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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66화 (166/200)
  • 제166화

    에탄은 둘째 형을 만나기 위해 데이른 공작의 요새를 관리하는 파엘의 힘을 빌렸다.

    정확히는 요새에 있는 텔레포트를 통해서 둘째 형이 있는 곳까지 이동한 거였다.

    “그 녀석이 무조건 자신의 둘째 형을 찾아야 한다고 하더군.”

    데이른 공작은 처음에 텔레포트 이용을 허가해줄 생각이 없었다. 텔레포트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탄은 그런 데이른 공작을 강력하게 설득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데이른 공작은 에탄에게 어쩔 수 없이 텔레포트 사용을 허락했다고 말했고.

    “덕분에 저만 죽어나갑니다.”

    그 후 폭풍은 파엘이 책임을 지게 됐다. 텔레포트를 이용하면서 들어가는 마나와 다른 자원들을 모두 파엘이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생이 많군.”

    데이른 공작이 눈에 다크서클이 짙은 파엘을 보면서 픽 웃었다. 텔레포트에 관한 유지보수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파엘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그냥 파엘이 빨리 텔레포트 보수 작업을 마무리하기를 바라는 것.

    그게 데이른 공작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였다.

    “이거라도 먹으면서 하게.”

    물론. 거기서 끝날 만큼 데이른 공작은 인색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파엘에게 미리 준비한 영약을 건넸다.

    ‘이걸 파엘 님에게 먹이면 효과가 좋을 겁니다.’

    다만. 그 영약을 데이른 공작이 혼자서 만들어 낸 건 아니다. 이 모든 일을 꾸미고 있는 에탄이 건넨 거를 자신이 파엘에게 다시 한번 전달하는 거였다.

    “으음? 이게 뭡니까?”

    “몸에 좋은 영약이라고 하더군.”

    “흐음….”

    파엘이 데이른 공작이 내민 영약을 보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과연 무슨 효과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 녀석이 준거니까 이상한 게 들어 있지는 않을 거다.”

    그런 파엘을 향해 데이른 공작이 이 영약을 제조한 사람이 에탄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호오….”

    파엘이 그 말을 듣고는 두 눈을 반짝였다. 에탄의 영약이라면 믿고 먹을 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쓰윽.

    그래서 데이른 공작이 내민 영약을 받아 내고는.

    터업!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영약을 단번에 삼켜버렸다.

    “…어떤가?”

    데이른 공작이 영약을 흡수한 파엘을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도 에탄이 어떤 방식으로 에탄을 제조했는지 모르고 있다. 그저 이 영약을 먹으면 일의 능률이 올라갈 거라고 말했을 뿐이다.

    “흐음….”

    영약을 삼킨 파엘이 데이른 공작의 질문에 두 눈을 끔뻑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는 답을 하려는 순간.

    !

    파엘의 두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갑자기 선명해진 오감과 정신력이 말끔해지는 건 물론이고, 그동안 뭉쳐있던 피로까지 한꺼번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이게 도대체.”

    그래서 파엘은 자신도 모르게 벙찐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 어떤 영약도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몸이… 몸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몸이 날아간다고?”

    “이 엄청난 감각은 도대체….”

    파엘이 벙찐 표정을 지은 채 주변을 둘러봤다. 피곤함에 찌들어 있던 자신의 몸이 완전히 회복된 덕분일까.

    이제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더 이상 눈꺼풀도 무겁지 않았다.

    정말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진 상태였다.

    “이거라면 일을 할 수 있겠군요.”

    그래서 결국 파엘은 에탄이 만든 영약의 효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 한 알을 먹은 것뿐인데 이런 효과를 낸다면.

    한꺼번에 두 세알을 먹으면 더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너무 과다 복용하지는 말라고 하더군. 그러다가 후폭풍이 올 수 있다고.”

    “후폭풍이요?”

    “그래. 그러니까 하루에 세알 까지만 먹는 걸 권장합니다. 라고 에탄이 주의를 줬네.”

    “흐음….”

    하루에 세알.

    파엘이 그 말을 듣고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마음 같으면 하루에 세알이 아니라 삼십 알 정도를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파엘은 현명한 마법사였다.

    영약을 제조한 이가 하루에 세알로 제한을 둔건 필시 그런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그 양을 넘기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바로 일을 시작해야겠군요.”

    파엘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남은 영약을 가지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홀로 남은 데이른 공작은.

    “으음… 저 영약에 고양이 똥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안 해주는 게 좋겠군.”

    영약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기로 했다. 그게 정신 건강에 좋을 거 같았으니까.

    * * *

    그렇게 파엘이 영약의 비밀을 모른 채 계속해서 먹어 갈 때 에탄은 아린이와 뇽뇽이를 데리고 제국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아빠. 둘째아버지랑 거래는 잘 끝냈어요?”

