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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61화 (61/211)

00061  第 8 話  =========================================================================

第 8 話 “8일째”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영역권한을 시전합니다.]

[모든 화염 계열의 마법이 봉인됩니다.]

“뭐, 뭐야 이건?!”

“씨발! 화염 마법이 막혔어!”

“화염 말고 다른 속성으로 공격하면 되잖아!”

“미친 놈아! 다른 속성은 레벨이 낮아!”

이런 스킬도 있었군.

투루가 나타나기 전에 사용한 영역권한은 고블린의 능력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였다. 그런데 지금 사용한 영역권한은 화염 마법을 봉인시키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마 영역권한에도 몇 개의 종류가 따로 있는 듯했다.

“루딘 님. 이렇게 계속 구경해도 될까요?”

“……아뇨, 이제 움직이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투루는 범위 계열의 공격이 많으니 그것만 조심하면 될 거 같아요.”

“예.”

원래라면 조금 더 투루의 패턴을 보고 싶었지만, 플레이어들은 쉴 틈 없이 투루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대로 구경만 한다면 투루는 진짜 손도 대지 못한 채 끝날 수 있었기에 슬슬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나도 원거리 스킬이 있으면 좋을 텐데.’

뭐, 원거리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씨발! 어떤 새끼가 날 공격했어?!”

“아, 실수에요!”

“실수? 씨발, 내가 니 대가리를 쪼개도 그런 말이 나오나 보자!”

서로 파티를 맺은 상태가 아니라면 당연히 데미지가 들어간다. 또 그 데미지로 인해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졌고, 그러는 사이에도 투루는 끊임없이 플레이어를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얼음 폭풍.”

콰아아앙!!-

“제, 젠장!”

다시 수정에서 빛이 생겨나더니 거대한 회오리가 만들어졌다. 그 회오리는 마치 눈보라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거기에 휩쓸린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얼어붙은 채 회색으로 변했다.

‘몇 명이 죽은 거야?’

대략 12~13명은 죽은 거 같았다. 덧붙여 죽은 인원 대부분이 근접 계열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불리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애초에 투루에게 접근해서 버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마는.

‘이젠 가만히 있을 수 없겠네.’

지금까지는 뒤쪽에 위치한 덕분에 투루의 공격은 죄다 무시할 수 있었지만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한 대라도 때려야 아이템이 나오지 않겠는가? 죽인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도 없겠지만 말이다.

“소환.”

아이템 창에서 리자드맨 카드를 꺼내 소환한다. 칭호는 혹시 몰라서 바꾸지 않았다. 수호의 방패 칭호는 생명력을 1천 이상 늘려주기에 보험으로 끼고 있는 편이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리자드맨을 소환합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4 상승합니다.]

[관련 능력치 소환(40)이 보정됩니다.]

[리자드맨의 모든 능력치가 20. 생명력과 마나력이 200씩 추가됩니다.]

동시에 내 앞에 나타난 리자드맨. 갑작스레 나타난 리자드맨은 당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었고, 보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죄다 감탄하는 듯이 말했다.

“이야, 저거 리자드맨 맞지?”

“저런 게 있었으면 진작 소환할 것이지.”

“나도 소환사로 키울 걸.”

“투루를 공격.”

간단하게 명령을 내린 나는 투루의 틈을 노렸다. 현재 투루는 리자드맨 따윈 신경조차 쓰지 않으며 플레이어들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 난 그런 투루의 빈틈을 노렸다.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새삼스레 말하지만 내 민첩은 164. 거신의 질주를 사용해 2배 증가된 민첩은 328. 추가 적용된 민첩은 19. 총 347의 민첩은 그야말로 빛과 같이 투루를 향해 쏘아졌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628.]

오?

데미지가 의외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노력한 보람이 느껴지는 수치였다. 그리고 그 데미지를 확인한 나는 곧장 뒤로 빠졌고, 때마침 리자드맨이 튀어나와 투루의 몸을 베어냈다.

촤악!-

[소환 적중 데미지! 13.]

‘썩을.’

생겨났던 의욕조차 사라지는 데미지였다. 고작 13? 못해도 50대 정도 때려야 내가 준 데미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칭호를 바꿔서 소환해야 되나?’

칭호를 바꾼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데미지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거신의 질주 데미지가 낮아진다. 어떤 선택을 해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루딘 님! 옆으로 비켜요!”

“음?”

