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32화 (3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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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4 話 “4일째”

[탐색 스킬을 얻는 방법.]

[내용:많은 분들이 탐색 스킬에 대해 물어보시길래 이곳에 적습니다. 먼저 탐색 스킬은 던전. 혹은 숨겨진 장치. 혹은 감춰진 퀘스트 등을 찾아내는 스킬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다들 탐색 스킬을 배우려고 하실 겁니다.

하지만 불가능합니다.

일단 탐색 스킬은 도서관에서 판매하지 않습니다. 퀘스트로 얻을 수도 없습니다.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랜덤 스킬북입니다. 물론 제가 모든 퀘스트를 아는 것도 아니니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밝혀진 방법으로는 랜덤 스킬북 외에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랜덤 스킬북이라…….”

게시판을 뒤적거리며 탐색 스킬에 대해 알아보던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랜덤 스킬북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랜덤 스킬북으로 배울 수는 없고.’

직감을 사용하더라도 스킬의 '등급'만 결정할 뿐, 원하는 종류의 스킬은 얻을 수 없었다. 한 10권 정도 펼치면 나오려나? 하지만 랜덤 스킬북 10권의 가격은 1,200만 원이다.

1,200만 원은 아무리 나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포기해야 되나.’

아무래도 어제 던전에서 얻은 소득으로 위안을 삼아야 될 듯싶었다. 20레벨과 더불어 원하고 원하던 세트 아이템을 얻었으니 말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이 두 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접속 종료 시간까지 연장하며 사냥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휴식 시간이 꽤 길어졌기에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미친놈의 늑대가 쉬고 있을 때 덤벼든 탓이지만 말이다.

또 그럴 경우에는 스킬을 되도록 자제하면서 싸워야만 했는데, 이는 막싸움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 막싸움의 대가로 내 생명력은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그걸 회복하기 위해 또 휴식을 취해야만 했고, 또 그런 일들이 번번이 일어나기도 했다.

뭐, 지금 생각해도 참 짜증나는 상황이었지만, 접속 종료 메시지가 뜬 시점에서는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하지 않고도 늑대를 없애버릴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또 하나의 보상일 수도 있었다.

‘그래, 탐험은 무슨. 제작 스킬이나 집중해야지.’

결국 탐험 스킬에 대한 미련을 접은 난 내가 가진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 제작 스킬을 떠올렸다.

참고로 어제 올린 다섯 자루의 장검은 모조리 팔렸다. 혹시 몰라 경매 진행으로 올렸는데, 대략 5~7만 원에 낙찰된 것이다. 합쳐서 31만 원. 하지만 수수료를 제외한 탓에 248,000원만 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확실히 이전 날보다 줄어든 금액.

상관은 없다. 어차피 오늘 제작 레벨 10까지 올린다면 이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을 테니까.

딸각-

‘그럼 남은 레벨이나 올리러 가볼까.’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끈 나는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접속과 함께 흐릿해진 의식 너머로 던전 고유의 어두운 시야가 비춰줬다.

‘늑대는…… 없나?’

어두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늑대를 찾는 나. 솔직히 불편하기 그지없는 시야가 아닐 수 없다.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으니 기습이라도 당한다면 한 발 늦게 대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뭐, 딱히 기습당해도 상관은 없지만.’

둘러보던 고개를 멈춘다. 지금의 난 이런 생각을 가질 만큼 능력치가 높았으니 말이다.

“상태 정보창.”

[이름:루딘]

[칭호:수호의 방패]

[레벨:20]

[명성:84]

[생명력:2417/2453]

[마나력:24/520]

[지구력:53.3%]

[공격력:248] [마법 공격력:30]

[방어력:331] [마법 방어력:248]

[능력치]

근력(152) 지능(30) 민첩(135)

체력(83) 마력(17) 기술(17)

[습득한 스킬:11/30]

레벨업과 스킬 레벨업. 세트 아이템까지 맞춘 내 현재 능력치는 어제보다 훨씬 상승한 상태다. 특히 민첩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올라갔기에 이젠 늑대를 만나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잡을 수 있을 정도.

‘그리고 어제 올라간 스킬이…….’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S랭크 제이어의 수호방패] [LV2→4]

[F랭크 기초 방패 수련] [LV2→3]

[D랭크 전투 회복] [LV1→3]

[A랭크 거신의 질주] [LV3→5]

제이어의 수호방패와 거신의 질주만 사용했던 탓에 이 두 개의 스킬은 꽤나 올라간 상태였고, 나머지 스킬들도 덤으로 조금씩은 올라간 상태다.

