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51화 (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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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6 話 “6일째”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스킬 시전과 함께 시야가 뒤바뀐다. 이동된 위치는 리자드맨의 옆. 그러나 이런 나의 이동에도 리자드맨의 시선은 정면을 향해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 정면에는 내가 만든 분신이 리자드맨을 향해 달려들었고, 리자드맨도 그런 내 분신에 대항하듯 소리를 질렀다.

키에에엑!

‘끝이다!’

“방패 치기!”

콰앙!-

[스킬 데미지! 278.]

[환영 적중 데미지! 92.]

은신까지 적용된 내 기습이 빗나갈 리가 없다! 먼저 방패 치기로 공격에 적중당한 리자드맨은 그 충격으로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그 틈을 노려 내가 만든 분신이 칼질을 했다.

순식간에 2:1이 된 싸움.

덧붙여 분신의 검술 실력은 나보다 훨씬 좋다. 리자드맨이 들고 있는 검과 방패를 교묘하게 피해 칼질을 한 분신의 성과는 내 메시지 창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환영 적중 데미지! 90.]

[환영 적중 데미지…….]

[환영 적중…….]

“방패 치기!”

콰앙!-

[스킬 데미지! 271.]

[전투 경험치 5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제 32레벨인가?”

혼자서 경험치 500짜리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음에도 레벨이 오르는 속도는 미미했다. 이제 1업이라니? 겨우 오른 레벨에 한탄을 하고 있을 때, 지속 시간이 다 된 분신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띠링!~ S랭크 스킬 '엘시크의 환영이동'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5, 민첩 5, 마력 8 증가합니다.]

“오.”

분신이 사라지자마자 뜬 메시지. 이건 레벨업 메시지보다 더 반갑다.

“이제 3레벨로 올랐으니…… 상세 정보. 엘시크의 환영이동.”

3레벨로 올랐다면 마나력 소모가 늘어난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상세 정보를 펼친 나는 변경된 능력치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S랭크 엘시크의 환영이동 효과] (LV3)

-반경 12→14M 내에 시선이 닿는 방향으로 이동.

-이동 시, 12→14초간 은신 효과.

-은신 상태에서 7→9% 추가 데미지 적용.

-원래 자리에 본인과 같은 환영이 생겨남.

-환영 지속 시간 15→20초.

-본인 최대 생명력의 13→16%를 환영의 생명력으로 적용.

-랜덤으로 1개의 스킬을 사용.

-환영 소멸 시, 자동으로 폭발.

-남은 생명력을 폭발 데미지로 적용.

*사용 시, 마나력 소모 300→60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10%.

‘역시.’

마나력 소모가 600으로 올라간 것을 확인한 난 한숨부터 내쉬었다. 엘시크의 환영이동도 엄청난 스킬이지만 마나력 소모가 이래서야 자주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반지를 10강으로 만들어야 되나?”

반지를 10강으로 만든다면 마나력은 초당 10씩 채워진다. 그럼 엘시크의 환영이동을 사용해도 1분이면 소모된 마나력을 전부 채울 수 있다는 말이다.

“뭐, 이 문제야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지금 내가 있는 위치는 예전에 라즈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늑대 인간 숲에서 조금 더 깊숙이 들어온 곳이다. 아마도 숲의 어떤 경계를 기준으로 늑대 인간과 리자드맨의 영역으로 나뉘는 듯했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또 다른 몬스터의 영역이 나오지 않을까?

흐음.

따지고 보면 이곳의 리자드맨이 주는 경험치는 푸른 돌 골렘에 비해 떨어졌다. 여기서 계속 사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왕이면 경험치를 더 많이 주는 곳에서 노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난 서서히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벅-

그러던 그때.

“……?”

잠깐 걸음을 멈춘다. 몬스터가 나타나진 않았다. 다만 내 앞에는 바닥에 쓰러진 어떤 여성이 있었다.

‘누구지?’

다가가 살펴보니 여자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어떤 일을 당했는지 모르겠으나 금발의 머리는 산발이 되었고, 입고 있는 갑옷은 여기저기 찌그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몬스터에게 다굴 맞은 것도 아니고.

뭐랄까? 뭔가 전쟁터에서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그 모습에 호기심이 생긴 난 그녀를 깨워보기로 했다.

“저기, 괜찮아요?”

“으…윽.”

“저기요?”

“무, 물…….”

물? 게임 안에서 뭔 물을 찾아?

“물 없는데요?”

