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63화 (63/211)

00063  第 8 話  =========================================================================

第 8 話 “8일째”

[투루의 목걸이] (Magic)

설명: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끼고 있는 목걸이. 고블린의 족장임을 증명하는 증표이기도 하다. 고블린 특유의 주술까지 걸린 이 목걸이는 마법과 관련된 능력치가 상승하기도 한다.

<지능(20), 마력(25)>

내구력:50/50

*마법 데미지 2% 상승.

*세트 효과(1/5)

-2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300 증가.

-3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소모 10% 감소.

-4부위 장착 효과:마법 데미지 5% 증가.

-5부위 장착 효과:B랭크 스킬 '고블린 군단(LV20)' 사용 가능.

‘어?’

투루의 목걸이는 아쉽게도 매직급이다. 매직급인데 세트 아이템이다. 누군가는 세트 아이템이 던전에서 나온다고 했지만, 지금과 같이 레이드를 뛰어도 세트 아이템은 나오는 듯했다.

‘그럼 반지도 세트 아이템인가?’

[투루의 반지] (Magic)

설명: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끼고 있는 반지. 고블린의 족장임을 증명하는 증표이기도 하다. 고블린 특유의 주술까지 걸린 이 반지는 마법과 관련된 능력치가 상승하기도 한다.

<지능(18), 마력(22)>

내구력:40/40

*마법 데미지 2% 상승.

*세트 효과(1/5)

-2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300 증가.

-3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소모 10% 감소.

-4부위 장착 효과:마법 데미지 5% 증가.

-5부위 장착 효과:B랭크 스킬 '고블린 군단(LV20)' 사용 가능.

확인해보니 반지도 세트 아이템 중 하나였다. 아마도 투루 세트는 장신구로 이뤄진 세트 같았다. 그리고 개별 능력치도 현재 내가 착용한 장비보다 좋았기에 주저 없이 바꿔버렸다.

[세트 효과가 발동됩니다.]

[마나력 300 증가.]

‘근데 투루 세트를 모으려면 레이드를 또 뛰어야 되잖아?’

“…….”

그건 차마 못할 짓이라고 생각한 난 마지막으로 스킬북을 꺼내 확인했다.

[영혼 해방] (C랭크)

설명:죽은 대상의 영혼을 꺼내 공격하는 기술이다. 그러니 영혼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혼을 모을 수 있으며, 그렇게 모은 영혼을 한꺼번에 날릴 수도 있다.

<상승 능력치:지능(2), 마력(6)>

영혼 해방?

“영혼 해방이라면…….”

투루가 마지막에 사용했던 스킬 같았다. 그게 스킬북으로 뜬 건가? 분명 그때 투루가 날린 영혼은 관통 데미지였다. 이것도 관통 데미지로 뜨려나? 그렇다면 배울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았다.

마법 공격력과 상관없는 데미지가 나올 테니 말이다.

‘배울까? 아님 팔아버릴까?’

아직 내가 배울 스킬은 17개나 남았다. 이걸 배운다고 해서 스킬이 부족하거나 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흠.”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을 한 나는 결국 스킬북을 펼쳤다.

[C랭크 스킬. '영혼 해방'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지능이 2 상승합니다.]

[마력이 6 상승합니다.]

아~ 결국 배워버렸군. 어차피 원거리 스킬은 필요했다. 원거리를 이 스킬로 대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배웠다는 것에 후회하지는 않았다.

확인이나 해볼까? 관통 데미지가 맞는지?

[C랭크 영혼 해방 효과] (LV1)

-고정 데미지 20.

-사용 시, 지능의 속도로 영혼이 이동.

-사거리 20M

-대상을 죽일 때마다 영혼 저장.

-저장할 수 있는 최대 영혼 수 3.

*사용 시, 마나력 소모 75.

*사용 시, 지구력 소모 4.5%.

“……데미지 20?”

