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9 第 6 話 =========================================================================
第 6 話 “6일째”
“침입자다! 막아라!”
“죽여라!”
또 부락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주변에 있던 오크들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달려들어도 내 이동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황. 난 내게 붙은 오크 한 마리를 베어내면서 라즈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야?”
-외각 쪽. 입구에서 오른쪽 부분에 있어.
“후, 조금만 더 기다려.”
-……미안.
“알면 됐어.”
곧장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달린다. 그렇게 1분 정도를 달리니, 일반 오크들보다 훨씬 큰 오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게 오크 족장인가? 확실히 다른 오크에 비해 크고, 또 입고 있는 장비도 색달랐다.
경갑 수준의 철제 갑옷과 뼈로 된 목걸이. 거기다 자신의 상체만한 크기를 지닌 도끼까지.
[도끼 부족의 오크 족장(BOSS)]
‘제대로 찾아왔군.’
이제 남은 건 족장을 상대하는 것이다.
“내가 족장이랑 싸우는 동시에 인질을 구출해.”
-응.
“거기 있었나? 쥐새끼 같은 인간!”
“쥐새끼라…….”
오크 족장을 중심으로 사방에는 많은 오크들이 있었다. 대충 10~20마리 정도? 하지만 나머지 오크들은 무시해도 될 정도의 공격력을 지녔으니 족장만 어떻게 처리하면 될 거 같았다.
“멋대로 내 영역에 침범한 걸 후회하게 해주마!”
“얼마든지!”
대화는 짧았다. 오크 족장은 순식간에 내게 접근해 도끼를 휘둘렀고, 그 속도는 나조차 제대로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 현재 내 민첩이 121이니, 이 오크 족장의 민첩은 못해도 150은 되는 듯했다.
캉!-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48.]
‘데미지가 들어오다니.’
오크 대전사에게도 들어오지 않던 데미지가 족장에게서는 들어오기 시작했다. 역시 보스급이란 말인가? 이런 평타 공격에도 데미지가 들어올 정도라면 조금 힘든 전투가 될 거란 예상이 들었다.
‘지금 내 상태가 어떻지?’
[생명력:3627/3773]
[마나력:71/1120]
[지구력:59.4%]
뭐, 버티긴 버티겠군.
남은 건 라즈가 모든 인질을 구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지금쯤이면 라즈도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움직이겠지. 그때까지 이 오크 족장을 처리한다면 좋겠지만 절반의 지구력으로는 힘들 듯했다.
“죽어랏!”
웅웅-
‘스킬?’
힘껏 치기인지 모르겠으나 오크 족장의 도끼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걸 본 나는 그 즉시 뒤로 뛰어 내리찍는 도끼를 피해냈고, 오크 족장은 그런 날 보며 내리찍은 도끼를 냅다 던져버렸다.
“……!?”
들고 있던 도끼를 던져? 날아오는 도끼는 워낙 크고 빨랐다. 아무래도 능력치 자체가 나보다 높은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피하기는 늦었다고 판단한 나는 방패를 들어 어떻게든 막아냈다.
콰앙!-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97.]
‘좀 강하군.’
그렇다고 해도 내 생명력은 아직 여유롭다.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크아아아!”
그때 도끼를 냅다 던진 오크 족장은 맨몸으로 내게 돌진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를 상대로 맨몸으로 돌진하다니? 난 돌진하는 오크 족장의 움직임을 맞춰 방패를 휘둘렀다.
“방패 치기!”
쾅!-
[스킬 데미지! 46.]
역시 거신의 질주가 아니면 안 되나?
동시에 휘두르는 오크 족장의 팔을 피해낸다. 첫 번째 공격이야 어렵지 않게 피했으나 휘두르는 오크 족장의 팔은 두 개였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휘두르는 오크 족장의 팔은 아무리 나라도 다 피하기가 어려웠고, 때문에 몇 번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1.]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43.]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큭.”
어차피 내 목적은 시간을 끄는 것이다. 때문에 거신의 질주도 사용하지 않고 상대하고 있는데, 이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 A랭크인 거신의 질주를 제외하면 데미지를 줄 수 없으니 다른 플레이어들은 오크 족장을 상대조차 못할 것이다.
‘나도 거신의 질주만 아니라면 엄두도 안 나겠는데.’
[상인 1명을 구출했습니다.]
음? 이제 3명 구출했나?