뒤에서 들린 유아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확인한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옆으로 물러섰다.

팟!-

순간, 내 옆을 스치고 쏘아지는 한 자루의 창. 그 창은 정확하게 투루의 몸에 꽂혔다. 유아가 던진 건가? 뒤쪽을 보니 원래 지니고 있던 창이 아닌 다른 창을 들고 있는 유아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유아를 보고 있으니, 다시 창을 냅다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

퍼억!-

‘투척 기술을 배웠나?’

“키에엑!”

‘이런.’

투루가 수정 구슬을 들어 올렸다. 그 광경을 본 나는 재빨리 옆으로 튕기듯이 빠져나와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냉기 파동.”

여기서 나를 포함한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 공격에서 벗어났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아예 패턴 자체를 외운 거 같았다. 또 냉기 파동이 사라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플레이어들은 달려들었지만, 실상은 그리 좋게 흘러가지가 않았다.

“제기랄! 스킬을 썼는데도 데미지가 100이라니!”

“관통 데미지를 노려!”

“그게 말처럼 쉽냐?! 네가 해봐라!”

관통 데미지라…….

‘이럴 줄 알았으면 단검도 하나 제작할 걸 그랬나?’

관통 확률이 제일 높은 무기는 단검이었다. 만일 단검과 관통 관련 스킬을 동시에 사용하면 의외로 높은 확률로 관통 데미지가 뜬다고 들었지만 거신의 질주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나로서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신의 질주로 죽일 수 있을지 의문인 투루와 싸우게 되자, 왠지 모르게 단검의 필요성을 느꼈다.

‘뭐, 그 문제야 나중에 해결하고.’

지금은 눈앞에 투루를 없애는 게 중요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620.]

이전과 같이 투루 능력치가 천 단위로 올라가지 않은 탓일까? 거신의 질주는 빗나가지도 않았다. 아니, 애초에 투루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싸우는 타입이 아니었으니 공격을 피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그럼 제이어의 수호방패까지 사용할까?’

“죽은 영혼의 창.”

스스스슥-

‘저건 또 뭔 스킬이야?’

거신의 질주를 사용했는데 정체도 모를 마법을 꺼내다니!

난 투루의 주변에 생겨난 10개의 회색 창을 보며 욕을 내뱉었다. 거신의 질주로 투루에게 접근한지라 몸을 빼기도 힘든 상황인데 저런 마법을 사용하다니. 어쨌든 도망가는 건 늦었다고 판단한 난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리자드맨 뒤로 몸을 숨겼다.

“크악!”

“미친! 무슨 데미지가…….”

투루의 창에 적중당한 플레이어는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쓰러졌다. 나야 다행스럽게도 투루의 창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리자드맨 역시 역소환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살아남았으니 된 건가?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떻게 해야 될까? 이젠 한눈에 봐도 적은 숫자의 플레이어가 투루를 공격하고 있었다. 대략 10명 정도? 이대로 계속 진행되면 투루를 잡는 건 힘들지도 몰랐다.

‘최대한 데미지를 주고 뒤로 빠질까?’

일정 이상의 데미지를 주고 다시 지구력을 채운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나중에 나 홀로 남아도 투루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좋아, 해보자.’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었다. 난 아이템 창에서 마나 물약을 연달아 마신 뒤, 즉각 행동으로 옮겼다.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451.]

‘멋진 데미지군!’

제이어의 수호방패로 이 정도의 데미지를 띄울 줄이야! 조금 전에 어떤 사람은 스킬을 써도 100 정도의 데미지가 뜬다고 했는데, 난 그런 데미지를 아득하게 뛰어넘었다.

거기에다 비틀거리는 투루를 향해 검까지 휘두른다.

[데미지를 줄 수 없습니다.]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화상을 입었습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463.]

내가 제작한 검으로 투루에게 화상을 입히고, 다시 거신의 질주로 데미지를 냈다. 아마 나 혼자서 4천에 가까운 데미지를 주지 않았을까? 물론 이 데미지에서 멈출 수 없었다.

“거신의 질주!”

다시 한 번 더 사용한다. 이걸로 5천 데미지. 하지만 투루 역시 들고 있던 지팡이를 휘둘러 나를 공격했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81.]

“크륵! 인간!”

“이전과 많이 다르지?”

“얼음 폭풍!”

