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18화 (118/200)

제118화

에탄이 눈을 감은 채 서 있다.

그리고 황금빛을 뿜어내는 아서왕의 갑옷이 그런 에탄의 옆에 둥둥 떠 있는 상태였다.

“아빠?”

아린이가 그런 에탄의 모습을 보고는 두눈을 꿈뻑였다. 지금 에탄이 어떤 상태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가까이 가지 않는게 좋겠구나.”

그래서 에탄의 몸에 손을 댈려고 했지만. 데이른 공작이 그런 아린이를 만류했다.

그러면서 진지한 눈빛으로 에탄과 아서왕의 갑옷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그렇게 까지 위험한 상황은 아닌거 같으니… 너무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거다.”

입꼬리를 올리면서 아린이를 진정 시켰다.

“마나. 움직임!”

그때. 뇽뇽이가 에탄과 아서왕의 황금 갑옷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마나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물론. 데이른 공작과 아린이는 그런 마나의 움직임을 확실하게 볼수 없었다.

이들은 마법을 다루는 마법사가 아니니까.

“그래. 아주 기운이 난폭하지.”

“서로 싸우고 있는거 같아요.”

하지만 뇽뇽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할수 있었다. 마나들의 움직임이 흐릿하게나마 보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말은 에탄이 마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니.

“설마… 마법사로 각성하고 있는 건가?”

데이른 공작은 에탄이 마법사로 각성을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하게 됐다.

“그건 아님.”

데이른 공작의 말에 뇽뇽이가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그리고 에탄의 몸을 가리키고는.

“몸 안에 마나 없음. 남의 마나임.”

에탄이 다루고 있는 마나가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

“여기에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존재는… 네가 끝인데?”

아린이와 데이른 공작이 그 말을 듣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에탄이 자신의 마나가 아닌 다른 사람의 걸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애당초 이 현상은 뇽뇽이가 들어오기 전에 벌어진 일이니.

더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게 당연했다.

“갑옷. 마나 있음.”

뇽뇽이가 그런 의문들을 알아 차리고는 아서왕의 갑옷을 가리켰다.

“갑옷 안에 있는 마나로 싸우고 있음.”

그리고 간단하게 뒷설명을 붙였다.

“결국은 전투를 하고 있다는 뜻이군.”

“그렇네요.”

그제서야 데이른 공작과 아린이가 현 상황을 이해했다. 동시에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고는.

“그럼 힘을 보태줘야겠지.”

몸 안에 있는 기운을 바깥으로 방출했다. 그건 아린이와 뇽뇽이도 마찬가지였다.

-우우웅!

그렇게 세 사람의 힘이 아서왕의 무덤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아린이는 겨울 산맥의 힘을.

데이른 공작은 무지막지한 오러를.

뇽뇽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나를 내보냈다.

그러자 세 사람의 힘이 에탄의 몸에 쓰며들어갔다.

그리고… 무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던 에탄은.

씨익.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 * *

그렇게 아린이. 뇽뇽이. 데이른 공작이 에탄에게 힘을 건네줄 때.

“이렇게까지 버티시다니… 기사왕으로서 쪽팔리지도 않습니까!”

“내 물건을 지키겠다는데 그게 뭐가 문제냐!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네 녀석이 더 나쁘다! 이 도둑놈아!”

에탄과 영혼만 남아있는 아서왕은 서로를 험담(?) 하면서 싸움을 이어 나갔다.

콰카캉!

아서왕의 갑옷에 있는 영혼 세계에서 말이다.

“내 힘을 사용하지 말아라!”

영혼 상태인 아서왕이 에탄을 향해 화를 냈다. 지금 에탄이 사용하고 있는 마나는 자신의 힘이었기 때문이다.

“무기도 주지 않고 싸우라고 하다니 비겁하십니다!”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반박했다. 동시에 아서왕의 힘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우웅!

그러자 황금빛 검격이 아서왕을 향해 날아들었다.

쾅!

하지만 통할 리가 만무했다.

아서왕 자신의 힘이니까.

그러니 에탄은 아서왕에게 별다른 타격을 줄수 없었지만.

“놈!”

붕!

그건 아서왕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가 아무리 검을 휘두르면서 에탄을 쫓아내려고 해도.

에탄 또한 아서왕과 똑같은 힘을 사용하고 있기에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

퍽!

오히려 주먹으로 아서왕의 공격을 박살 내면서 그의 마음을 툭툭 건들였다.

“그냥 포기하시고 저한테 힘을 넘겨주시죠!”

“이 상도덕도 없는 놈 같으니!”

에탄의 말에 아서왕이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에 대화를 나눌 때까지만 해도 아서왕은 에탄을 괜찮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자신의 갑옷을 편히 쉬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 아니었다.

“오냐. 오늘 어디 한번 끝장을 보자! 둘중에 하나가 죽을 때까지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 좋습니다!”

오히려 아서왕님이 포기하시죠. 라는 철면피 같은 답이 돌아 왔으니.

아서왕이 머리끝까지 화가 날 만도 했다.

쿠쿵… 쿠쿠쿵!

“안 되겠다.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이용해서 너를 쫓아내겠다!”

아서왕의 힘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

에탄이 그걸 보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지금까지 선보이던 힘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휘이잉!

