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6화 (16/211)

00016  第 1 話  =========================================================================

第 1 話 “1일째”

“그런데 저분들 레벨은 어떻게 돼?”

“레벨?”

“그것도 알아보지 않고 데려온 건 아니지?”

“하하하…….”

뭔가 어색한 웃음을 흘린 그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실례지만 레벨이……?”

“6입니다.”

“저는 7이에요.”

‘7?’

나야 보스를 잡아서 올린 레벨이라고는 하지만, 유아도 레벨이 7일 줄은 몰랐다. 역시 레벨업은 단순 노가다라는 말인가? 아무튼 나와 유아의 레벨을 들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낮진 않네요.”

다른 친구도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단순히 그 모습만 봐서는 내 레벨이 제일 낮은 모양이었다.

“어때? 불만은 없지?”

“그 정도라면 괜찮지.”

“좋아.”

[플레이어 '카레스' 님께서 파티를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말이 끝나자마자 내 앞에 뜬 메시지 창. 별로 고민할 것도 없이 파티 신청을 수락했다.

“수락한다.”

[파티에 가입하셨습니다.]

[현재 파티원 4명. (루딘, 카레스, 지오, 예나)]

[플레이어 '유아' 님께서 파티에 가입하셨습니다.]

[현재 파티원 5명. (루딘, 카레스, 지오, 예나, 유아)]

“이제 인원도 다 모였으니, 출발하겠습니다. 준비는 되셨죠?”

“예.”

다들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는지 끄덕인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의뢰 시작.”

[의뢰를 시작하셨습니다. 의뢰 장소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카레스라는 플레이어가 의뢰 시작이라는 말을 하자, 내 앞으로는 새로운 메시지 창이 생겨났다. 여기서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궁금증도 생겼지만 일단 이동한다.

“예.”

[의뢰 장소로 이동합니다.]

파밧!-

새하얀 빛과 함께 나는 어디론가 이동되었다. 여긴 어디지? 언뜻 보기에도 동굴이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지만, 어떤 동굴인지는 몰랐다. 보나마나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동굴이라는 사실만 알 정도랄까?

‘뭐, 적정 인원 5명인 퀘스트에서 몬스터가 안 나올 리가 없지.’

“음. 모두 도착했군요.”

그때 파티의 리더인 카레스가 모두를 확인하며 말했다.

“듣지 못한 분도 계시니 의뢰 내용을 다시 말하겠습니다. 쉬워요. 이곳에는 흑마법사 젤드가 있는데, 그 젤드를 죽이면 의뢰가 끝납니다.”

‘흑마법사?’

그럼 위험하지 않으려나? 마법을 사용하는 상대는 싸워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지닌 압도적인 방어력이 있으니 긴장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 가실까요?”

그렇게 카레스가 먼저 앞장서자 남은 사람들은 그의 뒤를 따랐다. 나는 걸음을 옮기면서 파티원의 장비를 보았다. 카레스는 양손에 단검을 들고 있고, 지오는 둔기와 방패. 예나라는 여자는 활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죄다 다른 무기를 들고 있네. 그보다 단검?’

내가 생각하기에는 전투에 적합하지 않는 무기가 단검이다. 민첩이 엄청나게 높지 않으면 무조건 얻어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검의 길이. 길이가 너무 짧다. 그러니 최대한 근접해서 싸워야만 했는데, 민첩이 높지 않다면 그대로 반격당할 가능성이 높은 무기가 단검인 것이다.

차라리 나처럼 장검이 낫지.

“컹, 컹컹!”

‘어? 뭔가 익숙한 소리가 들리는데?’

“컹! 침입자! 침입자!”

앞에 나타난 것은 예상대로 코볼트였다. 그런데 광산에서 봤던 코볼트와는 조금 달랐다. 손에 든 칼과 방패. 그리고 갑옷까지.

난 본능적으로 이름을 확인했다.

[코볼트 전사]

‘코볼트 전사로군.’

나타난 코볼트 전사의 숫자는 세 마리. 물론 나라면 혼자서도 잡는 것이 가능하지만…… 괜히 주목 받을 필요는 없겠지?

“코볼트 전사? 루딘 님, 유아 님. 한 마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죠.”

역시나 내 레벨이 제일 낮은 모양이군.

그렇지 않고서야 나와 유아를 세트로 묶어 맡아달라고 할 리가 없다. 어쨌든 난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코볼트 한 마리를 맡았다.

“제가 시선을 끌 테니, 틈을 봐서 찌르세요.”

“예.”

