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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39화 (139/200)

제139화

깡!

데이른 공작의 대검과 아린이의 검이 맞부딪혔다. 그 순간 폐관 수련을 하고 있던 연무장의 공기가 크게 흔들렸다.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진동.

어지간한 기사들의 대련에서는 절대 느낄수 없는 현상이었다.

씨익.

데이른 공작또한 그 진동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데이른 공작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아린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단번에 감이 잡혔기 때문이다.

-웅!

그래서 망설임 없이 몸 안에 있는 오러를 뿜어냈다. 데이른 공작이 아린이를 조금은 진심으로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

탁!

“…….”

데이른 공작이 오러를 뿜어내자, 그에게 가까이 접근했던 아린이가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이어서 아무말 없이 데이른 공작을 빤히 쳐다보더니.

-…휘이잉!

이내 눈보라를 만들어 냈다.

조금씩 몰아치고 있던 작은 눈이 아닌, 거대한 눈들이 몰아치는 만년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조금 추워지겠구만.”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차가운 눈들이 데이른 공작의 피부에 닿으면서 녹아 내리고 있으니 그 한기가 몸으로 전해지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 정도 추위로는 내 움직임을 막을수 없지.”

그러나 데이른 공작은 당황해 하지 않았다. 북부 대공작이 되기 전에는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전쟁을 치뤘던 그였다.

온갖 날씨에도 굴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기에, 아린이가 만들어 낸 눈보라도 거뜬히 버텨낼 수 있었다.

쓰릉!

데이른 공작이 자세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두눈을 번뜩이면서 아린이를 쳐다봤다.

평소 같으면 해맑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줄 아린이었지만 지금은 무표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폐관 수련을 제대로 하고 있구만.”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감탄을 내뱉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

그걸 갖추기 위해서는 마음을 제어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데이른 공작은 아린이가 그 과정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보는 제가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에탄이 옆에서 데이른 공작의 말에 한마디를 거들었다.

“아린이는 많이 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은 힘을 많이 사용하셔도 될겁니다.”

그리고 방심하면 안될거라는 주의를 붙였다.

“흠!”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팡!

이어서 아린이를 향해 다시 한번 두 발을 박차고.

-우우우웅!

오러를 잔뜩 머금은 대검을 위에서 아래로 찍어 내렸다.

…!

그 순간 연무장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으윽!”

그리고 아린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음이 흘러 나왔다.

* * *

다음 날 요새에서 제일 깊은 곳.

순간 이동을 할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지하실에 에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모였군요.”

그리고 이런 에탄을 따라 나머지 사람들이 지하실 안으로 들어왔다.

요새 관리자 파엘부터 시작해서 폐관 수련을 하던 아린이까지.

모리헤움 교단의 사제로 등록되어 있는 인원들이 모두 모인거였다.

“그동안 시간이 꽤 많이 지났습니다.”

에탄이 그런 이들을 눈으로 쓰윽 훑어봤다. 폐관 수련을 하느라 외부와 단절되어 있던 아린이.

세 사람에게 수련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던 뇽뇽이. 그런 뇽뇽이를 가르친 세명의 스승까지.

모두가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모리헤움 교단을 집어 삼키려는 마족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

“돌아오면 연회라도 열죠.”

그런 이들을 향해 에탄이 짤막하게 입을 열었다. 길게 말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런건 아무 상관이 없을거 같았다.

이들은 굳이 말을 안해도 서로 뭘 말하는지 알 정도로 긴밀한 사이니 말이다.

“연회는 네 녀석이 준비하는거냐?”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데이른 공작이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에탄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을 물었다.

“내가 준비하는건 너무 귀찮다.”

이미 데이른 공작은 연회를 한번 연적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부에 있는 대부분의 가문을 초대할 정도로 큰 연회였다.

그러니 연회를 또 열고 싶지는 않았다.

“칼라사르 가문에서 준비할수 있게 하겠습니다.”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알아차렸기에 나오는 반응이었다.

“아빠. 우리가 연회 열어요?”

그 말을 들은 아린이가 두눈을 꿈벅이면서 물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심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폐관 수련이 끝나면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상태였다.

“그래. 이번에는 우리가 사람들을 초대하자.”

에탄이 그런 아린이를 향해 덤덤하게 답했다.

“아린이랑 뇽뇽이도 같이 연회를 준비하는거야. 어때?”

“좋아요!”

“흐음! 좋음!”

그리고 이어지는 두 사람의 반응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해맑은 미소가 무거워 질수 있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거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네.”

화염의 지배자가 해맑게 대답하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보고 픽 웃었다.

