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4화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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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 話 “1일째”

“마지막?”

“예. 의뢰는 '의뢰 정보창'이라 외치시면 확인이 가능해요. 또 의뢰는 두 개의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NPC 의뢰와 플레이어 의뢰로 나눌 수 있죠.”

“플레이어 의뢰는 뭐야?”

“플레이어가 플레이어에게 주는 의뢰에요. 단지 의뢰 스크롤이 있어야 된다는 단점이 있어요. 또 패널티는 스크롤마다 다르지만, 보상 같은 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정해줄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요.”

“내가 의뢰를 줬지만, 완료 보상을 안 주면 어떻게 되는데?”

“제일 먼저 명성이 깎이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이 생기니까 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 게임도 생각도 없이 그런 시스템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짝짝짝-

“이로써 기본 조작 튜토리얼이 모두 끝났습니다!~ 축하드려요.”

“그래, 고마웠어.”

“뭘요~ 저도 루딘 님께서 빠르게 적응하신 거 같아 기뻐요. 아, 맞다! 그리고 시작하시는 모든 분께는 약간의 돈과 랜덤 스킬북을 지급하고 있거든요. 루딘 님도 받으셔야죠.”

“랜덤 스킬북?”

[띠링!~ 10실버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랜덤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랜덤 스킬북은 말 그대로 스킬이 랜덤으로 생기는 스킬북이에요. 아무래도 스킬도 없이 나갈 수는 없잖아요.”

“하긴.”

스킬이 중요한 이 게임에서 스킬도 없이 게임을 하는 건 어느 누구도 힘들 것이다. 그러니 랜덤 스킬북을 주는 건가?

“그럼 이제 떠나실 때가 되셨네요. 장소는 어디로 할까요? 대략적인 설명으로도 충분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던가, 반대로 사람이라고는 전혀 볼 수도 없는 한적한 곳, 이렇게 말이죠.”

“당연히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지.”

“예. 알겠습니다. 그럼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루딘 님이 원하시는 것을 찾으세요.”

노아의 그 말을 끝으로 내 시야는 빛으로 뒤덮였다.

파밧!-

세상이 변한다.

노아와 있던 새하얀 공간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수십 개의 건물이 모습을 나타난다.

마을로 이동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마을이라고 인식을 해버린 순간, 귓가로는 사람들의 활기찬 소리가 들려왔다.

웅성~ 웅성~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많네.”

신기한 눈빛으로 여기저기 둘러보는 사람. 이게 게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외치는 사람. 일단 어디로든 돌아다니는 사람 모두가 플레이어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감탄할 수는 없는 노릇.

“나도 움직여야 되나?”

기존의 게임은 퀘스트를 통한 사냥이 시작이었다. 이 황혼은 어떨까? 뭐, 어찌 됐든 이곳에서 멍하니 있을 수도 없었다.

“아, 그 전에 스킬부터 배워야지.”

난 물품 보관창에서 노아가 건네준 랜덤 스킬북을 꺼내 들었다. 이 책에서 괜찮은 스킬만 뜬다면 좋을 거 같았다.

“그럼.”

[스킬북을 펼치겠습니까? 펼치면 자동으로 스킬이 습득됩니다.]

두 손으로 스킬북을 잡자마자 생겨나는 메시지 창. 여기서 책을 펼치면 곧장 스킬이 습득되는 모양이다.

거기까지 파악한 난 책을 펼치지 않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채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확인한다.

‘F랭크가 뜨면 안 돼. E랭크도 안 돼. D랭크도 안 돼. 최소 C랭크. C랭크가 떠야 돼.’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다. 자칫 직감이 발동되지 않는다면 가상현실 캡슐은 중고로 팔아버려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말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간절한 마음으로 직감이 발동되길 원했고, 그런 내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정체 모를 불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 이거 뭔가 이상한데?’

“큭.”

지금까지는 옅은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 정도였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감각은 차원이 달랐다. 굳이 설명하자면 절벽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한 불안감?

아니, 이건 불안감이 아니라 아찔함 같았다.

‘설마 여기서는 내 직감이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건가?’

