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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28화 (128/200)

제128화

에탄이 금고에 들어간 지 한 시간이 지났다.

“확실히 많은 아티팩트가 있네요.”

그러고 약 30분이 더 흘렀을 때.

에탄은 아린이와 뇽뇽이를 데리고 금고를 빠져나왔다.

다만. 이들의 손에는 아무런 물건도 쥐어져 있지 않았다.

“페른 폐하께서 자랑을 하실 만도 한 거 같습니다.”

“우리 왕국이 좀 잘나가는 편이긴 하지.”

에탄의 말에 페른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척!

“잠시 검사 좀 하겠습니다.”

그러자 로브를 입은 마법사들이 에탄과 아린이 뇽뇽이를 향해 다가왔다. 그 후 탐색 마법을 발동시키고는 이들의 몸을 면밀하게 수색했다.

“금고에 나갔다 오는 모든 사람한테 하는 절차일세. 그러니까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딱히 신경 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금고 안에는 제법 쓸만한 아티팩트가 많이 있으니까요. 누가 훔쳐가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죠.”

“이해해줘서 고맙군.”

에탄의 말에 페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와중에 소지품 검사를 끝낸 마법사들이 페른을 향해 다가갔다.

“이상 없습니다.”

그리고 에탄과 이들의 몸에서 아티팩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그 순간 뒤에 가만히 서 있던 데이른 공작이 두 눈을 끔뻑였다.

‘저 녀석 성격상 그럴 리가 없는데?’

그리고 에탄을 강력하게 의심했다.

저 금고 안에 있는 무수히 많은 아티팩트들.

녀석들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을 성격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가도 좋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다시 한번 검사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에탄이 아티팩트를 얻어내면 그건 북부의 이득이기도 하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데이른 공작이 북부 감싸기(?)로 자기를 합리화할 때. 페른은 에탄에게 이 금고를 떠나도 된다고 허락했다.

씨익.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옆에 있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쳐다보면서.

“아린아. 뇽뇽아. 폐하에게 인사해야지.”

페른에게 인사를 하라는 말을 건넸다.

“금고 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움!”

그러자 아린이와 뇽뇽이가 허리를 숙이면서 페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허허.”

페른이 그 말을 듣고는 함박 미소를 지었다. 두 아이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아린이와 뇽뇽이의 귀여움도 큰 몫을 해주고 있었다.

“이 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그러니 다음에도 남부에 올 일이 있다면 이곳을 찾아오거라. 그때는 힘든 일을 시키는 게 아니라 편하게 관광을 할수 있게 해줄테니.”

그래서 페른은 이들의 재방문을 환영한다는 뒷말을 붙였다.

‘후회할 텐데.’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다시 한번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한때는 자신도 저렇게 말하던 때가 있었다.

하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에탄은 저런 말들을 듣는 순간부터 사람이 돌변한다는 걸 말이다.

“정말입니까?”

그런 생각을 데이른 공작이 하는 순간, 에탄의 입에서 반문이 튀어나왔다.

“그럼! 물론이다.”

그리고 페른이 에탄의 말에 다시 한번 확실하게 답을 주는 순간.

“그러면 계약서 한 장 쓰시죠.”

“…?”

에탄이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계약서]였다.

‘역시.’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당황해 하는 페른을 향해.

“설마. 국왕이 되어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지는 않겠지?”

비릿한 미소로 뒷말을 이었다.

절대. 자신이 남부에서 고생을 해서 이러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번에는 에탄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싶을 뿐이기에 도움을 주는 거였다.

아마도 말이다.

“자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네. 그건 저 녀석도 마찬가지고.”

“하.”

페른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너도 이미 알고 있었지? 라는 무언의 물음은 덤이었다.

“아빠. 폐하께서 저희가 여기 오는 걸 원하시지 않나 봐요.”

“흐음… .슬픔.”

그때. 아린이와 뇽뇽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페른이 계약서를 쓰자고 할 때 망설이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린이와 뇽뇽이는 에탄에게 미리 언질을 받은 상태였다.

만약. 페른이 망설이면 최대한 슬퍼하라고 말이다.

“아니….”

그래서 아린이와 뇽뇽이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또르륵 떨어트릴 표정을 지었다.

“울지 말아라!”

페른이 그걸 보고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두 어린이를 울린 왕이라는 칭호를 얻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계약. 그래 계약서를 쓰자! 그대에게 내가 한 말이 절대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다!”

에탄의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다고 말했다.

씨익.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승리자처럼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페른을 향해.

“그 말 무르시기 없습니다.”

