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37화 (37/211)

00037  第 4 話  =========================================================================

第 4 話 “4일째”

[내용:이것이 저희 길드 마스터의 능력입니다. S랭크 스킬과 칭호. 그밖에도 저희 길드 마스터에겐 A랭크 스킬이 5개. B랭크 스킬이 11개. 나머지는 C랭크 스킬로 되어 있습니다.

황혼에서의 최강 길드를 원하십니까? 오십시오.

저희 '엠페러(Emperor)' 길드에!

특히 S랭크를 보유하신 분이시라면 무조건 좋은 대우로 모시겠습니다.]

엠페러인지, 엠퍼러인지 알게 뭐냐. 내가 궁금한 건 딱 하나.

“대체 이 녀석은 돈을 얼마나 질렀다는 거야?”

위에 글에는 '드디어' S랭크를 뽑았다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랜덤 스킬북을 계속해서 구매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분명 어제 패치로 초반에 나온 랜덤 스킬북은 거래가 되지 않았으니, 몬스터에게서 얻은 랜덤 스킬북을 구매했다는 건데, 랜덤 스킬북은 한 권에 120만 원이나 했다.

모르긴 몰라도 10~20권으로는 S랭크 스킬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씨발, 돈이 남아도나?

게임에서 돈을 버는 것과는 별개로, 돈을 쓰는 것은 아깝게 생각하는 나였다. 어차피 직감으로 좋은 스킬을 얻을 수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생각이다.

그런 내 입장에서 보면, 저 녀석은 소위 '돈지랄'이었다.

“엠페러 길드라…….”

댓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몇몇 사람들은 그 길드로 들어가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게 S랭크 스킬의 위력인가?

“후.”

뭐, 엠페러 길드는 엠페러 길드. 난 그 길드에 대한 생각을 접으며 다른 정보를 수집했다.

길드 따위 알게 뭐냐.

딸각- 딸각-

“지금 필요한 정보가…… 패널티지.”

죽음에 대한 패널티.

투루에게 죽었으니 그에 대한 패널티가 분명 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던 나는 곧바로 검색을 했고, 거기에 대한 정보는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

[내용: 이 황혼은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죽었을 때 손해가 극심합니다. 제일 먼저 레벨이 떨어지죠. 대략 1~5 정도 랜덤으로 떨어지는 듯합니다. 그리고 스킬 레벨도 떨어집니다. 다행스러운 건 모든 스킬의 레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이것도 1~5개 정도 떨어지는 거 같습니다. 또 지닌 장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 또한 랜덤이라 보시면 됩니다. 아이템 창에 있는 물건도 몇 개 떨어지고, 소지금도 떨어집니다.

그러니 다들 죽지 마세요. 어떻게든 안 죽는 게 최곱니다.]

“……씨발, 그냥 죄다 떨어지네.”

읽어보니 명성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괜히 레이드에 참여한 듯싶다. 이럴 줄 알았으면 레이드에 참여하지도 않는 건데.

“레벨이 떨어지면 스킬도 못 찍는 거 아냐?”

어쩌지? 다시 사냥이라도 해야 되나?

‘아니지?’

아직 의뢰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의뢰에서 D급 의뢰를 한다면 다시 레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었다. 도르겐 같은 전투 의뢰 말이다. 반대로 레벨이 5 정도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사냥해야 되겠지만.

“다시는 죽나봐라.”

생각하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제발 레벨이 1~2 정도로 떨어지길 바랄 뿐이다.

또 그렇게 시간이 지나, 시계는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음, 왕성에 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왕성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 아직 왕성에 입성한 사람이 없는 건가? 간혹 왕성에 있는 NPC가 엄청 예쁘다는 글은 있었지만 내겐 별다른 의미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왕성을 제외한 다른 정보로는…….

‘아이템 등급?’

읽어보니 아이템 등급은 총 다섯 개가 있었다.

일반, 매직, 레어, 유니크, 레전드. 순서로 다섯 개였는데, 참고로 중간 단계인 레어 등급조차 아직 뜬 적이 없었다. 이건 내 예상이지만 레이드용 보스인 투루를 잡으면 레어급 아이템이 뜨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현재로써는 구하지 못하겠지만.’

직접 상대해본 결과, 그건 잡으라고 만든 몬스터가 아니었다. 뭔가 방법이 있을 것도 같지만, 그걸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고 죽을 수도 없는 노릇.

그냥 포기하는 편이 좋았다.

“슬슬 접속해볼까.”

시간도 1시간이 지났으니 다시 접속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난 자리에서 일어나 캡슐로 향했다.

