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41화 (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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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5 話 “5일째”

“후우.”

이 피로는 언제쯤 익숙해지려나.

현재 시간은 10시 2분. 어제 로이나와 협상을 하고 접속을 종료한 나는 저녁 10시쯤에 잠들 수 있었다.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지만 일어난 시간은 어김없이 아침 9시가 넘어선 시간.

뭐, 10시가 넘어 일어난 첫날과 비교하면 조금은 양호한 시간이긴 했다.

‘그것도 10시에 잤기 때문이지만.’

평소대로 11~12시에 잤다면 지금 이 시간에 일어났을까?

“후,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된 거 같은데.”

한숨을 내쉬며 황혼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참고로 어제 접속 종료했을 때의 내 레벨은 22. 거의 10시간 내내 골렘을 잡은 것치고는 미미하게 오른 레벨이었다.

그러나 파티 인원이 13명이었고, 골렘 또한 한 마리씩 조심스럽게 잡았기 때문인지라 불만을 갖기도 그랬다.

딸각-

아무튼 황혼 홈페이지에 접속한 나는 게시판을 클릭했고, 곧이어 사람들이 올린 글을 차례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생산 스킬과 관련된 팁!]

[내용:생산 스킬을 찍고 싶은데 스킬은 없고, 또 도서관에서 구매하자니 랭크가 낮다고 배우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무조건 배우세요.

만일 F랭크 요리를 배웠다고 칩시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E랭크 스킬이 나왔습니다. 그럼 F랭크 스킬은 필요가 없으니 삭제합니다. 여기서가 중요한데, F랭크 스킬이 삭제되면 그 경험치는 E랭크 요리 스킬로 갑니다.

어제 제가 확인해본 결과, F랭크 요리 스킬 5레벨을 삭제해보니 E랭크 요리 스킬이 4레벨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니 다들 걱정하지 마시고, 생산을 찍으셔도 됩니다.

다만 전투 스킬은 해당이 안 되더군요. 이 시스템은 무조건 생산 스킬에만 유효합니다.]

“오?”

의외의 팁이다.

랭크가 낮은 생산 스킬은 배워도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시스템이 있었나? 하위 랭크가 상위 랭크의 경험치가 된다면…….

“나중에 상위 랭크가 나와도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네.”

뭐, 그렇다고 C랭크 이상의 제작 스킬을 얻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S랭크와 A랭크 스킬에 묻혀서 그렇지, C랭크도 현재로선 상위 스킬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이상의 스킬을 얻으려면 랜덤 스킬북밖에 없었는데, 그 랜덤 스킬북에서 무조건 제작 스킬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었다.

당분간 C랭크로 만족하는 수밖에.

딸각-

[생명력! 체력! 무조건 올리세요!]

[내용:생명력이나 그 생명력을 올려주는 체력은 무조건 찍으세요! 그래야 사냥이 편해집니다. 어제 어떤 이상한 놈이랑 의뢰를 했는데, 지는 마법사라고 체력이라는 능력치가 아예 없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됐을 거 같습니까?

의뢰를 하던 도중에 화살 한 방 맞고 뻗었습니다. ㅆㅍ! 덕분에 저랑 파티원은 개고생을 하면서 의뢰를 해결했죠. 아무리 마법사라고 해도 기본적인 체력은 찍고 시작합시다!]

“나랑 관계없는 말이네.”

생명력만 2천이 넘어가는 내겐 딱히 와 닿지 않은 내용이었다. 아마 플레이어 중에서 최강의 생명력을 자랑하지 않을까? 만일 생명력이 랭킹으로 표시된다면 당당히 1위가 될 거란 자신이 있었다.

“다음 글.”

[세트 아이템은 무조건 던전에서만 나옵니다.]

[내용:많은 분들이 세트 아이템을 찾고 있지만 그 세트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던전을 필수적으로 가야 됩니다. 필드에서는 세트 아이템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아마 확실할 겁니다. 그러니 세트 아이템을 얻고 싶으시다면 던전으로 가세요.]

“세트 아이템은 던전에서만 나오나?”

분명 지금까지 얻었던 세트 아이템은 모두 던전에서 구한 거였다. 다만 대부분의 던전은 길드가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 길드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세트 아이템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아님 현금으로 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던전을 많이 보유한 길드의 영향력이 상당할 거 같았다.

딸각-

[황혼에서의 칭호!]

