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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14화 (114/200)

제114화

두꺼운 성벽으로 가려져 있는 외부와는 다르게 요새 내부는 생각보다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안쪽으로 가는 길에는 붉은 장미들이 가득히 피어 있고 그 길들 사이로 기사와 마법사들이 산책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아빠. 장미들이 놓여 있어요.”

“뇽뇽이랑 색깔 비슷함!”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걸 보고는 한마디씩 입을 열었다.

“안에 들어가면 더 다양한 꽃들이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데이른 공작의 말에.

“우아아…!”

“기대 됨!”

아린이와 뇽뇽이가 두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데이른 공작을 따라 계속 움직인 끝에.

터억!

“이 문 너머에 요새의 중심부로 향하는 길이 있다.”

요새 본관에 들어갈수 있는 문에 도착하게 됐다.

스르륵.

“오랜만에 뵙습니다. 데이른 공작님.”

그 순간 데이른 공작과 이들을 향해 한 남자가 땅 밑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흐악!”

“머. 머임!”

아린이와 뇽뇽이가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등장에 화들짝 놀랬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바로 코앞에서 쑥! 하고 튀어 올라왔으니까. 잔뜩 압축된 용수철이 튕겨 나가듯이 말이다.

“이런. 저도 모르게 평소 하던대로 나오고 말았군요.”

남자 또한 그 사실을 자각하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고는.

“칼라사르 가문의 아린이에요.”

“뇽뇽이임!”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아린이와 뇽뇽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요새의 총 책임자 파엘 입니다.”

파엘이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끝내고 고개를 꾸벅였다. 그리고 에탄을 빤히 바라봤다.

“저는-”

“칼라사르 가문의 막내아들 에탄 도련님이시군요.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일을 해오셨더군요.”

그리고 에탄이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고는.

“만나서 영광입니다.”

에탄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아… 예. 저도 영광입니다.”

에탄이 그런 파엘을 따라 자신도 얼굴을 아래로 향했다. 얼굴은 제법 앳되었지만 안에서 느껴지는 마나의 기운은 심상치가 않았으니.

에탄은 그걸 통해 이 남자가 상당한 실력을 가진 마법사라는 걸 간파했다.

‘나에 대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다니. 사전에 조사라도 한 건가?’

하지만 이런 실력 있는 마법사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겠어.’

자신을 관심 있게 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니까.

“인기인은 피곤한 법이지. 나도 예전에는 그랬던 때가 있었다.”

“공작님은 지금도 인기가 많으실 거 같은데요.”

“예전보다는 관심이 많이 사라졌다. 허구한 날 대검만 휘두르는 노인네라는 인식이 퍼진 게 원인인 거 같은데.”

데이른 공작이 말을 이어 하다가 멈췄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에탄에게 개구쟁이처럼 웃으면서.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줘야겠어. 난 아직 뒷방으로 물러날 늙은이가 아니라는 걸 말이야.”

자신의 다짐을 말했다.

“공작님. 제발 제가 감당 할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움직여 주셔야 합니다.”

그 순간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파엘이 입을 열었다. 그는 데이른 공작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었다.

때문에. 데이른 공작이 벌인 일을 뒤에서 처리하는 역할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들은 데이른 공작에게 잔소리를 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나는 항상 얌전하게 움직이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우웅.

파엘이 데이른 공작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렸다. 동시에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바깥으로 방출했다.

그러자 중압감이 파엘과 나머지 이들을 집어 삼켰다.

‘이 엄청난 마력.’

에탄의 어깨가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뇽뇽이가 화염의 지배자를 아줌마라고 불렀을 때 느꼈던 감각과 흡사했다.

‘적어도 화염의 지배자님이랑 동급이다.’

그 말은 즉. 이 요새를 지키는 파엘은 최소 마탑주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으니.

‘역시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어.’

에탄의 몸이 물먹은것처러 무거워지는게 당연했다.

“자네는 나를 너무 어린아이 취급하는게 문제야.”

하지만 데이른 공작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늘 있는 일이라는 듯 하품을 하면서.

“흠!”

쾅!

발을 크게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았다.

파아앗…

그 순간 파엘의 마나가 허공에서 흩뿌려졌다.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처럼 말이다.

“너무 뭐라 하지는 말게. 나도 인생이 무료하니까.”

“하아….”

그러면서 파엘에게 자신의 행동을 봐달(?)라고 말했다.

“기대도 안 했지만, 빈말로라도 생각해보겠다고 해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파엘이 그 말을 듣고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이상 데이른 공작에게 뭐라 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저를 구해주신 거 때문에 참고 있는 겁니다. 진짜 그거만 아니었으면… 벌써 작위장 때고 한판 붙자고 했을 텐데.”