순간, 엄청난 기세의 눈보라가 나를 덮친다.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위력적인 스킬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런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417.]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내 마법 방어력과 더불어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한 상태라는 걸 감안하면 미친 데미지가 아닐 수 없다. 이걸 맞고 버티는 플레이어가 있을까?

“큭,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455.]

“지금이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투루를 붙잡고 있어!”

“공격하려면 지금이야!”

“지구력이란 지구력은 죄다 쏟아부어!”

투루에게 계속 거신의 질주를 꽂아넣고 있는 사이, 남은 플레이어들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지금 투루의 시선은 내게만 향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공격을 하려면 지금이 기회일 테니 말이다.

콰앙!- 콰콰쾅!!-

하지만…….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9.]

[플레이어 '슈가이'에게서 공격을 받았습니다!]

[정당방위가 성립…….]

어떤 개자식이야!

거신의 질주를 사용하며 고개를 돌려본다. 누군지 애써 찾을 필요도 없었다. 정당방위가 성립된 이상 플레이어의 머리 위에는 표시가 뜨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또 나와 눈이 마주친 그 녀석은 뜨끔한 표정으로 내 시선을 회피했다.

“큭,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거신의 질주를 연달아 여섯 번이나 펼친 난 즉시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빠져나왔다. 덕분에 환영은 남고 내 몸은 은신으로 숨겨진 상황. 이대로 지구력을 채운 뒤에 다시 공격해야 될 듯싶었다.

“냉기 파동!”

쩌쩌적!!-

‘음?’

느긋하게 앉아 쉬고 있을 때, 투루는 다시 냉기 파동을 시전했다. 의외인 것은 그 냉기 파동에 맞은 내 환영이 죽지 않았다는 것. 잘하면 내가 지구력을 전부 채울 때까지 버틸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보다 유아는 어떻게 하고 있지?’

둘러보니 유아는 투루의 주변을 맴돌며 창만 던지고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창을 던지는 걸 보니 데미지는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쾅!-

제이어의 수호방패도 끝났고, 환영도 없어졌다. 추가로 은신까지 풀렸지만 이미 투루의 시선은 남은 플레이어에게 향하고 있다.

뭐랄까?

내 지구력이 회복될 때까지 버텨줬으면 싶다.

“젠장! 그 녀석 죽었나?”

“죽긴 뭘 죽어?! 저기 앉아서 쉬고 있구만!”

“어? 언제 저기까지 갔지?”

“야! 빨리 와서 투루 좀 잡아!”

“…….”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대꾸할 가치도 없다. 지금 남은 플레이어가 대부분 원거리 위주니 내게 저런 말을 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저들을 언제 봤다고 도와주겠는가? 난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투루를 잡고 싶었다.

‘근데 내가 준 데미지만 8천이 넘을 텐데.’

투루 자식은 대체 생명력이 얼마지?

“으아악!”

“안 돼! 죽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 지구력이 다 채워졌을 무렵, 투루의 눈부신 활약으로 남은 플레이어는 4명밖에 없었다(유아 제외). 그나마 4명이 남은 것도 이리저리 도망가서 그렇지, 무작정 덤볐다면 분명 전멸하지 않았을까 싶다.

‘후, 슬슬 움직여볼까.’

“동족들이여! 이곳에 모여라!”

응?

슬슬 움직일 찰나에 들려오는 투루의 외침. 동시에 메시지 창은 그런 투루의 외침에 반응하고 있었다.

[투루가 고블린 투사를 불러들입니다.]

[10초 뒤, 고블린 투사 104마리가 등장합니다.]

“미친.”

고블린 투사 따위야 아무래도 좋다. 녀석들이 몇천 마리가 모이든 내게 데미지를 줄 수 없으니까. 그러나 고블린 투사를 죽여 투루의 능력치가 올라간다면 말이 다르다.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제이어의 수호방패로 빛을 몸에 두른 난 곧장 거신의 질주로 투루와 부딪쳤다. 투루는 내가 봐도 엄청난 데미지를 받고는 이내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결국 나와 투루의 정면승부가 펼쳐졌다.

“거신의 질주!”

“나무줄기의 속박.”

콰드등!-

‘제길!’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58.]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가뜩이나 시간 없어 죽겠는데.”

나무줄기에 묶인 시간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아무튼 나무줄기는 적당한 데미지를 주고 사라졌고, 난 다시 거신의 질주로 투루의 몸과 부딪쳤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461.]

[고블린 투사가 등장합니다.]

근데 다른 플레이어는 뭐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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