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58화 (58/211)

00058  第 7 話  =========================================================================

第 7 話 “7일째”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파밧!-

메시지 창과 함께 길드 아지트로 돌아온 나는 곧장 어디로 나가는 아이젠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의뢰를 보고하러 간 거겠지. 그리고 아이젠이 보고하러 갔다면 더는 이곳에 남을 필요가 없었다.

‘오늘은 랜덤 스킬북 작업만 해야지.’

특히나 도발 스킬은 꼭 얻고 싶었다. 내가 계속해서 홀로 사냥할 거라면 모르겠지만 이젠 동료 소환까지 얻었기에 도발 스킬이 있다면 꽤 쓸모가 있을 거 같았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예? 어디로 가십니까? 괜찮다면 이후에 같이 사냥이라도…….”

“아뇨, 혼자 하는 편이 익숙해서요.”

내 대답에 헤론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헤론만 그럴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가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 기색을 비추고 있었다.

조금 전 전투에서 활약하지 못해서 그런가?

아무튼 헤론의 제의를 거절한 난 길드 아지트에서 나왔다. 나와 보니 길드 아지트는 2층으로 된 조금 큰 저택이었다.

‘설마 이걸 돈 주고 산건가?’

얼마쯤 할까? 잠깐 저택을 바라본 나는 이내 인적이 드문 곳으로 걸어갔다.

[의뢰 완료 보상 1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의뢰 완료 보상 '매직 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이 110 올랐습니다.]

‘……10골드?’

갑작스레 나타난 메시지 창. 그 메시지 창 내용을 보니 10골드를 획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C랭크 의뢰라고 할까? 하지만 의뢰를 할 수 있는 비용이 10골드라는 걸 생각하면 거의 본전이라는 느낌이었다.

‘다른 보상과 명성이 있지만.’

물론 내가 10골드를 내며 받은 의뢰가 아니었기에 상관없다.

오히려 돈 벌었다고 할까? 아이젠은 모르겠지만.

‘근데 매직 상자는 뭐지?’

의아해진 나는 아이템 창에서 상자 모양의 아이템을 꺼냈다. 마치 선물 상자 같이 리본까지 달린 그런 상자였다.

“흐음.”

[매직 상자] (Magic)

설명: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물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상자. 장비부터 시작해 물약. 레시피. 재료까지 뭐든 나올 수 있지만 그 등급은 매직(Magic)으로 고정되어 있다.

-랜덤으로 매직급 물품을 획득.

‘호? 이거라면 직감이 되겠는데?’

적어도 종류는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을 듯했다. 또 내가 필요한 장비는 총 2개. 팔찌와 망토였는데, 난 그 중에서 팔찌를 선택하기로 했다.

‘잘하면 마나력을 좀 더 늘릴 수 있겠지.’

난 그 생각을 하며 파티에서 탈퇴했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은 난 곧장 상자부터 열어보기로 했다.

“팔찌 나와라. 팔찌, 팔찌, 팔찌.”

직감은 예상대로 잘 발동되었다. 또 장비에 대한 비중이 높은지 팔찌는 10번도 되지 않아 나왔는데, 난 이 상자에서 팔찌가 나온다는 것을 직감으로 파악하고는 곧장 열어봤다.

[띠링!~ '생명의 나무뿌리'를 획득하셨습니다.]

[생명의 나무뿌리] (Magic)

설명:생명의 힘이 깃든 나무의 뿌리를 엮어 만든 팔찌. 나무가 지닌 생명의 힘과 고유의 자연의 힘이 공존하는 이 팔찌는 통칭 숲의 힘이 깃들었다고도 한다.

<체력(15), 마력(15), 자연(15)>

내구력:60/60

*소환(정령) 계열 스킬 레벨 +1 적용.

“응?”

뭐지? 이 팔찌는?

순간 내 눈이 잘못된 거 같았다. 때문에 몇 차례 눈을 비비고는 다시 정보를 확인했으나 역시 변한 건 없었다.

“……엄청난데?”

고작 팔찌 주제에 엄청 좋다. 특히 체력과 마력이 올라가는 수치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 능력치라면 현재 내가 가진 네르타스의 방패와 비슷했으니 거의 최상급의 아이템이라 해도 무방했다.

정령 소환은 딱히 마음에 내키지 않지만.

‘번개의 정령이라도 배워야 되나?’

