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59화 (5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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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7 話 “7일째”

[칭호 '영혼의 계약'을 획득하셨습니다. 장착하시겠습니까?]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 새로운 칭호가 생겨나다니? 일단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무시하고 칭호부터 확인했다.

[영혼의 계약] (칭호)

설명:역사 속에서 한 획을 그은 카르젤의 카드소환을 재현했다!

-소환 시, 마나력 50% 감소.

-소환 시, 소환수의 생명력 10% 추가.

-소환 시, 소환수의 모든 능력치 30% 증가.

-소환 시, 소환수의 지속 시간 50% 증가.

‘역시 소환사와 관련된 칭호군.’

나는 내가 소환했던 푸딩 한 마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만일 이 칭호를 장착하고 싸운다면 여기 있는 푸딩보다는 강할 거 같았지만…….

“고블린이나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아무래도 푸딩의 능력치 자체가 너무 낮은 게 문제였다. 이 스킬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푸른 돌 골렘 정도는 잡아야 되지 않을까? 푸른 돌 골렘 정도라면 웬만한 몬스터보다 강했고, 만일 칭호까지 장착한다면 그런대로 위력을 발휘할 거 같았다.

아니라면 보스급도 괜찮다.

레이드 보스라면 말할 것도 없었지만.

‘고블린 족장 투루를 봉인할 수 있다면 대박일 텐데.’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때 투루와 붙었을 때도 1분을 버티지 못한 거 같았는데, 봉인을 하면서 어떻게 1분을 버티란 말인가?

‘아마 일반 보스몹도 안 되겠지?’

움직일 수도 없고, 회복도 안 된다는 것이 문제다. 움직임이야 넘어간다고 해도 회복만 한다면 보스도 충분히 봉인시킬 텐데 말이다.

“하아, 이걸 좋아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어쨌든 봉인이라는 문제만 해결하면 굉장한 스킬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그 봉인이 걸릴 뿐이다. 평범한 몬스터를 봉인한다면 약할 거 같고, 제대로 된 보스급을 봉인한다면 내가 죽을 거 같고.

‘일단 나가서 생각할까.’

접속 종료를 연장해서 S랭크를 얻었으니, 그걸로 만족한 나는 곧 접속을 종료했다.

[접속을 종료합니다.]

[다시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후.”

지친다.

접속을 종료하고 나오자마자 든 생각이다. 역시나 직감을 너무 사용해버린 탓인가? 전신이 땀으로 젖었다는 걸 확인한 나는 억지로 일어나서 샤워부터 시작했다.

‘썩을. 여기서는 아무리 직감을 써도 괜찮은데, 황혼만 들어가면 이 지랄이니.’

투덜거리며 샤워를 끝낸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은 어떤 정보가 떴을까.”

샤워까지 하니 나른함이 내 몸을 감쌌다. 그렇다고 자고 싶은 생각은 없다. 1시간이 지나면 다시 접속해야 되니까.

딸각-

“응? 뭐지?”

[엠페러 길드. 황혼 최초로 D+ 랭크로 진입하다.]

[엠페러 길드가 보유한 던전 숫자만 11개!]

[S랭크 스킬의 결과. 엠페러 길드를 만들어내다.]

[독보적인 질주. 엠페러 길드.]

새로 생겼나?

원래는 게시판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목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들이 올린 기사 같은 건가? 그 기사 제목의 대부분은 엠페러 길드에 관한 기사였는데, 현재 내 소속이 엠페러 길드였으니 자연스레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는 이런 기사를 못 봤는데.’

딸각-

“흐음.”

아무튼 기사 내용을 살펴보니 결론은 간단했다. 황혼에서의 엠페러 길드가 독보적이라는 것이다. 길드 퀘스트는 거의 전쟁 개념으로 이뤄지는데 그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인원수가 필요했다.

여기서 엠페러 길드는 그 인원수를 충족시켰고, 조만간 C랭크로 올라갈 거 같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제대로 살펴보니 그런 길드가 엠페러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발전 속도는 엠페러가 독보적이다. 황혼 내에서 유일하게 D+ 으로 올라간 길드니까. 또 길드 인원수는 100명씩 늘릴 수 있는데, 이는 골드로 길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무작정 올릴 수는 없다. D랭크 기준으로 길드원 인원수는 총 2천명이 한계니까. 즉, 아이젠 이 녀석은 얼마나 많은 골드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길드원 인원수까지 죄다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뜻이다.

