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1화 (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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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 話 “1일째”

“어차피 난 스킬도 몇 개 없는 상태였지.”

즉, A랭크가 어떤 스킬이 나오든, 그 스킬에 맞게 나머지 스킬을 배우면 된다는 뜻이다. 아~주 간단하게 고민이 해결된 나는 답답했던 마음을 던져버린 채, 다시 스킬북을 잡았다.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어? 어라?”

이번에는 불안감이 없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혼이 깃든 장검을 만들 때와 똑같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감각까지 느껴졌다.

이렇게나 빨리 뜨는 건가?!

기대와 함께 스킬북을 펼쳤다.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근력이 10 상승합니다.]

[체력이 10 상승합니다.]

“떴다아아!! S랭크……가 아니라 뭐? 방패?”

방패였지만 올라간 능력치가 근력과 체력 위주였다. 어쩌면 방패 스킬이 떴다는 게 다행일지도 몰랐다. 마법이 나왔다면 남은 스킬을 모조리 마법 쪽으로 배웠어야 했으니 이쪽이 대박이라면 대박인 것이다.

일단 스킬부터 살펴보자.

[제이어의 수호방패] (S랭크)

설명:이젠 전설이 된 수호기사 제이어의 기술. 아니, 이건 기술이 아니라 그의 신념이다. 마족의 침략에서 단 하나의 방패만으로 몇 만의 대군을 막아낸 그의 신념이 실체화가 되어 만들어진 스킬.

<상승 능력치:근력(10), 체력(10)>

<현재 숙련도:LV1 (0.00%)>

‘분명 좋은 스킬인 거 같은데.’

설명을 읽어보니 대단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명색이 S랭크 스킬인데 좋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겠지. 그렇다고 해도 이 설명은 어떤 추가 효과가 있는지 알지 못했기에 상세 정보로 넘어갔다.

“상세 정보. 제이어의 수호방패.”

[S랭크 제이어의 수호방패 효과] (LV1)

-물리&마법 방어력 100 상승.

-관통 방어 확률 2p 상승.

-생명력 회복 속도 초당 10.

-일시적으로 생명력 500 증가.

-모든 기본 능력치 10 상승.

-모든 속성 저항력 10% 상승.

-방패 관련 스킬 효과 10% 상승.

-방어 수치 이하의 마법 공격 무시.

-지속 시간 30초.

*사용 시, 마나력 소모 30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10%.

상세 정보를 본 나의 평가는 이렇다.

“엄청 좋긴 한데…… 지속 시간이 뭐야?”

모르긴 몰라도 이 스킬을 시전하면 죽지는 않을 거 같았다. 딱 30초까지 말이다. 30초가 지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30초는 무적이라는 셈이다.

“일종의 보조 스킬이라…….”

이러다가 나 몸빵으로 가는 거 아냐? 일명 탱커. 물론 상승 능력치가 좋으니 남은 스킬만 잘 배우면 전사도 될 수 있을 거 같았다.

“한번 사용해볼까?”

그러나 여기서는 의미가 없다. 굳이 이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내 생명력은 깎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 방어가 워낙 높아야 말이지.

“에효~ 어쩔 수 없구나.”

한숨과 함께 광산에서 나간다. 이번에도 고블린 대전사 같은 보스급이나 잡아볼 생각이었다. 이 스킬을 배우기 전까지는 자신이 없었지만, 이젠 아니다.

사용하면 무적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생명력까지 채워진다!

잘만 사용하면 어느 몬스터라도 잡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나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광산에서 벗어났다.

“보통 마을에서 멀어지면 몬스터도 강해지기 마련이지.”

내가 생각해도 참 간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마을에서 반대쪽 방향으로 걸었다.

‘으음, 이건 또 의외인데.’

한참을 걸어간 나는 예상외의 인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 인물이라고 해봐야 뻔했다. 오늘 시작한 게임 아닌가? 어쨌든 그 인물은 몇 시간 전에 같이 사냥했던 유아였다.

퀘스트를 완료하고 헤어진 그녀는 현재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늑대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나머지는 죄다 남자네.’

남자 네 명에다 유아 한 명의 파티다. 그리고 사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남자 한 명이 창으로 늑대를 찌르다가 뒤로 빠졌고, 그 틈에 다른 남자가 다시 창으로 찌르는 사냥을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네 명이나 되다 보니, 늑대는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엄청 효율적인 사냥 방식인지라 나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창이라…… 확실히 파티에서는 좋은 무기 같네.’

