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9 第 4 話 =========================================================================
第 4 話 “4일째”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392.]
“꾸엑!”
전투는 내 예상대로 엄청 간단했다. 지금과 같이 거신의 질주로 멧돼지를 날려버리면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라즈가 화살을 쏜다. 그럼 멧돼지의 시선이 라즈에게 향했고, 그 사이에 내가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하면 멧돼지는 그냥 죽어버렸다.
[띠링!~ A랭크 스킬 '거신의 질주'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6, 민첩 6 증가합니다.]
드디어 올랐나?
4레벨로 떨어진 거신의 질주가 다시 5레벨이 된 것을 확인한 나는 멧돼지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거신의 질주!”
[스킬 데미지! 383.]
[전투 경험치 228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 레벨까지 올랐네.’
죽어서 잃어버린 걸 서서히 회복하는 느낌이다. 이제 로이나가 찾은 던전에서 사냥하면 남은 레벨도 올릴 수 있겠지? 잘하면 오늘 안에 떨어진 레벨 이상 올릴 것도 같았다.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드디어 다 잡았네.”
고개를 돌려보니 라즈는 뭔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여자도 레벨업을 한 건가?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었던 난 그저 의아하게 생각했을 뿐이지만, 라즈는 직접 물어봐야 만족하는 성격인 듯싶다.
“그거 몇 랭크 스킬이야?”
“거신의 질주?”
“응.”
역시 그게 궁금한 건가? 뭐, 지금까지 줄기차게 사용했으니 라즈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어제 던전에서 물어보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랄까?
어쨌거나 그녀의 질문에 답한다.
“A랭크.”
“와, 역시 A랭크구나. 인터넷에서 A랭크 스킬을 얻었다는 사람이 있긴 있었지만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감탄하는 라즈.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누군가 A랭크를 얻어서 인터넷에 올린 모양이다.
“부럽다. 나도 A랭크를 가지고 싶은데.”
“S랭크가 아니고?”
“그건 너무 큰 욕심이잖아.”
별게 다 욕심이군.
A랭크라고 말했지만 별로 신경 쓰이진 않았다. 새벽의 여명 마스터도 A랭크 스킬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의외로 A랭크 스킬을 가진 사람인 많은 듯했다.
“아, 그럼 어제 번쩍하고 빛났던 건 몇 랭크 스킬이야? 그리고 분신술은?”
“돌아가자.”
“응? 아니, 대답은 해주고…….”
“이동한다.”
[원래 있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파밧!-
대답 대신 원래 장소로 이동한 곳은 의뢰 길드 안이었다. 그곳으로 이동한 난 곧바로 안내원에게 보고를 했고, 그 보고가 끝나자마자 다시 메시지 창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었다.
[의뢰 완료 보상 2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명성이 45 올랐습니다.]
[푸른 딸기 30개를 획득하셨습니다.]
‘푸른 딸기라…….’
이건 뭐 요리할 때 쓰는 건가?
[당신의 명성이 아주 조금이나마 이 대륙에 알려집니다.]
[칭호 '신출내기 모험가'를 획득하셨습니다. 장착하시겠습니까?]
“어? 칭호?”
갑자기 무슨 칭호지? 메시지 내용을 읽어보면 명성이 일정 수치 이상 오르면 획득하는 칭호 같았다. 난 그렇게 생각하며 획득한 칭호의 능력을 확인했다.
[신출내기 모험가] (칭호)
설명:명성이 아주 조금이나마 이 대륙에 알려졌다!
-근력 5 상승.
-지능 5 상승.
-민첩 5 상승.
‘……이것도 칭호라고 던져주다니.’
나야 수호의 방패가 있으니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지만, 아무런 칭호도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칭호라도 감사하게 받을 거 같았다.
“아싸!~ 칭호다!”
그 증거로 기뻐하는 라즈가 옆에 있지 않은가?
“생각보다 좋은데? 그치?”
‘전혀.’
[띠링!~ 당신은 두 개 이상의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는 하루에 3번까지 교체할 수 있습니다. 교체하고 싶으시다면 '칭호 교체'라고 외치시면 됩니다.]
“음, 이런 것도 있었군.”
“응? 뭐가?”
“아니, 아무것도.”
고개를 저으며 그 말을 한 나는 파티에서 탈퇴했다. 이제 아이템 창에 있는 장검과 기타 장비를 사람들에게 팔고 로이나를 만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몇몇 장비들도 바꾸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빠듯할 거 같았기에 애초에 포기하기로 했다.
“파티 탈퇴? 아직 시간 좀 남지 않았어?”
“아이템 좀 팔려고.”
“그럼 나도 같이 가.”
“너는 왜?”
