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4 第 6 話 =========================================================================
第 6 話 “6일째”
“굳건한 방어!”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48.]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제길!’
5레벨로 올라간 굳건한 방어는 모든 방어력을 50씩 올려주는 효과를 지녔다. 그런데도 이런 데미지가 들어온다면 지금의 화염 공격은 쌍두 머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는 뜻이다.
[생명력:2794/3795]
‘대략 1천정도 깎였나?’
아직 전투가 시작된 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정도 생명력이 깎였다면 아무리 나라도 해도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할 듯싶다.
‘레이안은…….’
리자드맨과 거리를 벌리며 레이안 쪽을 살펴본다. 레이안은 다섯 명의 사제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레이안이 잘 싸운다는 느낌보단 사제들이 정말 못 싸웠다.
마물 합성을 보여줄 때만 하더라도 뭔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불꽃 화살 같은 기초 마법과 뾰족한 단검을 들고 휘두르기만 했다. 그나마 사제 인원이 다섯 명이나 됐으니 저 정도라도 싸울 수 있었지, 그것도 아니었다면 진작 레이안에게 밀렸을 것만 같았다.
어쨌든 결론을 내리자면…….
레이안과 사제. 양쪽 모두의 실력이 비슷했다.
‘제작사 새끼들. 일부러 저렇게 설정해놓은 거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거 같다. 만일 레이안에게 리자드맨을 맡기면? 아마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레이안이 죽을 것이다. 반대로 사제들을 맡기면 실력이 비등해 시간만 끌게 된다.
벨런스가 너무 잘 맞아 떨어지지 않은가?
그러니 이런 의심도 자연스레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크라라랏!”
‘하긴, 지금 중요한 건 저 녀석이지.’
채앵!-
내려치는 리자드맨 검을 옆으로 비껴낸다. 이렇게 하면 데미지는 입지 않지만 무기 내구력이 깎여나가기에 계속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차라리 네르타스를 상대했던 방법으로 공략한다.’
“물품 보관창.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이로써 내 마나력은 깔끔하게 바닥난 상태. 대략 20~30 정도 남은 마나력으로 저 리자드맨과 싸울 생각은 없다. 따라서 난 다시 한 번 리자드맨의 검을 쳐내고는 아이템 창에서 마나 물약을 꺼내 마셨다.
[마나력이 400 회복합니다.]
[마나력이 400…….]
이 정도라면!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030.]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357]
거신의 질주 충돌과 리자드맨의 공격. 거의 동시에 이뤄졌지만 데미지로는 내가 유리했다. 거기다 6레벨인 제이어의 수호방패는 추가 생명력을 1천이나 증가시켜주는 효과까지 있다.
이런 공격 따위야 두 번 정도 더 맞아도 된다는 뜻!
‘최대한 빨리!’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021.]
“크라라라!”
웅웅-
‘스킬? 힘껏 치기?’
다시 거신의 질주를 맞은 리자드맨의 검은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푸른색의 빛이었는데, 언뜻 봐도 F랭크 스킬인 힘껏 치기 같았다.
“젠장.”
그냥 맞아도 400에 가까운 데미지가 들어오는 공격이다. 스킬까지 사용한다면 말할 것도 없다.
‘쳐낸다.’
먼저 저 공격을 쳐낸 뒤에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한다. 그런 식으로 빠르게 계산을 끝낸 나는 푸른색으로 빛나는 리자드맨의 검을 쳐내…….
채앵!-
“큭?!”
촤악!-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14.]
그러나 놀랍게도 리자드맨의 검은 내 검을 무시한 채 그대로 몸을 베어냈다. 엄청난 힘으로 인해 제대로 쳐내지 못한 것이다. 또 들어오는 데미지도 남달랐기에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웅웅-
‘뭐지? 힘껏 치기가 아닌가?’
힘껏 치기라면 한 번의 공격으로 빛이 사라진다. 그게 정상일 텐데, 저 리자드맨의 검은 계속해서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상태 정보창.”
[생명력:3093(+1000)/3795]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군.
그와 함께 제이어의 수호방패 영향으로 생명력은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다. 초당 20씩 채워지나? 물론 리자드맨이 입히는 데미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크라라랏!”
챙!- 채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491.]
‘역시 완전히 막아내는 건 힘들어.’
[무기 '타오르는 혼의 장검'의 내구력이 10% 남았습니다.]
‘응?’
아니, 몇 번 부딪쳤다고 내구력이 이 따위로 깎이지?