진지했던 그의 표정도 한껏 풀어졌다. 아린이와 뇽뇽이의 모습을 보고 미소가 절로 지어진 거였다.

“연회에 저희도 데려가 주시는 겁니까?”

그리고 그건 파엘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두눈을 꿈뻑이면서 에탄에게 질문을 던졌다.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유지하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그 또한 어느정도 기세가 누그러져있었다.

“물론이죠.”

에탄이 파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두를 훑어봤다.

“이 인원 그대로 연회에 참석하게 할겁니다. 거부는 거부할테니 그리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무사히 살아서 돌아오자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끄덕.

이런 에탄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씨익.

에탄이 그걸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 후 텔레포트를 향해 걸어 갔다.

모리헤움 교단의 본부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 * *

케레니아 왕국에 있는 모리헤움 교단의 지부. 이곳에 무수히 많은 모리헤움 교단 사제들이 모여 들었다.

모두가 새롭게 입교를 한 사제들이었다.

“아빠. 사람들이 짱 많아요.”

척 보기에도 수백명이 넘어가는 규모였다. 그렇기에 아린이는 흰 사제복을 입은 사제들을 보고는 감탄을 내뱉었다.

“그러게. 유난히 많네.”

에탄또한 아린이와 비슷하게 생각을 하고 있기에, 아린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다른 사제들을 훑어봤다. 모두가 밥을 못먹고 생활하는 자들인지 얼굴과 몸이 앙상한 상태였다.

‘모리헤움 교단 본부에 들어가면 배불리 먹게 해준다는 소문이 있었지.’

그런 이들이 모리헤움 교단에 들어온 이유는 안 봐도 뻔했다. 모리헤움 교단이 이들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니라.

그게 아니라면 이들이 굳이 사제의 길을 걸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모리헤움 교단은 무슨 이득을 얻는 거지?’

그러나 에탄은 이게 단순히 교단 자체의 선행이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무슨 목적이 있는 거라 확신했다. 모리헤움 교단에서 굳이 손해를 보는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니라.

이미 그들의 명성은 대륙 전체에 퍼져 있는 상태이니까.

‘게다가 이들은 제국민도 아닌데.’

이들은 어디까지나 다른 왕국 소속 사람들이다. 모리헤움 교단의 본부가 있는 제국과는 전혀 거리가 멀은 자들이다.

한데. 이들을 모두 교단 본부로 부른다고 하니.

에탄의 머릿속이 복잡할만도 했다.

“우리도 각오를 좀 할 필요가 있겠는데.”

화염의 지배자또한 에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기에, 에탄을 향해 은근쓸쩍 다가왔다.

그리고 경계심 어린 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예. 아무래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 같습니다.”

에탄이 그녀의 말에 적극 동의했다.

남이 들으면 불경하다고 할수 있는 발언들이지만, 이들에게는 전혀 아니었다.

모리헤움 교단의 실체를 잘 알고 있으니까.

“지금부터 저희 교단의 본부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때. 모리헤움 교단의 지부장의 자리에 있는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음?”

에탄이 그 여자를 보고는 두눈을 꿈뻑였다.

‘저 여자가 지부장이었구나.’

자신들이 교단에 들어오는 절차를 도와준 여자였기 때문이다.

‘…흐음.’

하지만 납득이 가는건 아니었다.

지부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은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힘이 달라졌어.’

거기에 그때 만났을때와 지금이랑은 분위기가 달랐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이는 요소만 그런게 아니었다.

“저 여자….”

“예. 마나를 가지고 있네요.”

전에는 가지고 있지 않던 마나가 여자의 몸에서 흐르고 있었다.

에탄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불과 몇 주도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몸에 마나가 생기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현실적인 현상이었다.

‘원래부터 마나를 가지고 있던 자는 아니야.’

혹시 자신이 눈치를 못챈걸까 싶었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장 마법에 능통한 뇽뇽이도 그때 함께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만약. 여자가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면 뇽뇽이가 먼저 언질을 줬으리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화염의 지배자가 여러 가지 말을 이어 나가는 여자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면서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명확하게 나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일단 본부에 들어가면 알겠죠. 모리헤움 교단에 있는 그 존재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건지 말이죠.”

“흐음.”

그래서 에탄의 말에 그녀는 고개만 끄덕일뿐.

딱히. 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우선 모리헤움 교단 안으로 들어가는게 최우선이니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순간 이동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때. 지부장으로 이곳에 나타난 여자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을 끝마쳤다.

-우우웅!

동시에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바깥으로 방출하는 순간.

웅!

거대한 마법진 하나가 그녀의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부로 이동할 수 있는 순간 이동 마법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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