기다려왔다는 듯 뒷말을 붙이고는.

탁!

미리 준비해둔 계약서를 페른에게 건넸다.

“…….”

그리고 그걸 읽은 페른은.

‘당했다!’

자신이 크게 한 방 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때였다.

* * *

그렇게 에탄은 페른과 성공적으로 계약서 작성을 끝냈다. 그 과정에서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는 불만이 페른의 입에서 흘러 나왔지만.

-저희가 그렇게 싫으신 건가요?

-너무함… .

그때마다 아린이와 뇽뇽이가 울먹이는 표정을 지어줬다.

덕분에 에탄은 페른에게서 제법 이런저런 것들을 뜯어낼 수 있게 됐다.

‘남부 왕국과 무역 우선권을 얻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중에서 제일 큰 건 무역 우선권이었다. 칼라사르 가문이 페르세르크 왕국에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우선으로 가져올 수 있는 권한.

그 권한을 에탄은 계약서를 통해 얻어내게 됐다.

“그럼 지금부터 텔레포트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사실을 상기하는 순간, 앞에 있는 고위급 마법사가 에탄과 나머지 사람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탁!

“열려라.”

동시에 가볍게 주문을 외우는 순간.

숨겨져 있던 텔레포트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설마 절벽에 있을 줄은 몰랐네요.”

에탄이 그걸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지금 페른이 연결시켜 준 고위급 마법사와 함께 왕국 뒤쪽에 있는 절벽으로 온 상태였다.

텔레포트를 이용해 다시 북부로 향하기 위해서 말이다.

“원래 이런 중요시설은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턱수염이 수북하게 있는 고위급 마법사가 에탄의 반응에 씩 웃었다. 그리고 마나를 텔레포트가 있는 쪽으로 흘려보내자.

-우웅… .

원형 마법진이 바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 위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고위급 마법사가 그걸 보고는 에탄과 이들에게 텔레포트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탁!

그러자 데이른 공작이 제일 먼저 마법진 위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에탄이 그걸 보고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이끌고 데이른 공작을 따라 마법진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고위급 마법사가 그걸 확인하고는 에탄과 이들에게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했다.

“이동해라.”

그리고 마법 주문을 외우는 순간.

파아앗!

이들의 몸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

그 순간 환하게 미소를 짓던 고위급 마법사가.

“흐음.”

아쉽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 후 에탄이 있던 곳을 빤히 쳐다보면서.

“에탄이라… 참 재밌는 존재야.”

나지막한 목소리로 뒷말을 잇는 순간.

…털썩!

고위급 마법사의 몸이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뭐. 뭐야.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육체의 진짜 주인이 제정신을 차리면서 당황했다.

* * *

에탄은 텔레포트를 향해 다시 북부로 돌아오게 됐다.

“…그러니까… 이 여자가 집행관이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모리헤움 교단에서 자신들을 추적하기 위해 집행관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흐음.”

하지만 에탄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모리헤움 교단에서 이렇게 행동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텐을 구출할 때부터 말이다.

“괜찮아요.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데이른 공작의 요새를 관리하는 파엘의 말에도 덤덤하게 답할수 있었다.

쓰윽.

에탄이 그렇게 대답을 마치고는 감옥 안에 있는 9번 집행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양팔과 다리에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아직 기절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깊은 잠에 빠진 듯 눈을 감은 채 숨만 쉬고 있었다.

“정신을 세뇌하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걸 제거하면서 생긴 충격 때문인지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하고 있죠.”

“빨리 깨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예. 본인이 스스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기다리는 게 전부입니다.”

파엘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마나를 주입하는 걸로 회복을 촉진할 수 있었다면 뇽뇽이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하나. 지금은 그저 시간을 보내면서 집행관이 깨어나길 바라는 게 에탄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으니.

“어쩔 수 없네요. 당분간은 여기서 머물러야겠어요.”

에탄은 이곳 데이른 공작의 영지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면 내가 영지를 구경시켜주마.”

데이른 공작이 뒤에서 그 말을 듣고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동시에 에탄의 뒤에 서있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쳐다보면서 미소를 짓고는.

“이 할아버지가 재밌게 놀아줄 테니 기대해도 좋다.”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다.

“어떻게 놀아주실 건데요?”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데이른 공작에게 반문했다.

씨익.

그러자 데이른 공작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에탄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북부에서 가장 재밌는 놀이동산으로 데려 가주마.”

어린아이들이 제일 많이 오는 곳 중 한 곳인 놀이동산으로 아린이와 뇽뇽이를 데리고 가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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