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5 第 2 話 =========================================================================
第 2 話 “2일째”
“나보고 길드로 들어와 달라?”
“예. 대가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줄 수 있어요. 그게 골드든, 현금이든. 이 정도면 나쁜 조건도 아니지 않나요?”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곰탱이가 강하긴 강한 모양이다. 뭐, A랭크 자체가 상당한 위력을 지니고 있으니 이해는 간다. 내 거신의 질주도 실로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자랑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이제 남은 지구력도 얼마 없는데.’
확인해보니 암담했다.
[지구력:37.2%]
일단 남은 지구력은 거신의 질주를 2번 사용할 정도다. 물론 저 곰탱이보다 더 높은 S랭크 스킬을 사용할 지구력도 된다.
하지만…….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쓰면 거신의 질주는 한 반밖에 못 쓰지.’
덩달아 지구력까지 바닥날 것이다. 또 이곳에 남은 플레이어의 숫자를 생각해보면 딱히 좋은 선택지도 아니었다.
‘너무 남발했나?’
지구력이 50% 정도 남았다면 저딴 곰탱이는 그냥 죽이는 건데! 하지만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돈을 쥐어준다고 해도…… 길드로 들어가는 건 내가 손해 같은데? 나 정도면 어느 길드로 들어가도 환영할 테니 말이야.”
“후, 아직도 상황을 모르시나요? 당신에게도 A랭크 스킬이 있다지만 이 환수에게는 이길 수…….”
“미안하지만, 너야말로 곰탱이는 너무 믿는 거 아냐? 아, 길드의 모든 수익을 나에게 준다면 생각해보지. 어때?”
으득.
계속 장난으로 대답하는 나의 말에 여자는 이를 악물며 노려보았다. 여자가 저렇게 노려보니 꽤 무섭다고 할까? 그리고 그 여자의 표정으로 이야기는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미친놈…… 죽여!”
쿠어어엉!!
‘그럼…….’
어디, 얼마나 강한지 볼까?!
달려드는 곰탱이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방패를 들어 올린다. 먼저 곰탱이의 공격력부터 확인한 다음, 싸울지 도망갈지 결정을…….
퍼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6.]
‘음?’
생각보다 큰 데미지가 들어온다.
칭호를 장착한 내가 이런 데미지를 받는다면 다른 플레이어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과연 잘난 척을 한 이유가 있었단 말이지?
하지만 도망칠 정도로 위험한 수준도 아니다.
그 증거로 곰탱이 뒤에 여자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녀에게도 이런 데미지는 믿기지가 않는 거겠지. 물론 이 데미지가 적다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이 곰탱이는 도르겐과 비슷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쿠어엉!
“곰탱이 주제에 제법이지만…… 스킬 사용. 거신의 질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291.]
곰탱이의 몸집이 큰 탓에 제대로 적중되었다. 문제는 적중이긴 한데 데미지가 너무 낮았다. 공격력은 넘어가더라도 방어력이 상당한데?
‘후,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장기전이 되겠군.’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내가 불리하다. 남은 지구력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명력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저 곰탱이를 계속 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도망가는 편이 좋을 듯했다.
‘실제로 도르겐과 비슷한 생명력이라면 내가 위험하고.’
쿠어엉!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0.]
곰탱이의 커다란 앞발을 방패로 막아낸 나는 슬슬 도망칠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이 곰탱이의 공격력은 도르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방어력까지 포함한다면 도르겐을 뛰어넘는 듯했다.
한편으로는 대단하기도 했다. 아무리 A랭크라고 해도 소환수가 이렇게까지 강하다니?
‘어쨌든 지금은 도망이다!’
탓!-
“어, 어?”
입구에는 곰탱이를 소환했던 여자 플레이어 한 명 밖에 없었다. 저 여자가 나를 막을 실력이 있다면 도망치는 것도 힘들겠지만, 당황하는 저 모습을 보니 아마 그 정도의 실력은 없는 듯했다.
“비켜!”
촤악!-
[적중 데미지! 132.]
방어력도 생각보다 낮다. 차라리 곰탱이는 내버려둔 채 이 여자만 죽일까? 곰탱이에게 몇 대 맞더라도 내가 죽을 일은 없을 테니…….
“스킬 사용! 방패 치기!”
[스킬 데미지! 198.]
고민은 짧았다. 처음에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깔끔하게 접은 나는 방패로 한 번 후려치고 곧장 검을 휘둘렀다.
“꺄악!”
[적중 데미지! 130.]
“쿠엉!”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63.]
‘큭, 저 미친 곰탱이가!’
뒤쪽에 곰탱이의 공격이 거슬렸지만, 끝까지 무시하며 그 여자에게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런 내 노력이 헛되지 않게 그녀는 결국 회색으로 변한 채 사라졌고, 나는 내 나름대로의 보상을 얻을 수도 있었다.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보상 경험치 280 획득!]