“나도 얻은 아이템을 팔아야지. 혹시나 죽으면 다 떨어지잖아.”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얻은 아이템이라 해봐야 멧돼지 가죽뿐이잖아?”
“그거 말고도 많아. 어제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도 있으니까.”
그 실력으로 던전에 있는 늑대들을 잡았다는 게 놀랍다. 아마 은신과 함정으로 잡은 거겠지? 아까 멧돼지를 잡은 것만 봐도 함정의 데미지는 의외로 높은 듯했다.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하며 거리로 도착한 난 무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부터 찾았다.
“소환수 관련 아이템 삽니다!”
“공격력 높은 무기 삽니다! 공격력만 봅니다!”
“특수 스텟이 올라가는 아이템 사요!”
‘여전히 시끌벅적하군.’
그래도 내가 원하는 사람은 찾을 수 있었다. 난 공격력이 높은 무기를 산다는 사람에게 다가가 장검을 꺼내 보여주었다.
“이 무기는 어떤가요?”
“아, 잠시만요. 확인 좀 해도 돼요?”
당연히 끄덕인다. 확인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공격력을 보겠는가? 그리고 내 장검이 공격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지도 않았기에 자신 있게 장검을 보여주었고, 그 플레이어는 내 장검을 확인하더니 곧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이거 공격력이 102나 되네요. 얼마예요?”
“40실버만 주세요.”
40실버라는 가격에 플레이어는 거리낌도 없이 값을 지불하였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랄까? 나로서도 이렇게 거래가 빨리 끝나니 기분이 좋았다.
그때, 지금의 거래를 지켜보고 있던 라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검의 공격력이 102? 어떻게 구한 거야?”
어떻게 구하긴.
“내가 직접 만들었어.”
“너 제작 스킬도 가지고 있었어?”
“응.”
대수롭지 않게 끄덕이는 나를 본 라즈는 곧 다음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그렇다고 해도 공격력이 102면…… 스킬 레벨이 대체 몇이라는 거야?”
“당연히 10레벨이지.”
10레벨이라는 내 대답에 라즈는 놀란 눈빛을 보였다. 왠지 거신의 질주가 A랭크라는 말보다 더 놀란 거 같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뭐, 생각해보면 올리기가 더럽게 힘든 스킬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라즈는 이내 헤실헤실 웃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저기, 혹시 괜찮다면 내 무기도 만들어줄 수 있어?”
“무기? 활?”
“응.”
“무기 제작 목록에 분명 활도 있지만…….”
나무로 만들어야 되지 않나? 참고로 내겐 나무가 없다. 뭐, 남은 철괴를 보면 활 하나는 만들 수 있지만.
“재료만 가져와. 만들어줄 테니까.”
“어? 정말? 대신 던전을 발견하게 되면 네게도 알려줄게.”
응?
“그래도 돼?”
“안 될 건 뭐야. 10레벨 제작자가 만들어준다는데. 근데 지금 당장은 안 되겠지?”
“그야 그렇지.”
이제 곧 로이나와 만나야 될 시간이다. 그런 와중에 재료를 찾아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다행이 라즈도 그걸 깨달았는지 거기에 대해 색다른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 친구 등록하자.”
“친구 등록?”
“어차피 오늘 안에 만들어주긴 힘들잖아. 그러니 내일이라도 만들어줘.”
확실히 만들어준다고 말했으니 연락할 수단은 필요하다. 그게 친구 등록이라는 건가? 모르는 건 아니다. 아마 친구 등록을 하면 떨어져 있어도 연락할 수 있을 것이다.
‘황혼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플레이어 '라즈'님께서 친구 등록을 요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한다.”
[플레이어 '라즈'님과 친구 등록을 하셨습니다.]
[명령어 '친구 목록창'으로 등록된 플레이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라즈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라즈 역시 이걸로 목적은 달성했는지 내게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난 재료 구하러 가볼게. 너도 수고해.”
그 말을 남기며 떠나는 라즈에게서 눈을 뗀 나는 남은 두 자루의 장검도 어찌어찌 40실버에 팔아버렸고, 이전까지 입고 있었던 장비들도 도합 38실버에 팔아버리고는 로이나를 만나기 위해 북쪽 성문으로 향했다.
의외로 아이템을 파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모했으니 먼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또 그런 생각으로 북쪽 성문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로이나의 모습이 보였다.
“오셨네요.”
“예. 근데…….”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길드원인가? 살펴보니 10여명이 넘는 사람이 로이나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설마 이 인원이 죄다 가는 건가?’
정확히 세어보니 총 12명이었다. 아니, 나까지 13명이다. 내심 더럽게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드러내지 않고 로이나에게 말했다.
“다 모였으면 출발하죠.”
“그래요. 아, 돈은 사냥이 끝나고 나서 드릴게요. 괜찮죠?”
