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5 第 1 話 =========================================================================
第 1 話 “1일째”
[혼이 깃든 창] (Magic)
설명:순수한 철로 만들어진 장창. 뛰어난 기술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이 무기는 장인이 가진 한계를 넘어, 그의 영혼까지 깃들어져 있다.
<근력(6), 체력(2), 민첩(5)>
공격력:63 마법 공격력:0
내구력:43/43
*관통 확률 10p 상승.
‘음?’
장창은 양손 무기라 그런지, 내가 든 장검보다 높은 공격력의 무기가 탄생했다. 그게 아니면 제작 레벨 3으로 올라간 덕분일 수도 있다. 내 장검은 제작 레벨 2에서 만든 무기였으니까.
“유아 님.”
“아, 예.”
“그 쇠몽둥이랑 8실버를 주시면 이 창을 드릴게요.”
능력치는 말해주지 않는다. 거기까지 배려해줄 정도로 난 착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유아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먼저 거래를 신청했다.
“거래 완료.”
“거래 완료.”
올려진 8실버와 코볼트 쇠몽둥이를 확인한 나는 거래 완료라고 했고, 유아 역시 거래 완료라고 말하고는 창을 꺼내들었다.
“이건…….”
감탄하는 유아. 대놓고 말하면 방금 시작한 초보도 늑대를 잡을 수 있을 정도다. 아마 팔더라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난 거기까지 생각하고는 망치와 모루를 챙겼다.
“고맙습니다. 루딘 님.”
“…….”
유아는 뭔가 많은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날 보았다. 그런 유아에게 내가 느낀 감정은 역시 '예쁘다'였다. 지금 저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이 될 정도랄까? 만일 유아에게서 거리를 유지하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털어주고 싶을 정도다.
으음, 그게 꽃뱀인가?
그걸 떠올린 나는 유아가 남자를 이용할 수 있는 성격만 되면 엄청난 성장을 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들…….
‘……아니, 생각하지 말자.’
그녀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엉뚱한 생각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정작 본인이 옆에 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나는…….
“이만 나가죠.”
“예.”
대장간에서의 모든 일을 끝낸 나는 거리로 나왔다.
‘일단 마을을 좀 둘러볼까.’
지금까지 대장간만 찾은 탓에 이 마을에 어떤 것이 있는지 몰랐다. 내가 평생 대장간만 갈 것도 아니었으니 이 기회에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았다.
‘그런데 이 여자는 무기도 얻었으면서 날 따라오네.’
나 같으면 그 무기를 가지고 사냥하러 갔을 텐데. 뭐, 굳이 그걸 말한다고 해서 그녀가 사냥하러 갈 거 같지는 않았다.
웅성~ 웅성~
“팝니다!”
“좋은 무기나 방어구 삽니다!”
유아와 함께 거리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목청껏 열심히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이건 유아에게도 신기한 모양이었다. 연신 그런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아이템을 사고파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E랭크 의뢰를 같이 깨실 분은 오세요! E랭크 의뢰입니다!”
“늑대 잡으러 가실 분!”
‘열심히도 외치는군.’
새삼 가상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목은 아프지 않을 거 아닌가? 그리고 재미있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예쁘장한 여자가 남자에게 다가가서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모습.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서 먼저 말을 거는 모습. 제발 물건 값을 깎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
‘여기서 이런 걸 보니 전혀 새롭네.’
온라인 게임에서 각 캐릭터들이 말풍선을 띄우며 표현되는 장면을 이 가상으로 옮긴 모습이려나? 뭔가 신기하기도 했다.
“랜덤 스킬북 팝니다! 40실버에 팝니다!”
‘응?’
순간, 걸음을 멈춘다. 랜덤 스킬북을 판다고? 고개를 돌려보니 웬 허름한 옷차림의 초보자가 랜덤 스킬북을 판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초반에 받은 랜덤 스킬북을 판다는 건가?’
그전에 교환이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난 생각할 것도 없이 그 플레이어에게 다가갔다.
“랜덤 스킬북을 40실버에 파신다고요?”
“아, 예! 사실래요?”
40실버는 결코 싼값이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말이다. 그러나 S랭크 스킬을 생각한다면 비싼 값도 아니었다.
“그러죠. 근데 랜덤 스킬북은 왜 파시는 건지…….”
“당연히 스킬북을 구입하기 위해서죠. 40실버만 있으면 스킬북을 7~8권은 구입할 수 있거든요. 1~2개 배울 바에는 제가 원하는 스킬 7~8개를 배우는 편이 훨씬 좋죠.”