[보상 금액 31실버 6코퍼 획득!]
[보상 아이템 '핏빛의 귀걸이' 획득!]
[보상 아이템 '소녀의 잃어버린 목걸이' 획득!]
“음? 핏빛의 귀걸이라면…….”
내가 블러드 울프를 잡고 나온 아이템인데? 이 여자도 블러드 울프를 잡은 건가? 뭐, 그 곰탱이라면 블러드 울프쯤이야 쉽게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잘만하면 도르겐도 잡지 않을까?
당연히 1:1은 무리일 것이다. 방어력이야 곰탱이가 더 높은 듯했으나 지금까지의 곰탱이는 '스킬'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곰탱이에 비해서 도르겐은 스킬도 이것저것 사용했다.
물론 많은 인원을 데려간다면 그 도르겐도 충분히 잡을 수 있겠지만.
쿠엉…….
‘소환사를 죽여서 그런지 곰탱이도 없어지는군.’
힘없는 울음소리와 함께 서서히 사라지는 곰탱이. 왠지 모르게 처음 도주를 계획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난 듯하다.
“크어어…… 원통…하다…….”
어? 이 목소리는?
“……설마?”
고개를 돌린다. 역시나 예상대로 타락한 기사가 쓰러졌고, 플레이어들은 지친 듯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저걸 내가 잡았어야 했는데…….
아쉽지만 상관은 없다. 현재 남은 지구력을 생각하면 저걸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남은 플레이어도 대략 10명 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보스를 잡기 위해서는 저 10명의 플레이어도 같이 상대해야 했다.
그때.
“젠장! 길마가 죽었어!”
“길마가 죽었다고?! 길마 곰탱이가 얼마나 쎈데?!”
“대체 뭐하는 자식이야?!”
“도망쳐!”
음? 아까 그 여자가 길드 마스터였나? 타락한 기사를 상대했던 플레이어들은 길드 마스터가 죽은 것을 알자, 자기들끼리 떠들며 각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죽어버린 길마의 복수를 해야지, 도망은.’
물론 내 입장에서는 도망가게 놔두는 편이 좋다. 내가 지닌 방어력을 생각하면 이들에게 죽지는 않겠지만, 지구력이 전부 떨어져서 모든 능력치가 감소한다면 그것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능력치가 떨어진다는 말은 방어력도 포함인가?’
방어력도 포함된다면 문제가 심각한데…….
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플레이어들은 죄다 도망가기에 성공했다. 거의 일부러 놓아준 나는 도망치는 그 길드원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앞으로의 문제에 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마을로 가서 마나 회복약을 구매하는 게 좋겠지?’
현재 내 마나력은 250. 거신의 질주를 세 번 사용하면 지구력이 두 배로 소모된다. 조금 전에도 지구력이 부족했던 탓에 곰탱이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지 않았는가?
마나력을 늘리던지, 아님 포션을 준비하던지 해야만 했다.
‘먼저 지금 가진 돈부터 확인을…….’
난 마나 회복약을 넉넉하게 구입할 정도의 돈이 되는지 확인해봤다.
[4골드 72실버 42코퍼]
“……엄청나군.”
처음에 내가 가진 돈이 1골드 62실버 아니었나? 하지만 지금은 4골드가 넘는 금액이 들어있었다. 그때 10실버에 2만 원으로 거래가 되는 걸 확인했으니 대략 94만 원에 해당하는 골드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템도 꽤 얻었지.’
나는 지금까지 새벽의 여명 길드원을 죽여 얻은 아이템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 있다면 사냥한 성과를 확인하는 게 아니겠는가?
‘먼저 길드 마스터가 줬던 게…….’
[핏빛의 귀걸이] (Magic)
설명:핏빛 색깔로 물들어버린 귀걸이. 세월의 흐름과 자연의 마나가 섞여 만들어진 이 귀걸이에는 착용자의 마나를 올려주는 효능이 있다.
<지능(5), 마력(5)>
내구력:33/35
*마나력 50 상승.
“귀걸이는 좀 아깝네.”
내가 아깝다고 말한 이유는 똑같은 귀걸이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귀걸이는 무조건 한 쌍으로 되어 있었고, 또 한 개만 착용할 수 있었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두 개가 착용된다면 엄청 좋았을 텐데.
그래도 이런 귀걸이라면 꽤 값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목걸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녀의 잃어버린 목걸이] (Magic)
설명:소녀, '아이메'가 애타게 찾고 있는 목걸이. 어머니의 유품이기도 한 목걸이를 아이메에게 가져다주면 그녀가 고마워할지도 모른다.
<지능(3), 마력(4)>
내구력:29/30
*마나력 회복 속도 5% 상승.
“마나력 회복 속도 상승?”