지금까지 느끼지도 못했던 생소한 감각. 2년 동안 직감을 사용한 나로서는 지금 이 순간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아무래도 펼쳐봐야겠군.

직감의 발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간단하다. 이대로 스킬북을 펼쳐보는 것이다. 지금의 난 최소 C랭크를 기준으로 잡고 직감을 펼쳤다. 여기서 아찔한 감각이 느껴졌으니 뭐가 됐든 D랭크 이하가 나온다면 직감은 통한다는 소리였고, 그 이상이 나온다면 직감은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리일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잠시간 고민하던 나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스킬북을 펼쳤다.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근력이 2 상승합니다.]

[띠링!~ 새로운 능력치 '체력'이 생겨났습니다. 체력은 활동이 가능한 육체적인 힘입니다. 체력이 높아질수록 보다 오랫동안 움직일 수 있으며, 생명력 또한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체력이 2 상승합니다.]

[띠링!~ 새로운 능력치 '기술'이 생겨났습니다. 기술은 물건을 보다 뛰어나게 제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기술이 높아질수록 제작하는 물건의 품질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술이 3 상승합니다.]

“……C랭크?”

분명 D랭크 이하의 스킬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C랭크가 떴다. 내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좋은 쪽으로 빗나가긴 했는데…….

‘대체 직감이 통하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네.’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애매한 상황에 긴 한숨을 내쉰 나는 배운 스킬부터 확인했다.

[드워프식 무기 제작] (C랭크)

설명:각종 금속을 바탕으로 무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드워프의 제작 기술이며, 만드는 무기 종류의 따라 재료의 수량이 결정된다.

<상승 능력치:근력(2), 체력(2), 기술(3)>

<현재 숙련도:LV1 (0.00%)>

“후, 이왕 나올 거면 전투 계열 스킬이나 나올 것이지.”

생산 계열은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

분명 난 게임으로 2억이라는 돈을 벌긴 벌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강화를 통해서였다. 기존의 다크 게이머(Dark Gamer)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돈을 벌었던 방법은 아이템을 구매한 뒤에 그걸 강화해 다시 되파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설명을 덧붙이자면 강화가 되는 거의 모든 온라인 게임을 한 나였지만, 그 정도로 많은 게임을 했던 탓에 제대로 키운 캐릭터는 몇 되지 않았다.

‘애초에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 이유도 돈 때문이었으니.’

뭐,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빠진 느낌이지만 지금 얻은 이 스킬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었다. 어차피 레벨이 오르더라도 능력치는 미미하게 상승하지 않은가? 그걸 생각하면 제작 스킬이라도 버리긴 아깝다.

그리고…….

“C랭크 스킬이라 그런가?”

다시 확인해보니 상승하는 능력치도 괜찮았다. 도합 7이라는 능력치가 상승하다니? 기초 검술이 고작 2 상승한다고 했을 때, 지금의 스킬은 확실히 좋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일단 배운 스킬을 사용하려면…….”

조금 전에 노아에게서 배운 명령어를 떠올린다.

“스킬 사용. 드워프식 무기 제작.”

[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아이템을 들고 있지 않습니다.]

“…….”

적절한 아이템? 설마 망치라도 들고 있어야 사용이 가능한가?

지금까지 했던 게임에서의 경험으로 어렵지 않게 망치를 떠올린 나는 그 망치를 구매할 수 있는 장소까지 추측했다.

“대장간으로 가볼까?”

설사 대장간이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다. 여차하면 그 주인에게 물어보면 힌트라도 얻지 않겠는가? 명색이 가상현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게임인데, NPC가 계속 똑같은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도중, 근처에 있던 플레이어의 외침이 들려왔다.

“오! E랭크 스킬이다! 화염탄!”

“아, 젠장! F랭크 스킬이야! 뭐가 이 따위야!”

“나도 마법 계열 스킬을 줘!”

“시끄러워! 난 패시브 스킬(Passive Skill)을 받았다고!”

예상대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랜덤 스킬북으로 소란스러웠다. 괜찮은 스킬을 얻은 플레이어는 곧장 사냥터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는 욕부터 내뱉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괜찮은 편이군.”