[내용:황혼에서 획득할 수 있는 칭호는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나옵니다. 여기서 제일 간단한 건 명성 100을 찍는 거죠. 두 번째는 특정 NPC에게 인정을 받는 겁니다. 예를 들어 검술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검술이 뛰어난 NPC에게 가서 대련 같은 걸로 인정을 받으시면 칭호를 획득하는 거죠. 마지막 방법은 엠페러 길드 마스터처럼 S랭크 스킬을 얻는 겁니다. 특히나 S랭크로 얻은 칭호는 여타 칭호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거 같습니다.

여기서 혹시나 다른 방법으로 칭호를 획득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S랭크를 얻어도 무조건 주진 않는데.”

이미 2개의 S랭크 스킬을 획득한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알려줄 생각 따위는 없다. 내가 알려줘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따지고 보면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들도 이득이 없었지만 계속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 바빴다.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할까.

‘아님 내가 이상한 건가.’

잠시나마 그런 고민을 한 나는 다음 글을 클릭했다.

[명품관 등장!!]

[내용:오늘 새벽에 드디어 저희 길드원과 명성 150을 찍었습니다. 명성 150을 찍으니 의뢰 길드 지하에 있는 명품관에 들어갈 자격을 주더군요. 거길 들어가 보니 강화석 같은 아이템들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강화석 가격은 5골드 -_-

그 외에도 괜찮은 아이템들도 많으니 어서들 명성 올리세요.]

“명품관?”

들어가는 조건이 명성 150인 거야 넘어가더라도 강화석을 팔고 있다는 건 의외였다. 문제는 가격인데, 명품관에서 5골드라는 가격에 팔고 있으니 사람들이 구한 강화석의 가격은 대충이나마 짐작이 갔다.

“한 4골드에 팔려나?”

개당 4골드라…….

만일 10번 강화한다면 40골드라는 가격에 해당된다. 40골드라면 현금으로 800만 원. 엄청난 액수다. 10번 다 강화해도 800만 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말이다.

‘그때 봤던 강화 수치를 생각하면 불가능할 거 같은데.’

또 말이 800만 원이지, 명품관에서 구매한다면 1천만 원이나 해당하는 금액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그 정도 돈을 벌기 위해 며칠 간 직감만 사용했는데, 이건 강화 비용으로만 1천만 원을 쓰게 생긴 것이다.

‘아무래도 보류하는 편이…….’

좋을 듯싶다. 강화 비용으로 1천만 원이나 써야 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던 탓이기도 하다.

‘하긴, 내가 먼저 시도할 필요는 없지.’

명품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명성은 150.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강화된 아이템이 현금 게시판에 올라올 것이다. 그럼 그때 강화된 아이템이 얼마에 팔리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팔린다면 나도 강화해서 팔면 되고 말이다.

딸각-

“음.”

접속이나 해볼까.

어느 정도 게시판의 글을 살펴본 나는 슬슬 푸른 돌 장비를 구하기 위해 황혼으로 접속하기로 했다. 6시간의 사냥으로 모든 세트 아이템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되지 않겠는가?

“게임 시작.”

팟!-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황혼에 접속을 한 내 위치는 여전히 푸른 돌 골렘이 등장하는 동굴이었다. 어제 이곳에서 접속을 종료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 로이나의 길드원이 없네.’

아침이라 그런가? 아님 월요일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아무도 없다면 내게도 좋은 일이었다.

쿵- 쿵-

“마침 오는군.”

사실 어제의 사냥은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았다.

무려 10여 명이 넘는 인원으로 구성됐음에도 사냥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차라리 나 혼자 잡는 게 훨씬 빠르지 않을까?

확실한 건,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하면 거신의 질주 데미지가 대폭 늘어난다는 점이다. 레이드용 보스인 투루가 그 증거이기도 했다. 예상외로 상당한 데미지가 떴으니 말이다. 그러니 저런 골렘 따위는 순식간에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어제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이제 그 의문을 해결할 차례.

난 내게 다가오는 푸른 돌 골렘을 보며 스킬 두 개를 시전했다.

“제이어의 수호방패. 거신의 질주.”

파밧!-

콰콰콰콱!!-

새하얀 빛기둥에 붉은 폭풍이 휘몰아친다. 여기서 환영이동까지 사용하면 현재 내가 지닌 최고의 공격이다. 그리고 그 공격력은 투루에게서 확인을 했다.

‘하지만 저딴 골렘에겐 그럴 필요가 없지.’

