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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33화 (3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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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4 話 “4일째”

이건 또 뭐야?

갑작스레 생겨난 메시지 창의 내용을 읽어본다. 읽어본 결과, 왕성 소속이 되면 일주일마다 퀘스트를 해결하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보상을 주는 시스템인 거 같았다.

‘이게 좋은 건가?’

추측해본다.

만일 왕성 소속이 된다면 일주일마다 강제 퀘스트를 해야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퀘스트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말이다.

으음, 그보다 호감도가 높아지니 이런 것도 생기는군.

“혹시 나중에 해도 될까요? 지금은 일이 있어서.”

일단 내 대답은 나중으로 미루는 거였다. 미룰 수 없다면 다시 고민을 해야겠지만, 다행히도 데론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관없네. 추천장이야 언제든지 써줄 수 있으니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내게 찾아오게나.”

“예. 알겠습니다.”

“아무튼 다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

“뭘요. 별거 아니었어요.”

나는 그 대답을 끝으로 대장간에서 나오며 추천장을 떠올렸다. 왕성 소속이 되면 뭐가 좋을까? 만일 된다면 나중에 내 마음대로 포기할 수 있을까? 행여나 터무니없는 퀘스트를 주면 어쩌지?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장점만 있진 않을 거 같았다. 또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답을 미룬 건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알아보자.’

인터넷이라면 왕성에 관한 어떤 정보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추천장 다음으로 떠오른 것이 제작 레벨에 관해서였다. 현재 제작 레벨은 8. 만일 오늘 10레벨까지 올리고 싶다면 필수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철괴를 구매해야만 했다.

‘지금 돈이…….’

[11골드 89실버 42코퍼]

“오.”

이 정도 돈이라면 충분히 10레벨까지 찍고도 남을 듯했다.

하긴, 며칠이나 걸린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이왕 10레벨까지 올리기로 했으니 오늘 안에 끝내는 편이 좋았다. 어서 빨리 10레벨을 찍어야 무기도 비싼 값에 팔릴 거 아닌가? 아마 10레벨 무기는 못해도 10~12만 원에 팔릴 가능성이 높았다.

또 그렇게 생각한 난 곧장 사람들이 많은 거리 쪽으로 향했다. 거리에는 각종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으니 분명 철괴도 있을 테고, 더 나아가 내게 필요한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리고 거리에 도착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웅성~ 웅성~

‘역시 사람들이 많군.’

일요일이라 그런가?

“매직급 아이템 팝니다! 구경이라도 해보세요!”

“각종 음식 팝니다!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마법부여 해드립니다! 재료만 주시면 됩니다! 돈은 일절 받지 않겠습니다!”

왠지 어제보다 많아진 사람들을 둘러본 나는 천천히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각종 아이템을 팔고 있었는데, 그것들을 하나하나씩 보다간 시간조차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철괴는 어디 있을까.’

다른 아이템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철괴를 먼저 구매하는 편이 좋을 듯했다. 혹시나 다른 아이템을 구경하는 사이, 누군가 먼저 철괴를 구매한다면 그 또한 곤란한 일이지 않겠는가?

물론 철괴를 팔고 있는 사람이 1~2명이진 않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다니니, 역시 철괴를 팔고 있는 플레이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확하게는 철괴를 비롯한 여러 광석들도 팔고 있는 중이다.

‘생전 처음 보는 광석들이 많네.’

내가 너무 철괴만 두들겼나?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그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물었다.

“여기 철괴는 얼마죠?”

“개당 40코퍼입니다.”

“…….”

‘존나 비싸네.’

그럼 300개는 얼마지? 100개에 40실버다. 그럼 300개는 1골드 20실버라는 말이다. 굳이 구매하지 못할 금액은 아니라고 해도 너무 비쌌다.

설마하니 이런 거지 같은 장사를 하고 있을 줄이야.

‘근데 다른 건 뭐지?’

속으로 욕을 한 나는 이내 철괴 옆에 정렬되어 있는 몇 개의 광석을 살펴보았다. 이때까지 광석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탓에 옆에 정렬된 광석들 모두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이것들은 뭐죠?”

“그건 흑철이에요. 철괴보다 한 등급 더 좋은 거죠. 또 옆에는 화염석이라는 건데, 이게 또 엄청 희귀한 거예요.”

“희귀하다고요?”

“예. 화염석을 구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거든요. 이것도 채취해서 얻은 게 아니라 퀘스트 보상으로 얻은 거예요.”

그렇게 희귀한 거면 네가 쓰지 그러냐?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화염석의 설명을 보기로 했다.

