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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67화 (167/200)

제167화

‘원래 이런 곳에 아이들을 데려오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지.’

사실 길드에 올 때는 아이들을 데려오지 않는 게 정상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지킬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린이와 뇽뇽이는 예외였다. 아린이는 에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검술의 천재다.

그리고 뇽뇽이는 폴리모프를 푸는 순간.

‘이 길드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날려 버릴 정도로 큰 힘을 쓸 수 있다.’

에탄은 제국의 한 도시가 통째로 불타버릴 거라고 확신했다.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말이다. 적어도 자신이 죽는 게 아닌 이상은 그럴 거라고 에탄은 생각했다.

끼익.

그때. 에탄과 아린이 뇽뇽이.

세 사람이 있는 방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그러자 세명의 시선이 동시에 방문쪽으로 향했다.

“…길드장입니다.”

그런 세 사람의 시선에 길드장이 머리를 긁적였다. 단발 머리의 여자였다.

“에탄 님 맞으시죠.”

그런 여자가 에탄을 향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자 에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단발머리 여자를 쳐다보면서.

“이명의 눈동자님이시죠.”

그녀가 뒷세계에서 불리는 이름을 언급했다.

움찔.

그러자 여자가 몸을 멈칫했다.

동시에 고개를 들어올리고는 에탄을 쳐다봤다.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

그녀의 몸에서 살벌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걸로 당신을 협박하려고 온 건 아니니까. 이번에는 순수하게 의뢰를 맡길 목적으로 온 겁니다.”

“…….”

“게다가 당신은 저 못 이겨요. 아니 저는 고사하고 우리 아린이와 뇽뇽이를 상대하기도 벅찰걸요.”

에탄의 말에 이명의 눈동자라 불리는 여자가 눈동자를 움직였다.

아린이와 뇽뇽이.

두 사람의 힘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하.”

그리고 이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 웃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눈에도아린이와 뇽뇽이가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졌는지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거 같네요.”

그녀는 에탄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아린이와 뇽뇽이는 무지막지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자신의 눈으로도 그걸 느끼고 있으니 이명의 눈동자는 흉흉하게 뿜어내던 기세를 거둬 들였다.

“정말 의뢰를 맡기러 온 건가요?”

그리고 에탄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진짜 의뢰를 맡길 생각이냐고 말이다.

“예. 진심으로 그거 밖에 없습니다. 딱히 여기를 박살낸다거나 그런 무서운 목적은 없어요.”

에탄이 여자의 물음에 단호하게 답했다. 만약 에탄이 이곳을 박살낼 생각으로 왔다면 정중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전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위장부터 했을 것이다. 지금은 아린이와 뇽뇽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얼굴이 공개되어있으니까.

“의뢰는….”

“제국에 있는 모든 용병 고용. 지금 당장은 아니고 일단 그런식으로 모든 용병을 연결 시키고 싶습니다.”

“모든 용병이요?”

“예.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물론 실력 있는 자들을 따로 선별해서요. 그 이하는 의미가 없을 겁니다.”

“아니….”

에탄의 말에 여자가 당황했다.

설마 저런 요구 조건을 내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용병을 모두 고용하고 싶다니.

“제국에 얼마나 많은 용병이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터무니 없는 의뢰 그 자체라고 그녀는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고용하기 위한 자금도 만만치 않을 거예요.”

“돈은 문제가 안 됩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그걸 해낼 수 있냐 아니겠죠. 이 의뢰 해낼 수 있겠습니까?”

“으음…….”

에탄의 말에 여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저런 말을 하니 그녀로서는 정말 고민을 해볼 수밖에 없었다. 이 의뢰를 받아들이는 게 맞는지 말이다.

“용병을 고용하는 이유는 뭐죠?”

“마족 섬멸을 위해서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고 일이 터지면 모두 집합을 하는 조건으로 모집을 하고 싶습니다.”

“허… 마족 섬멸이라.”

에탄의 말에 그녀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용병을 모으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데 그 목적을 들으니 이번에는 그냥 넋이 나가버리고 말았다.

마족 섬멸이라는 어마무시한 일을 하겠다는 에탄의 말에 충격을 먹은 거였다.

“진심이에요?”

마족 섬멸.

필요한 일이기는 하다.

마계에 있는 마물들이 대륙에 넘어오면 큰 피해를 끼칠게 뻔하니까.

