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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20화 (120/200)

제120화

남부에 나타난 마족.

놈들을 처리해주면 아서왕의 무덤에서 얻은 기연을 눈감아 주겠다고 페른은 말했다.

“그 녀석 이미 알고 있었을 거다.”

“네?”

“네 녀석이 무덤에서 무언가를 얻어 왔다는 사실.”

“그걸 어떻게….”

“냄새가 나거든. 새로운 존재의 냄새가. 설령 그게 아공간 주머니에 있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아주 진한 냄새가 나.”

하지만 데이른 공작은 페른이 이미 정체를 알고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그 녀석도 보통내기가 아니거든. 나와 같이 예민한 후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아마 아서왕의 갑옷이 각성을 했던 시점부터 눈치를 챈 거겠지.”

“그러면… 왜 저희를 집무실로 부르는 겁니까?”

“그냥 떠본 거겠지. 네 녀석이 얼마나 큰 깡을 가지고 있는지.”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설명에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자신들을 부르고 거기에서 엄청난 압박을 가하다니.

‘내가 두 번 사는 거라서 다행이지… 만약 이게 첫 번째 생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실토를 했을 수도 있어.’

보통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두손을 들었으리라.

“그리고 네 녀석은 페른의 마음에 든거 같다.”

“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끝까지 시치미를 떼지 않았느냐? 심지어 그 왕국의 국왕이 머물고 있는 왕성에서 말이지. 만약 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거짓말인 게 티가 났다면…….”

데이른 공작이 말끝을 흐렸다.

그러다가 이내 어깨를 으쓱이고는.

“아마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이 네 녀석을 잡아서 감옥에 집어 넣었을 것이다.”

에탄이 맞이했을 결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해줬다.

“아빠 잡혀가요?”

“감옥 감?”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 말을 듣고는 화들짝 놀랬다. 두 사람은 감옥이 어떤 곳인지 악마 숭배자들을 처리할 때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곳에 에탄이 끌려간다고 생각을 하니, 걱정이 드는 게 당연한 거였다.

“아직은 아니야.”

에탄이 깜짝 놀라는 두 사람을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금만 지나면 감옥이 아니라 상을 받게 될 거야. 우리가 남부에 있는 마족을 처리해줄 거니까.”

그러면서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뒷말을 붙였다.

“남부에 있는 마족을 처리한다라. 패기는 좋으나 이 넓은 대륙에서 놈을 찾을 방법이 있는가?”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에탄에게 물었다. 어찌보면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지만.

에탄은 데이른 공작의 물음에 미간을 찌푸리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를 으쓱이면서.

“있습니다.”

마족을 찾아낼 수단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반지가 그걸 도와줄겁니다.”

에탄이 이렇게 자신감이 넘칠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에탄의 손에 끼워져 있는 보라색 보석이 각인되어 있는 반지.

녀석만 있으면 마족을 쉽게 찾아낼수 있기 때문이다.

“화염의 지배자? 그 녀석이 만든 반지인건가.”

“예. 맞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아 맞추신 겁니까?”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게 딱 녀석의 힘이야.”

에탄이 데이른 공작이 말엡 반지를 빤히 바라봤다.

“…….”

그리고 조금씩 일렁거리는 화염의 지배자의 기운을 느꼈다.

‘손에 끼고 있는 나도 집중을 해야 알아차릴수 있는 수준인데?’

확실히 화염의 지배자의 기운이 맞았다. 하지만 에탄이 놀란건 그점이 아니었다.

직접 피부와 맞닿고 있는 자신도 집중을 해야 알수 있는 정도의 미약한 기운이다.

한데. 데이른 공작은 옆에서 반지의 주인을 알아차렸으니.

에탄은 거기에 놀람을 느꼈다.

“나이가 먹으면 코가 예민해진다. 네 녀석도 언젠가는 나처럼 개코로 변할 것이다.”

정작. 당사자인 데이른 공작은 별거 아닌 취급을 하고 있었다.

“공작님처럼 변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

“농담이니까. 그렇게 상처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에탄이 시무룩한 표정을 하는 데이른 공작을 향해 픽 웃었다. 그리고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쳐다보면서.

“결론은 이 녀석을 통해 마족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대화의 본목적을 데이른 공작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뇽뇽아.”

“흐음?”

“이 반지에 마나좀 불어 넣어줘. 최대한 많이.”

“알겠음!”

뇽뇽이가 에탄의 말에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쓰윽.

동시에 반지쪽으로 손을 뻗고는.

-우우웅!

화염의 지배자가 만든 반지에 자신의 마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파아앗!

그러자 반지에서 보랏빛이 뿜어져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

반지에서 한줄기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족이 있는 곳을 가르키는 나침반과 같은 녀석이었다.

씨익.

에탄이 그걸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찾았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단어를 덧 붙였다.

* * *

남부에 있는 마족 죽이기.

첫 번째 발걸음인 놈의 위치를 파악하는건 쉽게 해결이 됐다.

“거리가 제법 있는 거 같군요.”

하지만 곧바로 놈을 죽이고 의뢰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빛이 가리키는 방향에 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 에탄은 마차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는걸 알아 차렸다.

“이동 수단은 걱정하지 말게. 내가 그 녀석으로부터 받은 통행증이 있으니까.”

데이른 공작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페르세르크 국왕의 인장이 각인되어 있는 신분 보장증이었다.