“사냥이 끝나고 나서요?”
“예.”
흐음.
뭐, 돈만 받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 문제는 돈을 받을 방법에 대해서다. 계좌로 넣어주려나? 이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물어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어떻게 주실 건데요?”
“음, 계좌로 넣어드릴게요. 어때요?”
“상관없죠.”
“정해졌네요.”
[플레이어 '로이나' 님께서 파티를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
[파티에 가입하셨습니다.]
[현재 파티원 13명. (루딘, 로이나, 호크, 케인………)]
파티에는 먼저 가입한 플레이어들의 이름이 길게 나열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전부 기억할 필요는 없었기에 대충 훑어만 보고 끝냈다. 어쨌든 나까지 파티에 가입하자, 로이나는 새삼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이름이 루딘 님이시네요.”
‘음?’
아직도 내 아이디를 모르고 있었나? 생각해 보니 내 아이디를 말한 기억이 없다는 걸 떠올렸다.
나도 참 무심하기도 하지.
“일단 던전으로 가면서 이야기해요.”
그런 로이나의 말에 따라 다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움직이는 로이나의 길드원을 보니 각각 2~3명씩 뭉쳐 따로 길을 걷고 있었다. 같은 길드원이지만 서로 간에 낯선 느낌이 든다고 할까?
“아, 루딘 님. 투루는 어땠나요?”
“투루요? 아시겠지만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요.”
지금 생각해도 투루를 공략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처음에 사용한 나무줄기는 광범위로 묶어버렸고, 그 다음에 사용한 얼음은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갔으니 멀리 있을수록 피하기가 어려웠다.
근접 계열이 시선을 끌면 모르겠으나, 한 대 맞으면 데미지가 1천 이상 들어오니 사실상 잡을 녀석이 아닌 게 확실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발동된 직감.
그 직감으로 투루의 공격을 피해냈다는 사실을 떠올린 나는 왠지 모를 가능성을 느꼈다. 만일 그때 발동된 직감을 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투루의 공격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하며 말이다.
“그 S랭크 스킬을 가진 엠페러 길드 마스터도 불가능한가요?”
“글쎄요? 아마 힘들 걸요.”
S랭크 스킬은 개뿔. 내가 S랭크 스킬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데도 투루에게 졌다. 칭호가 방어 특화로 된 내가 딱 2대 맞고 죽었는데 그 엠페러 길드라고 별수 있을까? 물론 그 멸살검이라는 걸로 한 방에 죽이면 된다.
‘뭐, 데미지가 1만 정도 뜨면 되려나?’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지, 데미지 1만이 가능한 숫자인가.
“결국 지금은 아무도 못 잡는다는 말이네요.”
그런 식으로 로이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던전으로 향하는 사이, 로이나의 길드원 중에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응? 저 사람은 분명…….’
아까 레이드에 참여했던 사람 같은데?
이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로이나가 말했다.
“이 중에서 절반 정도는 레이드 가는 도중에 파티를 맺어 길드 가입까지 받은 사람들이에요. 레이드를 자신 있게 갈 정도면 실력도 어느 정도 있을 거라 판단했거든요.”
“레이드에는 일부러 참여한 거네요?”
“그렇죠. 그보다 정말 길드에 가입하실 생각이 없나요?”
“아쉽게도 없어요.”
물론 길드에 가입하는 게 싫은 건 아니다. 그저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껏 길드 없이도 잘해오고 있는데, 길드에 가입한다고 해서 더 편해질까?
아니다.
새벽의 여명 길드나 로이나의 길드처럼 내 전투 능력을 보고 가입 권유를 한다면 오히려 귀찮은 일이 발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사냥을 도와줘야 된다거나…….’
아니면 원치 않는 싸움을 하게 되지 않을까?
‘뭐, 좋은 점도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던전이 있다. 아무래도 길드에는 탐색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가 최소 1명씩 존재하는 모양이니까. 그리고 길드 단위로 묶여 있다면 아이템 거래도 보다 수월할 듯했다.
“그나저나 던전은 언제 도착해요?”
“다 왔어요. 바로 저기에요.”
아, 다 온 건가?
로이나가 손을 들어 가리킨 곳은 바위가 수북이 쌓인 절벽이었다. 절벽이 던전이라는 건가? 아무튼 도착했다고 하니 내가 뭐라고 말할 건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하자, 로이나는 그쪽 절벽으로 다가갔다.
“던전은 이 바위 밑에 있거든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바위는 사람보다도 컸다. 저걸 옮겨야 된다는 거야? 내가 이런 생각으로 지켜보는 사이, 나를 제외한 모든 파티원이 그 큰 바위에 달라붙어 낑낑대며 밀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