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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이 능력을 숨김-301화 (외전 완결) (301/301)

< 외전43. 세상이 뒤집혀도 (완결) >

처벅. 처벅.

지혁은 목자의 머리를 옆에 낀 채 걸어갔고.

특임대원들이 그의 뒤를 따르며 수군거렸다.

- 맙소사.

- 대박······.

- 징그럽지도 않으신가.

포박되어 무릎 꿇고 있는 점거자들은 목자의 머리를 보고 절규했다.

- 흑흑. 목자님.

- 아니야, 이럴 리 없어.

“시끄럽다. 원하면 따라가게 해줄 수 있어.”

지혁이 한마디 하자, 절규 소리는 그쳤다.

잔여 세력들을 모두 쉘터 밖으로 쫓아냈으며, 쉘터 내부는 더욱 고요해졌다.

지혁은 창밖으로 쉘터 밖에 운집한 사람들을 보며 다음 단계를 생각 중이었는데.

띠링!

알림음이 울렸다.

‘메시지 : 윤 사장.’

[조금 전,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 떨어졌답니다. 치킨게임이 시작됐습니다. 곧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핵미사일이······.]

지혁은 메시지를 읽으며 생각했다.

‘간당간당하더니, 결국 시작됐구나. 하여간, 타이밍 참······.’

작전 중에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결국 터졌다.

지혁은 지금 현장의 핵심 인물 세 사람을 불렀다.

“남 단장, 심우민. 그리고 오시안 이리 와 봐.”

지혁은 다른 대원들과 떨어진 곳에서 세 사람에게 메시지 내용을 보여준 뒤 말했다.

“지원군을 부를 수는 없는 상황이야.”

머지않아 미사일이 떨어진다면, 다른 쉘터에서의 지원군을 기다릴 수는 없다.

“지금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지혁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에 저 인간 떼를 돌파하여 과천 쉘터로 향하느냐.”

“······.”

“아니면 청주 쉘터를 폐쇄하고, 여기서 살아갈 것이냐.”

어려운 질문이었다.

지금 적들을 뚫고 지나가는 건 너무 위험했고.

안전하게 살아남기 위해 청주 쉘터를 선택한다면······.

“핵미사일, 각종 생화학 무기가 떨어지면 밖은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된다.”

“······.”

“그게 몇 년이 갈지는 알 수 없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쉘터 밖으로 못 나갈 수도 있다.”

세 사람 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의견 없어?”

심우민이 살짝 손을 들고 말했다.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회장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지혁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난 위험을 무릅쓰고 싶다. 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시안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엄마 없으면 안 되잖아?”

“네······ 엄마 보고 싶어요.”

지혁은 심우민을 바라봤고.

그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회장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남 단장은?”

남 단장의 가족 또한 과천 쉘터에 있다.

“저도 동의합니다.”

***

지혁은 특임대원들을 모아놓고, 앞에 섰다.

“지금부터 우리는 과천 쉘터로 이동한다.”

“······.”

“청주 쉘터의 점거자들은 다 쫓아냈고, 미래 활용을 위해 폐쇄하고 갈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임무 수행을 마치고, 복귀하는 거다.”

지혁은 작전에 성공했다는 걸 강조했다.

지금 탈출이 아니라, 복귀작전이라는 걸 말이다.

- 과연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 저렇게 칼 빼 들고, 두 눈 시퍼렇게 뜬 놈들이 기다리는데.

탁탁!

지혁은 옆구리에 낀 목자의 마빡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 머리가 우리의 생명줄이 될 거다.”

특임대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지혁은 아까부터 액세서리처럼 목자의 머리를 옆에 끼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게 영 불편했었다.

“전통적으로 적장의 머리를 자르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거기 대원.”

지혁은 특임대원 중 한 명을 가리켰다.

“네!”

“가서 대걸레 자루 하나 빼와 봐.”

“알겠습니다!”

특임대원이 나무 자루를 건네자.

지혁은 목자의 머리가 정면을 보도록, 잘린 목을 정확하게 자루 끝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특임대원에게 건네며 말했다.

“빠지지 않게 잘 고정해봐.”

“······네.”