다만 이렇게 올라간 스킬에는 지금까지 몰랐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3레벨의 힘껏 치기를 보자면…….

[F랭크 힘껏 치기 효과] (LV3)

-발동 시간 1초.

-공격력과 근력 10→15 상승.

*사용 시, 마나력 소모 10→2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0.5%.

이렇듯 마나력 소모가 두 배로 올라간 것이다. 따라서 4~5레벨이 된 제이어의 수호방패나 거신의 질주 역시 마나력 소모가 배로 올라갔는데, 이런 사실도 어제 심심 삼아 제이어의 수호방패 정보를 살펴보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계속 지구력을 두 배로 소모하며 사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마나력 소모도 적은 힘껏 치기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제이어의 수호방패는 마나력 소모가 600이나 되었기에 이젠 무조건 지구력을 두 배로 소모해야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

‘마나력을 올리긴 올려야 될 텐데.’

S랭크 스킬도 마냥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 나는 이 던전의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의 볼일도 끝났으니 이제 마을로 돌아가 제작이나 할 생각으로 말이다.

웅성~ 웅성~

‘일단은 대장간으로 가볼까.’

별다른 사건도 없이 마을에 도착한 난 제일 먼저 대장간으로 향했다. 사실 내 아이템 창에는 200여 개의 철괴가 있지만, 왠지 이 숫자로는 부족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깡- 깡-

그렇게 곧장 대장간으로 향한 나는 망치를 두들기는 데론을 볼 수 있었고, 데론은 대장간 안으로 들어온 나를 힐끔 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자네로군.”

“많이 바쁜 모양이네요.”

“바쁘다면 바쁘겠지. 그래, 오늘도 철괴를 구매하러 온 건가?”

“뭐, 그렇죠.”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데론. 이어 데론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철괴 150개를 판매했고, 난 30실버를 지불했다.

‘보자…… 이제 철괴가 353개인가?’

계산해보면 장검 29자루를 만들 수 있는 개수다. 4레벨에서 5레벨까지의 경험치가 혼이 깃든 장검 3자루였으니, 이걸로 충분히 10레벨까지 찍을 것도 같았다.

“그러고 보니 자네도 대장기술을 가지고 있었군.”

“……?”

응? 갑자기 무슨 소리지?

철괴도 얻었으니 슬슬 제작 레벨이나 올리러 갈 생각이었던 내게 데론은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실은 내일까지 왕성에 납품해야 될 장창을 만들어야 하네. 하지만 일손이 부족한 탓에 내일까지 납품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더군.”

‘이거 설마 퀘스트인가?’

“혹시나 생각이 있다면 나를 도와주게. 보수는 넉넉하게 줄 터이니.”

[NPC 의뢰가 생겨났습니다.]

‘역시 퀘스트로군.’

뭐랄까? 참 오랜만에 나오는 퀘스트였다. 첫날에 튀어나오고 그 뒤로는 전혀 나오지 않은 퀘스트. 솔직히 데론을 제외한 다른 NPC와는 접점이 없었으니 퀘스트가 나오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나저나 무슨 퀘스트일까?

[왕성에 납품할 장창을 만들자.]

설명:대장간 주인 데론은 내일까지 납품해야 될 장창을 만들어야 되지만 안타깝게도 일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대장기술을 습득한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를 도와주시려면 의뢰를 승낙하세요.

<퀘스트 수락:데론의 호감도 5 상승.>

<퀘스트 거절:데론의 호감도 5 하락.>

<퀘스트 완료:만든 품질+개수에 따라 돈과 호감도 증가.>

<퀘스트 실패:데론의 호감도 30 하락.>

‘음.’

모처럼 나온 퀘스트니 하고 싶긴 하다. NPC와 호감도를 올리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하고 말이다. 또 제작 레벨을 올릴 생각이었으니 이 퀘스트를 받아도 딱히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내가 만든 무기는 현금으로도 팔리는데.’

그 현금으로 팔리는 무기를 퀘스트로 반납해야 될까? 그게 고민이다. 물론 품질에 따라 돈을 준다고 했으니 완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직감을 가진 내가 이 퀘스트를 하면 더 완벽하게 끝낼 수 있을 테니…….’

잠깐의 고민이 이어졌지만, 결국 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도와드릴게요.”

[의뢰를 받았습니다. '왕성에 납품할 장창을 만들자.']

[데론과의 호감도가 5 상승합니다.]

