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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45화 (145/200)

제145화

하수구의 끝자락.

그곳에는 이름 없는 여인과 여러 사제가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 사제들의 상태는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으득… 으드드득.

그들의 뼈는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고 피부는 썩어 있었다.

거기에 몸에서는 검은 피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름 없는 여인이 이들을 언데드화 시켰기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흐음. 그래도 꼭두각시로는 쓸만하겠네.”

이름 없는 여인이 그들을 보고는 실실 웃었다. 그녀의 입장에서 언데드가 된 이들은 든든한 수하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말에 따라 행동하는 꼭두각시 수하 말이다.

“더 이상 교단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그럴 필요가 없겠지.”

교단에 큰불이 났다.

그 상태에서 고위급 사제들이 모두 전멸했다.

그런 소식을 그녀는 바깥에 공식으로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교단을 자신의 것으로 집어 삼킬 계획을 세웠다. 아무도 방해를 하지 않을 테니까.

터벅. 터벅.

그렇게 행복한 상상을 하는 순간.

하수구 안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름 없는 여인이 그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호오.”

그리고 나타난 에탄과 아린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아직 살아 있을 줄이야.”

자신이 분명 제거하라고 명령을 내렸던 에탄과 남은 이들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살아 있는 걸 넘어서 당당히 무기를 들고 자신을 찾아왔으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의외라고 느낄 만도 했다.

“…음?”

그래서 에탄과 다른 이들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하! 네가 에탄이구나!”

교단에 들어온 이들의 정체였다.

지금까지는 얼굴을 숨기고 있어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얼굴에 변화를 주는 인식 방해 마법이 그녀를 방해했었다.

하지만 그런 마법은 이제 걸려있지 않았다. 에탄은 그녀를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

“그래. 내가 에탄이다.”

그래서 이름 없는 여인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에탄이라고 당당하게 밝히고는.

“그리고 넌 오늘 여기서 죽을 거다.”

쓰릉!

검집에서 검을 빼 들었다.

그녀에게 여기서 죽을 거라고 선언하면서 말이다.

씨익.

이름 없는 여인이 그 말을 듣고는 입꼬리를 귀까지 올렸다. 동시에 몸 안에서 검은빛. 즉 마기를 뿜어냈다.

“아린아!”

“네!”

에탄이 그걸 보고는 아린이의 이름을 짤막하게 불렀다. 그러자 에탄의 뒤에 서 있던 아린이가 에탄을 지나쳐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휘이이잉!

동시에 그녀처럼 자신의 기운을 거침없이 뿜어냈다. 그 순간 지하실에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흐음?”

그녀가 그걸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린이에게 저런 힘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조차 못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마족들과는 다르게 에탄과 다른 이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있었다.

“이거… 이거. 모든 마족을 배제하고 살았던 걸 이렇게 돌려 받을 줄이야.”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존재인 마족들과도 전투를 벌이는 이였기 때문이다.

즉. 주변에 자신에게 정보를 줄 마족이 없으니, 에탄과 아린이에 대해서 모르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래도 되는 이유가 있었다.

우득… 우드드득!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까앙!

아린이가 이름 없는 여인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튀어나온 검붉은 손이 그것을 막아냈다.

정확히는 등을 뚫고 나온 제3의 손이었다.

“으윽!”

아린이가 그 손을 검으로 막아내면서 앓는 소리를 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묵직한 마기였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마기가 검을 타고 아린이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우웅!

하지만 마기에 의해 아린이의 몸이 잠식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린이가 몸 안에 있는 기운을 이용해서 마기를 몰아냈기 때문이다.

“아빠. 상대하기 어려운 마족이에요.”

하지만 까다로운 마족인 건 틀림없었다. 아린이의 기운을 잠식할 정도로 강력한 녀석이니 말이다.

“같이 상대한다.”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왼쪽 맡아!”

“네!”

그리고 아린이에게 왼쪽을 맡으라고 하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훙!

동시에 아린이보다 먼저 그녀에게 달려들면서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황금빛이 에탄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협공이라.”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보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우득!

동시에 등에서 또 다른 팔을 꺼내고는

까앙! 깡!

아린이와 에탄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냈다.

-우우웅!

그리고 다시 한번 두 사람의 기운을 잠식하기 위해 마기를 뿜어냈다.

“밀어내!”

하지만 에탄과 아린이는 이번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름 없는 여인을 향해 검을 밀어 넣으면서 자신들의 기운을 뿜어냈다.

우우웅!

“!”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깨닫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감히 자신을 상대로 기운을 이기려고 하다니.

그 심보가 그녀의 마음을 상당히 화나게 만들었다.

“이 놈들이!”

