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24화 (24/211)

00024  第 2 話  =========================================================================

第 2 話 “2일째”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보상 경험치 24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보상 금액 13실버 60코퍼 획득!]

[보상 아이템 '은 귀걸이' 획득!]

[보상 아이템 '은도금 장검' 획득!]

쯧, 괜히 까불고 있어.

그나저나 내가 죽은 플레이어가 7명인가? 생각보다 적은 숫자였다. 비록 그 7명으로 레벨업은 했지만.

근데 마나를 벌써 다 쓴 건가?

아니, 그보다…….

“스킬 사용! 회전 치기!”

[마나력이 부족…….]

촤악!-

떠오른 메시지 창을 무시하며 허공에다 검을 휘두른다. 한 바퀴를 돌면서 내 주변을 공격한 나는 이내 뭔가를 베어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내 메시지 창과 함께 숨어있던 한 명의 플레이어가 나타났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킬 데미지! 186.]

“크, 큭! 어, 어떻게…….”

어떻게는 무슨!

“넌 내가 붕어 대가리로 보이냐!”

두 번이나 같은 공격을 했으면 패턴을 바꾸던가 해야지! 혹시나 하고 공격을 했던 것이 우연히 적중해버린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분노의 칼질을 했다.

“스킬 사용! 방패 치기!”

쾅!-

[스킬 데미지! 182.]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보상 경험치 260 획득!]

[보상 금액 27실버 11코퍼 획득!]

[보상 아이템 '가죽 벨트' 획득!]

[보상 아이템 '도둑의 의복' 획득!]

“드디어 이 망할 자식을 죽였군.”

대가로 기습 걱정이 없어졌다. 아니, 또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망할 은신이 한 명만 습득하고 있을 리가 없을 테니 말이다. 물론 관통 데미지를 몇 번 당한다고 해서 내가 죽는 건 아닌지라 큰 걱정도 없었다.

“어쨌든 마나력이 전부 떨어졌으니 더 이상은 힘들 거 같은데…….”

남은 지구력도 확인한다.

[지구력:71.2%]

마나력과는 달리, 지구력은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다만 이젠 모든 스킬이 지구력 2배로 소모된다는 것이 걸릴 뿐이다. 행여나 제이어의 수호방패까지 써버린다면 거신의 질주는 단 3번 밖에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음, 조금 쉬어두는 편이 좋으려나?”

휴식을 취하면 지구력은 빠른 속도로 채워지기 때문에 곧장 자리에 앉는다. 그러나 지구력을 제외한 생명력과 마나력은 딱히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래서 물약이 필요한 건가?

‘물약이라…… 분명 상위 랭크 스킬이 좋긴 한데 이런 단점이 있네.’

지구력이 얼마 깎이지도 않는 F랭크 스킬과는 다르게, 이 상위 스킬들은 소모하는 지구력이 상당한 듯했다. 뭣도 모르고 계속 사용하다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 쓸 정도로 말이다.

‘지금 내 마나력이 250이었지?’

그런 식으로 계산해보면 언뜻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근데 앞으로는 이것까지 계산하면서 싸워야 되나?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았다.

내가 죽거나 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럼 계속 전진해볼까.’

잠깐의 생각을 정리한 난 슬슬 휴식을 끝냈다. 지구력도 거의 채워진 상태였기에 지금 즉시 싸워도 문제가 없다. 다만 마나력이 바닥인 상태였기에 오랫동안 싸우기는 힘들 듯하다.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여기서 몬스터를 본 적이 없네.”

새벽의 여명 길드가 죄다 쓸어버린 탓일까?

뭐, 가다보면 알겠지.

그렇게 걷기를 한참. 몬스터도, 새벽의 여명 길드원도 만나지 못한 나는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며 걸음을 옮겼고, 그러나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막아! 뚫리면 안 돼!

-마법사 뭐해?! 빨리 마법 날려!

‘전투 중?’

긴박한 외침. 간간히 들려오는 내용. 이걸 추측한 나는 근처에서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파악했다. 분명 새벽의 여명 길드원이겠지? 이곳에 먼저 있었던 건 그들이었으니 맞을 것이다.

당연히 나의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했다. 찾아가는 사이에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으니 어렵지도 않았다.

“씨발! 힐러 뭐해?! 죽고 싶어?!”

“마나가 없다니까요!”

“마나가 없어도 스킬 사용되잖아!”

오, 찾았다.