아니, 그럴 수 없지.

정령 관련 스킬도 없는 마당에, 고작 소환 스킬 하나 배운다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지도 않았다. 지금의 내 캐릭터의 특징은 높은 생명력과 방어력. 그리고 근력이었으니 거기에 맞는 스킬을 배워야만 했다.

“어쨌든…… 랜덤 스킬북이나 펼쳐볼까.”

단숨에 원래 차고 있던 고블린 부족의 팔찌를 교체한 나는 슬슬 랜덤 스킬북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이건 실패군.’

직감을 워낙 많이 사용했던 탓일까?

처음에 했던 것처럼 눈을 감고 집중할 필요가 없다. 그저 스킬북을 바라보며 조금 신경만 쓰면 직감은 여지없이 발동되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변화지만 확실한 건 내 직감이 보다 발전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이건 실패군.’

다시 펼친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이것도 실패.’

그때 황혼을 시작한 첫째 날에 사용했던 직감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막연한 불안감을 내게 안겨줬지만, 익숙해진 지금은 딱히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오히려 불안감을 팍팍 느낄 수 있으니 보다 확실하다고 할까? 아직 정확하게 판단내릴 수는 없지만 지금 느껴지는 불안감의 강도로 어떤 랭크가 뜨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아까보다 느껴지는 불안감이 약간이나마 적다.

못해도 E랭크 이상의 스킬은 뜰 거 같았다.

……아마도.

‘하지만 패스.’

지금 필요한 건 S랭크 스킬. 굳이 확인을 할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진 않았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젠장.”

더럽게도 안 뜨네. 일단 계속해서 시도했다.

………………

…………

……

[플레이 시간을 전부 소모하셨습니다. 현실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접속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1분 후, 자동으로 접속이 종료됩니다.]

[장소의 문제가 있으시다면 30분 연장이 가능합니다. 연장하시겠습니까?]

“후, 연장한다.”

[30분 연장합니다. 30분 후에는 자동으로 접속이 종료되니 주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허탕만 치는 건가?

접속 종료 메시지가 뜰 때까지 S랭크는 나오지 않았다. 뭐,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으니 실망할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 기분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진 않았다.

“조금만 더 해보고 종료하자.”

거의 반쯤 포기한 상태다. 고작 몇 시간 만에 뜨면 그게 이상한 거…….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응?”

영혼까지 정화되는 듯한 상쾌함. 확실히 내가 바라고 바라던 S랭크 스킬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제이어의 수호방패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뽑아보면 알겠지.

[S랭크 스킬. '카르젤의 카드소환'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마력이 10 상승합니다.]

[띠링!~ 새로운 능력치 '소환'이 생겨났습니다. 소환은 소환 계열의 대한 지식과 이해입니다. 소환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환 계열의 스킬 효과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환이 10 상승합니다.]

“소환?”

후, 하필이면 소환이 나오다니.

소환이라면 며칠 전에 새벽의 여명 마스터가 사용했던 그 소환을 말하는 건가? 난 자연스럽게 그녀가 소환했던 A랭크 곰탱이를 떠올렸다. 분명 강하긴 했다.

그리고 이건 S랭크 스킬이니…….

“나름대로 쓸만하려나?”

A랭크 곰탱이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S랭크 소환은 분명 한 사람 몫은 할 거 같았다. 아마 적절히 사용하면 몬스터 한두 마리의 발목은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

‘왠지 이도저도 아닌 잡캐가 되는 느낌이네.’

그래도 S랭크 스킬을 뽑았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제이어의 수호방패나 환영이동을 생각해도 S랭크는 날 실망시킨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확인.”

[S랭크 카르젤의 카드소환 효과] (LV1)

-봉인 중에 모든 방어력 50% 감소.

-봉인 중에 그 어떤 행동도 불가.

-봉인 중에 그 어떤 치유 마법도 불가.

-봉인 중에 그 대상에게 맹렬한 공격을 받음.

-봉인 시간 60초.

*봉인 시, 마나력 소모 300.

*봉인 시, 지구력 소모 10%

-소환 시, 그 대상의 레벨을 1 추가.

-소환 시, 지속 시간 60초.

*소환 시, 마나력 소모 600.

*소환 시, 지구력 소모 20%.

“……뭐야 이거?”

