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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38화 (138/200)

제138화

오러는 기사들에게 필수적인 힘 중 하나다. 그리고 마법사들과 가장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성질 중 하나이기도 했다.

‘오러와 마나를 동시에 다루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가지 진리가 만들어졌다. 기사들은 마나를, 마법사들은 오러를 동시에 다룰 수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건 에탄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전혀 변하지 않는 영역 중 하나였다.

적어도 인간에 한해서는 말이다.

“호오. 오러를 쓴다?”

그래서 뇽뇽이가 오러를 뿜어내는 순간, 마법 수련장에 있는 모두의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저런 식으로 오러와 마나를 동시에 쓰는 존재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드래곤이다. 이건가.”

하지만 저 현상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뇽뇽이는 인간이 아닌 드래곤이니까.

“이거 재밌군.”

데이른 공작이 오러를 뿜어내는 뇽뇽이를 쳐다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마법 수련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입을 열고 있었다.

나머지는 놀라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정 반대되는 그림이었다.

“좋아. 덤벼라!”

데이른 공작이 오러를 흉흉하게 뿜어내는 뇽뇽이에게 외쳤다.

동시에 전신에서 오러를 미친 듯이 뿜어냈다. 지금까지 봐온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이었다.

“흐응!”

뇽뇽이가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위아래로 힘차게 끄덕였다.

팟!

동시에 데이른 공작을 향해 두 발을 박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콰아아앙!

마법 수련장의 일부분이 날아갈 정도로 거대한 충돌이 일어났다.

* * *

모리헤움 교단의 제일 성스러운 곳이라 불리는 교단의 중심부.

“커헉… 헉!”

언제나 정적이 감돌던 이곳에 한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만. 썩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목에 구멍이 나서 허공을 허우적거리는 중에 나는 소음이었으니까.

“일 처리를 똑바로 못했으니.”

하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여자의 눈빛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죽어야죠.”

오히려 흉흉하기 그지없는 말들을 노인에게 뱉었다. 모리헤움 교단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노인이었지만.

“쯧. 쓰레기 같은 놈.”

지금은 쓰레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권위는 추락했다. 여자의 말과 한마디의 명령에 말이다.

“끄읅… 윽!”

노인이 여자의 말에 두 눈을 부릅떴다. 동시에 죽기 전 상처라도 남기겠다는 의지를 가지면서 몸 안에 있는 신성력을 뿜어내려는 순간.

콰직!

여자가 노인을 쳐다보면서 오른손을 오므렸다. 그 순간 밝은 빛을 내던 그의 몸이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화르륵!

하지만 그의 몸은 이렇다 할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여자가 노인의 몸이 터지는 순간 검은빛을 뿜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빛이 노인의 몸을 완전히 불태워버렸다.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모든 걸 말이다.

“…흐음.”

그렇게 노인이 죽자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로운 녀석을 뽑아야겠네.”

그리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자신의 수하나 마찬가지였던 노인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아주 잔인한 미소였다.

입꼬리가 귀에 걸릴 만큼 찢어져서,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니다 라는 게 느껴지는 얼굴.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곧 있으면 이 교단은 내 손에 들어온다.’

그녀가 오랜 시간 동안 모리헤움 교단을 통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이들을 하나둘씩 제거해나갔고.

“얼마 안 남았어.”

끝내는 그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지 못하게 됐다. 아니. 정확히는 모리헤움 교단의 지도자의 자리에 다가가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이도 극히 적었다. 모두 그녀가 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눈에 거슬리는 북부 놈만 제거하면….”

하지만 아직 상황이 완벽하지 않았다. 특히 북부에 있는 칼라사르 가문, 그중에서도 막내아들인 에탄이 그녀의 눈에는 거슬렸다.

“조만간이다.”

그러나 그녀는 촉박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 어차피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우웅…

그렇게 생각을 함과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검은빛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이 모리헤움 교단을 서서히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 * *

데이른 공작. 화염의 지배자. 파엘.

세 사람이 뇽뇽이를 가르친 지 어느덧 이주가 지났다.

-후웅! 훙!

그동안 뇽뇽이는 에탄이 놀랄 정도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거기에는 데이른 공작과 함께 하는 육탄전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직 한참 멀었구나!”

데이른 공작이 뇽뇽이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했다. 그러면서 여유만만한 목소리로 뇽뇽이를 자극했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내 손에 구슬이 남아 있다!”

구슬 빼앗기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음을 지적하는 거였다.

으드득!

뇽뇽이가 그 말을 듣고는 이를 갈았다.

-웅!