‘그 돈이면 장비를 맞추…… 아니, 이미 맞췄겠지.’

장비를 보면 나보다도 좋지 않을까? 여기서 내가 그나마 아이젠에게 이길 수 있는 것은 S랭크 스킬의 숫자 밖에 없었다.

“…….”

생각하니 우울하다고 할까? 실제 전투에서는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하는 스킬인데.

‘쯧, 다른 글이나 보자.’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버린 난 게시판으로 찾아 들어갔다.

“어디, 괜찮은 정보가 올라왔나…….”

딸각- 딸각-

“음?”

게시판을 뒤적거려보니 문득 내 눈길을 사로잡은 하나의 제목이 보였다. 바로 제작에 관한 제목이었다.

[황혼! 망치질의 모든 것!]

[내용:황혼에서의 제작 스킬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그냥 재료만 올려 망치질을 하면 끝나거든요. 하지만 보다 확실하게 제작에 대해 배우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적습니다.

먼저 제작 스킬은 F랭크든, D랭크든 횟수는 100회로 고정됩니다. 망치질이 100번 이하로 끝나야 제작이 된다는 소리죠. 이걸 해결하려면 근력과 기술 능력치를 올리던가, 혹은 망치질 횟수를 늘리는 스킬을 습득하셔야 됩니다.

그 이외에는 기본 품질을 상승시켜주는 스킬. 특수 품질을 상승시켜주는 스킬. 완벽한 무기 확률을 상승시켜주는 스킬. 만든 물품에 내구력을 더해주는 스킬이 필요하긴 한데, 만일 이 모든 스킬을 전부 습득하셨다면 당신은 제작에 관해서는…….]

“쯧, 괜히 봤네.”

한마디로 제작에 관한 모든 스킬을 습득해야 된다는 소리다. 물론 이 글에 적힌 내용대로 모든 스킬을 습득한다면 내 제작 무기도 꽤 뛰어난 능력치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식으로 스킬 숫자를 낭비하는 게 싫다고 할까?

‘뭐, S랭크 제작 스킬을 배운다면 또 모르겠지만.’

딸각-

[도서관에서 배울 수 있는 제작 스킬 목록.]

[내용:제작 계열로 가시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도서관에서는 웬만한 제작 스킬북을 다 팝니다. 무기 제작. 방어구 제작. 장신구 제작부터 시작해, 옷과 가방 제작. 물약 제조까지 다 배울 수 있습니다. 다만 스크롤 제작이라던가, 마물 제작과 같은 희귀한 스킬은 없더군요. 배우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죄다 랜덤 스킬북으로 배웠다고 하는데, 아마 퀘스트로도 배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 방법은 모르지만요.]

“탐색 스킬이랑 같네.”

탐색 스킬도 현재 알려진 방법이 랜덤 스킬북밖에 없었다. F랭크라도 배웠다면 어떻게든 유용하게 써먹었을 텐데, 그 F랭크를 얻는 퀘스트도 알지 못했기에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근데 마물 제작?”

황혼에 이런 스킬도 있나?

난 검색창에 마물 제작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그러자 대략 20여 개에 가까운 글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다른 글에 비해 훨씬 적은 숫자다. 아마 마물 제작을 습득한 사람이 극소수인 모양이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제작한 마물입니다!]

[내용:마물 제작에는 몬스터의 가죽과 뼈와 같은 각종 부산물이 들어갑니다. 강한 몬스터의 재료를 넣으면 넣을수록 제작되는 마물이 강해지는 형식이죠. 아무튼 이게 바로 제가 제작한 마물입니다!]

‘몬스터 가죽과 뼈는 이런 곳에 쓰였나?’

어쨌든 밑을 보니 그 마물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이름:마물1]

[등급:매직(Magic)]

[레벨:32]

[생명력:1870/1870]

[마나력:880/880]

[지구력:100.0%]

[공격력:273] [마법 공격력:37]

[방어력:321] [마법 방어력:295]

[능력치]

근력(273) 지능(37) 민첩(162)

체력(187) 마력(88)

[습득한 스킬:3/4]

‘……이게 좋은 건가?’

내 능력치와 비교되니 이게 좋은 건지도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본다. 일단 능력치 자체는 좋은 거 같았다. 32레벨에 200이 넘는 근력과 200에 가까운 체력.

습득한 스킬이 4개밖에 되지 않다는 게 흠이지만 단순하게 보면 나쁘지는 않다.