“으윽, 무, 물…….”

“…….”

이제 보니 플레이어가 아니라 NPC 같았다. 난 기존 플레이어에게 생기지 않을 얼굴에 생채기와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그녀를 보며 NPC라 판단을 내리고는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했다.

‘아무래도 물을 줘야 다음으로 진행하는 거 같은데…….’

“물품 보관창.”

일단 아이템 창부터 열어본다. 내 아이템 창에는 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어보니 물을 대신할 뭔가를 찾을 수는 있었다.

[중급 마나 물약] (Normal)

설명:마나력을 회복시켜주는 물약이다. 물약 제작이라는 기술로도 만들 수 있다.

-마나력 400 회복.

-1회용 소모품.

‘이걸로 되려나?’

어제 푸른 돌 골렘의 보스. 네르타스를 잡기 위해 구매했던 물약이었다. 그 물약을 발견한 나는 하나를 꺼내 쓰러진 NPC에게 조심스레 먹여주었다.

꿀꺽- 꿀꺽-

‘잘도 마시는군.’

어쨌든 포션 한 병을 다 마시게 한 나는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으윽, 무, 물…….”

“…….”

이년이?

하는 수 없이 한 병 더 먹인다. 이대로 무시하기에는 이미 먹인 물약이 아까웠고, 이 뒤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결국 내 물약을 두 병이나 해치운 여성은 어찌어찌 정신을 차렸다.

“으…… 당신은?”

“모험가요.”

의뢰 길드에서 신출내기 모험가라는 칭호를 얻었던 난 어렵지 않게 모험가라고 소개할 수 있었다.

“모…험가? 아, 어쨌든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예. 그런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그…… 실은…….”

꼬르륵-

‘응?’

내게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플레이어는 공복에 관한 시스템이 없었으니 말이다. 즉, NPC에게서 나는 소리였다. 어쨌든 그 소리를 들은 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음식이 될 만한 것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음식?’

거참 퀘스트 하나 진행하기 힘들군.

문제는 음식이 없다는 정도? 음식은 없지만 다행히 그걸 대체할 만한 뭔가는 가지고 있었다.

[푸른 딸기]

‘굳이 따지자면 음식은 아닌 거 같지만.’

예전에 라즈와 같이 의뢰를 해결하고 얻은 보상이었다. 난 그 딸기를 30개 전부 꺼내 NPC에게 주었고, NPC는 그 딸기를 보자마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잘 먹는군.’

그렇게 푸른 딸기 30개를 모조리 해치운 NPC는 그제야 한숨 돌리며 내게 감사를 표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드리겠습니다. 전 제국 기사단 소속의 레이안이라 합니다.”

“루딘이요. 근데 무슨 일이 생긴 거죠?”

그녀 쪽에서 먼저 소개를 했기에 나 역시 소개를 했지만, 그 뒤에 한 질문의 뜻은 빨리 퀘스트나 내놔라는 거였다.

“그건…….”

이런 내 물음에 대답해야 될지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던 그녀였지만 결국 입을 열어 간략하게 설명했다.

“우연히 사악한 교단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저희들은 그 교단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받고 은신처로 들어갔지만…… 그만 함정에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교단?”

“예. 바무트 교단. 지배의 신을 섬기는 교단입니다. 그들은 마물을 지배해 뭔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아니, 여기서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빨리 이 사실을 왕성에 알려야만 합니다!”

“그럼 왕성에 알리러 가죠.”

대답을 한 나는 이게 연계 퀘스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왕성으로 가면 괜히 나더러 도와달라고 하고, 난 교단 은신처로 가서 피 터지게 싸워야 되는 연계 퀘스트가 말이다.

그러나 그런 나의 예상과는 달리, 레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전 함정으로 붙잡힌 동료들을 구출해야 됩니다. 죄송하지만 절 대신해 왕성으로 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NPC 의뢰가 생겨났습니다.]

‘왕성?’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왕성에는 내가 가야 되는 듯했다. 그럼 이 여자는 어떻게 되는 거지?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지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의뢰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기사 레이안을 대신해 왕성으로 가자.]

설명:기사 레이안은 자신을 대신해 왕성으로 갈 사람을 원합니다. 그녀를 돕고 싶다면 의뢰를 승낙하세요.

<퀘스트 수락:레이안의 호감도 5 상승.>

<퀘스트 거절:없음.>

<퀘스트 완료:경험치 500.>

<퀘스트 실패:없음.>

‘……보상은 쓰레기군.’