회복 속도 상승은 괜찮다. 그런데 올라가는 능력치가 거슬렸다.
현재 내가 끼고 있는 목걸이는 고블린 대전사의 목걸이는 근력과 지능이 1씩 올라가는 아이템. 무엇보다 근력이 올라간다는 점이 좋았는데, 지금의 이 목걸이는 근력조차 올라가지 않았다.
“난 마력이 없으니 적용도 안 될 테고.”
결국 회복 속도밖에 없다는 말인가?
이런저런 고민을 했지만 일단 착용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마나력이 부족한 상태였으니 말이다. 근력이야 줄어든다고 해도 고작 1밖에 되지 않으니 내게 큰 영향이 없을 거란 생각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목걸이가 또 있었던 거 같은데…… 아, 찾았다.’
획득한 아이템이 총 22개나 되다보니 찾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나저나 22개라면 대박이긴 하네.
[은 목걸이] (Normal)
설명:은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은 자체에 깃든 성스러운 힘이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거라 생각을 한 신관들의 목걸이다.
<지능(2), 민첩(1)>
내구력:29/30
“이건 지능이랑 민첩이 올라가네?”
혹시나 싶어 다른 아이템도 살펴본다.
[은 귀걸이] (Normal)
설명:은으로 만들어진 귀걸이. 은 자체에 깃든 성스러운 힘이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거라 생각을 한 신관들의 귀걸이다.
<지능(2), 민첩(1)>
내구력:23/25
[은 반지] (Normal)
설명:은으로 만들어진 반지. 은 자체에 깃든 성스러운 힘이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거라 생각을 한 신관들의 반지다.
<지능(1), 민첩(2)>
내구력:21/25
“그나마 반지가 제일 좋군.”
귀걸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난 매직 아이템인 핏빛의 귀걸이를 끼고 있으니까. 대신 반지는 한 개도 없었는데, 이 반지는 의외로 민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고민도 하지 않으며 곧장 착용했다.
어차피 반지도 없었으니 잘 됐지.
참고로 반지는 착용할 수 있는 개수가 2개였다. 난 은 반지 두 개를 착용하고는 나머지 아이템을 훑어봤지만 딱히 볼 건 없었다. 이런 은 장신구 세트가 아닌, 몇몇 아이템이야 좀 괜찮았다. 하지만 내가 천옷을 입을 리가 없고, 또 활을 사용할 이유도 없었다.
그나마 두 종류의 장검을 비롯한 몇 개의 아이템을 살펴보자면…….
[죽은 자의 부츠] (Normal)
설명:죽은 자가 신고 있던 부츠. 오랫동안 신은 이 신발에는 죽은 자의 기운이 서려 있다.
<지능(1), 민첩(2)>
방어력:9 마법 방어력:6
내구력:29/35
[죽은 자의 장검] (Normal)
설명:죽은 자가 지니고 있던 장검. 비록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지니고 있었던 탓에 죽은 자의 기운이 서려 있다.
<근력(5), 민첩(3)>
공격력:40 마법 공격력:15
내구력:42/50
[은도금 장검] (Magic)
설명:일반적인 장검에다 은으로 도금을 한 장검. 죽은 자에게 효과적인 위력을 주기 위해 제작된 검이다.
<근력(6), 체력(1), 민첩(4)>
공격력:50 마법 공격력:10
내구력:60/60
*사령(死靈) 계열의 마물에게 10% 추가 데미지.
[가죽 벨트] (Normal)
설명:특정 물건을 넣기 위해 만든 가죽용 벨트. 벨트 뒤에 있는 공간으로 인해 물품 보관창 수량이 조금이나마 늘어난다.
<민첩(1)>
내구력:20/20
*물품 보관창 수량 +2.
[도둑의 의복] (Normal)
설명:활동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도둑들이 입는 의복. 보다 실용적인 기능만을 추구해서 만들어 움직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근력(1), 민첩(4)>
방어력:16 마법 방어력:10
내구력:37/40
*상하 일체형
이중에서 내게 없는 가죽 벨트만 착용한다. 설명을 읽어보니 물품 보관창 수량이 2칸 늘어나는 거 같은데…… 의외로 괜찮은 아이템인 듯싶다.
“2칸 늘어난다면 지금 내 아이템 창이 52칸인가?”
확인해본다.
[25/52]
“맞네.”
아이템 창이야 늘어나면 날수록 좋았다. 지금도 순식간에 절반 이상 채워지지 않았는가? 어쨌든 벨트를 마지막으로 모든 아이템을 확인한 나는 깊게 숨을 내쉬고는 앞으로의 행동을 생각했다.
이제 아이템도 죄다 확인했으니…… 남은 건…….
‘에고~ 고민할 것도 많다.’
실로 간단한 것을 고민하는 내 자신이 질책하며 걸음을 옮겼다.
“팔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