대략 8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그들과 싸우고 있는 몬스터를 보았다. 어떻게 보면 저게 처음으로 보는 몬스터로군. 아무튼 그 몬스터의 이름은…….

[타락한 기사(Boss)]

‘보스네?’

이것도 어떻게 보면 기회일까? 난 제일 먼저 뒤쪽에 위치한 마법사와 힐러들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스킬 사용! 거신의 질주!”

[마나력이 부족합니다.]

[지구력이 두 배로 소모됩…….]

콰콰콰콱!-

지구력이 두 배로 소모된다는 메시지 창은 무시한 채 달린다. 민첩이 배로 적용된 나의 몸은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고, 이내 나의 몸은 새벽의 여명 길드원들과 부딪쳤다.

“으악! 뭐, 뭐야?!”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378.]

[스킬 데미지! 395.]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보상 경험치 260 획…….]

메시지 따위는 읽지 않는다. 어차피 은 장신구가 나왔겠지. 그렇게 거신의 질주로 두 명의 길드원을 죽여버린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사용! 회전 치기!”

[스킬 데미지! 192.]

[스킬 데미지! 183.]

“이 미친 자식은 대체 누구야?!”

“어디서 뒷치기야!!”

“너 죽고 싶냐?! 앙?!”

한순간에 두 명의 길드원을 잃어버린 새벽의 여명 길드원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자기들이 직접 척살 명령을 내려놓고 무슨 헛소리야?

[적중 데미지! 138.]

[압도적인 방어력! 데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적중 데미지! 140.]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

이걸로 남은 길드원은 다섯 명이다. 덧붙여 새벽의 여명 길드가 제일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앞에는 타락한 기사를 상대해야만 했고, 뒤로는 나를 상대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야이, 개자식아아!!”

“스킬 사용!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다시 거신의 질주를 사용한다. 다섯 명이나 되는 인원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누구든 맞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런 나의 예상대로 누군가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었다.

[스킬 데미지! 361.]

하지만 죽진 않는다. 생명력? 아니, 방어력이 꽤 되는 녀석인데? 하지만 죽지만 않을 뿐, 내 돌진으로 녀석은 뒤로 날아가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잘 걸렸다! 이 개자식! 스킬 사용! 강력한 일격!”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적중 데미지! 151.]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

이제 남은 플레이어는 네…….

“크아악!”

촤악!-

아니, 세 명이군.

보스, 타락한 기사의 일격에 당한 한 명의 플레이어는 이 가상에서의 죽음을 상징하는 회색으로 변해버렸다. 이걸로 남은 플레이어는 세 명. 이제 거의 끝난 것과 다름없었다.

“젠장! 이제 남은 생명력도 없는데!”

“저거 머리 위에 뜬 마크 좀 봐봐. 길마가 척살령 내린 그 놈 아냐?”

“그게 뭐가 중요해?!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그들은 타락한 기사의 공격을 피하면서 내 눈치를 봤다. 굳이 내 눈치를 본다고 뭐가 달라질 일은 없을 텐데.

이대로 놔둔다고 해도 타락한 기사에게 죄다 죽겠지만, 그러면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어진다. 내가 죽인다면 상당한 경험치와 돈을 얻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저 보스에게 죽게 놔둘 수야 있나!’

“멈추세요! 움직이면 공격하겠습니다!”

“음?”

갑작스럽게 들린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는 어느새 도착했는지 모를 10여 명의 플레이어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원군인가? 머리 위에 뜬 마크를 보니 확실히 새벽의 여명 길드였다.

죄다 죽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두 분은 남고, 나머지 분들은 보스를 잡으세요. 어서!”

“예!”

“예!”

“이거, 나를 너무 무시하는데? 스킬 사용!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먼저 타락한 기사를 잡기 위해 움직이는 플레이어부터 노렸다. 아무래도 뒤에 세 명은 그냥 놔둬도 죽을 게 뻔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새로 온 지원군부터 없애버리는 게 맞지 않겠는가?!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붉은 폭풍과 함께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아아앙!!-

“크아악!”

“커헉!”

[스킬 데미지! 377!]

[스킬 데미지! 352!]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떴지만, 그래도 죽진 않는다. 대신 나보다 낮은 근력으로 인해 사방으로 튕겨낼 수 있었고, 덕분에 보스에게 접근도 막을 수 있었다.

“그냥 보내줄 수는 없지.”

“힐러진. 회복하세요!”

파밧!-

새하얀 빛이 튕겨져 나간 플레이어를 회복했다. 저 힐러들부터 죽여야겠군. 언뜻 봐도 유아의 스킬보다 뛰어난 그 빛을 본 나는 목표를 조금 변경하기로 했다.

