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2 第 2 話 =========================================================================
第 2 話 “2일째”
‘진짜 쉽네.’
혼이 깃든 장검을 만드니 스킬 레벨이 팍팍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단지 직감으로 망치를 두들겨야 되는 위치를 찾는다는 것에서 시간을 잡아먹긴 했지만, 그것도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까앙!-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2, 체력 2, 기술 3 증가합니다.]
‘이제 5레벨!’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스킬 레벨이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더는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없습니다.]
[스킬 레벨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레벨을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
뭐지?
5레벨로 오르기가 무섭게 뜬 메시지 창의 내용은 내 행동을 멈추게 했다.
그러니까…… 5레벨 이상 올리기 위해서는 기존 레벨을 올려야 된다?
“이런 것도 있었나?”
잠깐 고민한다.
스킬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면 남은 철괴는 모아놨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올리는 편이 좋을지도 몰랐다. 대장간의 철괴는 무한정으로 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킬 레벨을 무시하고 계속 만들어 팔아버린다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우와!~ 이거 얼마예요?”
‘음? 손님?’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 제작 4레벨에 만든 장검을 들고 있었다. 근데 허름한 옷차림을 보자니 돈을 가지고 있을 거 같지는 않다.
저걸 얼마나 팔아야 되려나?
‘좋아, 인심 썼다.’
“30실버만 주세요.”
“예?”
“30실버요.”
공격력만 68짜리 장검이다. 상승하는 근력까지 포함하면 레벨 1짜리도 고블린 정찰병을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어마어마한 물건인 것이다. 그런 물건을 고작 30실버에 준다면 상당히 싼 가격이라 생각했지만, 상대방의 입장은 그게 아닌 듯했다.
“아…… 좀 비싸네요.”
그 말을 남기며 장검을 제자리에 놓고 어디론가 떠나는 플레이어.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30실버가 비싼 가격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옆에 평범한 장검이라도 팔아버리는 건데.
‘에이, 몰라.’
고개를 저으며 아쉬움을 떨친 나는 마지막으로 내가 쓸 장검을 만들었다.
까앙!-
[혼이 깃든 장검이 완성되었습니다.]
일명 제작 스킬 5레벨의 장검.
“확인.”
[혼이 깃든 장검] (Magic)
설명:순수한 철로 만들어진 장검. 뛰어난 기술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이 무기는 장인이 가진 한계를 넘어, 그의 영혼까지 깃들어져 있다.
<근력(9), 체력(3), 민첩(4)>
공격력:76 마법 공격력:0
내구력:45/45
*생명력 50 증가.
“역시.”
제작 2레벨과 5레벨의 차이는 상당했다. 공격력만 76. 이로써 내 공격력은 180을 넘겨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방어력보다 낮은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나저나 이 무기들을 팔아야 될 텐데…….”
현금으로 팔아버려?
나쁘지는 않다. 아직 이 정도 공격력을 지닌 무기는 몇 개 없을 테니 적당한 가격에 내놓아도 팔릴 거 같았다. 의외로 괜찮은 생각에 잠깐 고민한 나는 일반 장검과 3레벨의 장검까지는 골드로 팔고, 나머지 다섯 자루는 현금으로 팔아버리기로 결정하고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거리로 향했다.
웅성~ 웅성~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네.’
어제 유아와 왔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제만큼의 사람들이 없었다. 아마 오전이라 그런 거겠지.
“E랭크 의뢰 하실 분!~”
“남쪽 평원으로 사냥가실 분!”
“매직급 무기나 방어구 삽니다!”
‘음?’
그러고 보니 내 무기가 매직급 무기라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그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3레벨의 장검을 팔았다. 가격은 30실버. 매직급 무기라면 혼이 깃든 장검이었기에 30실버라는 가격을 불렀는데, 그 플레이어는 제발 깎아달라며 사정을 하는 탓에 27실버에 건네주었다.
마지막으로 일반 장검은 8실버. 내가 사용했던 중고품(?) 장검은 15실버라는 싼 가격에 넘겨버린 난 은행으로 발걸음을 옮겨 남은 네 자루를 현금 거래창에 등록시켰다.
‘이제 남은 건…….’
랜덤 스킬북이겠지.
아이템 창을 열어 랜덤 스킬북을 꺼낸 나는 어제 습득한 스킬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플레이 시간을 전부 소모하셨습니다. 현실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접속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1분 후, 자동으로 접속이 종료됩니다.]