제발 떨어지는 수치가 적길 빌면서 말이다.

“게임 시작.”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웅성~ 웅성~

황혼으로 접속한 나는 현재 내 위치를 어렵지 않게 알아냈다. 바로 내가 처음으로 시작한 지점이었으니까. 즉, 마을로 돌아온 나는 곧이어 몇 개의 창이 생겨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당신의 경험치가 감소합니다.]

[레벨이 2 떨어졌습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당신의 스킬 경험치가 감소합니다.]

[F랭크 스킬. 방패 치기의 경험치가 감소합니다.]

[레벨이 1 떨어졌습니다.]

[능력치 체력 2 하락됩니다.]

[E랭크 스킬. 회전 치기의 경험치가 감소합니다.]

[A랭크 스킬. 거신의 질주의 경험치가 감소합니다.]

[레벨이 1 떨어졌습니다.]

[능력치 근력 6, 민첩 6 하락됩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지니고 있는 장비…….]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물품 보관창에 있는 장비…….]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당신의 소지금이…….]

“……미친, 상태 정보창!”

뭔가 심상치 않은 내용의 메시지가 쉴 틈 없이 나열된다. 이거 대체 얼마나 떨어진 거야? 단 한번 죽었을 뿐인데 상당한 타격이었다. 때문에 상태 정보창으로 현재 내 능력치를 확인했다.

[이름:루딘]

[칭호:수호의 방패]

[레벨:18]

[명성:84]

[생명력:2497/2497]

[마나력:500/500]

[지구력:100.0%]

[공격력:295] [마법 공격력:57]

[방어력:331] [마법 방어력:248]

[능력치]

근력(157) 지능(27) 민첩(127)

체력(94) 마력(17) 기술(32)

[습득한 스킬:11/30]

“일단은…… 다행인가?”

능력치는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살펴보니 장착한 장비로는 은 반지와 벨트만 떨어졌고, 아이템 창에 물품들도 내가 쓰지 않는 쓸데없는 것만 떨어졌기에 잘하면 오늘 안으로 복구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세트 아이템이 안 떨어졌으니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마냥 좋은 상황만 있는 건 아니었다.

“돈은 많이 떨어졌던데.”

1골드가 넘게 떨어진 메시지 내용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지금은 얼마나 있지?

[6골드 94실버 81코퍼]

“와…….”

확인해보니 기껏 장검 두 자루를 팔아 모았던 돈까지 죄다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아이템 창에는 세 자루의 장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정도? 이것과 어제까지 내가 사용했던 기타 장비를 팔기만 하면 날아간 돈은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을 테지만, 이미 날아간 돈을 생각하면 속이 쓰릴 정도로 손해를 본 거 같았다.

‘1골드라면 장비가 몇 개야?’

매직급 아이템을 구매하더라도 2~3개는 구매할 수 있을 듯했다.

“뭐, 이왕 생각난 김에 장신구나 구매하러 갈까.”

반지와 벨트가 없으니 다시 구매는 해야 했다. 난 그 생각을 하며 사람들이 모여든 거리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안녕하세요?”

“……?”

누구지?

그때 내 앞에는 웬 처음 보는 여자가 나를 향해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과 착각한 건가? 주위를 둘러봐도 그 인사를 받은 대상은 나 밖에 없었는데, 난 저 여자에게 인사를 받을 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

‘대체 뭐지?’

새벽의 여명 길드인가?

그 길드의 길드원이라면 내게 접근할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물론 좋은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난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그 여자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런 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싱긋 웃어 보였다.

“전 로이나라고 해요. 아까 고블린 족장 투루와 싸울 때는 인상이 깊었어요.”

“…….”

“기억 안 나세요? 회복까지 걸어드렸는데.”

“아.”

그때 내게 회복을 걸어준 게 이 여자였나? 그런데 인상이 깊었다는 말은 뭐지? 하긴, 따지고 보면 인상이 깊을 수도 있었다. 그나마 투루에게서 버틴 사람이 나 아니던가?

대가로 잃어버린 것도 상당했지만.

쩝, 그 생각을 하니 기분이 확 나빠지는 듯했다.

“근데 무슨 일이세요?”

의도치 않게 짜증이 묻어나오는 말투로 물었다. 그 말투 때문인지 그녀는 잠깐 의아한 표정을 보였으나,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용건을 말했다.

“혹시 길드에 가입하셨나요? 아니시라면 그쪽을 초대하고 싶어서요.”

“길드요?”

“예. 길드요.”

‘길드라…….’