채앵-

동굴 자체는 꽤나 넓은 탓에 움직임에는 지장이 없다. 나는 코볼트가 휘두르는 무기를 대충 쳐내며 상대했고, 그런 도중에 유아가 하는 행동을 볼 수 있었다.

탓-

‘음?’

창을 최대한 당긴 채, 내 옆으로 튀어나온 유아. 그녀는 발을 내딛는 것과 동시에 창을 찔렀고, 창은 깔끔하게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 코볼트의 몸을 관통했다.

푸욱!-

“깨갱!”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스킬 데미지! 86.]

[전투 경험치 25 획득!]

관통 데미지는 방어력을 무시한다. 그런 관통 데미지에다가 내 스킬까지 들어가자, 코볼트는 그대로 즉사했다.

그건 그렇고 의외의 모습인데?

나는 유아를 보며 생각했다. 창을 사용한 적이 없을 텐데도 그녀의 공격은 뭔가 대단함이 느껴졌다. 아니면 내 눈이 잘못된 거겠지.

‘의외로 창이라는 무기가 손에 맞나?’

간단하게 결론을 내리며 다른 사람을 보았다. 뭐, 무난하게 상대하고 있다고 해야 되나? 가장 걱정했던 카레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움직이며 코볼트를 공략하고 있었다.

‘이야~ 엄청 빠르잖아? 블러드 울프 같은 놈이 여기 또 있네.’

촥!- 촤촤촥!-

휘두르는 코볼트의 검을 살짝 피하고, 단검으로 난도질을 한다. 그런 공격을 몇 번 펼치자 코볼트 전사는 그대로 죽었고, 난 남은 지오라는 플레이어를 보았다.

그나마 제일 평범하다고 할까?

지오는 공격을 막으며 둔기를 휘두른다. 도중에 예나가 화살을 날리면서 서포터를 해줬고, 또 그런 식으로 평범하게 코볼트 전사를 잡았다.

[전투 경험치 25 획득!]

[띠링~ 파티원 지오 님께서 '코볼트 이빨'을 획득하셨습니다.]

“이거, 루딘 님께서 제일 먼저 잡으셨네요.”

“운이 좋았죠 뭐.”

당연히 겸손이다. 물론 이딴 코볼트 전사쯤이야 몇백 마리가 덤비더라도 무섭지 않은 것이 바로 나다! 라고 외칠 수는 없다. 같이 싸우는 파티원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으니 말이다.

“운이었나요? 하핫, 일단 계속 진행하도록 하죠.”

카레스의 말과 함께 일행들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난 내 옆에서 조용히 걷는 유아에게 말했다.

“무기는 어떤가요?”

“엄청 좋아요. 아까 제 데미지만 76이 떴어요.”

스킬도 사용하지 않고 76의 데미지가 떴다는 건 대단했다. 역시 관통 데미지라는 말인가? 생각해보니 유아의 창에는 관통 확률을 올려주는 옵션이 붙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다행이긴 하네.’

즐거운 듯이 미소를 짓는 유아를 보며 생각했다. 왠지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아마 조금 전에 전투로 자신감을 얻은 거겠지.

그렇게 좋은 쪽으로 해석한 나는 카레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진행은 정말 여유로웠다.

나를 비롯한 파티원 전원이 코볼트 전사를 상대할 수 있었고, 나오는 코볼트 전사도 3~5마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볼트 전사 5마리가 나오더라도 사실상 1:1의 전투가 되는 탓에 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이거 진짜 쓸만한데?’

내가 감탄을 못지않은 것은 바로 도서관에서 배운 '방패 치기' 스킬이었다. 조금 전 코볼트와의 전투에서 나온 데미지가 무려 176.

힘껏 치기보다 더 많은 데미지가 나왔던 것이다.

“상세 정보. 방패 치기.”

[F랭크 방패 치기 효과] (LV1)

-방어력을 데미지로 적용.

-방패의 방어력을 추가 데미지로 적용.

-추가 데미지 5.

*사용 시, 마나력 소모 1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0.5%.

내용은 정말 별거 없다. 그리고 좋지도 않다. 보통 공격력은 방어력보다 높은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공격력보다 낮은 방어력을 데미지로 적용하다니? 어느 누구라도 사용하지 않을 스킬이지만, 칭호를 가진 나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방어력만 100 올라가는데다, 10% 추가 방어력까지!

아마도 수호의 방패를 가진 나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아닐까? 아무래도 다른 사람은 데미지도 안 뜰 테니까.

‘후후, 역시 방패 스킬을 배우길 잘했어.’

“아, 저기 문이 있네요.”

“아마 저 안에 젤드가 있겠지.”

“왜? 긴장돼?”

