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200화 (완결) (200/200)

제200화

에탄과 나머지 북부 사람들이 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현장에 황제가 직접 행차해서 이들을 마중 나왔다.

“…데이른 공작. 그대는 왜 얼굴이 그렇게 부어 있는 건가? 혹시 오는 길에 벌에 쏘이기라도 했나?”

하지만 황제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다른 이유가 아닌, 제일 앞에 있는 데이른 공작의 얼굴이 통통 부었기 때문이다.

정말 모기 수백 마리한테 물린 것처럼 말이다.

“벌… 뭐. 그런 거라고 합시다.”

데이른 공작이 황제의 물음에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딱히 예의를 갖추진 않았지만 황제는 그걸 신경쓰지 않았다.

애당초 데이른 공작과 그의 사이는 단순한 중부인과 북부인으로 나누어지지 않으니 말이다.

“좋은 약 좀 있으면 가져와 주시오. 보다시피 내 얼굴이 꼴이 아니라서 말이야.”

데이른 공작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황제에게 약을 달라고 말했다.

“그래… 그러도록 하지.”

황제가 이런 데이른 공작의 말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폐하 오랜만입니다.”

그때 뒤쪽에 있던 에탄이 데이른 공작을 지나쳐 앞으로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흐음!”

그리고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런 에탄을 따라 옆에 찰떡같이 달라붙은 채 황제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오랜만이구나.”

황제가 에탄의 인사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인자한 얼굴로 에탄과 아린이 뇽뇽이를 쳐다보고는.

“너희들도 많이 컸구나. 아린이. 뇽뇽이. 너희가 잘 크고 있는지 황궁에서 계속해서 고민했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뒷말을 붙였다.

“정말요?”

“기쁨!”

아린이와 뇽뇽이가 황제의 말에 싱긋 웃으면서 답했다. 두 아이에게도 황제는 상당히 큰 존재였다. 무려 에탄을 도와서 마계 원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사람이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연회는 언제부터 시작입니까? 서신에는 저희가 오는 순간에 맞춰 개최를 한다고 했는데.”

“아.”

에탄의 말에 황제가 시선을 에탄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그를 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

에탄이 그걸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 황제의 얼굴이 왠지 모르게 개구쟁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미 모두가 모였네. 그대들만 오면 그 순간부터 연회는 시작이야.”

“예?”

“제일 중요한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다른 자들이 지각을 해서야 되겠나. 자네들에게 서신을 보내는 그날, 연회장으로 다른 이들을 모두 초대했네.”

“…….”

그리고 이어지는 황제의 대답에 넋이 나가고 말았다. 설마 그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너무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게. 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번 연회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서 그런 거야.”

“…예. 알겠습니다.”

에탄이 황제의 변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그 이상 뒷말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래봤자 이득이 될 게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드래곤 로드님도 돌아 오셨군요.”

그렇게 에탄과의 대화가 끝나자, 이번에는 황제가 드래곤 로드를 쳐다보면서 말을 붙였다.

“흥.”

드래곤 로드가 황제의 말에 콧방귀를 꼈다.

“얼른 황궁으로 안내나 해라. 이 마차에서 자는 건 이제 지긋지긋해서 안 되겠다.”

그리고 쏘아붙이듯 뒷말을 붙였다.

“알겠습니다.”

이런 드래곤 로드의 말에 황제가 상냥한 목소리로 답했다.

짝!

동시에 박수를 가볍게 치는 순간,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웠다.

웅!

그러자 황궁으로 통하는 순간 이동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황제가 그런 순간 이동진을 가리키면서 뒷말을 이었다. 그리고 먼저 이동진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거 참. 정말 막무가내인 사람이네.”

에탄이 그런 황제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피식.

그리고 가볍게 웃고는.

탁!

황제를 따라 이동진 안으로 들어갔다.

* * *

이동진을 통해 황궁으로 이동하는 순간, 수많은 제국인들이 에탄과 북부인들을 보고 환호를 내질렀다.

“마계 원정대다!”

“바보야. 저건 북부인이야!”

“그러면 어때? 저 사람들이 대륙을 구한 거잖아.”

그리고 이런 엄청난 인파에 에탄과 다른 사람들은 두 눈을 끔뻑였다. 보통 황궁에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연회가 열리는 날에는 오히려 더 인원을 철저히 통제하는 게 맞았다. 귀족들 사이에 일반 제국민들이 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오늘 연회에 온 자들이네.”

“예?”