[화염석] (Magic)

설명:불꽃 속성이 깃든 특수한 광물. 이 재료로 만들어진 무기와 방어구는 불꽃 속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제작에 포함된 화염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불꽃 속성이 강해지는 성질마저 있다.

*재료 가치 15.

‘이런 거였나?’

설명만 보면 나름 좋은 아이템 같았다. 특히나 나중에 만들 내 무기에다 쓴다면 조금은 더 강해질 거 같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얼마죠?”

“싸게 30실버에 드릴게요.”

“……옆에 흑철은요?”

“흑철은 개당 1실버에요.”

와, 원래 이렇게 비싼 가격인가?

내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어이를 상실한 난 이걸 사야 될지 말아야 될지를 고민했다. 솔직히 넓은 거리인 만큼, 뒤져보면 광석을 파는 다른 사람도 발견할 수 있을 테지만, 반대로 원래 이런 가격이라면 뒤져도 헛수고를 한 셈이다.

‘귀찮은데 그냥 구매해버려?’

사실 이런 광석을 구매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정도로 내가 보유한 돈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된 돈은 나중에 무기를 만들어 팔아 다시 채울 수 있었다.

‘뭐, 오늘은 사람들도 많으니 금방 팔리겠지.’

그런 식으로 생각을 정리한 나는 앞에 있는 철괴와 광석을 구매하기로 했다.

“철괴 전부랑 흑철 12개. 화염석 1개 주세요.”

“예? 철괴 전부라고요?”

“철괴 전부랑 흑철 12개. 화염석 1개요.”

“아, 자, 잠시만요. 제가 가진 철괴가 450개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계산이…….”

계산할 게 있나? 2골드 22실버다. 철괴 450개는 1골드 80실버. 흑철 12실버. 화염석은 30실버였으니까. 근데 예상지도 못한 개수에 당황했는지 뭔가 허둥대던 그는 곧 이렇게 말했다.

“2골드 22실버네요. 조금 깎아서 2골드 15실버만 받을게요.”

“그래도 돼요?”

“이 정도는 서비스 해드려야죠.”

가격을 깎아준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다. 고개를 끄덕인 난 상대방과 거래를 해서 원하던 광석을 받았고, 상대방도 내가 건네준 금액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앞에 놔둔 아이템을 모조리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나는 플레이어. 돈이 생겼으니 다른 물건이라도 구매할 생각인 모양이다.

그보다 지금 남은 돈이 얼마지?

[9골드 74실버 42코퍼]

‘많이도 썼군.’

한순간에 11골드가 넘었던 금액이 9골드로 줄어들었다. 일단 이 철괴로 제작 레벨을 올리고 나서 남은 일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한 난 사람들이 오지 않는 장소를 찾아 움직였다.

깡!- 깡!-

[혼이 깃든 장검이 완성되었습니다.]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2, 체력 2, 기술 3 증가합니다.]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스킬 레벨이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더는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없습니다.]

[스킬 레벨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레벨을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씨발…….”

결론만 말하자면 450개의 철괴로도 부족했다. 정확히 37자루를 만들었는데도 10레벨을 찍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다시 철괴 400개를 추가 구매한 나는 돌아오는 길에 잠깐 은행에 들려 내가 장착했던 장검까지 모조리 일반 판매로 올려놓고는 다시 스킬 수련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정확히 5개의 장검을 만들자마자 10레벨을 찍을 수 있었다.

‘대체 얼마를 쓴 거야?’

[7골드 77실버 42코퍼]

오늘 쓴 돈만 4골드를 넘어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현금으로 80만 원에 해당하는 돈을 쓰다니. 속이 쓰렸지만 곧이어 생겨난 메시지는 작게나마 나를 위로했다.

[루딘 님께서 경매에 올리신 아이템. '혼이 깃든 장검'이 70,000원에 팔리셨습니다.]

[수수료 20%를 제외한 금액. 56,000원이 자동으로 입금됩니다.]

[루딘 님께서 경매에 올리신 아이템. '혼이 깃든 장검'이…….]

쭉쭉 팔리는군.

일반 경매로 올려서인지 꽤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는 메시지 창을 볼 수 있었다. 나름 위안이 된다고 할까? 이대로 내가 올린 38자루의 장검이 모조리 팔리기만 한다면 오늘 플레이는 그만해도 될 거 같았다.

만일 다 팔리면 그게 얼마야? 개당 56,000원. 내가 사용하던 건 6만 원에 올렸으니 48,000원인가? 그럼…….

“210만 원? 그쯤 되겠군.”

나쁘지는 않다.

다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보다 더 큰 금액도 심심찮게 벌었기에 딱히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제작 스킬로 이 정도 돈을 번다는 것은 내게 다른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이거, 잘만하면 강화 따위는 필요 없겠는데.’