그때 카레스와 지오의 대화를 들은 난 앞에 있는 문을 보았다. 음, 벌써 도착한 건가? 딱히 어려웠던 전투도 없었기에 금방 도착한 느낌이었다.

“누가 긴장한다는 거야? 빨리 문이나 열어.”

지오의 대답에 카레스는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문득, 옆에 있던 유아가 긴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왜 긴장하는 거지?’

창으로 코볼트를 찔러 죽일 때는 언제고.

참고로 지금의 유아는 혼자서도 코볼트 전사를 상대할 정도였다. 창으로 찌른 뒤에, 살짝 후퇴. 그리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코볼트를 재빨리 찌르는 형태의 공격.

그게 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내가 몬스터와 싸울 때 사용했던 방법이었다. 설마 내 동작을 보고 따라했던 걸까?

‘……그건 아니겠지.’

싸우는 방식이야 거기서 거기였다.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버린 나는 문을 열려고 하는 카레스를 보았다.

“그럼 열겠습니다.”

철커덩-

끼이이익-

철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자, 꽤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공간의 끝에는 검은 로브를 입고 있는 한 명의 마법사가 음침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며 써늘하게 말했다.

“역시…… 멍청한 코볼트 따위를 경비로 세우는 게 아니었어.”

저 마법사가 젤드인가? 뭐, 머리 위에 띄워진 이름을 보니 확실했다.

[흑마법사 젤드(Boss)]

“하지만 너희들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공격을 해볼까?

언제까지 저 녀석이 떠드는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었던 나는 흑마법사 젤드를 공격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뭐지? 왠지 이거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떠오르는데.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문득 카레스가 앞으로 나서더니 손가락으로 젤드를 가리켰다.

“흑마법사 젤드! 당신의 악행은 여기서 끝이다!”

“후후후. 길드의 사냥개 주제에 잘도 지껄이는군. 좋다. 절망을 느끼게 해주지.”

[흑마법사 젤드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메시지 창과 함께 내 몸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아무래도 대화를 하기 위한 이벤트 같았다.

“후, 이제 움직이네요. 저절로 움직여서 뭔가 했는데.”

“일단 싸우죠.”

나는 즉각 전투를 준비했고, 그건 젤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어서라. 나의 충실한 노예들이여.”

[흑마법사 젤드가 소환 마법을 시전합니다.]

[코볼트 좀비가 소환됩니다.]

파밧!-

순간, 젤드의 주변으로 다섯 마리의 코볼트 좀비가 나타났다. 저 좀비는 뭐야? 기존의 코볼트 전사와 비슷한 외형의 코볼트 좀비는 각자 무기를 든 채, 붉은 안광을 빛내고 있었다.

“가거라. 가서 녀석들의 피를 취해라!”

“옵니다! 예나 님! 젤드를 저격해주세요! 다른 분들은 좀비를 막아주시길 바랍니다.”

카레스는 특유의 빠른 몸을 이용하여 젤드에게 접근하려 했다.

자기가 보스를 잡고 싶어서 저러나?

어차피 파티를 맺은 상태니 누가 잡더라도 상관은 없다. 난 그런 카레스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달려드는 코볼트 좀비를 향해 방패를 들었다.

카앙!-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크아아……!”

“스킬 사용. 방패 치기!”

참으로 간단하게 공격을 막아낸 나는 들고 있던 방패로 코볼트 좀비에게 부딪쳤다.

퍼억!-

[스킬 데미지! 156.]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스킬 데미지! 66.]

어떠냐?! 이걸로 코볼트 좀비 따위는…….

‘응?’

“크아…아……!!”

‘안 죽어?’

생명력이 최소 200이 넘는다는 뜻이다. 그럼 코볼트 전사보다 더 강하다는 말인데? 그래도 나는 문제가 없겠지만…….

“타오르는 어둠의 불꽃은 너희의 영혼까지 태워버릴 것이다.”

“……젠장.”

서걱!-

[적중 데미지! 32.]

[전투 경험치 32 획득!]

급히 코볼트 좀비를 죽이고는 젤드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예상대로 그건 마법 주문인지, 젤드의 주위로 검붉은 불꽃이 생겨났다.

화르륵!-

‘카레스와 예나는 대체 뭐하는 거야?’

생각과 동시에 카레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자신에게 달라붙은 코볼트 좀비를 따돌리며 젤드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오오! 그래, 가라! 저 마법을 취소시켜!

“크큭, 어리석은. 함정 발동.”

콰아앙!!-

함정 발동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접근하던 카레스의 발밑에서는 폭발이 일어났다. 피하고 나발이고 없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폭발인 것이다.

“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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