고정 데미지는 마음에 든다. 하지만 뒤에 수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작 20으로 뭘 죽이란 말인가? 저장할 수 있는 영혼이 3이니 총 60의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말이지만…….

‘그래, 스킬 레벨을 올리면 데미지도 올라가겠지.’

그렇다면 이젠 스킬 레벨을 올려야 되나?

따지고 보면 영혼 해방만이 아니라 다른 스킬의 레벨도 올려야 했다. 투루를 잡아 40레벨이 넘었으니 레벨 제한도 15레벨까지 풀렸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스킬은 거의 1~3레벨에 머물고 있었으니 말이다.

“루딘 님. 다 끝났나요?”

“예? 뭐, 다 끝난 거 같네요.”

일단 투루에게서 얻은 아이템은 전부 확인했다. 유일하게 레어급인 지팡이는 내게 필요도 없으니 경매장에 넘겨버릴 생각이지만.

그런데 유아를 보니 뭔가 죄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은 제 친구가 퀘스트를 도와달라고 해서요. 아무래도 그쪽으로 가봐야 될 거 같긴 한데…….”

말을 하는 유아는 묘하게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친구가 도와달라면 가야죠. 신경 쓰지 마세요.”

“…….”

이런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일까? 유아는 뭔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뭐랄까? 실망? 섭섭함? 서운함? 아무튼 그런 것들이 섞인 눈빛을 본 나는 내가 듣기에도 어색한 말투로 말했다.

“……같이 가드려요?”

“예! 같이 가요.”

환하게 미소 짓는 유아를 보니 같이 가는 게 정답인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은 NPC 의뢰 위주로 하는 건가? 지금까지 NPC 의뢰는 2~3번밖에 하지 않은 나로서는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확실히 NPC 의뢰도 보상이 짭짤했어. 앞으로는 NPC 의뢰만 중점적으로 해볼까?’

잘하면 어제와 같은 특별한 퀘스트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쪽이에요.”

어찌 됐든 안내하는 유아를 따라간다. 유아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그 친구에 대해 설명해줬다.

“며칠 전에 사귄 친구에요. 그런데 스킬을 제작 계열로 배워서 그런지 신기한 물약 같은 걸 만들어요. 저도 그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물약이요?”

“예. 처음 시작할 때 스킬북에서 B랭크 연금술이 떴다고 하던데요?”

B랭크라면 꽤 높은 랭크였다. 하지만 연금술이라는 스킬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판단할 수가 없었다. 어제 엠페러 길드에서 줬던 비약 같은 건가? 뭐, 상점에서 파는 물약 값은 만만치 않으니 돈을 벌기엔 괜찮은 스킬일지도 몰랐다.

“아, 저기 있네요.”

유아가 손가락 끝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그 손끝을 따라가니 한 명의 여성 플레이어를 볼 수 있었다.

‘저 여자인가?’

붉은색 바탕에 흰색의 문양이 그려진 두건과 펑퍼짐한 치마를 입고 있는 그녀는 수많은 플레이어 중에서도 눈에 확 띄었다. 보통 저런 복장은 입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옷을 입는 마법사조차 로브를 입고 있는데, 저런 일반 복장이라니?

어쨌든 유아는 그 플레이어에게 손을 흔들며 외쳤다.

“시나!”

그녀의 외침에 시나라고 불린 플레이어는 고개를 돌렸다. 예쁘다면 예쁜 외모를 지닌 여자였다. 솔직히 이 황혼에서 예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었지만.

“왜 이리 늦었어?”

“미안. 여기 루딘 님이랑 같이 온다고 늦었어.”

“이 사람이?”

루딘이라는 단어를 들은 시나는 나를 의외라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확실히 강해보이긴 하네.”

‘유아가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지?’

처음 본 사람에게 강해보이다니? 유아가 그랬나?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나라고? 아무튼 그걸 가지고 뭐라 할 생각은 없었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퀘스트야?”

“어떤 물약을 만드는 퀘스트야. 레시피까지 받았는데 재료가 혼자서는 구하긴 힘든 걸로 되어 있어서.”