길드 제의도 이번이 두 번째다. 이틀 전에는 '새벽의 여명' 길드 마스터가 나보고 들어오라더니.

“글쎄요. 길드는 별로 생각이 없어서요.”

“생각이 없어요?”

“예. 모르는 사람들이랑 뭉치는 것도 싫고. 뭐, 아직 길드에 가입할 생각은 없네요.”

변명, 혹은 핑계다. 내가 길드에 가입해서 뭔가를 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아니지 않은가? 새벽의 여명 길드에서는 돈까지 준다고 했는데.

“아쉽네요.”

아쉽다는 말은 했지만 정작 표정은 그게 아니었다. 아쉽지 않나? 그래도 나 정도면 플레이어 중에서 10위 안에 들 실력이라 장담할 수 있다. 비록 레이드용 보스인 투루에게 처참하게 깨졌지만, 플레이어에겐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 있게 1위라고 말하지 못하는 점은 바로 인터넷에서 본 엠페러 길드 마스터 때문이다.

S랭크 스킬인 세피언의 멸살검을 습득한 자.

지금 생각하면 칭호도 개사기 중에 개사기였다. 데미지 30% 증가에다 마나력 50% 감소라니? 이건 초반에 멸살검을 써도 마나력이 150 밖에 깎이지 않는다는 소리가 아닌가? 한마디로 나하고는 다르게 마나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또 그놈은 스킬 30개를 꽉꽉 채운 놈이었으니 직접 상대하면 생각보다 힘들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혼자서 하기엔 한계가 있어요. 아까 상대했던 레이드 보스도 그렇잖아요?”

확실히 투루를 상대하려면 파티보다 길드가 있어야 될 거 같았다. 아마 다른 레이드 보스도 마찬가지겠지? 그런 레이드를 위해서도 길드는 필요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야죠.”

“……어쩔 수 없네요. 길드에 가입하기 싫으시다면 그쪽을 고용하는 건 어떨까요?”

“고용?”

뭔 고용? 내가 인부(人夫)라도 되나?

“예. 고용이요.”

길드 제의를 거절한다고 해서 순순히 물러날 상대는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고용이라니? 난 의문이 담긴 얼굴로 그녀에게 설명을 요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나보다 먼저 끼어든 사람이 있었다.

“아! 찾았다!”

“……?”

뭔가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예상대로 내가 아는 얼굴이 보였다.

“던전에 없더니 여기 있었네.”

바로 어제 던전에서 신세를 졌던 플레이어였다. 아이디가 라즈라고 했었나? 그녀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반갑다는 듯이 다가왔다.

‘왜 저러지?’

아무리 생각해도 반갑다고 인사할 사이가 아니다. 내가 멋대로 던전에 침입한 탓에 한바탕 싸우지 않았는가? 덕분에 난 세트 아이템까지 얻었지만,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난 결코 반가운 상대가 아니었다.

“잠깐 할 말이 있는데, 시간 좀 돼?”

“시간? 지금은…….”

저 여자랑 대화 중인데? 난 그 말 대신 나를 고용하겠다는 여자를 보았고, 그런 내 시선을 따라 라즈 역시 그 여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응? 누구야? 애인?”

“잠깐 내게 할 말이 있다는 사람. 근데 왜?”

“내가 기막힌 계획을 가지고 왔거든. 어때? 너도 돈 한번 벌어볼 생각 없어?”

“돈?”

돈 이야기가 나오니 뭔가 혹하긴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 중이었기 때문에 일단 그 이야기부터 끝내고나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끌리긴 한데, 일단 여기 이야기부터 듣고.”

“아, 그래. 그렇게 해.”

그나저나 왜 이렇게 적응이 안 되지? 라즈가 마치 친한 친구인 척 말을 걸고 있다는 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난 다시 로이나라고 소개한 플레이어에게 말했다.

“그보다 고용이라고 했죠? 거기에 대해 듣고 싶은데요.”

“예. 실은 어제 저희 길드에서 발견한 던전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 수준으로는 그 던전을 깰 수 없어서요.”

“도와달라는 거예요?”

“예. 대가로 50만 원. 만일 보스까지 잡는다면 또 50만 원을 드릴게요.”

“…….”

어? 그럼 총 100만 원? 무슨 던전을 깨는데 100만 원이나 줘? 분면 높은 금액이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다. 난 되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보스까지 잡으면 100만 원이나 준다고요?”

“말했잖아요. 저희 수준으로 깰 수 없는 던전이라고요. 하지만 투루에게 버틴 그쪽이 도와준다면 어찌 가능할 거 같아서요.”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