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47화 (147/200)

제147화

아서왕이 누구인가.

과거 기사들의 왕이라고 불리는 자다. 그리고 아주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라고 불리는 이이기도 했다.

인간이 휘두를 수 있는 검의 한계를 만들어낸 자.

그게 바로 아서왕이 가진 별명이었다.

-죽어라!

이름 없는 여인 또한 그 익명을 익히 알고 있었다. 아니 알기만 한 게 아니다. 그는 아주 오래전 아서왕과 결투를 벌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드래곤이 되지 못했다.

아서왕이 이름 없는 여인의 날개를 검으로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아서왕이 들고 있는 저 검으로 말이다.

쉐에엣!

이름 없는 여인이 그 사실을 상기하면서 아서왕에게 독침을 날렸다.

평범한 독침이 아니었다.

공기 마저 녹일 정도로 강한 원념이 서려 있는 독침이었다.

“나는 기사다.”

하지만 아서왕은 독침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독침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사라는 사실을 덤덤히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

우웅…

온몸에서 희색 빛을 뿜어냈다.

그 순간 아서왕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백색으로 변해 나갔다.

웅!

그 상태에서 아서왕이 두 눈을 부릅떴다. 동시에 자신에게 날아오는 독침을 향해 검을 짧게 휘둘렀다.

눈으로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서걱!

그렇게 아서왕이 검을 휘두르자, 공기를 녹일 정도로 원념이 짙게 서려 있던 독침이 순식간에 가루로 변했다.

-크아아아!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보고는 울분을 토했다. 과거에도 자신을 막아서던 자가 바로 아서왕이었다.

그런데 그 존재가 다시 한번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그녀가 분노를 표출할 만도 했다.

-죽어라!

그래서 이름 없는 여인은 아서왕을 향해 모든 힘을 쏟아붓기로 했다. 설령 녀석과 함께 죽는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가졌다.

우지직!

그렇게 마음을 먹는 순간, 이름 없는 여인의 몸에 다시 한번 변화가 생겼다. 두 뿔은 더욱 거대해지고 꼬리도 길쭉해졌다.

거기에 드래곤과 같은 비늘이 그녀의 온몸에 돋아났다.

“드래곤이다….”

파엘이 그걸 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드래곤. 눈앞에 드래곤이 있었다.

그것도 분노에 가득 찬 드래곤이다.

마기로 만들어진 드래곤인 건지 이름 없는 여인의 비늘은 짙은 검은색을 띠고 있었다.

[…….]

그리고 모두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름 없는 여인의 입에서 용언이 터져 나왔다.

우우웅! 우웅!

동시에 허공에 짙은 어둠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걸 빨아들이는 정체불명의 구였다.

“나는 모두를 지키는 기사다.”

아서왕이 그걸 보고는 다시 한번 자신은 기사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흉흉한 눈빛으로 구를 쳐다보면서.

척!

다시 한번 자세를 다잡았다.

그리고 숨을 깊게 내쉬면서.

후웅!

다시 한번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아서왕의 검에서 백색 검격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검격이 구에 닿는 순간.

웅!

“!”

아서왕의 검격이 사라지고 말았다.

정체불명의 구에 완전히 잡아 먹힌 거였다.

아서왕이 그걸 보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저런 식으로 자신의 힘을 집어삼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가 희생을 해야겠군.”

하지만 아직 비장의 수가 남아 있었다. 바로 아서왕 자신을 희생해서 놈을 잡는 거였다.

그래서 에탄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처억!

“그럴 필요 없습니다.”

에탄이 아서왕의 어깨를 잡으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굳이 여기서 희생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제 아무리 저 마족이 드래곤으로 변했다고 해도 겉만 그럴 뿐입니다. 진짜 드래곤과는 차이가 있죠.”

“그게 무슨….”

“뇽뇽아.”

아서왕이 에탄의 말에 두 눈을 끔뻑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두 눈을 크게 떴다.

에탄이 무엇을 말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폴리모프 해제함?”

“그래. 이번에는 모든 걸 보여줘.”

“알겠음!”

뇽뇽이가 에탄의 말에 힘차게 답했다. 동시에 에탄과 아서왕을 지나쳐 앞으로 나아가고는.

[…….]

이름 없는 여인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폴리모프를 해제했다.

쿵!

그러자 뇽뇽이의 몸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거대한 두 뿔과 꼬리. 거기에 붉은색 비늘로 뒤덮인 몸이 나타났다.

-무. 무슨.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보고는 경악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설마 자신의 눈앞에 진짜 드래곤이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크기도 자신보다 훨씬 큰 상태였다.

‘뇽뇽이가 저렇게 크다니.’

그리고 에탄 또한 그 사실에 새삼 놀랬다. 뇽뇽이가 저렇게 무지막지한 크기를 가진 드래곤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맨날 인간의 모습만 봐왔기에 더더욱 의외로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세상에.”