특임대원은 인상을 찡그리며, 목자의 머리가 꽂힌 나무 자루를 받았고.

지혁은 큰 소리로 특임대원들에게 말했다.

“이곳은 종교화되어 있기에, 효과가 괜찮을 거야. 리더에 대한 추앙심이 클수록 충격이 더 큰 법이거든.”

“······.”

“우리는 목자의 머리를 선두로 하여, 인파를 빠져나간다.”

“······.”

“밀집대형으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서둘러야 해. 충격요법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거든. 2만 명 안에 갇히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빠르게 움직여라.”

꿀꺽.

정적 속에 누군가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서둘러야 했기에, 지혁은 더 얘기하지 않았다.

“남 단장. 통제해.”

“네!”

남 단장이 앞으로 나와서 소리쳤다.

“전체~ 밀집대형!”

착!

특임대원들은 4오 횡대로 바싹 붙은 밀집대형으로 섰다.

“방송 시작해라!”

“네!”

[불법점거자들에게 알린다. 우리는 강제 퇴거 집행에 앞서 경고했었고, 목자를 포함하여 이에 불응한 무리를 처단했다.]

- 이게 무슨 소리야?!

- 목자님이 죽었다는 건가?

“입구 개방!”

방송을 듣고 점거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출입구가 열렸고.

목자의 머리를 꽂은 꼬챙이가 가장 앞에서 나왔다.

- 으악~!

- 말도 안 돼!

- 흑흑. 목자님!

- 안 돼요. 목자님 안 돼요!

- 꺄악!

목자의 잘린 머리를 확인한 점거자들.

그들의 비명이 청주 쉘터의 하늘을 가득 채웠다.

목자의 머리 앞으로 자연스럽게 길이 생겼다.

- 흑흑.

- 목자님~!

2만 명의 흐느낌 가운데, 목자의 머리를 선두로 밀집대형이 움직였다.

마치, 장례 운구 같았다.

[엄중히 경고한다. 이동에 협조하지 않을 시 발포할 것이며, 시신도 훼손하겠다. 철수한 이후, 시신은 이양하겠다.]

방송을 마친 특임대원은 ‘폐쇄’를 활성화한 뒤, 청주 쉘터를 빠져나왔다.

위잉-

청주 쉘터가 닫혔다.

- 우우······.

수많은 사람들이 내는 울음소리에 등골이 오싹했다.

“발걸음 빨리해라.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지시에 따라 밀집대형은 빠르게 움직였고.

지혁은 주변을 기민하게 살폈다.

‘조금만 더. 조금만.’

어느 정도 인파를 빠져나왔을 즘.

-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2만 명의 인파 속, 누군가 소리쳤다.

“젠장.”

항상 시작이 어렵다.

지혁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소리쳤다.

“전체! 뛰어!”

약간의 차이로 갇힐 수 있다. 지혁은 지체하지 않고 명령을 내렸고, 특임대원들은 대형을 유지한 상태로 달렸다.

- 우와~!

남자의 외침은 고요한 호수의 돌멩이가 되었으며.

2만 명의 사람들은 달려들었다.

지혁이 소리쳤다.

“대형 유지! 절대 흩어지지 마라!”

특임대는 대형을 유지하며 뛰었으나, 점거자들이 여기저기서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결국, 빠져나가기 직전, 인파 속에 갇혀버렸다.

- 죽여! 죽여!

- 으악!

탕! 탕!

비명과 총소리.

칼과 뼈가 부딪치고.

개판이 된 혼란 속에서 지혁은 시안부터 찾았다.

심우민이 그의 옆에 바싹 붙어서 보호했으며, 시안 또한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 우와아~!

- 가뒀다! 다 죽여!

점점 점거자들이 주변에 몰리는 걸 보며, 지혁은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지혁은 칼을 휘두르며 심우민에게 다가갔다.

“심 대리.”

“네! 회장님!”

“아까 내가 준 임무 말이야.”

“네? 아, 네.”

“네가 가장 난 놈이라 생각해서 준 임무였어.”

지혁은 아까와 달리, 이번엔 부탁 조로 말했다.

“내 아들, 꼭 좀 살려주라.”

“······.”

“내가 끝까지 함께 못 할 것 같아서.”