“알았어. 가자.”

유아는 흔쾌히 끄덕이며 가자고 말했다. 나도 가야 되나? 어떤 재료인지 모르겠지만 굳이 나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궁금했다.

‘쩝, 그냥 적당한 몹이 나오길 기대하는 수밖에.’

그 적당한 몹을 대상으로 스킬 레벨을 올릴 생각이었다. 방금 배운 영혼 해방 위주로 말이다. 이 영혼 해방은 고정 데미지였으니 올려놓기만 하면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거 같았다.

“어디로 가야 돼?”

“일단 오크 숲으로 가야겠지? 아, 길드 때문에 짜증나! 희귀한 재료는 거의 던전에 있잖아. 그런데 그 길드 때문에 가질 못해!”

‘던전?’

던전이라는 단어에 난 엠페러 길드가 소유한 던전을 떠올렸다. 전부 11개라고 했나? 그 던전을 골라서 가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아직까지도 엠페러 길드가 어색한 나는 그 던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럼 길드에 들어가면 되지 않아?”

“절대 싫어. 길드에 들어가면 내가 만든 물약을 받쳐야 되잖아. 또 던전에 들어가도 나 혼자 싸우는 건 힘들어. 결국 길드원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것들은 그냥 도와주지 않거든.”

“…….”

어째 말하는 말투를 들어보니 길드에 가입한 적이 있는 모양이었다.

“툭하면 몸이나 요구하고. 으, 아무튼 길드는 싫어.”

그런 사정이 있었나? 문득, 유아를 보니 안타까운 표정으로 시나를 보고 있었다.

“유아. 너도 조심해. 특히 넌 예쁘니까 무슨 요구를 할지 몰라.”

“응. 알았어.”

걱정 말라는 듯이 배시시 웃는 유아. 시나는 그런 유아를 한번 바라보고는 이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제 소개도 못했네요. 저는 시나라고 해요. 그쪽은 루딘 님이시죠?”

“예.”

“유아에게 많은 말을 들었어요. 친절하신 분이라던데요?”

내가 친절한가?

뭐, 유아의 입장에서 보면 그럴지도 몰랐다. 무기도 만들어주고, 의뢰도 같이 해줬으니 말이다.

“혹시 모르니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부탁이라…….’

“예.”

대답과 함께 우리들은 오크 숲으로 갈 수 있었다.

오크 숲은 늑대가 나타났던 숲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덤으로 필드라 그런지 주변에는 상당수의 플레이어가 보였다.

“엇? 약초 발견!”

그리고 오크 숲에 도착한 시나는 곧장 어디론가 달려갔다. 약초라고? 시나가 달려간 방향을 보니 약초는 보이지도 않았다. 시나는 아무것도 없는 땅에다 손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풀뿌리 같은 걸 뽑아냈다.

“신기하네.”

“루딘 님은 약초 채취 스킬이 없지 않나요?”

“스킬이 필요한가 보네요.”

“예. 전에 루딘 님이 광석을 채취할 때도 그랬잖아요. 그때 제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아, 그런 거였군.’

그제야 이해가 갔다. 그때의 난 광석 채광이라는 스킬을 습득하고 있었기에 광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각종 재료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스킬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된다는 건가?

‘의외의 사실을 알았네.’

매일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봤지만 이런 정보는 또 처음이었다. 정보를 찾는다고 해도 하루에 1~2시간 밖에 찾지 않아서 생긴 일인 듯싶다.

“취익!”

‘음?’

고개를 돌리니 머리 위에 '오크'라 되어 있는 몬스터가 나타났다.

“어? 오크네요.”

“그러네요.”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화다. 나야 내 실력에 자신이 있으니 이렇다지만 유아나 시나까지 태연한 태도를 보인다는 게 의외였다.

그 정도로 약하다는 말이겠지?

“제가 처리할까요?”

“아뇨, 제가 할게요.”