“전부 돌격! 흩어져서 보스에게 접근하세요!”

“아오…….”

어째 저 여자의 말을 척척 잘 듣는 사람들이었다. 무슨 고용주라도 되는 거냐? 그리고 그 명령에 내게는 딱 2명의 플레이어만 접근했고, 남은 사람들은 이리저리 흩어져서 보스에게로 접근했다.

“죽어! 이 개자식아!”

“후.”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몸으로 때운다. 전형적인 몸빵의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어쨌든 압도적인 나의 방어를 뚫기 위해서는 관통 데미지 밖에 없을 것이다.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스킬 경감 데미지! 62.]

호오? 피해?

‘공격은 제대로 한 거 같은데.’

피해버린 탓에 제대로 된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았다. 민첩을 올렸나? 아무래도 보통 녀석은 아닌 듯싶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보다 별로 높지도 않아.’

민첩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면 내 공격은 거의 적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의 이 플레이어는 가까스로 피해낸 정도? 민첩이 높아봐야 얼마 차이도 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때.

“나와 계약을 맺은 영혼의 동반자여. 지금 환계의 문을 열어 나의 부름에 답하라.”

‘어라? 저거 왠지 위험한 느낌이 든다?’

재차 공격하는 플레이어 뒤로는 명령질(?)을 하던 여자가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런데 마법 주문치고는 꽤 길었다.

보통 저렇게 긴 주문이라면…….

왠지 평범한 주문이 아니라는 생각 외에는 들지 않았다. 저 여자가 외우고 있는 주문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저 주문을 완성하게 놔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 난 거신의 질주를 사용했다.

“스킬 사용!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죄다 무시하고 저 여자부터 죽인다!

“안 돼!”

공격하던 플레이어들도 내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어떻게든 나를 막아서려고 했지만, 이 스킬은 막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383!]

[스킬 데미지! 367!]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막아서는 플레이어를 튕겨낸다. 그리고 여자에게 달린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죽도 아닌 저런 천옷으로는 내 공격을 막아낼…….

“소환. 아크 베어!”

파밧!-

콰아아앙!!-

젠장, 막혔다!

스킬을 완성한 여자의 앞으로는 어떤 마법진이 그려졌고, 그 마법진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내 공격을 가로막았다.

‘뭔 스킬이야? 이건?’

그리고 마법진에서 나타난 건…….

쿠어어엉!!!

한 마리의 곰이었다. 마치 북극곰과 같은 새하얀 곰이…… 아니, 자세히 보니 흰색이 아니라, 은은하게 빛나는 은색이었다.

그리고 엄청나게 컸다.

두 발로 몸을 일으킨 채, 포효를 지르는 그 곰탱이는 2미터를 훌쩍 넘는 덩치를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 했더니 소환 스킬이었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최소 C랭크 이상은 되는 소환수 같았다.

하지만 앞에 여자는, 이런 나의 의문을 해결해줬다.

“A랭크 환수 소환 스킬이죠. 이제 상황 판단이 되시나요?”

“…….”

C랭크 이상이라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A랭크? 랜덤 스킬북으로 뽑은 거였나? 하긴, 나 역시 랜덤 스킬북으로 S랭크, A랭크 스킬을 얻었으니 다른 사람도 얻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드디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이야기?”

“어째서 저희 길드를 공격한 거죠?”

솔직히 플레이어를 죽여서 한몫 잡으려는 생각이었다. 즉, 난 노리고 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인정할 수는 없지.

“공격이라니? 정당방위였어. 그쪽 길드원이 먼저 공격한 거야.”

“그럴 리가 없어요. 만일 그렇다고 해도 당신이 뭔가를 했겠죠.”

“뭐, 틀린 말은 아니군.”

슬쩍 뒤를 돌아본다. 무려 10여 명 정도의 인원이 타락한 기사를 다굴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잡기는 이미 글러버린 듯싶다.

“당신에게 10명이 넘는 길드원이 죽었어요. 엄청난 피해죠.”

“아, 피해보상이라도 해줘야 되나? 어차피 적대 관계잖아.”

빈정거리는 나의 태도에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만일 저희 길드로 들어오신다면 오늘 일어난 모든 일을 덮어드릴 수도 있어요. 당신도 A랭크 스킬을 가지고 있죠? 저와 당신의 힘이라면 이곳에서 누구보다도 활약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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