이미 두 명이 죽어버린 상황에서 8명 구출 보상을 받기는 글렀다. 따라서 5명만 구출하고 빠지는 게 옳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제 2명만 구출하면 이 의뢰도 끝난다는 의미였다.
-어때? 버틸 수 있겠어?
“빨리 해!”
-5분…… 아니, 3분만 버텨.
3분?
3분이 아니라 5분이라도 가능은 하다. 여차하면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쓰면 되니까. 내 예상인데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한다면 깎이는 생명력보다 채워지는 생명력이 훨씬 높을 듯했다.
‘그나저나 왜 직감이 발동되지 않지?’
다시 한 번 가까스로 오크 족장의 공격을 피해낸 나는 내심 직감이 발동되길 빌었지만 직감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발동되지 않은 걸 보면 이전에 직감은 내 착각이 아니었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상인 1명을 구출했습니다.]
‘설마 그때만큼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가?’
어찌 됐든 이제 남은 1명만 구출하면 이 의뢰를 끝낼 수 있다. 버티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 사실상 해결된 거나 다름이 없고 말이다.
“크하하핫! 나약한 인간 주제에 제법 버티는구나!”
“…….”
이 자식이 멋대로 떠드네?
내가 오크 족장을 죽이지 않는 이유는 괜히 어렵게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게 데미지를 주는 걸로 봐선 고작 1~2분 만에 죽일 수 있을 거 같지도 않았고, 설사 죽인다고 해도 오크 족장에게서 나온 아이템이 다른 파티원에게 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띠링!~ F랭크 스킬. '기초 방패 수련'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1, 체력 1 증가합니다.]
‘호? 이렇게도 수련이 되는군.’
가능하다면 이대로 기초 방패 수련도 10레벨을 찍고 싶었지만…….
[상인 1명을 구출했습니다.]
[의뢰가 일시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됐어! 이제 빠져나와!
어느새 라즈가 다섯 번째 상인을 구출했는지 의뢰는 일시적으로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생겨났다. 내용을 읽어보니 이대로 빠져나가도 보상은 주는 모양이다. 또한 내 애초의 목적은 랜덤 스킬북이니 이대로 빠져나가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쉽지만 스킬 수련은 다음에 할까.’
“이동한다.”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파밧!-
명령어와 함께 내 시야가 뒤바뀐다. 바로 의뢰 길드 앞으로 돌아온 나는 2명이 죽고 6명만 남은 파티원을 둘러보았다. 그나저나 다들 지친 거 같은데 착각인가?
누가 봐도 제일 고생한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 루딘 님. 무사하셨군요.”
“예.”
그때 나와 함께 미끼 역할을 했던 플레이어가 말을 걸어왔다. 안부를 묻는 그의 태도가 익숙하진 않았으나 그 호의까지 무시할 수 없었던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줬고, 라즈는 이곳으로 이동하자마자 곧장 의뢰 길드로 들어가 완료 보고를 했다.
[의뢰 완료 보상 1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의뢰 완료 보상 랜덤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이 40 올랐습니다.]
‘이로써 랜덤 스킬북은 2권인가?’
이 두 권으로 뭘 얻어야 될지 고민 좀 해야 될 듯싶다.
“수고했어.”
랜덤 스킬북을 획득했다는 메시지를 보고 있을 때, 의뢰를 보고하고 돌아온 라즈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랜덤 스킬북이 그렇게 좋은가?
“수고는 무슨. 파티 탈퇴.”
[파티에 탈퇴하셨습니다.]
“응? 왜 탈퇴해?”
“의뢰도 끝났잖아. 내 할 일 해야지.”
“아, 그러네. 뭐할 거야?”
“일단 명품관에 들어가 보려고.”
명품관에 들어갈 수 있는 명성 제한은 150. 이번 의뢰로 내 명성은 169가 됐으니 입장은 가능하다. 그러니 한 번쯤은 들어가야 되지 않겠는가?
“아쉽네.”
“왜?”
“아니, 같이 탐색이나 할까 했거든.”
탐색은 무슨.
“난 탐색 스킬도 없어.”
거기까지만 말한 나는 라즈를 향해 손 한 번 흔들어 보이고는 의뢰 길드 안으로 들어왔다. 명품관이 의뢰 길드 안에 있다고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철커덕-
“의뢰 길드에 어서 오세요. 어떤 일로 오셨나요?”
카운터에 앉아 있던 여인이 일어나 웃으며 나를 반겨줬다.
“명품관에 들어가려고요.”