“이 마을에 스킬북을 파나요?”
“뭐, 예. 저~쪽 도서관에 팔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거예요?”
“산다고 했으니까요. 거래 시작.”
예상지도 못 한 좋은 정보를 얻었다. 도서관이라……. 어쨌든 그에게 거래를 신청하여 랜덤 스킬북을 40실버에 구입했다.
“하핫! 그럼 수고하세요!”
플레이어는 거래가 끝나자마자 그 말을 남기며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나 또한 도서관을 향해 걸어가면서 초반 공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분명 일리는 있어. 랜덤 스킬북은 뭐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차라리 직접 배울 수 있는 F랭크 스킬을 몇 개 배우는 편이 좋을지도.’
직감을 가진 나라도 어떤 스킬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 S랭크 스킬은 어찌 나오게 할 수는 있었지만, 그 종류까지는 나도 불가능했다.
만일 그게 된다면 S랭크 제작 스킬을 배웠겠지.
“루딘 님. 도서관으로 가시는 건가요?”
“예. 어떤 스킬북을 파는지 궁금하거든요.”
랜덤 스킬북을 구입하고도 내 돈은 40실버가 있었다. 플레이어가 말했던 내용이 사실이라면 나도 7~8개의 스킬을 배울 수 있겠지?
“…….”
유아와 함께 도서관에 도착한 나는 스킬북부터 찾았다. 아니, 이곳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가 스킬북을 찾고 있었다. 스킬북은 뭐랄까? 누군가 책을 구입하면 그 자리에 다시 책이 생겨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에 스킬북이 부족하거나 하는 상황은 없었다.
다만…….
[당신도 할 수 있다! 기초 요리 100가지.]
내용:F랭크 스킬 '기초 요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4실버 50코퍼.
“어? 그거 요리책인가요?”
“예.”
관심을 가지는 유아에게 책을 건네준 나는 다른 스킬북을 꺼내 살펴보았다.
[손끝으로 그리는 한 편의 세계.]
내용:F랭크 스킬 '기초 스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3실버 50코퍼.
또 다른 스킬북을 본다.
[대지가 그대에게 주는 선물.]
내용:F랭크 스킬 '기초 약초학'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4실버.
설마 이딴 스킬 밖에 없는 건가? 그럼 이 많은 플레이어가 모여들 리 없을 텐데? 나는 다시 도서관을 살펴보았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자리를 잡아 스킬북을 살펴보고 있었고, 난 그 중에서 특정 인원이 모인 곳으로 걸어갔다.
“와~ 이건 너무 비싸다.”
“고작 F랭크 스킬 주제에!”
“……?”
뭐가 비싸다는 거지? 플레이어는 투덜거리며 다시 책을 꽂아 넣었고, 나는 그 책을 꺼내 확인했다.
[달려라! 달리기에는 요령이 필요하다.]
내용:F랭크 스킬 '질주'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11실버.
“……질주?”
아마도 이동속도를 높여주는 스킬 같았다. 배우면 좋으려나? 뭐, 비싸기는 비쌌다. 대체 그 플레이어는 뭘 믿고 스킬을 7~8개나 배운다고 했던 거지? 요리 같은 생활 스킬만 배워도 8개일 텐데.
어쨌든 생활 스킬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한 나는 곧장 다른 스킬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방패! 이렇게 사용해야 편하다!]
내용: F랭크 스킬 '기초 방패 수련'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10실버 80코퍼.
[방패! 단순한 방어 수단만이 아니다!]
내용:F랭크 스킬 '방패 치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격:11실버 20코퍼.
‘겨우 두 권 건졌군.’
도서관을 미친 듯이 뒤져서 찾아낸 스킬북이었다. 내가 가진 S랭크 스킬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로 방패 관련 스킬만 찾았고, 그로 인해 22실버라는 거금을 소모해야만 했다.
‘차라리 NPC와 친하게 지내서 스킬 퀘스트를 받는 편이 낫지.’
도서관은 시간 대신 돈이 들었고, 스킬 퀘스트는 돈 대신 시간이 들어갔다. 그 차이를 생각한 나는 그래도 스킬 퀘스트가 좋다고 생각하고는 곧 스킬북을 펼쳤다.
[F랭크 스킬. '기초 방패 수련'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근력이 1 상승합니다.]
[체력이 1 상승합니다.]
[F랭크 스킬. '방패 치기'를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체력이 2 상승합니다.]
