 교주를 죽일 수 있어!”
“빨리 잡아! 바실리스크가 오기 전에!”
보호막이 깨지고, 자신들에게 날아온 교주의 모습에 플레이어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바실리스크에 겁먹어 회피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또 그런 플레이어를 막기 위해 세 명의 사제들도 움직였지만 일반 몬스터에 불과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플레이어의 공격에 휩쓸려 사라질 뿐이다.
‘이걸로 시간은 좀 끌 수 있으려나?’
바실리스크를 피해 여기까지 목숨 걸고 온 플레이어들이다. 그러니 자신들 앞에 떨어진 교주를 보자마자 눈이 돌아가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근데 저런 식으로 무작정 달려들면 위험할 텐데?
아직 한 마리의 바실리스크도 죽지 않았고, 멀리서 학살하던 바실리스크들도 서서히 교주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무작정 달려들다니? 난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몰래 시나의 근처로 다가간 뒤, 플레이어를 지켜보았다.
쾅!- 콰쾅!-
“아악!”
“야이, 미친놈들아! 바실리스크를 놔두고 그냥 공격하면 어떡해!”
역시나 몇몇 플레이어들은 바실리스크의 먹잇감이 되었다. 그래도 지금이 기회라 생각한 플레이어는 무작정 교주를 공격하기에 바빴다.
“죽어라! 화염 폭발!”
“바람 화살…… 으아악!”
장렬하다. 장렬하게 스킬을 사용한 플레이어 일부는 그대로 바실리스크의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자신이 죽더라도 데미지는 입히고 싶다는 건가?
뭐, 아직 남은 플레이어도 많다. 대략 50~60명 정도 남은 거 같은데, 저 정도면 대략 5분은 버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5분.
그때까지 교주가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난 지구력부터 회복하기로 했다.
“와~ 장관이네.”
문득 감탄하는 듯한 시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주를 잡더라도 보상도 안 줄 텐데, 뭐 저리 열심히 잡아요?”
“저야 모르죠.”
“그래요? 아, 그보다 엄청 잘 싸우시던데요?”
칭찬하는 건가? 평소의 나라면 이렇게 싸우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왠지 모를 직감이 상시 발동된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직감이 발동되지 않았다면 바실리스크에게 몇 대 맞고 도망치지 않았을까?
아무튼 시나 곁에 유아가 없다는 걸 깨달은 난 유아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유아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유아도 저런 난전 속에서 투척을 할 수 없었는지 이내 포기하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유아~ 수고했어. 어디 다치지는 않았어?”
“응, 괜찮아.”
치열한 저쪽과는 달리, 이쪽은 그럭저럭 평화로운 분위기다.
“감히 날 화나게 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구나!”
화르륵!-
그리고 플레이어에게서 수십 차례 공격을 받은 교주는 머리 위로 대략 30여 개의 화염구를 만들어냈다. 예전에 바무트 퀘스트에서 보여줬던 사제들의 마법 능력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다.
“죽어라!”
쾅!- 콰콰쾅!!-
“으악!”
“막아! 막으라고!”
‘……5분도 못 버티겠는데?’
교주가 날려대는 수십 개의 화염구. 플레이어 사이를 헤집으며 학살하고 있는 바실리스크. 단지 그것만으로도 플레이어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난 그렇게 줄어드는 플레이어를 바라보다, 이내 시나에게서 받은 물약을 꺼내 마셨다.
신비의 마나 물약이던가? 이래 봬도 매직급 물약이다.
[마나력이 500 회복됩니다.]
지금까지 깎인 생명력은 2천 정도였지만, 제이어의 수호방패와 유아의 스킬로 인해 모두 회복된 상태다. 따라서 마나력과 지구력만 채워지면 다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난 한 병 더 꺼내 마시고는 어서 빨리 지구력이 회복되길 기다렸고, 대략 2~3분 정도 지나니 모든 수치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나저나 꽤 많이도 죽었군.’
회복이 끝난 시점에서 남아 있는 플레이어는 고작 20~30명이었다. 거의 절반 정도가 죽은 것이다.
‘여기서 거신의 질주로 교주를 죽이려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20번 이상. 최소 20번 이상 거신의 질주를 써야 교주가 죽을 거 같았다.
반대로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쓴다면?
그 횟수가 기학적으로 줄어들었다.
9번. 신기하게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교주의 생명력이 측정되었다. 어디까지나 확신이 없는 추측일 뿐이지만, 내 직감으로 이뤄진 추측이니만큼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마나력인가?’
그 마나력도 시나에게서 받은 물약이 있으니 어떻게 될 것도 같다.
좋아!
‘이번에야 말로 죽일 수 있겠어.’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거신의 질주!”
달린다. 이미 교주는 주변에 플레이어를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 거기다 바실리스크도 플레이어에게 정신이 팔린 상태라 날 막을 존재는 그 무엇도 없다.
거기다 2배 이상 늘어난 민첩은 순식간에 교주에게 도달할 수 있게 해줬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069.]
“크아악!”
‘멋지게 날아가는구나.’
어떻게 날리긴 했지만 사방에 깔린 플레이어로 인해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무시하고 거신의 질주를 사용한다면 플레이어까지 날아갈 수도 있었기에 일단 교주를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