여기서 환영이동까지 사용하면 소모되는 지구력만 54%다. 아니, 지금은 검은 야수 세트 효과로 지구력 10% 감소 효과가 있으니 대략 50%. 하지만 일격에 골렘을 죽이지 못한다면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해야만 했다.

그럴 바에 환영이동은 제외하고 거신의 질주를 두 번 사용하는 편이 나았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774.]

“거신의 질주!”

거신의 질주로 골렘과 부딪친 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했다. 일단 부딪치기만 하면 거신의 질주 데미지가 적용되니 사실상 돌진 거리의 대한 의미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770.]

[전투 경험치 700 획득!]

“오.”

그렇게 단 두 번의 공격으로 허물어지는 푸른 돌 골렘을 보며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걸 확신했다. 역시 S랭크 스킬이랄까? 어젠 300대의 데미지가 떴는데, 오늘은 제이어의 수호방패 하나로 700이 넘는 데미지를 띄운 것이다.

‘그리고 쓴 지구력도 45% 정도니.’

라즈의 던전에서 사냥했을 때와 똑같다. 남의 던전에서 세트 아이템을 얻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도, 몬스터가 두 방에 죽는 것도 말이다. 다만 이번에는 로이나의 길드를 도와줘야 된다는 게 다를 뿐이다.

“그나저나 오늘 안에 다 구해야 될 텐데.”

오늘 안에 다 구하지 못한다면? 또 로이나에게 부탁해야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두 번이나 같은 부탁을 하기엔 내가 싫다고 할까?

어쨌거나 세트 아이템을 다 모으기 위해서는 쉴 틈 없이 움직여야 될 듯싶었다.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947.]

[전투 경험치 7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푸른 돌 투구'를 획득하셨습니다!]

“씨발, 드디어 다 구했다!”

지금까지 사냥한 시간을 계산하면 10시간은 될 거 같았다. 그 10시간 동안 지구력만 채워 계속 골렘을 잡은 난 드디어 모든 세트 아이템을 구할 수 있었고, 덤으로 장갑과 갑옷을 하나씩 더 구할 수 있었다.

“드랍률 진짜 거지 같네.”

참고로 드랍률이란 아이템이 나오는 확률을 뜻한다.

‘후, 그보다 사냥하면서 이렇게 초조해진 건 처음이네.’

라즈의 던전에서는 느긋하게 사냥한 반면, 이곳에서는 시간제한이 있었기에 나름 필사적으로 사냥한 거 같았다. 그 대가로 모든 세트 아이템을 구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입어볼까.’

난 입고 있던 검은 야수 세트를 아이템 창에 집어넣고는 여기서 획득한 푸른 돌 세트를 착용했다.

[세트 효과가 발동됩니다.]

자, 그럼.

“상태 정보창.”

난 기대되는 마음으로 상태 정보창을 열었다.

[이름:루딘]

[칭호:수호의 방패]

[레벨:28]

[명성:124]

[생명력:3294/3366]

[마나력:7/600]

[지구력:55.6%]

[공격력:367] [마법 공격력:66]

[방어력:508] [마법 방어력:389]

[능력치]

근력(249) 지능(37) 민첩(106)

체력(168) 마력(17) 기술(32)

[습득한 스킬:11/30]

“오오!”

생명력은 3천을 넘어섰고, 방어력은 500을 넘어섰다. 대신 민첩이 상당량 떨어지긴 했는데, 어차피 나야 몸으로 부딪치며 싸우는 스타일이니 떨어진 민첩이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이 정도 방어력이면 C랭크 의뢰도 할 수 있겠는데?”

어제 D랭크 의뢰를 해본 결과, 그리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때문에 C랭크 의뢰에 욕심을 냈지만 그 C랭크 의뢰를 받기 위해서는 10골드의 돈이 필요했다.

참고로 내겐 10골드라는 돈도 없었다. 딱 9골드 54실버.

어떻게 남은 46실버를 채울 수도 있겠지만…….

‘의뢰에 실패하면 10골드 그냥 날아가는 거 아냐?’

“…….”

뭐, C랭크 의뢰는 나중에 여유가 생기는 대로 할까.

어쨌든 지금까지의 사냥으로 제이어의 수호방패는 6레벨. 거신의 질주는 8레벨로 오른 상태. 거기에 패시브 스킬인 기초 방패 수련과 전투 회복도 각각 6레벨로 올라갔다.

이젠 웬만한 적들은 내 돌진에 버티지 못할 테고, 또 그런 상황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그려졌던 것이다.

‘아, 차라리 여기 보스나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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