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60화 (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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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8 話 “8일째”

어제 투루 레이드에 관한 글을 읽은 나는 나름대로의 준비를 했다. 명품관에 들어가 장신구 강화석을 구매해 반지를 10강으로 만들었고, 남은 돈으로는 회복 물약까지 사들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쓴 돈만 해도 30골드. 여기서 강화석에 사용한 돈만 24골드였지만 딱히 신경 쓰이진 않았다.

다시 되팔아도 그 이상의 값은 받을 테니까.

[+10 푸른 기운의 돌 반지] (Magic)

설명:신비한 기운이 흘러나오는 푸른 빛깔의 반지. 이 반지에서 흘러나오는 신비한 기운은 저주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착용자에게 시전되는 저주를 확률적으로 무시할 수 있다.

<지능(12+21), 마력(13+30), 신앙(11+28)>

내구력:56/60

*모든 저주를 20% 확률로 무효화.

*강화 옵션:마나력 회복 속도 초당 10.

아마 황혼 최초의 10강 아이템이지 않을까?

황혼에서 이 정도로 강화된 아이템은 앞으로도 보기 힘들 테니 적어도 500만 원은 받을 자신이 있었다. 참고로 현재 황혼에서의 골드 시세는 10실버에 1만 원. 지금의 골드 시세로 계산해도 강화석 값만 300만 원이 들어간 셈이니 사실 500만 원도 터무니없긴 했다.

진짜 못해도 800만 원까지는 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덧붙여 강화를 하면서 알아낸 사실도 있었다.

강화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능력치 증가폭 또한 늘어난다는 점인데, 마지막 10번째 강화를 했을 때는 능력치가 12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건 별개의 이야기지만 경매장에 올려놨던 각종 장비들도 나름 제값에 팔려나갔다.

푸른 돌 갑옷과 장갑은 각각 41만 원, 32만 원에 팔렸고, 화염 방사와 번개의 중급 정령 스킬북은 각각 34만 원. 85만 원에 팔렸으니 말이다.

뭐, 그것도 수수료를 제외하면 도합 1,536,000원이지만.

어쨌든 마을에서의 모든 일을 끝낸 나는 그 뒤로 스킬 레벨을 중점적으로 올렸다. 올리는 과정에서 리자드맨 한 마리를 봉인. 레이안의 레벨은 21까지 올렸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부수적인 수입일 뿐이다.

스킬 레벨을 중점적으로 올린 결과,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7레벨. 엘시크의 환영이동을 8레벨. 마지막으로 카르젤의 카드소환을 4레벨까지 올릴 수 있었다.

그 외에 기초 방패 수련과 전투 회복도 1레벨씩 올렸지만…… S랭크 스킬과 비교하면 뭔가 초라하다고 할까? 굳이 말하고 싶진 않았다.

“상태 정보창.”

[이름:루딘]

[칭호:수호의 방패]

[레벨:39]

[명성:279]

[길드:엠페러(Emperor)]

[생명력:4213/4213]

[마나력:2580/2580]

[지구력:100.0%]

[공격력:471] [마법 공격력:113]

[방어력:545] [마법 방어력:463]

[능력치]

근력(353) 지능(84) 민첩(164)

체력(234) 마력(189) 기술(32)

소환(40)

[습득한 스킬:13/30]

[동료 NPC:1명]

능력치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레벨이 39에서 끝났다는 것이다. 만일 40레벨까지 올렸다면 스킬 제한도 15레벨까지 풀리겠지만 12시가 다 되가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투루와 싸우는 것만 남았다고 판단한 나는 레이드 입구 쪽으로 향했고, 다행히도 늦진 않았는지 적절한 인원의 플레이어가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웅성~ 웅성~

‘인원은…… 대략 30명인가?’

이전처럼 몇백 명이 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숫자였다. 하지만 어제 읽었던 내용처럼 참여 인원에 따라 투루 능력치가 변한다면 이 정도 인원이 적당한 듯싶었다.

‘마음 같아서는 20명 정도를 원했지만.’

나 또한 다른 사람 퀘스트에 끼여서 참여하는 거니 뭐라 말할 자격은 없었다.

“루딘 님!”

“……?”

슬슬 레이드에 참여할지, 아님 빠져야 될지를 고민하던 사이,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은 난 고개를 돌려 그 상대를 보았다.

‘아.’

일순간 말이 잊어버리는 듯한 외모. 나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무튼 그 인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화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예. 유아 님.”

내가 황혼을 시작한 첫째 날에 맺은 인연이었다. 그날 이후로 오늘 처음 본 것이다.

‘그보다 장비가 많이 변했네.’