그래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후 더욱 강한 마기를 뿜어내면서 두 사람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우우웅!

그 마기가 얼마나 강력한지.

지하실에 있는 벽들에 금이 가고, 언데드화 된 고위급 사제들의 몸이 바스라질 정도였다.

“크윽!”

“으으윽!”

에탄과 아린이의 몸에도 당연히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막강한 마기를 그녀가 소진하고 있었으니까.

팍!

그래서 두 사람은 끝내 그녀의 몸에서 다시 한번 거리를 벌렸다.

“후우… 하.”

“으윽….”

그리고 앓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를 노려봤다. 뿜어져 나오는 마기를 막아내기 위해서 두 사람 또한 상당히 많은 힘을 소진했다.

“후훗.”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보고는 짧게 웃었다. 그녀는 두 사람과는 다르게 마족이다.

그 말은 즉 회복력 또한 상당히 빠르다는 뜻이나 다름없기에.

“이 싸움은 내 승리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이것으로 인해 승패가 갈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씨익.

“진짜 그럴까?”

하지만 에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말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꼭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걸린 먹잇감을 보듯이 말이다.

“무슨…?”

이름 없는 여인이 그걸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상황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데. 에탄의 얼굴에는 여유가 한가득 있으니 이해할 수가 없는 게 당연했다.

파아아앗!

그래서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보려는 순간. 하수구 안쪽에서 거대한 마나의 기운이 퍼져나갔다.

“설마!”

이름 없는 여인이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는 두 눈을 부릅떴다. 마나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건 마법사가 마법을 발동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발동한 마법은.

타타탁!

타탁!

타타타타탁!

많은 사람들을 이 하수구로 소환해내는 순간 이동 마법이었다.

“잘 버티고 있었네?”

“이제는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내가 왔다!”

하수구 안에서 화염의 지배자. 파엘. 데이른 공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 사람의 뒤에는 또 다른 자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마족 척결대 9번 대장과 다른 이들도 함께였다.

“놈을 붙잡느라 고생했습니다.”

에탄이 그런 이들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지금까지 이름 없는 여인을 붙들기 위해서 연기를 했다.

자신과 아린이가 압도적으로 밀리는 연기를 말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저 이름 없는 여인이 힘에서 밀려 도망이라도 치면 곤란하니까.

그렇기에 에탄은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그녀를 붙잡는 역할이었다.

아린이와 함께 말이다.

“이… 이놈들이.”

그녀 또한 그 사실을 깨닫고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자신이 완전히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만무했다.

“다 죽여버리겠다!”

우드득!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비축하고 있던 모든 힘을 완전히 꺼내기로 결심했다.

그 증거로 그녀의 몸이 완전히 검은 빛으로 변해가더니.

사아악.

이내 거대한 뱀의 모습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더이상 이름 없는 여인의 모습은 그녀에게서 보이지 않게 됐다.

“전투 준비!”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등에 메고 있던 대검을 꺼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 전투를 준비하라 말했다.

쓰릉!

그러자 9번 척결 대장부터 시작해서 다른 이들이 검을 들었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바깥으로 방출하면서 이름 모를 여인을 상대할 준비를 마쳤다.

“각자 알아서 살아 남아라!”

데이른 공작이 그걸 확인하고는 씨익 웃으면서 뒷말을 이었다.

지금 여기서 대형을 맞추고 전투를 할 수가 없었다.

저 이름 없는 여인이 거대한 뱀으로 변하면서.

쒸이익!

또 다른 뱀들을 소환해냈기 때문이다. 즉 여기서는 대 난전이 벌어질 예정이니 이들에게 작전 같은 건 의미가 없었다.

그저. 개개인이 알아서 서로에게 등을 맡기고 싸우는 것. 그게 이들이 할수 있는 최고의 작전이었다.

에탄또한 그 점을 알고 있기에 데이른 공작의 말에 픽 웃었다.

“들어가죠!”

그리고.

-우우우웅!

그동안 잠들어 있었던 아서왕의 갑옷을 활성화하면서.

타타탁!

이름 없는 여인과 뱀들을 향해 두 발을 힘껏 내달렸다.

퀘에엑!

그 순간 이름 없는 여인.

아니. 이제는 한 마리의 거대한 뱀이 된 녀석의 입에서 기괴한 소리가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그녀의 뒤로 모습을 드러낸 수십 마리의 뱀들이 앞으로 움직였다.

“우아아!”

그걸 본 데이른 공작과 다른 이들이 있는 힘껏 소리를 내질렀다. 동시에 앞서 나가는 에탄을 따라 뱀들을 향해 달려 들고는.

“죽여라!”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발동하면서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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