물론 창을 쓰고 싶은 건 아니다. 방패를 들어야 되니까.

‘자, 그럼 보스나 찾으러 가자.’

잠깐 유아를 물끄러미 쳐다본 나는 곧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옮겼다. 솔직히 저들도 나처럼 유아의 외모에 혹해서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어떻게 상관할 입장이 아니었다.

“응? 아, 루딘 님!”

“…….”

그때 유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이름까지 불렀으니 들킨 거겠지? 애초에 숨지도 않았지만.

난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아는 척을 했다.

“사냥 중이신가요?”

“예. 루딘 님은요?”

“저야 뭐…….”

대놓고 보스를 잡으러 왔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유아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겠는가? 음? 아니, 그 말을 하더라도 별로 문제는 없을 거 같았다.

“보스를 잡으러 왔죠.”

“에? 보스요?”

그리고 내 말을 들은 남자 플레이어들은 지들끼리 떠들었다.

“야, 들었어? 보스를 잡으러 왔대.”

“내버려둬. 알아서 죽겠지. 그나마 우리니까 여기서 사냥하는 건데.”

“그건 그렇지.”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사냥한다는 자체가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실력이 있는 플레이어도 황당하게 생각할 정도로 보스는 잡기 어렵다는 뜻이겠지.

“저라도 도와드릴까요?”

“…….”

아~ 이 여자 성격이 너무 좋은 거 아냐? 광산에서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도와준다는 말을 꺼내다니. 솔직히 기쁘기는 했다. 여자에게 걱정이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마음은 고맙지만……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하려고요?”

“저분들은 제가 없더라도…….”

음? 그런 말을 하면 좋지 않을 텐데.

“아~ 유아 님. 너무하신 거 아녜요? 비록 저희들이 먼저 파티를 부탁했지만 멋대로 파티를 빠져나가는 건 예의가 아니죠.”

“아…….”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생각해도 아닌 거 같네요. 그냥 여기서 사냥하세요.”

“……예.”

감정 변화가 참 빠른 여자였다. 유아는 뭔가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난 그런 유아와 남자들을 둘러보고는 더 안쪽으로 향했다.

“크르릉!”

“여기서는 늑대만 나오나?”

난 내 앞을 가로막은 늑대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코볼트보다 더 강하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스킬 데미지! 94.]

[전투 경험치 30 획득!]

“음?”

예상외로 들어오는 경험치가 코볼트보다 낮았다. 생명력 역시 코볼트보다 낮은 거 같았고.

“이럼 스킬을 시험할 수 없는데.”

역시 보스를 잡아야만 되나? 지금의 난 고블린 대전사 정도는 잡을 자신이 있었다. 갑옷도 바꾸고, S랭크 스킬도 배웠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나올 보스는 고블린 대전사보다 강할 게 틀림없었다.

‘내 공격이 먹히기만 하면 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길 때였다.

퍽!-

순간 뭔가의 충격과 함께 고개가 꺾였다. 그 순간까지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식하지 못했다.

“……어?”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4.]

[플레이어 '적살'에게서 공격을 받았습니다!]

[정당방위가 성립됩니다.]

[적살이 포함된 파티 전원에게 정당방위가 성립됩니다.]

“와! 저 자식 방어가 50이 넘어!”

“스킬 위주로 공격해!”

설마 지금 공격받은 건가? 고개를 돌려보니 세 명의 플레이어가 나를 향해 공격을 준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타닷!-

모든 인식과 이해가 끝나자마자 난 재빨리 방패를 내밀어 달렸다. 어디서 공격질이야!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각자 흩어지며 투척용 단검과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원거리로 이뤄진 파티인 것이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

‘젠장! 내가 조금 느려.’

이들의 민첩이 나보다 높은 모양이었다. 도망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의 최강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했다.

내가 이 자식들보다 민첩이 낮다는 것을.

‘내 민첩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니.’

현재 내 민첩은 8밖에 되지 않는다. 레벨업과 아이템으로 올린 수치였지만, 44로 올라간 근력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6.]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정말 자잘한 데미지가 들어온다. 받은 데미지의 1은 내가 방패로 막아낸 것이고, 나머지는 몸에 적중된 것이다. 현재 내 최대 생명력이 430이니 이런 공격으로 죽으려면 한참 걸리겠지만.

그런데 뭐지? 방패의 방어력은 따로 적용이 되는 건가?