“고맙네. 내 잊지 않겠네.”

‘당연히 잊으면 안 되지.’

어쨌거나 그 뒤로 내가 할 일은 뻔했다.

대장간에서 나온 나는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주구장창 장창만 만들기 시작했고, 이내 내가 보유한 모든 철괴를 전부 사용해 25자루의 장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깡!-

[혼이 깃든 장창이 완성되었습니다.]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2, 체력 2, 기술 3 증가합니다.]

“이런 미친!”

장창을 만드는 거야 어렵지도 않았다. 다만 25자루의 장창을 만들었는데도 제작 레벨 10을 찍지 못했다는 사실이 나를 당황케 했다.

“이렇게 만들었는데도 8레벨이라니.”

더군다나 25자루의 장창은 모두 대성공으로 만든 것이다. 직감으로 25자루의 장창을 대성공으로 띄웠음에도 제작 레벨은 고작 8레벨.

그것도 마지막 25자루에서 겨우 띄운 것이다.

‘대체 몇 개가 더 있어야 10레벨을 찍을 수 있지?’

25자루를 만들어 8레벨을 찍었으니 못해도 30자루는 더 만들어야 10레벨까지 올릴 거 같았다.

어쩔까? 사람들에게 사야 되나?

돈이야 좀 들겠지만 그렇게라도 철괴를 구매한다면 확실히 오늘 안에 10레벨까지 찍을 거 같았다. 아님 며칠 간 대장간에서 철괴를 구매해 천천히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방법은 시간이 너무 걸리니 내키지가 않았다.

“먼저 퀘스트부터 완료할까.”

이러나저러나 철괴가 다 떨어진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뭐, 사람들에게 철괴를 구매해서 더 만드는 방법도 있다만 이런 퀘스트를 위해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뭐, 25자루면 충분하겠지.”

더군다나 만든 25자루는 모두 혼이 깃든 장창이었으니 분명 데론도 만족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깡- 깡-

아무튼 다시 대장간으로 들어선 난 여전히 망치를 두들기고 있는 데론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들어왔다는 것을 확인한 데론은 망치를 내려놓고는 몸을 일으켰다.

조금 전에 계속 망치를 두들기던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태도였다.

‘호감도 때문인가?’

“자네 왔군. 그래, 무슨 일인가?”

“장창을 다 만들었거든요.”

“생각보다 빠르군. 몇 개나 만들었는가?”

“25개요.”

이런 내 대답에 데론은 썩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끄덕였다. 뭐야? 못해도 50개는 만들어야 했나? 그러나 퀘스트에는 몇 개를 만들어야 된다는 내용이 없었으니 딱히 문제될 건 없을 듯했다.

“한번 보여주게나.”

난 아이템 창에서 만든 25자루의 장창을 꺼냈고, 그 장창을 살펴보던 데론은 곧이어 놀란 표정을 보여줬다.

“대단하군! 설마 이 정도의 무기를 만들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네!”

‘그야 당연하지.’

무려 C랭크 제작 기술에다 대성공까지 띄운 물건이다. 또 그런 물건이 25개였으니 그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모든 무기들이 최상급이야.”

[데론이 크게 감탄합니다.]

[데론과의 호감도가 3 올라갑니다.]

‘응?’

퀘스트와는 별도로 호감도가 오른 모양이다. 이런 것도 가능한가? 어쨌거나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곧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데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고했네. 크게 도움이 되었네.”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만든 품질에 따라 보상을 지급합니다.]

[띠링!~ 6골드 51실버를 획득하셨습니다.]

[데론과의 호감도가 65 올라갑니다.]

[현재 데론과의 호감도 81.]

‘6골드?!’

호감도는 모르겠으나 6골드라는 돈은 엄청났다. 이걸 현금으로 따진다면 무려 120만 원에 해당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만일 내 무기를 6만 원에 팔더라도 손해인 건 확실했지만 그래도 예상 밖에 돈이었다.

덧붙여 데론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만일 자네가 그럴 생각이 있다면 내 왕성에다 추천장을 써주도록 하겠네. 어떤가? 자네라면 전속 대장장이가 될 수 있을 듯해서 말하는 거네.”

‘전속 대장장이?’

[띠링!~ 데론은 당신에게 왕성 소속의 대장장이가 될 수 있는 추천장을 써주려고 합니다. 만일 왕성 소속이 된다면 현실 시간으로 일주일마다 의뢰를 완료해야 하며, 한 달이 지나면 나라에서 일정 보상을 줍니다.]

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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