어차피 스킬 레벨도 올려야 되니까.

‘붙어볼까?’

탓-

영혼 해방은 대상을 죽여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영혼 해방을 제외한 다른 스킬을 사용해야 되는 난 오크를 향해 달려들며 방패를 휘둘렀다.

“방패 치기!”

콰앙!-

[스킬 데미지! 445.]

[전투 경험치 72 획득!]

깔끔한 한 방.

이 경우에는 오크가 너무 약했다. 주는 경험치를 보니 늑대보다는 훨씬 강할 거 같지만 내 기준으로 볼 때는 터무니없이 약했다.

“수고하셨어요.”

“수고라고 할 것도 없어요.”

방패 치기 한 방에 나가떨어진 오크를 상대로 수고라니.

“근데 이런 곳이라면 혼자와도 되지 않나요?”

시나 이야기였다. 게임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오크는 그렇게 어려운 몬스터가 아니었다. 또 이 게임은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특별한 제한 같은 것도 없다. 그러니 전투 스킬 몇 개만 배운다면 충분히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나는 생산 스킬만 배웠거든요. 그렇지?”

“응? 아, 맞아. 약초 채취. 약초 재배. 물약 강화. 기초 연구 등등, 전부 생산 스킬로 배웠어. 그래봤자 22개 밖에 못 배웠지만.”

“…….”

이런 사람도 있구나. 스킬을 생산으로 도배한 사람이. 그럼 레벨은 어떻게 올리는 거지?

“레벨은요?”

“저요? 29레벨이에요. 퀘스트로 올렸죠.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옷도 퀘스트로 받은 거고요.”

의외로 레벨도 높다.

“참고로 제 연금술은 B랭크에다 10레벨이에요. 아마 이 황혼에서 저보다 연금술이 높은 사람은 없을 걸요?”

시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난 동의할 수 없었다. 설마 이 넓은 곳에 연금술을 배운 사람이 시나 뿐이겠는가? 그리고 그 사람은 A랭크를 배웠을 가능성도 없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연금술로만 보자면 시나는 최상위에 속한 플레이어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봐요. 이게 제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에요.”

문득 시나는 아이템 창에서 하나의 물약을 꺼내 건네줬다. 저건 또 무슨 물약이지? 어차피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내가 시나의 아이템을 받을 수 없으니 거리낌 없이 건네주는 물건을 잡고 정보를 확인했다.

[기적의 치유 회복약] (Magic)

설명:각종 약초를 혼합해 만든 물약.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가 만든 물약이면서 약초의 배합이 완벽하게 이뤄져있다. 때문에 각각의 약초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낸 물약이기도 하다.

-생명력 1,000 회복.

-마나력 1,000 회복.

-지구력 2% 회복.

-1회용 소모품.

“지구력 회복?”

“대단하죠? 지금 황혼에서는 지구력을 회복할 수단이 휴식 말고는 없잖아요. 하지만 이 포션을 마시면 지구력까지 회복되죠.”

‘확실히 대단하긴 한데…….’

지구력은 나도 어떻게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다. 그런데 시나는 포션으로 그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럼 이걸 팔면 돈 좀 나오지 않을까?

“팔면 돈 좀 나오겠네요.”

“못 팔아요. 이건 제 최고의 작품이에요.”

“최고의 작품?”

그때 난 내 제작 기술로 만들 수 있는 혼이 깃든 무기가 떠올랐다. 직감으로 만든 그 무기 말이다. 설마하니 이 물약도 대성공 같은 개념으로 만들어진 건가?

‘쯧, 좋다 말았군.’

사실 기회가 되면 이런 포션 몇 병 구매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성공으로 만들어진 포션이라면 그럴 수가 없었다.

이런 건 거의 우연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아~”

“응? 왜 한숨을 내쉬세요? 설마 절 무시하는 거예요?!”

나는 뭐라고 떠드는 시나를 무시한 채, 주변에 오크가 있는지 살펴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