“근력이 1. 체력이 3이라…….”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어차피 능력치가 올라간다면 근력이나 체력이 좋았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 능력치가 얼마나 올라갔을까? 생각난 김에 확인해본다.
“상태 정보창.”
[이름:루딘]
[칭호:수호의 방패]
[레벨:6]
[명성:0]
[생명력:1650/1650]
[마나력:182/210]
[지구력:100.0%]
[공격력:106] [마법 공격력:12]
[방어력:201] [마법 방어력:145]
[능력치]
근력(52) 지능(12) 민첩(10)
체력(29) 기술(11)
[습득한 스킬:7/30]
역시 근력과 체력만 무지막지하게 올라간 능력치가 드러났다. 그리고 생명력은 언제 봐도 감탄밖에 안 나왔다. 1650? 이 정도면 마을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와 상대해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데미지가 들어오지 않을 테니 말이다.
“루딘 님. 다 고르셨나요?”
“예. 끝났어요.”
고르는 것을 넘어, 습득까지 했다. 그런데 기다려준 건가? 내가 이 도서관을 뒤진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말도 없이 기다린 그녀를 보고 있으니 뭔가 모를 감정이 생겨나는 듯했다.
“……이제 사냥이나 갈까요?”
“저랑요?”
“예. 그 무기라면 도움이 될 거 같으니까요.”
순수 공격력으로 따지면 내 장검보다도 뛰어나다. 뭐, 그렇다고 해도 근력의 차이가 있으니 데미지 자체는 내가 더 높겠지만.
그렇게 유아를 데리고 사냥터로 가려는 그때, 누군가가 다가왔다.
“아, 저기요! 님!”
“……?”
나와 유아는 걸음을 멈추고는 다가온 그 플레이어를 바라봤다. 오더라도 예쁜 여자가 올 것이지, 웬 남자가 와서는…….
“무슨 일인데요?”
그렇다고 대놓고 싫어하는 기색을 보일 수도 없는 노릇. 난 그저 의아하단 표정으로 물어봤다.
“장비를 보니 실력이 있는 거 같아서요. 저희랑 같이 E랭크 퀘스트 안 하실래요?”
“E랭크요?”
“예. 의뢰 길드에서 받은 퀘스트거든요. 근데 적정 인원이 5명이라서.”
의뢰 길드라는 게 있었군. 그곳으로 가면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어차피 사냥하러 갈 생각이긴 했다. 그런데 퀘스트로 받는다면 나름대로 추가 보상도 있을 테니 괜찮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지금 인원은 몇 명이죠?”
“세 명이요. 님이 오신다면 네 명이에요.”
내가 들어간다고 해도 한 명이 남는다는 뜻이다. 한 명이라…….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자연스레 유아를 보았다. 뭔가 침착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난 결심했다.
‘그래. 이걸로 끝내자.’
언제까지 유아가 날 따라다니게 할 수 없었다. 물론 유아가 싫다는 말은 아니다. 이런 미인을 싫어할 리가 있나?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를 데리고 같이 다닐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 기회에 유아와 끝내자는 생각을 한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럼 여기 유아 님까지 넣어준다면 갈게요.”
“네? 하지만 이 분은 장비가…….”
가죽 갑옷을 입은 나와 달리, 유아는 여전히 천옷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초보자의 의상. 유아도 그런 자신을 지목한 탓인지, 당혹스런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루, 루딘 님. 저는…….”
“어차피 같이 사냥하기로 했잖아요. 그리고 저 창을 확인해보세요.”
나의 말에 그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유아의 무기를 확인했다. 그렇지만 유아의 무기는 내가 만들어준 것. 그 능력치는 블러드 울프를 잡고 나왔던 단검보다도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때문에 유아의 창을 확인한 플레이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무기가 있을 거라고는…….”
“어떤가요?”
“예. 이런 무기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이쪽으로 오세요. 다들 기다리고 있거든요.”
역시나 유아도 어렵지 않게 파티에 받아줬다. 그보다 E랭크 의뢰는 난이도가 어떻지? 적정 인원이 5명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일단 모두가 모인 장소로 이동했다.
“여기에요. 야! 사람 구해왔다!”
그 외침에 고개를 돌려 움직인 사람이 두 명. 각각 남자와 여자였다.
“용케도 구해왔네.”
“하핫! 내가 누구냐? 아무튼 시간 없으니 빨리 하자.”
“말했지만 죽을 거 같으면 난 도망갈 거야.”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둘은 친구인 모양이었다. 조용히 바라보기만 하는 여자는 친구인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