“으음?”

아서왕의 공간에 눈이 휘몰아 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아서왕이 갑작스러운 눈보라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가만히 몰아치는 눈보라를 응시하더니.

“겨울 산맥의 힘?”

저 힘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알아 차렸다.

‘아린이의 힘이네?’

하지만 에탄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 힘은 아린이가 각성을 하면서 자신도 얻은 종류의 힘이기 때문이다.

“내쪽으로 흡수되라!”

그래서 에탄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동시에 저 힘들을 조종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

파아앗!

에탄의 몸 안으로 겨울 산맥의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뇽뇽이랑 데이른 공작님의 힘도 들어가 있잖아?”

그리고 힘을 흡수하는 순간 에탄은 자신도 모르게 당황했다. 아린이의 힘에서 다른 두 사람에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그래서 에탄은 당황했다.

생각해보면 이들의 힘이 여기에 들어오는 거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때문에 의문을 가지려고 했지만.

“노오옴!”

아서왕의 외침에 그 의문을 계속 떠올리지는 못했다. 지금은 힘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저 앞에 있는 이 갑옷의 주인을 내쫓아야 하는 게 목표니 말이다.

“사라져라!”

에탄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아서왕을 향해 입을 열었다. 동시에 아린이. 뇽뇽이. 데이른 공작의 힘을 가득 담아서.

부웅!

아서왕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순간.

쿠쿠쿠쿵!

은빛 검격이 에탄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아서왕의 몸을 그대로 밀어내면서.

“끄아악!”

아서왕을 소멸시키기 시작했다.

“안된다! 내 갑옷! 내 갑오오옷!”

아서왕이 에탄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미 에탄이 휘두른 검격에 의해서 몸이 분해되고 있기에.

그는 더 이상 에탄에게 싸움을 걸수가 없었다.

“놈… 돌아 오겠다! 이 날의 치욕을 잊지 않을 거다!”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엄청 나쁜 놈 같군요.”

에탄이 아서왕의 말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그저 갑옷에 있는 힘을 사용하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갑옷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인 아서왕이 그러지 말고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한 걸 지금까지 무시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솔직히 맞지 않느냐! 이 빌어먹을 놈아!”

아서왕이 에탄의 대답에 다시 한번 소리를 내질렀다. 그 후 무어라 뒷말을 이으려고 했지만.

파아앗!

바깥세상에서 들어온 세 사람의 힘이 아서왕의 몸을 추방 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갑옷 세상에 갇혀 있던 에탄은 마침내.

쓰윽.

“드디어 돌아왔네.”

현실 세상에서 다시 눈을 뜨게 됐다.

“아빠!”

그 순간 아린이가 에탄을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에탄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딱 봐도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말이다.

“괜찮아. 아빠는 다친 곳 없어.”

에탄이 그걸 확인하고는 아린이의 머리를 쓸어 만졌다. 동시에 뒤에 있는 데이른 공작을 쳐다보면서.

“빌려주신 힘은 잘 이용했습니다.”

고개를 꾸벅였다.

자신이 찾아낸 갑옷을 탐내던 원주인(?)을 퇴치하는데 데이른 공작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감사 인사는 내가 아니라 뇽뇽이한테 하거라. 이 아이가 아니었다면 방법도 알아내지 못 했을 테니까.”

데이른 공작이 에탄의 말에 씩 웃었다. 그 후 자신의 옆에 있는 뇽뇽이에게 공을 돌렸다.

“흐응! 내가 해냈음!”

뇽뇽이가 데이른 공작의 말에 콧방귀를 꼈다. 그리고 반짝반짝한 눈빛으로 에탄을 쳐다봤다.

자신을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얼굴이었다.

“뇽뇽이가 나한테 힘을 전해준 거야?”

“맞음!”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제서야 에탄은 깨달았다.

외부 세상에 있는 이들이 자신과 아서왕의 갑옷 갖기 싸움에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이유가 뇽뇽이 덕분이라는 걸 말이다.

“돌아가면 데이른 공작님이 준 설탕으로 설탕 사탕 잔뜩 먹자. 이번에는 특별히 다섯 개까지 먹게 해줄게.”

“좋음!”

“거기에다가 마법도 실컷 사용하게 해줄게. 슬슬 화염의 지배자님을 만날 시기이기도 하니까.”

“흐응!”

그래서 뇽뇽이가 만족할 만한 보상들을 내려줬다.

“아빠. 그런데 이 갑옷은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

그때. 아린이가 에탄을 향해 중요한 질문을 물었다. 황금빛을 뿜어내는 아서왕의 갑옷의 사용 방법이었다.

“아. 이거?”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쓰윽.

동시에 갑옷을 향해 손을 뻗고는.

“그만 삐지시고 슬슬 입을 열어주시죠. 아서왕님.”

황금 갑옷을 향해 말을 걸었다.

마치. 안에 아서왕이 있다는 듯이 말이다.

“설마.”

데이른 공작이 그런 에탄의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농담을 하는 거냐고 물으려는 순간.

-웅...

아서왕의 갑옷에서 진동이 울려 퍼졌다.

[이 빌어먹을 녀석 같으니!]

그리고 아서왕의 목소리가 무덤에 울려 퍼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