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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87화 (187/200)
  • 제187화

    시간은 계속 흘렀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될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동안 북부 대장간에서는 마계 원정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해 무수히 많은 무기들을 제작했다.

    게다가 제국에서도 대장간에 필요한 재료들을 조달해줬다.

    ‘이 정도 장비들이면… 장비 때문에 죽는 일은 없겠네.’

    그 결과.

    마계 원정군은 대륙에서 제일 강한 장비들로 무장하게 됐다. 오러가 뿜어져 나오고 마법을 난사해도 전혀 부러지지 않는 강력한 아티팩트들이 이들의 손과 발을 맞춰줬다.

    “수련도 다 끝났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계 원정에 참여하는 이들은 각각 더 강해지기 위한 노력들을 해다. 거기에는 화염의 지배자한테 배우는 마법사를 상대하는 법과, 드래곤이 나타났을 때 대처하는 법같은 게 있었다.

    덕분에 이들은 아침에는 마법사와 싸우고 저녁에는 드래곤 로드와 대련을 하는 혹독한 일정을 견뎌내야만 했다.

    무려 두 달 동안이나 말이다.

    “이제 마법진을 이용하면 우리는 모두 마계로 넘어갈 수 있다.”

    순간 이동 마법진.

    몇 달의 시간을 공들여 만든 그것이 완성됐다. 이제 남은 건 에탄과 남은 이들의 결정뿐이었다.

    “하지만 돌아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들어가자 마자 후퇴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지. 적의 전력을 전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들어가는 거니까.”

    “그렇죠.”

    드래곤 로드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마계의 존재들을 상대해본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전부일 리는 만무했다.

    심지어 마계에는 마왕의 자리를 넘보는 존재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원래 맞을 바에는 때리라고 했습니다.”

    에탄은 이미 마계에 쳐들어가기로 마음을 굳게 먹은 상태였다.

    그게 맞는 선택인 거 같았으니까.

    “…알겠다. 마법진 가동을 준비하겠다.”

    드래곤 로드가 에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법진을 가동하기 위해 폴리모프 상태를 해제하고.

    우우웅!

    북부에 모여든 모든 원정군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것이 환하게 빛나는 순간.

    파앗!

    에탄과 모든 이들이 북부에서 모습을 감췄다.

    * * *

    척박한 마계.

    에탄은 마계 원정군과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주황빛 하늘에 검은색 달이 두 개가 떠다니는 이질적인 장소였다.

    “불길한 기운이 사방에 퍼져있군.”

    칼라사르 가문의 가주 지오반이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오러를 뿜어 내면서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펴봤다. 마계에 처음 도착한 지금 이 순간, 지오반을 포함한 다른 이들은 극도로 경계를 하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마계군에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척!

    그때. 드래곤 로드가 허공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마계 원정군들에게 입을 열었다.

    “놈들은 주변에 없다. 아직 우리가 이곳에 온 걸 모르는 것 같다.”

    드래곤 로드의 말에 원정군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계에 오자마자 전투를 치렀다면 큰 부담이 되었으리라.

    쿠쿠쿵…

    그때. 저 멀리서 거대한 지진이 일어났다. 드래곤 로드와 다른 원정군들이 일제히 진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이제 알아차린 거 같군.”

    그리고 드래곤 로드의 말에 모두가 침을 삼켰다. 저 진동이 미래의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투 준비!”

    그래서 모두가 긴장을 하는 순간, 드래곤 로드가 힘차게 입을 열었다. 용언을 담아서 말을 했기에, 모두의 귀에 선명하게 드래곤 로드의 말이 들려왔다.

    “마족을 섬멸하라!”

    그리고 이어지는 드래곤 로드의 말에.

    “우아아!”

    원정군들이 진동이 느껴지는 곳으로 힘차게 발을 내달렸다. 마계에 있는 마족과 마물들을 섬멸하기 위해서 말이다.

    * * *

    마계의 1번대 공작 다이크.

    그는 갑작스러운 원정군의 출현에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갑자기 마계에 인간이. 심지어 무장한 인간이 수천명씩 올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아라!”

    그래서 다이크는 미래의 마왕이 될 존재애게 군대를 받아왔다. 놈들을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막는 역할이었다.

    “크아아!”

    마물들의 울음소리가 마계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다이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마계에 갑작스럽게 침입한 에탄과 다른 이들을 제거하는 게 그들의 목적이었으니.

    쿠쿠쿵!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숨길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기세를 올리면서 마기를 사방으로 흉흉하게 뿜어냈다. 저 멀리 있는 원정군이 자신들의 마기에 겁을 먹고 완전히 물러나게 만들 작정이었다.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네녀석들은 지금 아주 큰 실수를 한 것이다. 마계를 만만하게 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마.”