“네?”

“부탁할게. 내 아들 살려줘. ”

“갑자기 무슨 말씀인지······.”

지혁은 심우민 옆에 있는 시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들, 꼭 살자.”

“아빠······.”

시안은 불안한 눈길로 지혁을 바라봤는데.

지혁은 곧바로 특임대원에게 목자의 머리가 꽂힌 꼬챙이를 뺏어서, 높이 들고 소리쳤다.

“내가 선도그룹 회장이다!”

“······.”

“내가! 선도그룹의 오지혁이다! 목자는 내가 죽였다!”

지혁은 목자의 머리를 들고,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 달려갔고.

- 우와아!

- 오지혁을 죽여라!

- 선도그룹! 이 망할 놈의 선도그룹!

그로 인해 특임대원들 앞 방향이 뚫렸다.

하지만, 가지는 못하고 회장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

지혁은 크게 소리쳤다.

“남 단장! 빨리 가!”

“회, 회장님.”

남 단장은 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대답을 못 하고 있었는데.

지혁은 날 선 목소리로 소리쳤다.

“정신 안 차려! 이 새끼야! 빨리 가라고!”

“······.”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지혁은 소리쳤다.

“난 어떻게든 산다! 빨리 가! 제발!”

시안은 지혁을 향해 달려가며 울며불며 소리쳤다.

“아빠! 어디 가요! 아빠!”

심우민은 멍한 얼굴로 달려가는 시안을 보다가.

‘내 아들 꼭 좀 살려주라.’

마지막일지도 모를······ 지혁의 부탁이 떠올랐다.

와락-

달려가서 시안을 잡아서, 어깨에 들쳐멨다.

“아빠! 안돼! 아빠!”

- 우와아~!

- 선도그룹 회장이다!

이제 지혁의 모습은 점거자들에게 휩싸여 보이지 않았다.

점거자들의 환호성 소리만 들렸다.

남 단장은 붉어진 눈망울로 소리쳤다.

“전체! 앞으로!”

***

특임대원들은 무사히 과천 쉘터에 도착했다.

목적대로 청주 쉘터를 차지했으며, 큰 손상 없이 쉘터 폐쇄를 진행했다.

2만 명이나 되는 적을 만나게 된 건, 의외의 일이었으나.

선도그룹 측 사상자는 100명을 넘지 않았다.

결과만 본다면, 목표했던 작전은 성공했다.

하지만······.

선도그룹의 상징이자, 이 모든 일을 대비한 주인공.

지혁이 돌아오지 못했다.

“회장님을 두고 와?! 회장님을?!”

윤 사장은 남 단장의 멱살을 붙잡고 사정없이 흔들었으며.

“흑. 흑.”

황 실장은 소식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남 단장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남 단장은 지혁의 명령에 따른 것뿐이지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으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이고······ 아이고······”

수아와 어머니는 이 소식을 듣고, 통곡하다가 쓰러졌다.

특임대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면서, 지혁의 소식은 순식간에 쉘터 안에 퍼졌고.

- 우우······.

쉘터 안은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지혁은 수많은 점거자들 속으로 돌진했다.

살아 돌아올 가능성은커녕, 목자에게 한대로 되갚음을 받을까 봐.

현장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더욱 괴로워했다.

특임대원들이 돌아온 다음 날.

저녁 무렵이 되어갈 때쯤.

- 마중 나가게 해주세요!

누군가가 지휘부 앞에서 요청했다.

- 회장님 마중 나가게 해주세요!

- 돌아오실 겁니다!

같은 요청을 하는 사람 수가 점점 많아지자.

오진원 부회장은 윤 사장에게 말했다.

“쉘터 바로 앞까지만 나가게 해줍시다. 추모······.”

오진원은 눈물을 터져서 말을 끝맺지 못했고, 윤 사장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방송했다.

[희망하는 분들만 나오세요. 쉘터 앞에서 회장님 마중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배웅이 아니라, 마중입니다.]

***

과천 쉘터 앞에 길게 늘어선 수많은 인파.

- 우우······.

참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배어 나오는 울음소리.

하지만, 그 누구도 크게 소리 내 울지 않았다.

한참을 서서 기다렸다.