봉인? 뭘 봉인하라는 거지? 뭔가 복잡한 봉인과는 달리, 소환은 꽤 간단했다. 레벨 1 추가에다 지속 시간이 1분. 이 얼마나 간단한가? 어쨌든 내용만 읽어본다면 내가 직접 봉인해서 사용하는 듯싶다.

‘진짜 몬스터를 봉인하는 건가?’

의아함도 잠시였다. 이대로 고민하는 것보다 마을 밖으로 나가서 사용하는 편이 좋을 거라 생각한 나는 곧장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마을 밖에는 아직도 많은 플레이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게임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나 됐는데도 사람들은 많네.’

이제 막 시작한 플레이어들인가? 어째 줄지도 않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던전은 대부분 길드가 차지하고 있어서 뭔가 제대로 하기가 힘들 텐데 말이다.

‘하긴, 나하고는 관계도 없지.’

한가롭게 놀고 있는 푸딩을 찾는다. 그런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해서 돌아다니니 한 마리 놀고 있는 푸딩을 발견했고, 난 즉시 스킬을 사용했다.

“카르젤의 카드소환.”

팟-

스킬을 사용함과 동시에 내 손에는 카드 한 장이 생겨났다. 대체 카드로 뭘 어쩌라는 거지? 이리저리 휘둘러봤지만 카드는 도통 반응이 없었다.

“카드를 푸딩에게 붙여볼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카드를 푸딩에게 붙여보았다.

[카드 봉인을 시도합니다.]

[방어력이 50% 감소합니다.]

[움직임이 제한됩니다.]

웅웅-

“오? 된다.”

카드를 푸딩의 몸에 붙이는 순간, 그 카드에서는 빛이 생겨났다. 이렇게 하는 거였군. 게다가 봉인 시간이 1분이라고 했으니 이대로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건가?

“푸딩! 푸딩!”

문득 봉인 중인 푸딩은 갑자기 미친 듯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카드가 푸딩 몸에서 떨어졌지만 계속 빛이 생기는 걸로 봐서 실패한 거 같지는 않았다.

‘봉인 중에 맹렬한 공격을 받는다더니…….’

[압도적인 방어력! 데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물론 데미지는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리 내 방어력이 반토막이 되더라도 푸딩에게 데미지가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여유롭게 무릎밖에 오지 않는 푸딩의 공격을 1분간 받아냈고, 그 1분이 지나자 푸딩의 몸에서는 빛이 생겨나더니 이내 내가 든 카드로 빨려 들어갔다.

[봉인에 성공하셨습니다.]

[봉인된 소환수를 사용하시려면 카드를 들고 '소환'이라는 명령어를 외쳐주시면 됩니다.]

“이런 식이군.”

슬쩍 카드를 바라봤다. 카드에는 푸딩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걸 가지고 소환하면 된다는 말이지?

“소환.”

혹시나 이 카드가 일회용일 수도 있었다. 일회용이 아니라면 몇 번이나 영구적으로 소환될 수 있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카드를 들고 소환했지만 이상하게도 카드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분명 메시지 창에는 소환이라 하면 된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그때, 난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육체와 영혼을 다스리는 위대한 의지여.”

미친, 역시 이거였나? 엘시크의 환영이동은 멀쩡하더니.

“창공마저 꿰뚫는 그 위대한 의지를 이곳에 부르니.”

주변의 몇몇 시선이 느껴진다. 애초에 이곳에는 많은 플레이어가 푸딩을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저건 뭐하는 거지?' 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부름에 따라 지금 내 앞에 현신하라!”

[푸딩을 소환합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관련 능력치 소환(10)이 보정됩니다.]

[푸딩의 모든 능력치가 5. 생명력과 마나력이 50씩 추가됩니다.]

“…….”

그 지랄을 하니 역시나 푸딩이 나타났다. 덧붙여 그 지랄을 보고 있었던 몇몇의 플레이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비웃는 소리도 들려왔다.

“뭐야 저건?”

“몰라, 중2병인가?”

‘씨발. 이게 무슨 꼴인지.’

[당신은 전설의 소환 기술. 카르젤의 카드소환을 재현하셨습니다. 소환이라는 분야에서 정점에 이른 카르젤의 기술. 소환사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기술은 그 어떤 신비보다 위대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칭호 '영혼의 계약'을 획득하셨습니다. 장착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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