“원래는 귀족들만 모일수 있지만, 이번 연회는 특별하기 때문에 누구나 올 수 있게 해주었네. 덕분에 제국 금고에서 돈이 꽤 나가긴 했지만 말이야.”

에탄의 놀람에 황제가 허심탄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실제로 저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내어준 덕분에 제국의 금고가 꽤 많이 바닥났다.

하지만 그걸 중요하게 여기진 않았다.

“자네들이 없었다면 대륙은 이미 멸망의 길을 걸었겠지.”

황제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탄이 나서지 않았다면 마족들이 대륙을 불바다로 만들었을 거라는 걸 말이다.

“…….”

에탄이 이런 황제의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황궁 꼭대기에 자리를 잡은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제국민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다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축복해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묘한 감정을 느끼려는 순간.

“아직 끝이 아니네.”

황제가 에탄을 향해 부드럽게 말을 붙였다.

“자네에게 전해줄 게 있네.”

그러면서 뒷말을 붙이고는, 뒤편에 있는 기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기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작은 상자 하나를 든 채로 다가왔다.

“열어보게.”

“예?”

“여기서 열어봐야 하는 물건이야. 그러니까 꼭 열어줬으면 좋겠군.”

황제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거라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끼익.

그래서 상자를 여는 순간.

“!”

에탄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말았다. 상자 안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물건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의 인장….”

제국의 인장.

정확히는 차기 황제임을 상징하는 반지가 상자 안에 들어있었다.

에탄이 그것을 깨닫는 순간 황제가 에탄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 제국의 인장이지.”

그리고.

“자네가 내 뒤를 맡아주면 좋겠군.”

에탄을 이 연회에 부른 목적을 말했다.

“…….”

에탄이 그 말을 듣는 순간 입을 꼬옥 다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고민을 하다가.

“그리하겠습니다.”

이내 제국의 뒤를 맡겠다고 답했다.

우아아!

그 순간 제국민들의 환호가 황궁에 울려 퍼졌다.

“아빠!”

“흐응!”

그리고 아린이와 뇽뇽이가 에탄의 대답에 크게 기뻐하면서 달려왔다. 에탄이 제국의 황제직을 이어 맡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제가 황제가 된다면, 북부도 제국과 함께 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흐음.”

에탄의 말에 황제가 턱을 쓸어 만졌다. 예로부터 제국은 오로지 제국을 위해서만 살아 왔었다. 북부와 남부는 그들에게 있어 다른 세상이나 마찬가지였다.

“…좋네. 그리 할수 있게 미리 힘을 써두도록 하지.”

하지만 황제는 이제 그것이 틀렷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에탄의 물음에 그리 하겠다고 답하고는.

“그럼. 이제 진짜 연회를 즐기러 가지 않겠는가? 다른 이들이 모두 자네를 기다리고 있네.”

에탄을 향해 싱긋 웃으면서 뒷말을 붙였다.

“…….”

에탄이 황제의 말을 듣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알겠습니다.”

황제를 따라 연회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에탄이 데리고 온 자들이 모두 에탄을 기다리고 있었다.

씨익.

그런 이들을 향해 에탄이 오른손에 있는 제국의 인장을 보여줬다. 그 순간 모든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네 녀석이라면 그런 결정을 할줄 알았다.”

“이때까지 모른 척 하느라 답답해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젠 그럴 필요도 없겠네.”

데이른 공작과 화염의 지배자가 그것을 보고 픽 웃었다. 손에 있는 제국의 인장. 그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에탄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아린이랑 뇽뇽이까지 조용히 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초콜릿을 대가로 받았거든요.”

“달달했음!”

아린이와 뇽뇽이가 에탄의 말에 싱글벙글 웃으면서 답했다. 그리고 손에 있는 제국의 인장과 에탄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아빠.”

“흐음! 잘 부탁함!”

에탄을 향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꼬옥.

그리고 에탄을 두 팔로 감쌌다.

에탄이 그런 아린이와 뇽뇽이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도 잘 부탁해.”

그리고 아린이와 뇽뇽이를 앉아주었다. 그 후 아린이와 뇽뇽이에게서 몸을 때고.

“…….”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는 나머지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그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이런 에탄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이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 얼른 마시자!”

그때. 데이른 공작이 미리 준비된 술잔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러자 다른 이들이 한숨을 쉬면서 잔을 따라 들었다.

픽.

에탄이 그걸 보고는 가볍게 웃었다.

그 후 자신의 술잔을 들어 올리고는.

“건배!”

건배를 외침과 동시에 술을 들이켰다. 본격적인 연회의 시작과, 새로운 제국의 후계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 완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