[장소의 문제가 있으시다면 30분 연장이 가능합니다. 연장하시겠습니까?]
‘씨발! 더럽게 안 나오네.’
결과는 어제와 정반대였다.
접속 시간을 다 쓸 때까지 원하던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어제 뽑은 S랭크는 운빨이 엄청나게 따라준 거였나? 벌써 1천 번이 넘는 시도를 했음에도 뜨지 않은 걸 보면 역시나 S랭크 스킬인 거 같았다.
‘그냥 A랭크로 만족할까.’
생각과 함께 한숨을 내쉬며 접속을 종료했다.
“접속 종료.”
[접속을 종료합니다.]
[다시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
접속을 종료한 나는 멍한 정신을 추스르며 몸을 일으켰다. 이 미친 게임은 종료할 때마다 허탈감이 밀려오는군.
어쨌든 시간을 확인하니 5시 2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 하나는 끝내주게 지나간단 말이야.’
그나저나…….
역시나 입고 있던 옷은 흠뻑 젖어있었다. 황혼 안에서 그렇게 직감을 사용했으니 당연히 이런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대체 왜 황혼에서는 직감이 그런 식으로 나타나는 거지?’
평소에는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미미한 불안감이, 황혼에서는 완전 극대화가 되는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나로서는 답답하기만 했다. 또 이런 고민은 다른 누구에게도 말할 수는 없다. 대체 누구에게 말할 건가? 설사 말하더라도 내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건 뭐, 고민해도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후, 일단 씻자.
흘린 땀을 씻어내기 위해 한바탕 샤워를 끝낸 뒤, 밀려오는 피로를 애써 거부한 채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루에 세 번은 아니더라도 두 번까지는 접속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대충 1시간만 쉰 다음, 다시 황혼으로 접속해야지.
‘그러고 보니 지금의 난 강한 거 아닌가?’
사실 강하다고 생각한다. S랭크와 칭호로 이뤄진 압도적인 방어력. 오늘 도르겐을 잡은 것도 그 방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도르겐을 혼자서 잡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렇게 강해지니 이런 생각마저 든다. 아마 이대로 계속 게임을 한다면 황혼 내에서 최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했던 온라인 게임에서는 그런 것과 인연이 먼 플레이를 했기에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몰랐다.
‘여기서 S랭크 스킬만 더 얻는다면 랭킹 1위도…….’
……랭킹?
문득, 황혼 홈페이지에 있는 랭킹 시스템을 떠올린다. 그러고 보니 황혼에는 랭킹 시스템이 있었지? 생각난 김에 황혼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어디보자, 랭킹이…… 아, 여기 있네.”
간단하게 찾아낸 나는 클릭한다. 이 랭킹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나타냈기에 현재 내 랭킹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름:루딘]
[레벨 순위:34,857위]
[명성 순위:21위]
“어? 명성이 왜 21위지?”
레벨 순위야 납득이 된다. 사냥을 중점적으로 하지 않은 내가 미친 듯이 사냥만 하는 사람들을 따라잡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명성 순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어째서 21위인 걸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로 한 난 명성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찾았고, 이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명성은 의뢰 길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하루에 1번 밖에 받지 못한다고?”
그러니까 명성을 주는 길드 의뢰는 하루에 한 번밖에 할 수 없다는 소리였다. 황혼이 시작된 시간은 이제 2일째다. 즉, 많아봤자 2번의 의뢰 밖에 못한다는 소리였고, 그중에서 나는 2번의 의뢰를 전부 해결해버렸다.
‘아님 둘 다 E랭크 의뢰를 한 탓일지도 모르겠네.’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간단히 결론만 내린 나는 레벨 순위로 눈길을 돌렸다.
랭킹 1위는 레벨이 몇일까?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레벨 순위 1위:레벨 18(76.29%).]
“레벨 18?”
보통 사람이라면 '응? 생각했던 것보다 높지 않잖아? 적어도 30은 될 줄 알았는데.' 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난 다르다. 18이라는 레벨도 높다고 판단을 하고선 생각했다.
‘레벨 올리기가 힘든가?’
랭킹 1위가 18 레벨이라면 나머지도 비슷하다는 뜻이다. 그들이 전부 놀면서 레벨을 올렸을까? 아니다. 아마 죽자고 올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레벨이 18.