실패의 대한 패널티가 없는 탓일까? 보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험치 500이라니? 이건 주변에 돌아다니는 리자드맨을 잡아도 주는 경험치다. 괜히 왕성까지 가서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연계 퀘스트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그런데 동료를 구출하러 간다고?’

의뢰 내용에서 눈을 뗀 나는 기사 레이안을 바라봤다. 함정에 걸려 겨우 도망친 주제에 홀로 구출하겠다고 말하니 어이가 없었다.

“가면 구출할 수 있어요?”

“예.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는 개뿔.

솔직히 왕성으로 갈 시간이 아까웠다. 왕성으로 가도 연계 퀘스트가 나올지 의문이었고, 보상도 쓰레기였으니까. 때문에 난 다른 방법을 찾았다.

“그럴 게 아니라 역할을 바꾸죠. 제가 교단으로 갈 테니, 그쪽이 왕성으로 가서 알리세요.”

“예? 하지만 교단은 너무 위험합니다. 그런 위험한 곳에 그쪽을 보낼 수는 없어요.”

“싫다면 저도 거절하죠.”

전혀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로 거절하자 레이안의 표정은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진지하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바꾼 레이안은 어떻게 결정을 내렸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같이 가도록 하죠.”

‘응?’

[의뢰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의뢰 내용도 변경되나? 새로운 사실에 흥미를 가질 틈도 없이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한 레이안을 바라보았다. 둘 다 교단으로 향하면 왕성에 알릴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같이 가도 되나요?”

“생명의 은인을 죽게 놔둘 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혼자 가는 편이 편한데.’

내심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변경된 의뢰 내용을 살펴보았다.

[기사 레이안과 함께 붙잡힌 동료들을 구출하자.]

설명:기사 레이안은 생명의 은인인 당신을 돕고 싶은 마음과 붙잡힌 동료들로 인해 결국 교단으로 가려고 합니다. 그녀를 돕고 싶다면 의뢰를 승낙하세요.

<퀘스트 수락:레이안의 호감도 5 상승.>

<퀘스트 거절:의뢰 소멸.>

<퀘스트 완료:경험치 25,000. 레이안의 호감도 40 상승. 금화(5골드). 아이템(기사단 추천서).>

<퀘스트 실패:바무트 교단이 세상에 일부 등장.>

‘꽤 변했군.’

변경된 의뢰 내용도 내용이지만, 보상 부분에서 상당히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마 난이도가 올라간 탓에 보상도 그에 맞게 변한 거 같았다.

‘근데 거절하면 의뢰가 소멸되나?’

의뢰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횟수 제한도 있는 듯했다. 어쨌거나 내가 원하는 대로 교단으로 갈 수 있으니 이쯤에서 타협하기로 했다.

“같이 가죠.”

“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앞장서서 걷는 레이안. 저 표정을 보니 무슨 지옥으로 걸어가는 거 같았다.

그렇게 무서운가?

“바무트 교단이 강력한가 봐요?”

“예? 아뇨, 그런 것보다 그들의 본거지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뭐하면 본거지까지만 안내해주셔도 돼요.”

“안 됩니다.”

“…….”

뭐, 의지 하나만은 확고한 거 같았다.

어찌 됐든 앞장서서 걷는 레이안의 뒤를 천천히 따라간 나는 곧 바무트 교단의 본거지로 추측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입니다.”

“음.”

좀 의외라고 할까?

레이안을 따라 도착한 곳은 이 숲과 어울리지 않는 작은 신전이었다. 신전이라고 해도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 밖에 없어 꽤 작은 축에 속했지만, 이 정도로 눈에 띌 줄은 몰랐다.

“들어가죠.”

그 말을 하며 신전 안으로 걸음을 내딛는 순간.

[퀘스트 던전. '바무트 신전'의 입구를 발견하셨습니다.]

[이 던전은 1인 던전입니다. 파티 상태로 들어가시면 본인을 제외한 모든 파티원이 파티에서 제외됩니다.]

[들어가시겠습니까?]

‘퀘스트 던전?’

지금까지 플레이를 하면서 퀘스트 던전이라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던전은 무조건 탐색 스킬로 찾아야만 된다는 고정관념이 내 머릿속에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퀘스트 던전이라는 걸 보니 탐색 스킬이 없어도 던전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들어간다.”

[퀘스트 던전. '바무트 신전'으로 이동합니다.]

파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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