“웬일로 도움이 되시는군요.”

“의외에요!”

“신기함!”

세 사람이 그런 데이른 공작을 보고는 두눈을 크게 떴다.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데이른 공작을 놀리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로 놀란 목소리와 말투였다.

“…….”

데이른 공작이 그걸 깨닫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나는 네 녀석들에게 어떤 존재인 거냐?”

그리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빠. 얼른 마족을 죽이러 가죠.”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함!”

아린이와 뇽뇽이는 데이른 공작의 말을 무시하고, 에탄에게 발걸음을 움직이자고 재촉했다.

“좋아. 얼른 가자.”

그건 에탄도 마찬가지였기에.

그 누구도 데이른 공작의 억울한 표정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

데이른 공작이 그걸 깨닫고는 벙찐 표정을 지었지만 달라지는건 없었다.

* * *

에탄은 데이른 공작과 함께 마차를 타고 남부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게 다 데이른 공작님 덕분입니다.”

“마차가 푹신푹신해요! 데이른 공작님 최고!”

“멋있음!”

그리고 세 사람은 데이른 공작을 칭찬했다. 출발하기 전까지는 그를 무시 했었지만.

마차를 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반 마차가 아니라 귀족들이 타고 다니는 고급 마차에 탑승했기 때문이다. 데이른 공작의 통행증 덕분에 말이다.

“크흠! 그래! 내가 있으니까 이렇게 편하게 움직일수 있는 거다!”

그래서 데이른 공작은 간만에 어깨가 하늘까지 올라갔다. 묵직한 몸이 위아래로 들썩일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세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기겁을 하겠구만.’

그리고 에탄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자기들이 생각보다 데이른 공작을 막(?) 대하고 있다는 거였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었다.

분명 처음에는 데이른 공작을 보고 긴장을 했다.

압도적인 강자의 힘.

그 힘이 에탄에게는 너무나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푸근한 할아버지 같아.’

한데. 이젠 아니다.

에탄에게 데이른 공작은 든든한 조력자 그 이상이 되가고 있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또 다른 할아버지가 생긴 느낌이었다.

‘아린이와 뇽뇽이가 있기 때문이겠지.’

이렇게까지 관계가 가까워 질수 있었던 이유. 에탄은 그 가장 큰 요소로 아린이와 뇽뇽이를 뽑았다.

‘아마 나랑 데이른 공작만 계속 다녔다면… 이렇게까지 허울 없이 지내지 못했을 거야.’

아린이와 뇽뇽이. 두 사람에게는 사람을 웃게 하는 힘이 있다.

에탄은 그 덕분에 데이른 공작과 훨씬 가까워 질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아! 데이른 공작님! 제 사탕 먹지 마세요!”

“흐응! 나쁨!”

“어허. 이 할아버지도 때로는 단게 필요하다! 그리고 이건 내가 만들어 준 것 아니냐?”

그와중에 세 사람은 설탕 사탕을 가지고 아웅다웅 다퉜다. 에탄이 그 모습을 보고는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

“데이른 공작님이 잘못 하셨네요.”

“뭐라?”

“어린 아이들이 먹어야 하는걸 뺐어 가시면 어떡합니까?”

“…….”

그러면서 아린이와 뇽뇽이에 편을 들어주자.

“이 마차 안에 내 편은 한 명도 없구나.”

데이른 공작이 탄식을 내뱉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린이와 뇽뇽이를 설탕 사탕으로 매수할걸(?) 이라는 후회를 하면서 말이다.

* * *

그렇게 약 일주일이 지났을 때.

에탄은 마침내 반지가 가르키는 빛의 끝자락에 도달하게 됐다.

“그러니까… 저 안에 마족이 있다는 뜻이냐?”

“아무래도 맞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빛이 가르키는 장소를 확인하고는 두눈을 꿈뻑였다.

반지가 가르키는 곳이 하필이면.

“교단에 마족이 숨어들어 있다라.”

남부에 있는 신성 교단중 한곳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은 교단도 아니고 남부에서 이름이 있는 교단이었으니.

“이거 귀찮게 됐군.”

데이른 공작이 미간이 찌푸려지는게 당연했다. 무턱대고 안에서 힘을 사용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헤베레스트 교단은 귀찮은 곳인데.”

“…그렇긴 하죠.”

헤베레스트 교단.

남부에서 제법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교단이다.

에탄또한 전생때 몇 번 이 교단의 사제들을 맞닥트린적이 있다.

‘폐쇄적인 교단중 한곳이지.’

헤베레스트 교단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교단의 사제들도 바깥에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교단이다.

그럼에도 이 교단의 크기가 남부에서 제법 커질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교단 자체에 돈이 많아서.’

교단의 풍부한 자금력이 이 모든 단점들을 집어 삼킬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돈이 없으면 헤베레스트 교단의 사제가 되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니.

사람이 많아지는게 당연한 거였다.

물론 에탄은 그런 목적으로 이곳에 온게 아니기에.

‘머리가 아프네.’

땅이 꺼져라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죠.”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수는 없었다.

한 나라의 국왕과 약속을 한일이니 말이다.

‘최대한 빠르게 끝낸다.’

그래서 속전속결로 마족을 죽이리라 결심하면서.

터벅. 터벅.

빛이 가리키는 교단을 향해 발걸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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