레벨이 쉽게 오르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하긴, 스킬도 제대로 안 나오는 게임에서 뭘 바랄까? 더군다나 황혼이라는 게임은 스킬이 필수적으로 있어야만 했다. 스킬이 아니면 제대로 된 데미지를 주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일반 공격으로는 도르겐에게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그저 스킬로만 싸워 이겼을 뿐이다.
그러니 스킬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지금 S랭크 스킬을 뽑으려는 것도 다 그런 이유지.”
그 말과 함께 홈페이지를 닫는다. 원래의 목적이었던 랭킹을 확인했으니 더는 볼일이 없었다.
그럼 게시판으로 찾아가서 정보나 뒤져볼까?
“정보를 뒤져봐도 쓸만한 게 없겠지만…… 뭐, 혹시 모르니.”
어차피 1시간이 지나야 황혼으로 접속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시간이 남는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난 아직도 시간이 40분 정도 남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게시판을 클릭하여 올라온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신경이 거슬리는 제목이 보였다.
[아, 씨발! '새벽의 여명' 길드 존나 재수없다!]
뭔 욕질이야?
그 글에는 댓글 숫자도 상당했다. 그보다 길드? 시작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길드를 만든 곳이 있나? 어쨌든 그 글을 클릭했다.
[내용:그 길드 자식들이 던전 하나를 지들 맘대로 독차지하고 있다! 또 길드원이 아니면 절대 들어올 수 없다고 협박이나 하고! 열 받아서 따지니까 바로 죽이더라. 와! 미친 새끼들.]
“…….”
밑에 댓글을 읽어본다. 대충 '맞다! 너무한다!' 라는 글이 있었고, 혹은 '너도 길드를 만들어서 싸워라.' 라는 글도 있었다. 그러다가 던전의 위치를 적어놓은 댓글을 본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내가 있던 마을이랑 가까운데?”
정확하게는 고블린과 늑대 영역 사이에 있는 구석진 장소였다.
“던전이라…….”
이들이 던전을 독차지하는 이유가 뭘까? 사실 너무 많다. 안정적으로 레벨을 올리는 것도 있을 테고, 그곳에서만 나오는 아이템을 비싸게 팔 생각일 수도 있었다.
혹은 길드원만 들어가게 해준다고 했으니 길드 인원을 늘리려는 생각일지도 몰랐다.
‘가볼까?’
던전 보상은 둘째 치더라도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제 나를 공격한 녀석들이 떠오른 탓이기도 했다. 덧붙여 던전으로 간다면 부수입이 짭짤할 거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내 능력치를 시험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난 슬슬 다가올 시간만을 기다렸다.
“게임 시작.”
팟!-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황혼에 접속한 나는 곧장 의뢰 길드에서 나왔다. 목표는 던전이었다. 위치도 파악한 나는 그대로 걸음을 옮겼고, 또 그러는 도중에도 랜덤 스킬북을 사용했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음? 이건…….”
전신에 느껴지는 불안감이지만 그 강도가 옅다. 불안감이 느껴지는 걸로 보아하니 대박일 거라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제이어의 수호방패만 하더라도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감각까지 느껴졌는데, 지금의 이건…….
‘그러고 보니 랜덤 스킬북은 2권이지?’
이번에 엉뚱한 스킬이 나오더라도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생각과 함께 나는 책을 펼쳤다.
[A랭크 스킬. '거신의 질주'를 습득하였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근력이 6 상승합니다.]
[민첩이 6 상승합니다.]
“역시 A랭크였나?”
지금까지와 확연히 다른 옅은 불안감. 때문에 A랭크가 아닐까 하는 예상까지는 하고 있었다. 그것보다 거신의 질주? 질주라면 이동 속도를 올려주는 스킬인가?
뭐, 민첩이 낮은 내게 딱 좋은 스킬이라면 스킬이지만.
[거신의 질주] (A랭크)
내용:거대한 거신의 힘을 육체에 담아 돌진하는 기술. 돌진하는 도중에는 어떤 타격을 받아도 절대 멈추지 않는다. 덧붙여 자신보다 근력이 낮은 대상은 무조건 튕겨낸다.
<상승 능력치:근력(6), 민첩(6)>
<현재 숙련도:LV1 (0.00%)>
“이거…… 이동 스킬이 아니라, 돌진 스킬이었나?”
이동과 돌진은 분명 차이점이 있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동은 보조였고, 돌진은 공격이었다. 그런데 이 스킬의 설명을 읽어보면 아무래도 공격인 거 같았다.
“……상세 정보. 거신의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