유아의 무기는 창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들어준 창이 아니다. 새롭게 구매한 창인 거 같았고, 입고 있는 방어구도 가죽이 아니라 철로 된 갑옷을 입고 있었다.

첫날 기본 옷만 입고 사냥했던 것을 떠올리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저 레벨도 많이 올리고, 장비도 바꿨어요. 잘했죠?”

“예?”

갑자기 무슨 말이지? 칭찬해달라는 뜻인가?

“루딘 님이 그러셨잖아요. 도와주고 싶다면 그때보다 더 노력하라고.”

‘내가 그런 말을…… 했군.’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에 유아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했고, 나는 그런 유아에게 더 노력하라는 말을 했었다. 덧붙여 기대한다는 말까지 했었지?

물론 나보다 강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설마 잊은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그런데 유아 님도 레이드에 참여하실 건가요?”

“아, 실은 레이드가 어떤 건지 궁금해서요.”

그러고 보니 유아는 게임에 대해서 초보였다. 단순히 레이드가 궁금해서 여기까지 온 건가?

‘뭐랄까? 첫째 날과 비교하면 적극적으로 변한 거 같네.’

첫째 날에 유아는 약간 소심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든 하는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소심한 면이 사라진 듯했다.

“이제 시간이 됐으니 입구를 열겠습니다. 모두 잘 따라오시길 바랍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레이드가 별거냐! 어차피 고블린이잖아!”

“나도 이 기회에 대박 좀 터트려보자!”

저것들은(?) 투루 레이드에 대해 모르나?

들려오는 플레이어의 목소리는 날 어이없게 만들었다. 어차피 고블린이라니? 그 고블린에게 죽었던 나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 지금 참여한 인원이 30명밖에 되지 않는 의미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만일 레어 아이템이 뜨면 얼마 정도 할까?”

“부르는 게 값이겠지. 아직까지 레어 아이템은 뜬 적이 없잖아.”

“오, 그래? 이번에 뜨면 인생 피겠네.”

“인생까지 피겠냐.”

이러나저러나 사람들은 각자 떠들며 입구가 열리길 기다렸고, 나와 유아도 그런 그들과 마찬가지로 입구가 열리길 기다렸다.

쿠쿵- 쿵!-

“입구가 열린다!”

“드디어 레이드인가?”

이미 한 번 본 나로서는 별다른 감흥도 없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유아는 다른 이들처럼 신기한 모양이었다.

“와, 저렇게 길이 생기네요.”

‘그나저나 유아를 어떻게 할까.’

단독으로 행동하면 분명 투루에게 죽을 가능성이 높다. 유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노력했다고 해도 나보다 강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유아 님. 파티.”

“예!”

[플레이어 '유아' 님께서 파티에 가입하셨습니다.]

[현재 파티원 2명. (루딘, 유아)]

유아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파티를 맺었다. 나는 왠지 조금 전보다 더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아를 바라봤다. 나랑 파티를 맺는 게 그렇게 좋은가? 뭐, 어찌 됐든 허무하게 죽게 놔둘 생각은 없었다.

“혹시 모르니 제 말대로 움직이세요.”

“그럴게요.”

“아, 그전에 유아 님 레벨은 몇인가요?”

레벨이 낮으면 투루와의 전투가 힘들지도 몰랐다. 마법 한 방에 곧장 뻗어버릴 가능성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곧이어 들려온 유아의 대답은 그런 내 예상을 빗나가게 했다.

“43레벨이요. 스킬도 19개나 배웠어요.”

“……43레벨이요?”

“예.”

나보다 4레벨이나 더 높았다. 아무리 노력했다고 해도 그 정도까지 레벨을 올릴 줄 몰랐던 나로서는 상당히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게임만 했나? 그래도 그 정도라면 전력에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띠링!~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당신의 존재를 눈치챘습니다.]

[경고!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즉시 침입자를 배제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투루의 주술로 돌아갈 길목을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고블린의 족장 투루의 부하. 고블린 전사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시작됐군.’

메시지와 함께 전방에서는 거의 100여 마리의 고블린 투사가 달려오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게 숫자가 줄어들긴 했다. 또 숫자가 줄어들었으니 투루의 능력치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죽여버려!”

“고블린 따위! 빨리 족장이나 데려와!”

‘호오?’

예상외로 압도적이다. 플레이어들은 달려오는 고블린 투사를 거의 학살하듯이 없애버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기 모인 플레이어의 레벨은 생각보다 높은 듯했다.

“루딘 님. 저희도 싸워야 되지 않을까요?”