“명품관은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여인이 가리킨 곳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저 계단으로 내려가면 명품관인 듯했다.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의아하긴 했지만 어차피 시스템으로 묶인 플레이어들에겐 사람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을 듯했다.
저벅-
[명품관으로 들어갑니다.]
[현재 루딘 님의 명성 수치는 169. 명품관 1층까지 이용이 가능합니다.]
‘1층?’
지하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내딛자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 창이 올라왔다. 명품관 1층이라면 2층도 있다는 건가? 하지만 인터넷에서도 다음 층으로 갔다는 사람은 없었다.
“오.”
지하에 위치한 명품관은 상당히 넓었다. 또 그 넓은 공간에는 각종 무기를 포함해 방어구, 물약 등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왜 사람이 없지?’
그저 NPC로 보이는 사람 한 명 뿐, 플레이어는 없었다. 아무래도 개개인의 공간으로 따로 분류되는 거 같았다.
“어서 오십시오. 명품관에.”
“아, 예.”
둘러보는 사이, NPC 사내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혹시라도 찾으시는 물건이 있다면 제게 말씀하십시오.”
원래 명품관에 찾아온 목적은 그냥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였다. 강화석도 있다고 하니 한 번 확인할 생각도 있었고, 괜찮은 아이템이 있다면 구매할 생각도 있었다.
그럼 현재 내가 제일 필요한 아이템은…….
“팔찌를 보죠.”
“팔찌라면 저쪽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현재 내가 지닌 장비 중에서 팔찌만이 유일한 일반 아이템이었다. 그래서 팔찌를 선택한 것이다. 덧붙여 마나가 상승하는 팔찌를 찾는다면 앞으로의 스킬 활용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아이템을 구매하실 때에는 손에 든 채로 '구매'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 예.”
‘그나저나 어떤 팔찌가 있을까.’
팔찌가 진열된 곳까지 이동한 나는 가까이 있는 팔찌부터 확인했다.
[신속함의 팔찌] (Magic)
설명:마법이 부여된 팔찌. 예술품으로도 가치가 있는 팔찌에다 착용자의 몸을 한층 더 가볍게 해주는 마법이 걸린 팔찌다.
<민첩(10)>
내구력:25/25
*이동 속도 5% 상승.
(가격 10골드)
‘와…… 씨발. 가격보소?’
현재 내가 가진 돈은 적지 않다. 어제 엠페러 길드와 난전을 펼쳐 모은 돈이 14골드 이상이었으니 이 팔찌를 구매할 여력은 충분하다. 그런데도 섣불리 손이 가지 않은 건 팔찌의 가격이 내 상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옵션은 분명 좋긴 한데…….”
일단 민첩이 10 상승한다. 육탄전을 벌이며 싸우는 내겐 무엇보다 유용한 능력치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가격이 깡패네.”
가격이 이래서야 구매할 수 없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는 다른 팔찌도 확인해봤다.
[거미 눈알 팔찌] (Magic)
설명:거미 눈알을 박아 장식된 팔찌. 희미하게나마 마력이 깃든 거미 눈알에는 독을 저항하는 힘이 깃들어져 있다.
<지능(5), 마력(5)>
내구력:20/20
*중독 지속 시간 30% 감소.
(가격 9골드 20실버)
“…….”
매직급 아이템이 죄다 이런 가격이라면 대략 1개 밖에 구매하지 못할 거 같았다. 차라리 마을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결국 팔찌를 원래 자리로 놓은 난 다른 아이템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문득 내게 없는 종류의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망토?’
한쪽에는 각종 색깔의 망토가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 시선은 장착하고 있는 푸른 돌 세트와 비슷한 색깔을 지닌 망토에 고정되었다.
푸른색 망토라…….
‘구경이라도 해보자.’
[바람막이 망토] (Magic)
설명:매서운 바람에 몸을 보호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망토. 그 용도에 맞게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미약하게나마 줄일 수 있다.
<근력(2), 민첩(6)>
내구력:40/40
*바람 속성 저항력 3% 상승.
(가격 9골드 50실버)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가격이다. 이런 능력치의 망토가 9골드 50실버라니? 더군다나 방어력도 없다. 방어력이 없다는 건 장신구와 똑같은 취급의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강화석도 있다고 했는데…….’
대략 이곳의 물건과 가격을 알아본 나는 개당 5골드나 한다는 강화석을 찾아봤다. 아이템이 종류별로 정리된 탓에 강화석이 있는 위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