    그 시기는 에탄이 둘째 형과 대화를 막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는 시기였다. 그렇기에 아린이는 에탄을 만나자 마자 만남의 결과에 대해서 물었다.

    “잘 만났음?”

    그리고 그건 아린이의 옆에 있는 뇽뇽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에탄이 둘째 형과 대화를 어떤 식으로 마쳤는지 매우 궁금했다.

    “그래. 잘 끝냈어.”

    에탄이 그런 두 사람의 물음에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답했다. 정말로 대화를 잘 끝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상외의 정보도 알아내게 됐다.

    ‘설마 형님이 유적의 힘을 다룰 수 있을 줄이야.’

    고대 유적의 힘.

    그걸 에탄의 둘째 형이 능숙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정보였다. 에탄은 그걸 듣는 순간 둘째 형에게 큰 놀라움을 느꼈다.

    고대 유적의 힘은 아무나 다룰 수 있는 유형의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로지 유적에게 선택 받은 자들만이 휘두를 수 있는 힘이었다.

    ‘마족을 죽이는데 큰 도움이 되겠어.’

    유적을 다루는 자.

    그 자들은 오러와는 다른 힘을 내기에 마족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에탄은 들어왔었다.

    그래서 둘째 형에게 그런 부탁을 했었다. 자신과 함께 마족을 막아 내자고 말이다.

    ‘그리고 결과는 승낙이었고.’

    상황은 긍정적으로 흘러갔다.

    둘째 형은 에탄의 부탁을 받아줬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그 대신 둘째 형은 에탄에게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자신과 대련을 해달라는 것. 그게 둘째 형의 요구사항이었다.

    ‘참 신기한 형이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가는 요구 조건이기는 했다. 그 많고 만은 것 중에 대련을 하자는 게 조건이라니.

    ‘그러려니 해야지.’

    에탄의 기준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행동이었지만 그걸 굳이 설득하지는 않았다. 자신은 대련을 해주는 게 더 이득이니까.

    탁!

    에탄이 생각을 끝냄과 동시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 후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앞에 한 길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용병들을 의뢰인가 연결 시켜주는 중개소였다.

    “아빠. 여기는 뭐하는 곳이에요?”

    “길드임?”

    아린이와 뇽뇽이가 에탄이 쳐다보는 건물을 보고는 질문을 던졌다. 두 사람에게는 중개소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줘야했다.

    아린이와 뇽뇽이는 중개소를 이용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곳이야.”

    그래서 에탄은 아린이와 뇽뇽이에게 중개소가 하는 일을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 후 두 사람의 손을 꼬옥 잡고는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깨닫게 해주는 게 훨씬 좋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서오십셔.”

    그렇게 에탄이 안으로 들어가자 길드 종업원이 에탄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붉은 수염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남자였다.

    “무엇을 하시러 오셨습니까?”

    그런 남자가 에탄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러면서 양옆에 있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보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이곳에 어린 아이들을 데려왔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거였다.

    “용병들을 고용하고 싶다.”

    에탄이 그런 남자를 향해 자신이 길드에 방문한 용문을 말했다. 그 후 남자가 무어라 반응하기 전에 품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묵직한 주머니.

    그 안에는 수백 개의 금화가 들어 있었다. 일반 의뢰주들은 감히 준비도 못할 정도로 많은 돈이었다.

    “나는 북부 칼라사르 가문의 막내 아들 에탄이다. 그대들의 길드장과 얘기를 하고 싶으니까 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군. 자격은 이 골드 주머니로 대신하지.”

    “아… 아니. 북부인이 의뢰를요?”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남자가 에탄의 말에 당황한 듯 두 눈을 끔뻑였다. 거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당황한 이유를 설명하려는 순간.

    타악.

    에탄이 품속에서 또 다른 물건을 꺼냈다. 황제의 이름이 적혀있는 패였다.

    “이걸 확인하게.”

    에탄이 그걸 남자에게 당당하게 내밀었다.

    “……?”

    남자가 그걸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러다가 패에 적혀있는 이름을 확인하고는 두눈을 크게 떴다.

    제국의 황제의 이름이 떡하니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 남자가 당황하는 게 당연했다.

    “황제 폐하께서 허락하신 일이네. 그 패는 폐하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거야. 정 의심이 간다면 황궁에 있는 사람을 불러서 조사해보던가.”

    “…아니….”

    “이제 증명은 끝난 거 같은데. 문제가 없다면 주인장을 불러주면 좋겠네.”

    “알.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에탄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급히 안쪽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에탄이 그걸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역시 권력의 힘은 대단하다고.

    * * *

    그렇게 10분이 지났을 때 에탄은 길드의 특등급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 방으로 이동했다.

    “아빠. 방이 엄청 넓어요.”

    “큰 방임!”

    양 옆에 아린이와 뇽뇽이를 대동한 채로 말이다.

    “얌전히 있어야해.”

    에탄이 방을 보고는 두 눈을 반짝이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향해 싱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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