날은 어두워져 밤이 되었지만, 아무도 쉘터로 들어가지 않았다.

- 삐이익

어디선가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 콰과광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먼 하늘에서 섬광이 번쩍였는데.

윤 사장은 중얼거렸다.

“시작됐구나.”

‘쉘터 폐쇄’의 날이 온 것이다.

휴전선 인근, 병력 집중된 곳이 먼저 타겟이 되겠지만.

과천은 서울과 가깝다.

언제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르기에, 추모를 멈추고 쉘터민들을 안으로 대피시켜야 한다고 윤 사장은 생각했다.

- 삐이익!

좀 전보다 소리가 더 크게 들렸고.

- 콰과강

섬광으로 인해 주변이 잠깐 밝아졌었다.

그런데.

깜깜한 먼 어둠 속, 미사일 섬광에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사장님, 이제 쉘터민들 안으로······.”

윤 사장은 경비요원의 말을 멈추게 했다.

“잠깐만.”

- 삐이익

- 콰과광.

또 다시 섬광이 번쩍하면서, 윤 사장은 자신이 본 걸 확신했다.

분명 사람 실루엣이었다.

경비요원에게 빠르게 지시했다.

“저 멀리 라이트 켜!”

촥-

쉘터에서 윤 사장이 가리키는 먼 곳으로 라이트를 비추자.

거지꼴에 가까운 한 남자가, 다리를 절뚝이며 뛰어오고 있었다.

“우아악-!”

윤 사장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회장님이 돌아왔다!”

- 회장님? 회장님!

- 회장님!

- 흑흑!

우와아~!

쉘터민들의 함성에, 미사일 소리도 묻혔다.

“뭐해! 빨리 모시러 가!”

윤 사장은 지혁을 향해 뛰면서 소리쳤다.

***

‘살았다.’

난 쉘터민들의 함성을 들으며,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예전 ‘그 세계’에 있을 때와는 달랐다.

정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날 버티게 해준 건······,

내 아내, 시안이, 어머니. 세크 위원들과 선도그룹 직원들.

돌아가지 못했을 때 그들의 아픔을 생각하니, 도저히 죽을 수 없었다.

이를 악물고 베고, 또 베어 돌파했다.

와락-

“회장님!”

윤 사장이 가장 먼저 다가와 나를 안아줬다.

“흑흑.”

곧이어 황 실장이 날 붙잡고 아이처럼 울었다.

난 두 사람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자, 어서 들어갑시다.”

2만 명 뚫고 살아남았는데, 쉘터를 코앞에 두고 미사일 맞고 죽으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어떻게 된 거예요.”

윤 사장의 물음에 난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고요.”

앞으로 대화할 시간은 아주 많다.

이제 쉘터 안에서 살아가야 하며, 그게 몇 년이 될지 모르지만. 이번 작전에서 청주 쉘터를 확보하여 안심이 된다.

우리에겐 수십 년을 버틸 자원이 있다.

“모두 들어가세요!”

경비요원들의 통제 소리와 함께, 쉘터 앞에 선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 순서가 있지!

- 회장님 먼저 들어가셔야죠!

설마, 날 마중 나온 건가?

짝짝짝.

쉘터민들의 박수 속에 난 쉘터 안에 먼저 들어갔고.

잠시 후, 밖에 있던 모든 쉘터민들이 질서정연하게 들어왔다.

“모두 들어온 거죠?”

“네!”

- 삐이익!

미사일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하지만,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

나의 사람들과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기에.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말이다.

“쉘터 폐쇄!”

큰 소리로 명령을 내린 뒤, 절뚝이며 걸어가는데.

“자기야······ 흑흑.”

수아가 다가와서, 아무말없이 울기만 했다.

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을 꼭 잡았다.

따뜻하다. 다시 잡게 되어서 참 좋다.

“아빠! 저한테 기대세요! 같이 가요.”

시안이가 다가와 나를 부축했다. 제법 어깨가 단단하다.

손바닥만 하던 내 아들이 언제 이렇게 컸을까.

“그래, 아들. 같이 가자.”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난 앞으로 나아갔다.

<끝.>

< 외전43. 세상이 뒤집혀도 (완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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