    다이크가 원정군을 향해 우르르 몰려가는 마물들을 보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곧 있으면 원정군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올 거라 생각했지만.

    콰직! 쿠드드드득!

    “……!”

    마계군과 원정군이 격돌하는 순간, 다이크의 눈앞에 믿지 못할 광경이 벌어지고 말았다.

    * * *

    갑작스러운 마계군의 출현에 원정군들이 침을 삼켰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저 군대를 이기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자는 없었다.

    “놈들의 수는 빈약하다! 우리를 무시하는 거나 다름없으니 톡톡히 보여주자. 원정군의 힘이 얼마나 막강하지 말이다!”

    “우아아!”

    오히려 이들은 데이른 공작의 외침에 무기를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마물들을 향해 역으로 돌진을 하고는.

    콰직!

    이들을 사정없이 베어버렸다.

    북부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온갖 힘이 들어있는 검과 장비들을 이용해서 말이다.

    끼에엑!

    그렇게 원정군이 폭풍처럼 마계군을 썰어나가자, 마물과 마족들이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이들도 죽음을 피하기 위한 본능을 이겨낼 수는 없었던 거였다.

    “놈들이 도망친다!”

    “한 놈도 놓치지 말아라.”

    원정군이 그 기세를 몰아 마물들을 계속해서 추적해나갔다. 마법진을 타고 이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첫 전투다.

    이 전투에서 최대한 큰 격차를 벌려야 앞으로가 편할 거라는 걸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우아아!”

    그래서 모두가 도망치는 마물들을 쫓아가면서 도륙을 내는 순간.

    [거기까지다.]

    마계 공작 다이큰이 이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드득!

    동시에 도망치는 마물들을 향해 마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놈들의 몸이 순식간에 검은 물로 변했다.

    그리고 다이큰의 몸에 완전히 흡수되기 시작했다.

    [숫자는 의미 없다는 걸 알려주마.]

    우직!

    다이큰이 말을 끝냄과 동시에 거대한 날개가 그의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원정군들이 일제히 침을 삼켰다.

    보기만 해도 공포가 물들 정도로 압도적인 마기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터억!

    그래서 어찌해야 하나 싶은 순간, 이들 사이로 에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기를 뿜어내는 다이크를 검으로 가리키면서.

    -우웅!

    몸 안에 있는 힘을 방출하는 순간, 그의 갑옷이 순식간에 백색으로 물들었다.

    [무슨….]

    다이크가 그걸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저 힘이 어떤 존재인지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에탄을 살펴보려는 순간.

    쓰윽.

    에탄이 손에 잡고 있던 검을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렸다. 이어서 힘차게 아래로 내렸다.

    쿠쿠쿵!

    그 순간 에탄의 검에서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이 순식간에 다이크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눈 깜짝할 사이.

    정말 빛이 순식간에 이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파아앗!

    그리고 그 빛이 다이크에게 닿는 순간.

    [끄아악!]

    다이크의 몸에 백색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 불이 다이크의 전신을 집어삼켰다.

    [이게 무슨!]

    다이크가 그 불을 끄기 위해 마기를 황급히 몸 바깥으로 뿜어냈다. 하지만 에탄이 만들어낸 백색 불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렬하게 불타올라 다이크를 집어 삼켜나갔다.

    [말도 안 된다!]

    다이크가 그걸 깨닫고는 경악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이런 식으로 여기서 자신의 인생이 끝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그였다.

    마계 대공에서 곧 있으면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다이크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에탄의 공격으로 인해 그 꿈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니

    [안 돼애애애!]

    다이크의 입에서 절규가 뿜어져 나올 만도 했다.

    타타탁…

    하지만 그에게 기적은 없었다.

    에탄의 검이 다이크를 완전히 불태웠기 때문이다.

    쿵!

    그렇게 완전히 타버린 다이크가 허공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잿더미로 변하면서 육체가 완전히 분해 되어버렸다.

    “세상에….”

    원정군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마물을 흡수했을 때만 해도 자신들 중 몇몇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다이크는 그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에탄의 검 휘두르기 한 번에 녀석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으니.

    “우린… 이길 수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 더 큰 희망이 불기 시작했다.

    처억!

    에탄이 그런 이들을 향해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기를 빤히 쳐다보는 원정군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무도 죽지 않을 겁니다.”

    이 원정의 사망자는 0명일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만들 겁니다.”

    조금은 불가능에 가까운 공약이지만, 그리 말하는 에탄의 눈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이날을 위해 혹독하게 수련을 해온 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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