“물론 그 뜻을 이해 하기는 하는데… 굳이 그걸 당신이 감당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그것과 이거는 별개의 문제였다.

“게다가 마물이 넘어오면 제국에서도 움직임을 알아서 취할거에요.”

심지어 제국 또한 마물을 방관할 수 없으리라. 북부가 밀리면 그 다음이 제국이니까.

“저는 처음부터 피해를 막을 겁니다.”

에탄이 그런 그녀의 말에 덤덤히 입을 열었다.

“아무도 죽지 않고 마물을 막아 내는 것. 그게 제가 원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말했다.

“아무도 죽지 않는다… 그게 가능할거라 생각하나요?”

이런 에탄의 말에 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가능한 목표였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탄은 자신이 있었다.

이 험난한 역경 속에서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자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난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에탄은 이미 마족들과 한번 전투를 치러봤으니까. 그렇기에 그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에탄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그걸 에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에탄은 북부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제국의 황제를 만났을 때 말한 것이다.

자신이 힘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러니까 힘을 좀 빌려주시죠. 돈은 두둑히 챙겨 드리겠습니다.”

“끄응.”

여자가 에탄의 말에 머리를 만졌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하지만 그녀는 에탄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제국에 있는 모든 용병을 한 사람에게 고용시키게 한다?

그것도 죽을지도 모르는 마족 섬멸에?

그녀가 제정신인 사람이었다면 절대 에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리라.

“저도 그렇게까지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녀는 에탄의 말을 수락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거라 생각했습니다.”

에탄이 그런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렇게 대답을 할거라고 진작 예측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과거에도 그랬지.’

그녀가 과거에 보여준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물이 침공한다는 소식이 처음 퍼졌을 때.

그녀는 에탄에게 먼저 자신들의 용병을 고용할 것을 제안했었다.

다만. 그때 당시에 에탄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에탄조차 마물이 북부를 쓸어버릴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가 나타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에탄의 시야는 어두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러나 에탄은 미래를 겪고 왔다.

그렇기에 지금은 알수 없었던 그녀의 이명도 알고 있고, 그녀가 이 거래를 받아 들일 거라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다.

“자세한 거래는 조만간 북부에서 진행하는 걸로 하시죠.”

“좋아요. 돈은 철저하게 받아 낼거니까 잘 준비해요.”

에탄이 여자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용병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제법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은 마족을 섬멸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게 중요한 이들이니까.

‘그게 나쁜 거는 아니지.’

하지만 에탄은 그것을 탓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원래 용병들은 돈을 받고 움직이는 존재니까.

심지어 그때 당시에도 그녀는 용병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만큼 용병들에게 돈은 중요한 존재였다.

탁.

그 사실을 알기에 에탄은 그녀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그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길드를 빠져 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른 공작이오.”

“…제국에서 용병업을 하고 있는 이명의 눈동자입니다.”

그녀는 혼자서 북부에 있는 데이른 공작가를 찾아왔다.

* * *

이명의 눈동자.

그녀의 방문에 데이른 공작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앞에 있는 이명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면서 턱을 쓸어 만졌다.

“그 녀석이 이번에도 한건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러면서 에탄이 했던 행동들을 슬며시 언급했다. 그러자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크서클이 진한 자신의 눈가를 손으로 가르키면서 뒷말을 이었다.

“덕분에 밤새 마신 커피만 수십 잔이에요.”

그리고 에탄이 요구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고 답했다.

“하하!”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재밌다는 듯 힘껏 웃었다. 동시에 옆에 있는 파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필요한 자금입니다.”

그러자 파엘이 다크서클이 짙은 여명의 눈동자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웅!

동시에 마법을 통해 미리 준비해둔 자금을 꺼내는 순간.

“…허어?”

그녀의 눈에 당황함이 깃들었다.

“이… 이게.”

그도 그럴게.

지금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주머니 안의 내용물이 단순히 돈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북부의 대장장에서 나오는 무기부터 시작해서 방어구까지.

북부의 힘이라 할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마족을 막아야 하지.”

데이른 공작이 당황하는 그녀를 쳐다보면서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인자한 눈빛을 지은체 뒷말을 붙였다.

“그러니까 더 많은걸 내어주겠네.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리고 그건 또 다른 움직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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