잠깐 고민한 나는 방패에 10 데미지 감소 효과가 붙은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마도 방패로 막으면 데미지가 감소된 상태에서 내게 데미지가 적용이 되는 모양이었다.

“으하핫! 역시 느리잖아!”

“방어만 미친 듯이 올렸나?”

“도망가면서 조금씩 때려! 그럼 언젠간 죽겠지!”

“…….”

우어어어어!! 이런 개자식들아!!

분노로 내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이다. 지금 방패 방어력 적용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건 눈앞에 있지 않은가?!

‘생각하자, 생각해. 내가 저 자식들보다 뛰어난 게 있다면…….’

장비? 스킬? 공격력? 생각하면 민첩만 제외하고 죄다 뛰어날 것이다. 그리고 원거리 공격도 있군.

젠장. 보스 잡으러 왔는데, 이게 무슨 꼴이야!

그래도 우직하게 달린다. 달리면서 생각했는데, 내가 이들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그저 달리는 것이다. 일단 지구력은 생명력이 훨씬 높은 내가 우위에 있다. 그러니 저들이 먼저 지구력이 떨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죽일 수 있다.

‘한 놈만 걸려라. 제발!’

“저 시발 새끼, 왜 나만 쫓아와! 빨리 좀 죽여!”

“미친 듯이 때리고 있다! 조금만 버텨!”

달리면서 내 생명력을 확인한다. 이제 30 깎였다. 남은 생명력 400만 깎인다면 난 죽는 것이다.

그래, 400.

저것들이 알면 무슨 생각을 할까?

“으아! 더는 못 달려!”

그렇게 한 1분 정도 달렸나? 내가 쫓던 녀석은 갑작스레 몸을 내게로 돌리더니 양손에 각각 단검 한 자루씩 잡았다.

호오, 싸울 생각? 그렇다면 나 역시 받아줘야겠지!

“스킬 사용! 힘껏 치기!”

내 방어력이라면 저딴 단검은 이쑤시개만도 못한 무기였다. 그러니 내게 찌르는 공격을 그대로 받으며 나 또한 검을 휘둘렀다.

서걱!-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3.]

[스킬 데미지! 95.]

“컥! 뭐, 뭐야? 이 데미지는!”

“뭐긴 뭐야? 미칠 듯한 데미지지!”

녀석이 나에게 준 데미지는 고작 3이지만, 반대로 내가 준 데미지는 90이다. 모르긴 몰라도 전체 생명력에 절반 이상이 날아가지 않았을까? 어쨌든 난 그 녀석을 향해 마무리 일격을 날렸다.

[적중 데미지! 78!]

[플레이어 '학살난무'를 죽였습니다.]

[정당방위 경험치 170 획득!]

[정당방위 금액 5실버 89코퍼 획득!]

[정당방위 아이템 '철 단검' 획득!]

[정방방위 아이템 '늑대 가죽 부츠' 획득!]

뭔가 많은 메시지 창이 떴지만 무시한다. 중요한 게 아니니까. 메시지야 나중에 확인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지금은 남은 두 명을 처리하는 게 먼저였다.

“씨, 씨발! 도망가자!”

“조금만 더 때리면 죽일 수 있지 않겠어?”

“미쳤냐?! 데미지가 안 박히잖아!”

그 말을 끝으로 두 명은 도망가기 시작했다. 실로 대단한 상황판단 능력이라 할 수 있지만…….

“누구 마음대로 도망가!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일단 타깃 한 명을 정한 뒤, 스킬을 시전하고 쫓아간다. 마음 같아선 두 명 다 죽이고 싶었지만, 지금처럼 흩어져서 도망가버린다면 아무리 나라도 잡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소 한 명은 죽일 수 있었다!

“젠장! 빌어먹을! 왜 하필 날 쫓아와?!”

“왜 하필 날 공격했으니까!”

“씨발!”

달리기는 2분 가까이 지속되었다.

그 2분 동안 계속 쫓아가니 녀석의 달리기 속도가 늦춰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느려진 기회를 이용하여 재빨리 붙어 검을 휘둘렀다.

[스킬 데미지! 89.]

[띠링!~ F랭크 스킬 '힘껏 치기'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2 증가합니다.]

아까 코볼트에게서 죽어라 올라가지 않던 힘껏 치기의 레벨이 다시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미친 데미지가?!”

“저승…… 아니, 현실에서 후회해라!”

푹!-

[관통 데미지! 99!]

“커…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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