다만 C랭크라는 애매한 수치가 거슬렸다. 만일 다른 누군가가 C랭크 이상의 제작 스킬을 뽑으면 어떻게 될까? 그와 경쟁하며 물품을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물론 직감을 가진 내가 유리할 수밖에 없겠지만, 스킬 랭크는 그런 격차마저 좁혀버릴 듯했다.

‘진짜 제작 스킬이 A랭크만 됐어도.’

이런 쓸데없는 고민도 하지 않았을 텐데.

그와 동시에 나중에 15레벨까지 올릴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15레벨은 몇 개의 철괴가 필요할까? 못해도 1천 개 이상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아. 뭐, 그거야 40레벨을 찍을 때까지 천천히 모으면 되는 거고.’

어쨌든 10레벨이 됐으니 마지막으로 내 무기를 만들 차례였다.

“스킬 사용. 드워프식 무기제작.”

[드워프식 무기 제작 스킬을 사용합니다.]

[제작할 무기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장검.”

[사용할 재료를 모루 위에 올려주십시오.]

그 메시지에 난 아까 구매했던 흑철 12개와 화염석을 올려놓았다.

[허용된 재료의 수량이 초과하였습니다.]

“응? 재료가 초과됐다고?”

무슨 말이지? 12개를 딱 맞춰서 넣어야 되나? 원래 장검을 만들 때 들어가는 철괴의 수량은 12개다. 근데 지금은 화염석을 넣어 13개.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흑철 하나를 제외했다.

파앗!-

‘이거였군.’

아무래도 화염석도 철괴 같은 걸로 취급되는 모양이다.

[재료가 올려졌습니다. 올려진 재료의 등급에 따라 망치질 횟수가 결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근력(153)이 보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기술(32)이 보정됩니다.]

[망치질을 할 횟수가 줄어듭니다. 최종 횟수 1회.]

솟아오른 빛과 함께 생겨난 메시지. 그 메시지를 본 나는 직감을 이용해 때릴 곳을 찾았고, 이젠 익숙해진 탓에 비교적 빨리 위치를 찾은 난 곧바로 망치를 내리찍었다.

까앙!-

[타오르는 혼이 장검이 완성되었습니다.]

‘오? 타오르는 혼의 장검이라고?’

이름 하나는 괜찮았다. 과연 능력치는 어느 정도일까?

[타오르는 혼의 장검] (Magic)

설명:단단한 흑철과 화염석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장검. 미약한 화염석의 힘을 장인의 실력으로 한계까지 이끌어낸 이 장검에는 그의 영혼까지 깃들어져 있다.

<근력(12), 체력(6), 민첩(7)>

공격력:118  마법 공격력:29

내구력:108/108

*6% 확률로 화상(LV3) 피해.

“으음.”

확실히 좋긴 좋았다. 공격력도 일반 장검보다 높았고, 상승하는 능력치도 그럭저럭 뛰어났으니 말이다. 다만 6% 화상이 애매했다. 6%라면 너무 낮은 확률 아닌가?

‘……괜찮겠지.’

어차피 더 만들고 싶어도 흑철이 1개밖에 없다. 그리고 내 전투 스타일은 딱히 무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거의 거신의 질주로만 사냥하고 있으니 무기 성능이야 거기서 거기인 것이다.

방패면 모르겠지만.

“차라리 방어구 제작이나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내심 그런 불만을 표출한 난 만든 5자루의 장검을 처리하기 위해 슬슬 움직이기로 했다. 이미 현금 거래창에 수십 자루의 장검을 올려놨으니, 남은 5자루의 장검은 골드로 팔아버릴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의뢰도 못했네.’

장검을 팔고 곧바로 의뢰 길드로 가야 되나?

한숨을 푹푹 내쉬며 또 다시 사람들이 모여든 거리로 돌아온 나는 장검을 팔기 위해 무기를 구매하는 사람들부터 찾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처럼 바닥에 앉아 편하게 팔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직접 돌아다니는 편이 더 빠르게 팔 수 있을 거 같다고 할까?

때문에 이렇게 돌아다니는 편이 시간 절약에 더 좋을지도 몰랐다.

“공격력 높은 무기 삽니다!”

“민첩 높은 단검 사요! 단검 삽니다!”

“관통력이 붙은 무기 삽니다!”

‘와, 생각보다 훨씬 많네.’

거리 근처에는 각종 무기를 산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런데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니 장검을 제외한 다른 무기를 산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무기를 종류별로 만들 걸 그랬나.’

어찌 됐든 팔아본다.

아이템 창에서 한 자루의 장검을 꺼내든 난 공격력이 높은 무기를 구한다는 플레이어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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