공격력이 무식한 리자드맨의 검과 부딪치니 내구력 소모는 심할 거라 예상을 했다. 하지만 이 정도 내구력은 믿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 무기를 수리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진작 수리할 걸!
어쨌든 무기가 버티지 못하는 이상 최대한 빨리 끝을 봐야만 된다. 난 재빨리 두 개의 마나 물약을 마시자마자 돌진을 감행했다.
“거신의 질주! 거신의 질주!”
콰앙!- 콰콰쾅!!-
[스킬 데미지! 1,024.]
[스킬 데미지! 1,019.]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03.]
“제기랄!”
더럽게도 안 죽네!
애초에 쌍두 머리 리자드맨이라면 끝나고도 남았다. 그런데 그 두 마리가 합쳐졌다고 해서 아직까지 죽지 않는다는 게 적지 않은 짜증을 유발시켰다.
콰앙!-
‘응? 뭐지?’
“크하핫! 보기보단 제법 버텼지만 슬슬 한계가 오는 거 같구나!”
리자드맨과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레이안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찌 된 영문인지 레이안은 저딴 사제들 하나 처리하지 못한 채 지친 기색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뭔가에 당한 건가?’
상황을 보니 위급한 거 같았다. 그러나 이 리자드맨을 상대로 무작정 레이안에게 다가갈 수도 없었다.
후, 젠장.
[마나력이 400 회복합니다.]
[마나력이 400…….]
남아있던 마지막 물약 2개를 마신다. 네르타스를 잡기 위해 총 20개의 물약을 구매했는데 이걸로 전부 다 마신 것이다.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내가 이동한 곳은 레이안 근처.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근처로 이동한 나는 곧장 돌진부터 감행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241.]
[스킬 데미지…….]
“루, 루딘 님?”
“동료들을 구출하세요!”
레이안에게 그 말을 남긴 난 다시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리자드맨 근처로 이동했다. 이때부터는 마나력도 없었기에 지구력은 2배로 소모된 상황. 그러나 바무트 사제가 있는 곳에 환영을 만들어뒀으니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크라라랏!”
쾅!-
‘이 녀석에겐 몇 초 버티지도 못하네.’
잠깐 사제들에게 갔다 왔을 뿐인데도 환영은 소멸해버렸다. 남은 지구력은 15% 정도. 게다가 마나 물약도 죄다 소모했기에 지금의 나로서는 이 리자드맨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이제 레이안을 믿어야 되나?’
방법은 두 가지 정도 있었다.
먼저 첫 번째는 사제들을 죽이는 것. 이 경우에는 소환사를 죽이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리자드맨도 없어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지친 레이안과 지속 시간 고작 20초밖에 되지 않는 환영으로 사제를 죽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방법을 그녀에게 지시했다.
바로 마법진에 갇힌 기사와 병사들을 구출하는 것이다.
일단 구출에 성공하기만 하면 숫자로 유리해진다. 그럼 사제들을 처리하는 것도 문제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레이안에게 동료를 구출하라는 말을 했고, 또 레이안은 충실히 내 말을 실행시켰다.
콰콰쾅!-
[바무트 교단의 결계가 부서졌습니다.]
[갇혀있던 기사와 병사들이 풀려납니다.]
“수고했다! 레이안!”
“본때를 보여주마!”
‘된 건가?’
언뜻 확인해보니 레이안은 동료들이 갇힌 마법진 외각에 검을 꽂아 넣고 있었다. 그걸로 결계가 부서졌는지 그곳에 갇혀 있던 기사와 병사들이 뛰쳐나와 바무트 사제를 무차별 공격하기 시작했고, 숫자에서 터무니없이 밀리는 사제들은 그들의 공격에 버틸 재간이 없었다.
‘어쨌든 끝났군.’
따지고 보면 이건 퀘스트다. 퀘스트 내용은 레이안의 동료를 구출하라는 거였고, 또 지금의 상황은 그 조건을 만족한 것과 다름없었다.
아마 이대로 버티기만 하면…….
“큭, 마물이여! 여길 도와랏!”
“크라라랏!”
응? 어딜 가려고?
“거신의 질주!”
남은 지구력을 전부 사용한다. 이 리자드맨이 기사들 쪽으로 달려들면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주저없이 거신의 질주를 사용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1,020.]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하필이면 이때 끝나다니.’
리자드맨도 내 거신의 질주에 잠깐 움찔했을 뿐, 완전히 방해하지는 못했다. 덕분에 리자드맨은 계속해서 기사들을 향해 달렸고, 난 그런 리자드맨을 보며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리자드맨? 아님 사제들을 공격해야 되나?’