“진짜 드래곤이다!”

“붉. 붉은 드래곤….”

이런 뇽뇽이의 본 모습에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이 숨을 삼켰다.

“겁먹지 않아도 돼요.”

그때. 아린이가 그들을 향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그들은 모두 뇽뇽이가 드래곤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한 거였다.

이들은 뇽뇽이가 자신들과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르니까.

“뇽뇽이는 저희를 해치지 않아요.”

그래서 아린이가 직접 나선 거였다.

뇽뇽이는 우리들의 편이라고.

“저 아이의 말이 맞습니다.”

“모두 걱정하지 말고 제 자리나 지켜.”

파엘과 화염의 지배자가 그 말을 듣고는 각각 한마디씩 더 거들었다.

“모두 동요하지 말고 자리를 지켜라.”

그리고 데이른 공작이 대검을 등에 매치면서 한마디를 더 거들었다. 그렇게 세 사람이 입을 열자 웅성웅성거리던 이들이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 후 뇽뇽이와 이름 없는 여인을 빤히 쳐다봤다.

-놈… 노오오옴들!

이름 없는 여인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크게 분노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이 교단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 정도로 이름 없는 여인은 많은 시간을 이 교단에 투자했다.

하지만 에탄과 남은 이들이 앞에 나타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방해하고 있다.

-다 죽여 버리겠다!

그래서 이름 없는 여인은 자신의 목숨을 불태우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이리라 다짐했다.

쩌억!

그런 마음을 가지면서 이름 없는 여인이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뜨거운 브레스를 뿜어내려는 순간.

[놈.]

드래곤으로 변한 아린이의 입에서 용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초월적인 존재의 울림이었다.

그 울림이 얼마나 강한지 에탄과 남은 이들이 침을 삼킬 정도였다.

[감히 누구를 따라 하는 것이냐.]

그런 드래곤이 이름 없는 여인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고작 그런 것으로 자신을 따라하냐고 말이다.

-아니다… 나는 드래곤이 될 것이다!

이름 없는 여인이 그 말을 듣고는 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인정할 수 없었다. 마족인 자신이 드래곤에게 저런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죽어라!

그래서 뇽뇽이를 향해 몸을 내던지는 순간.

[…….]

뇽뇽이의 입에서 용언이 터져 나왔다.

웅!

그 순간 붉은색 창이 허공에 나타나고는.

콰아아앙!

이름 없는 여인의 머리를 그대로 꿰뚫어버렸다.

-끄아악!

그 순간 이름 없는 여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머리가 창에 의해 꿰뚫렸다. 어마무시한 고통이 그녀를 엄습해왔다.

[불타올라라.]

하지만 뇽뇽이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이름 없는 여인의 머리를 뚫어버린 창.

그 창에 다시 한번 용언을 걸었다.

그러자 절대 꺼지지 않는 화염이 창을 집어삼켰다.

화르륵!

그리고 발버둥 치는 이름 없는 여인을 서서히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마기가 최선을 다해서 저항했지만 의미가 없었다.

이름 없는 여인의 마기는 뇽뇽이의 기운. 정확히는 드래곤의 기운을 이길 만큼 강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끄아아악!

이름 없는 여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비늘이 녹아 내리면서 그녀의 몸도 붕괴 되고 있었다.

-놈… 노오옴!

하지만 이름 없는 여인은 끝까지 뇽뇽이를 향해 마법을 발동했다.

[소용 없다.]

그러나 그 모든 마법들이 1초도 지나지 않아 파훼됐다. 이름 없는 그녀가 드래곤 상태의 뇽뇽이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뇽뇽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에 준하는 드래곤을 데려와야 하니라.

-끄읅…

그렇게 3분 가까이가 지나자 그녀의 입에서 죽음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위아래로 발버둥 치던 꼬리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대부분의 부위가 뇽뇽이의 마법에 의해서 타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 5분가량이 더 지났을 때.

…파스슥.

이름 없는 여인의 몸은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이겼다….”

아린이가 그걸 보고는 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전투 자체는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저 육중한 덩치를 가진 이름 없는 여인이 혹시나 뇽뇽이를 이기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뇽뇽이가 이름 없는 여인을 완전히 물리쳤으니 말이다.

“이겼다!”

“우리가 승리했어!”

그리고 모두가 그 사실을 깨닫고 환호하는 순간.

…파아앗.

뇽뇽이의 몸이 드래곤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털썩.

그리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뇽뇽아!”

에탄이 그걸 보고는 뇽뇽이를 향해 다급히 다가갔다. 그 후 빠르게 뇽뇽이의 안색을 살펴봤다.

얼굴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무리를 했다는 증거이니라.

그래서 이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려는 순간.

“비켜봐.”

화염의 지배자가 뇽뇽이를 향해 다가왔다.

-우우웅!

그리고 자신의 마나를 뇽뇽이에게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