C랭크 스킬을 얻었으니 저들의 비한다면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펼친 거였지만, 겸사겸사 높은 랭크의 스킬이 나오지 않았는가?

아직도 내 능력에 대해서는 애매하긴 했지만.

‘그나저나 NPC로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물어보는 편이 빠르겠는데.’

마을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더군다나 대장간의 위치도 모르는 이 시점에서 무작정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NPC로 보이는 사람부터 먼저 찾았다.

그리고 그 NPC는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대충 저 사람 같은데…….’

입고 있는 옷차림부터 다르다. 현재 접속하는 모든 플레이어는 초보자를 상징하는 낡은 천옷을 입고 다니는 반면, 저 청년만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것이야 말로 '나 NPC요~' 라고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난 그 청년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대장간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대장간이요? 어렵지 않죠. 이 길로 쭉~ 가시면 망치 모양의 간판이 보일 거예요. 그곳이 대장간이죠.”

“예. 감사합니다.”

간단하네.

아주 간단하게 대장간의 위치를 알아낸 나는 그대로 이동했다. 대장간에서 간단한 무기를 만들고, 그 무기로 사냥까지 한다면…….

“……그러고 보니 스킬은 어디서 배우지?”

내가 분석해본 이 게임은 스킬을 배우면 배울수록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스킬을 배우는 건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찾았다.’

덧붙여 대장간마저 찾아낸 나는 곧장 그 안으로 들어갔다.

웅성~ 웅성~

‘음?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네.’

뭐, 당연한 일인가? 시작하기 전에 10실버라는 돈은 줬었지만, 무기까지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들은 기본 무기라도 구매해서 사냥을 해야 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아오! 이 무기는 괜찮은데 20실버야!”

“제일 싼 무기나 사. 그건 4실버 밖에 안 하더라.”

4실버?

플레이어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무기는 4실버인 모양이었다. 비싸다면 비싼 금액인가? 처음에 준 10실버를 생각하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어쨌든 그런 플레이어들 사이로 대장간 NPC로 보이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저기, 무기를 제작하고 싶거든요. 필요한 물품이 뭐죠?”

“무기를 제작하고 싶다고? 일단 망치와 모루가 있어야 되겠지. 그리고 철괴만 있다면 기본적인 무기는 제작할 수 있을 걸세.”

‘그게 끝?’

담금질을 할 불이나 물은 필요조차 없다는 건가?

따지고 보면 게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확실히 실제로 현실처럼 적용을 한다면 제작을 할 사람이 없겠지. 난 내 나름대로 납득하며 필요한 도구부터 구입하기로 했다.

“그럼 망치와 모루는 얼마죠?”

“망치는 2실버. 모루는 5실버네. 추가로 철괴는 20코퍼지.”

“…….”

뭐가 이리 비싸? 난 투덜거리며 망치와 모루를 구입했다. 그리고 무기를 만들어야 되니 철괴까지 구입했다.

그것도 3실버 전부 말이다.

총 15개.

15…….

‘뭔가 씁쓸하긴 하지만…… 만들어볼까?’

바닥에 모루를 놓고, 망치까지 든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스킬 사용. 드워프식 무기 제작.”

[드워프식 무기 제작 스킬을 사용합니다.]

[제작할 무기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단검, 소검, 장검, 대검, 도끼, 단창, 장창…….

제작이 가능한 목록이 10개는 넘게 나열된다. 이걸 전부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어찌 됐든 가장 보편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장검을 선택하기로 했다.

“장검.”

[사용할 재료를 모루 위에 올려주십시오.]

음성에 따라 개당 20코퍼에 구입했던 철괴를 하나씩 모루 위에 올려놓는다. 정확히 12개의 철괴를 올리자, 모루에서는 푸른빛이 생겨났고, 동시에 또 한 번 메시지와 음성이 들려왔다.

[재료가 올려졌습니다. 올려진 재료의 등급에 따라 망치질 횟수가 결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근력(3)이 보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기술(3)이 보정됩니다.]

[망치질을 할 횟수가 줄어듭니다. 최종 횟수 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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