[내용:엄청나지 않습니까? 마물이 지닌 특성으로 인해 장비를 맞춰줄 필요도 없고,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능력치도 팍팍 올라갑니다. 플레이어처럼 근력, 지능, 민첩이 1씩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0 이상씩 올라갑니다. 또 스킬도 자동으로 배우고요. 아마 마물이 소환 계열 중에서 제일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황한 글에도 내가 느낀 건 단순했다.

‘그럭저럭 쓸만은 하겠네.’

혹시나 싶어 좀 더 알아보니 마물은 지속 시간도 없으며, 죽어도 24시간 뒤에 다시 소환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직급보다 한 단계 높은 레어급 마물로 제작해서 키우면 괜찮을 거 같았다.

[내용:제작된 마물은 플레이어의 능력치에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소환이라던가, 자연 능력치에도 영향을 받지 않으니 제작 계열로 가시는 분이라면 호위로 필수입니다.]

그렇게 마물 제작의 관한 다른 글까지 읽어본 나는 곧 신경을 껐다. 아무리 마물 제작이 좋다지만 배울 수도 없는 스킬이었다. 애초에 난 S랭크의 소환 스킬까지 습득하지 않았던가?

그 소환 스킬도 몬스터를 테이밍(Taming)하는 형식이라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차라리 새벽의 여명 마스터처럼 곰탱이나 튀어나왔으면.’

아마 이런저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내 방어력을 생각하면 웬만한 일반 몬스터는 다 봉인할 수 있을 테고, 그 몬스터를 봉인해 싸우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딸각-

[레이드 가실 분을 모집합니다!]

[내용: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고블린 족장 투루! 저희 검은 불꽃도 그 퀘스트를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레이드 보스를 독차지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왕 받은 퀘스트니 모두가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레이드는 바로 내일 낮 12시에 시작할 예정이며, 참여하실 분은 레이드가 시작되는 입구에서 모여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덧붙여 저희 검은 불꽃 길드에서는 10명 정도 나설 계획입니다.]

“이 레이드가 유명한 퀘스트였나?”

생각해보면 그때 투루와 싸운 지 며칠이나 지났다. 또 레이드에 참여했던 인원도 몇백 명이나 됐으니 알려지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실패했다는 문구를 보니 아무래도 몇 번이고 같은 도전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또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로 봐선 죄다 실패하지 않았을까?

“그건 그렇고 10명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밑에 댓글을 읽어보니 그리 좋은 반응이 아니었다.

[고작 10명으로 뭘 하겠냐 ㅋㅋ]

[ㄴㄴ 아직 레이드는 무리임.]

[검은 불꽃?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투루 레이드에 성공하려면 일단 공격에 버틸 수 있는 방패 전사. 그리고 속성력을 20~30% 올린 마법사들. 마지막으로 부활 스킬을 습득한 사제가 필요함. 그 정도면 투루 레이드에 성공할 수 있지 않겠음?]

[↑내가 마법사 레벨 41인데 속성력 8% 밖에 못 올렸다. 20%는 무리임]

[아마 플레이어의 평균 레벨이 60 정도면 잡지 않을까?]

“내가 봐도 불가능할 거 같은…… 응?”

투루에게 맞아봤던 나도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리려는 순간, 꽤 심상치 않은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검은 불꽃 길드의 말이 맞습니다. 투루는 소수 정예로 공략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원이 많으면 그만큼 고블린 투사도 많이 튀어나와 투루의 능력치로 전환되거든요. 그러니 10~20명 정도의 인원으로 가는 게 맞아요. 단지 투루의 마법이 워낙 개사기라는 거지만.]

‘이 말이 사실인가?’

만일 투루 능력치가 200~300 정도로 상승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듯했다. 아니, 차라리 나 혼자서 싸우는 편이 제일 가능성 높지 않을까? 문제는 투루와 싸우기 위한 퀘스트를 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루…… 잡고 싶긴 한데.”

가볼까?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은 다름 아닌 레어급 아이템이다. 이 레어급 아이템은 레이드 보스를 잡아야 나올 거 같았기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지금의 난 그때보다 몇 배는 강해졌잖아? 또 투루와 싸워본 경험도 있으니 패턴도 어느 정도 파악이 돼.’

“…….”

‘반대로 또 죽으면 어떻게 하지? 지금 내 장비는 죄다 매직급으로 맞췄는데? 만일 푸른 돌 세트나 오늘 얻은 팔찌가 떨어지면?’

그렇게 한참을 생각한 난 이내 적절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내일 인원을 보고 결정하자.’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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