동시에 몸 안에 있는 오러를 두 팔에 집중시켰다. 이제는 선택적으로 부위 강화까지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기에 가능한 거였다.

‘엄청난 성장 속도다.’

에탄이 그런 뇽뇽이를 보고는 속으로 감탄했다. 전생 때 자신이 오러를 자유롭게 다루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뇽뇽이는 불과 2주만에 이 모든 과정을 이루어 냈으니 에탄이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후웅!

그때. 뇽뇽이의 오른손이 데이른 공작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제법 매서운 공격이었지만 구슬은 여전히 데이른 공작의 손에 있었다.

“흐응!”

뇽뇽이가 그걸 확인하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웅…

그리고 바깥으로 방출하던 오러를 갈무리했다.

“더 이상 안 나옴!”

뇽뇽이가 승부를 포기한 이유는 간단했다. 몸 안에 있는 오러가 모두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흐음. 2주나 지났는데 오러의 양에는 변함이 없구나.”

데이른 공작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턱을 쓸어 만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가는 현상이었다.

보통 오러를 많이 사용하면 양도 늘어나야 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드래곤의 한계인가?”

“흐음?”

“드래곤은 마법을 쓰는 종족이지 오러를 이용해 검을 휘두르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오러가 늘어나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는군.”

하지만 데이른 공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원인을 깔끔하게 찾아냈다.

종족의 한계.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합리적인 원인이었다.

“네 녀석 생각은 어떠냐?”

데이른 공작이 그런 결론을 내리면서 에탄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법 수련장에 이 주 동안 꾸준히 참관을 한 에탄에게 말이다.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영원히 늘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면 한계를 올릴수 있겠죠.”

“흐음.”

“그 방법은 천천히 찾아보기로 하죠.”

그리고 깔끔하게 뒷말을 이었다.

“좋다.”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득!

그리고 목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풀어 주고는.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다.”

뇽뇽이에게 수련은 끝이라고 말했다.

“흐응!”

뇽뇽이가 그 말을 듣고는 알겠다는 듯 답했다.

“이동!”

그리고 순간 마법을 발동해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마법 수련의 선생님인 파엘과 화염의 지배자가 있는 장소로 움직인 거였다.

“…갔구만.”

데이른 공작이 순식간에 사라진 뇽뇽이를 보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쓰윽.

그리고 조금 전과는 다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에탄을 쳐다봤다.

“내일 출발이라고 했나?”

“예.”

“얼마 남지 않았군.”

그리고 모리헤움 교단의 본부로 향하는 날을 물었다.

“아린이와의 수련은 잘 돼가고 있나?”

이어서 아린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아주 잘 해내고 있습니다.”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만만한 말투로 답했다.

아린이는 훈련을 잘 해내고 있다고 말이다.

“폐관 수련이라니. 그 나이면 제법 심심하기도 할 텐데… 용케 포기하지 않고 해냈구만.”

“아린이니까요.”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이 모든 건 아린이니까 가능하다고 말이다.

“한번 아린이를 보러 가시겠습니까?”

“음? 그래도 되나?”

“예. 못할 건 없죠. 어차피 내일이면 출발이니까요. 이제 아린이와의 훈련도 슬슬 끝을 내야 할 때입니다.”

“그 말은 나한테 아린이와 대련을 한번 해달라는 뜻처럼 들리는데.”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어깨를 으쓱였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부정하지 않았다.

“좋다.”

데이른 공작이 그런 에탄을 보고는 픽 웃었다. 동시에 등에 메고 있는 대검을 손으로 툭툭 쳤다.

“이 녀석도 많이 잠들어 있었다. 가기 전에 몸 정도는 풀게 해줘야겠지.”

그리면서 에탄의 부탁을 받아주겠다고 답했다.

“감사합니다.”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데이른 공작에게 고개를 꾸벅였다.

“안내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린이가 폐관 수련을 하고있는 장소로 데이른 공작을 데려갔다.

.

.

.

그리고 데이른 공작은 그곳에 있는 아린이를 보고.

“…이거 진심을 다해야겠구만.”

오랜만에 침을 삼키면서 긴장했다.

무지막지한 한기가 데이른 공작의 피부를 뚫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아린이의 모습에서 묵직한 기사의 기운이 느껴졌다.

“재밌겠어.”

데이른 공작이 그런 아린이를 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마에서는 작은 땀방울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폐관 수련을 하면서 무지막지하게 성장한 아린이와의 대련이 절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후웅!

데이른 공작이 그걸 깨닫고는 대검을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 그리고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아린이를 빤히 쳐다보다가.

탁!

이내 두 발을 움직이면서 아린이에게 달려들었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를 뚫는 한 마리의 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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