“그냥 기다리세요. 괜히 마나력이나 지구력을 쓸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몇 명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인지 움직이지 않았다. 고블린 투사를 전부 죽이고 투루가 나오면 그때 나서겠지? 어쨌든 고블린 투사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다시 메시지 창이 생겨났다.

파밧!-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영역권한을 시전합니다.]

[돌격하는 모든 고블린의 능력치가 두 배로 증가합니다.]

“두 배가 별거냐!”

“으하하핫! 최소한 다섯 배는 강해져야지!”

“데미지도 안 들어온다!”

‘이건 뭐…….’

상대도 안 된다.

영역권한으로 두 배로 강해진 고블린 투사들은 여전히 쓸리고 있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할까? 여차하면 리자드맨을 소환해 지원이라도 해주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어보였다.

‘하긴, 황혼이 오픈된 지 일주일이 지났으니 저 정도는 해줘야지.’

파밧!-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영역 투쟁을 시전합니다.]

[돌격하는 모든 고블린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두 배로 증가합니다.]

끼엑! 끼에엑!!-

마지막으로 영역 광폭화까지 시전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딱히 별다른 반전도 없이 플레이어들의 압승을 거두자, 마지막 메시지가 생겨나는 것이 보였다.

[모든 고블린 전사가 행동불능이 되어 투루가 분노하였습니다.]

[투루가 죽은 고블린 전사의 영혼을 불러들입니다.]

[죽은 고블린 전사의 숫자만큼 투루가 강해집니다.]

[현재 죽은 고블린 전사의 숫자 134마리.]

[고블린의 족장 투루의 모든 능력치가 268 증가합니다.]

“268이라…….”

인터넷 내용이 사실이었군.

이 정도 능력치 상승이라면 해볼 만했다. 이전처럼 1천 단위로 상승하는 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 투루의 등장에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시작이군.”

“근데 능력치 상승 폭이 너무 사기 아니야?”

“아냐, 원래는 1천 가까이 올라간대.”

그때 플레이어끼리 떠드는 대화를 들었는지 유아가 내게 말했다.

“루딘 님. 괜찮을까요?”

“예. 처음에는 싸우지 말고 투루가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지 보세요.”

전에 경험해본 투루의 공격 방식을 추측하면 범위 계열의 마법 공격만 조심하면 될 거 같았다. 지팡이를 이용한 타격 공격이야 능력치 증가폭이 낮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도 모르게 살짝 긴장하는 사이, 투루가 나타났다.

“감히 내 영역에 들어와 동족들까지 죽이다니.”

“유아 님.”

“예?”

“혹시 모르니 뒤로 피하세요.”

“그 죄는 죽음으로 갚아라. 인간!”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 고블린의 족장 투루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아자! 레어템은 내꺼다!”

“닥쳐! 내가 잡을 거다!”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나와 유아와는 반대로 고블린 투사와 싸웠던 그들은 곧장 투루에게 달려들었다. 그렇다고 투루 또한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았다.

“나무줄기의 속박.”

콰드등!-

달려들던 플레이어의 발밑으로 나무줄기가 솟아올랐다. 솟아오른 나무줄기는 플레이어의 몸을 묶었는데, 그렇게 묶여진 숫자는 대략 10여명 정도 되는 듯했다.

“크악! 힐! 빨리 힐 줘!”

“씨발! 무슨 데미지가 200씩 들어…….”

그 나무줄기 공격으로 2~3명의 플레이어가 회색으로 변했다. 피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나? 그래도 남은 플레이어들은 나무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다시 투루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투루는 당황하지 않고 왼손에 든 수정 구슬을 위로 올렸다.

“냉기 파동.”

쩌쩌적!!-

나도 익히 알고 있는 공격이다. 얼음 계열의 범위 마법. 그리고 내 예상대로 수정 구슬에서는 파란색 빛이 물결처럼 퍼지더니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의 몸을 얼려버렸다.

또 여기서도 몇 명의 플레이어가 그 공격을 버티지 못한 채 회색으로 변해버렸다.

‘투루에게 제대로 된 공격도 못했는데 몇 명이 죽은 거야?’

당연히 플레이어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공격! 공격해!”

“불꽃 화살!”

“바위 창!”

“젠장! 난 마법 스킬이 없어!”

콰쾅!- 콰앙!!-

먼저 마법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가 투루를 향해 공격했다. 그 공격을 받은 투루의 몸이 비틀거리는 걸로 봐서 분명 데미지가 있는 듯했다. 이대로 계속 공격하면 투루의 체력도 상당히 깎이지 않을까?

“키륵! 건방진 인간 놈들!”

[고블린의 족장 투루가 영역권한을 시전합니다.]

[모든 화염 계열의 마법이 봉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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