둘 중에서 뭘 골라도 상관없다. 퀘스트는 거의 완료한 거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혹시라도 기사나 병사들이 죽을 가능성에 난 리자드맨을 선택했다.
‘그래도 뭔가 붙잡을 수 있는 스킬이라도 있다면 좋았을 텐데.’
여기서 황당한 건, 리자드맨의 민첩이 나보다 높은지 달리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제들의 명령에 따라 기사에게 접근한 리자드맨은 그대로 검을 휘둘렀지만, 다행스럽게도 대비하고 있었던 기사는 그 리자드맨의 공격을 막아냈다.
채앵!-
‘어?’
“큭, 녀석은 내가 상대하겠다!”
뭐야? 의외로 실력이 있잖아?
저 리자드맨의 검과 부딪치고도 빠르게 자세를 잡는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의 실력은 있는 듯했다. 그리고 저 정도 실력이라면 남은 사제들을 없애버릴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끌어줄 것도 같았다.
“컥! 빌어먹을…… 기사…….”
털썩-
그렇게 남은 사제가 단 한 명만이 됐을 때, 그 마지막으로 남은 사제는 마치 원한이 깃든 목소리로 외쳤다.
“미천한 것들이! 바무트님께서 천벌을 내릴 것이다!”
“헛소리마라!”
“젠장! 그 '마물'만 소환됐다면!”
“끝이다!”
촤악!-
“커헉!”
깔끔하게 휘둘러지는 검. 그 검에 베인 사제는 분통한 듯이 서서히 쓰러졌다.
“크라라라…….”
사제가 죽은 뒤, 내가 예상했던 대로 리자드맨 발밑에는 마법진이 생겨나더니 곧 그 리자드맨을 흡수하듯이 빨아드렸다. 비록 리자드맨을 처리하지 못한 탓에 보스 보상을 얻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이렇게라도 끝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NPC 의뢰를 완벽하게 완료했습니다.]
[조건:레이안의 생존. 바무트 교단의 음모 저지. 레이안의 동료 전원 생존.]
[기존 보상이 2배로 증가합니다.]
‘2배?’
[의뢰 경험치 50,0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이안의 호감도가 80 올라갑니다.]
[현재 레이안의 호감도 92.]
[띠링!~ 1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뭐가 이리 많이 올라가?’
정신없이 올라오는 메시지 창을 하나씩 읽어보고 있을 때, 마지막에 홀로 리자드맨을 막았던 한 남자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게 다가온 그는 감사의 표시인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이들을 이끌고 있는 제국 4소속 기사단 단장인 로센이라고 합니다.”
“루딘입니다.”
“예. 루딘 님. 덕분에 바무트 교단을 저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보답은 어떻게 갚아야 될지…….”
“괜찮아요. 제게도 나쁜 경험은 아니었으니.”
“아뇨, 루딘 님이 아니라면 저희 모두 재물이 됐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가진 게 없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신다면 하르페 제국 왕성으로 찾아와주십시오.”
‘기사단 추천장은 왕성에서 얻는 건가?’
퀘스트 보상 내역에는 기사단 추천서가 있었다. 그런데 그 추천서에 관한 메시지 내용은 없었다. 아마 왕성으로 가야 추천서를 주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드리겠습니다. 이건 저희 모두의 뜻과 같습니다.”
[제국 제4소속 기사단 전원과의 호감도가 10씩 올라갑니다.]
[현재 레이안의 호감도 100.]
[축하합니다! 당신은 NPC와의 호감도를 100 달성하셨습니다.]
호감도 100?
이렇게 달성하는 건가? 호감도 100은 내가 황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달성한 거였지만 뭔가 떨떠름했다. 별로 호감도를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올라가버리는 건가?
내가 그렇게 호감도 100의 메시지를 보고 있을 무렵, 어느새 다가온 레이안이 말을 걸어왔다.
“감사합니다. 루딘 님.”
“감사의 말은 루센 단장…님에게 들었어요.”
“아뇨, 개인적으로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호감도 100의 위력인가?
그 말을 하는 레이안의 눈빛은 심히 부담스러웠다. 마치 존경과 감사가 섞인, 일생의 은인으로 여기는 듯한 눈빛은 고작 퀘스트 하나를 해결한 내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혹시나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당신이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도와드리겠습니다.”
[NPC 동료 시스템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현재 NPC 동료:제국 제 4소속 기사단 레이안.]
[상태 정보창의 내용이 갱신됩니다.]
“…….”
동료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