예전에 데이른 공작에게 목숨을 구해진적이 있기 때문이다.

“억울하면 자네가 날 한번 구해주게. 그러면 서로 샘샘이니까!”

“…….”

“그건 그렇고 슬슬 텔레포트가 있는 중심부로 안내해주지 않겠나? 몸이 슬슬 찌뿌둥 해지고 있어서 말이지.”

“끄응.”

데이른 공작의 말에 파엘이 이마를 쓸어 만졌다.

“하아. 알겠습니다.”

탁!

동시에 오른손을 가볍게 팅기는 순간.

파아앗!

데이른 공작과 나머지 사람들의 발밑에 각각의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흐응!”

뇽뇽이가 그걸 보고는 두눈을 크게 떴다. 동시에 마법진을 만들어낸 파엘을 쳐다보면서.

“다중 영창… 대단 함! 뇽뇽이. 아저씨한테 배우고 싶음!”

자신도 파엘처럼 다중 영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아저씨의 마법이 그렇게 탐이 나는 거냐?”

“흐음! 뇽뇽이도! 그렇게 하고 싶음!”

“그래. 그래. 마법을 탐구하는 마법사라면 당연히 그런 욕망을 가져야지.”

파엘이 뇽뇽이의 말에 피식 웃었다.

화염의 지배자랑은 다르게 자신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걸 정정하지는 않았다.

“좋아.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면 내가 마법을 알려주겠다. 대신 다 배우고 나면 네가 아줌마라고 부르는 그 녀석한테 자랑해라.”

“알겠음!”

파엘은 화염의 지배자와는 다르게, 그런 말을 들어도 발끈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염의 지배자가 아줌마라 불리는 거에 통쾌함도 느끼고 있기에 오히려 아저씨라는 호칭 내심 흡족함을 느꼈다.

“이제 슬슬 이동시켜드리겠습니다.”

파엘이 말을 끝내고는 에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부디. 무사히 다녀오시면 좋겠군요.”

그리고 가볍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이동해라.”

마법을 발동시키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냈다.

팟!

그 순간 마법진 위에 서 있던 데이른 공작과 나머지 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여간.”

그렇게 모두가 사라지자.

“공작님은 나를 너무 만만한 녀석 취급하신단 말이지.”

파엘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쓰윽.

그리고 뒤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그런데 말이야… 그건 오직 공작님만 가능한 건데.”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한 여자를 향해.

“안 그런가? 모리헤움 교단의 9번 집행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공작님을 쫓아갈 생각이라면.”

-우웅!

“일단 나부터 설득해야 할 거야.”

동시에 몸 안에 있는 마나를 힘차게 회전시켰다.

* * *

데이른 공작과 나머지 이들은 파엘의 마법으로 텔레포트가 있는 곳 까지 순간이동 했다.

[목적지를 말씀해주십시오.]

“페르세르크 왕국.”

[좌표 설정이 완료 되었습니다.]

-우우웅…

그리고 오로라 빛을 뿜어내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통해서.

파앗!

북부 끝자락에서 남부에 있는 페르세르크 왕국으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신기하네.’

에탄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지금 서 있는 이곳이 남부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눈 한번 깜빡하는 사이에 이동이라… 요새가 텔레포트를 지킬 만도해.’

어떠한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숨을 한번 들이마쉬었다가 내쉰게 전부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대륙을 횡단해버렸으니.

“아빠. 이게 끝이에요?”

“생각보다 별거 없음!”

아린이와 뇽뇽이가 두눈을 꿈뻑일만도 했다.

“이런. 아무래도 텔레포트에 큰 기대를 가졌던 모양이군.”

데이른 공작이 그런 두 사람을 보고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밖으로 나가자구나.”

그러면서 아무것도 없는 휑한 방을 나가자고 말하고는.

끼익!

굳게 닫혀있는 철문을 열어 제끼는 순간.

솨아아…

바다소리가 에탄과 이들의 귀에 들려왔다.

“페르세르크 왕국에 온걸 환영한다.”

그리고 푸른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수많은 배들이 세 사람의 눈앞에 나타났다.

“우아아…!”

“물이 넘침!”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걸 보고는 두눈을 크게 떴다. 살면서 처음으로 바다를 보는 것이니.

두 사람에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새로운 세계나 마찬가지였다.

“하하! 저걸 우리는 바다라고 부른다.”

데이른 공작이 그런 두 사람을 향해 이들이 보고 있는게 ‘바다’ 라는걸 알려줬다.

“바다….”

아린이와 뇽뇽이가 그 단어를 듣고는 멍한 표정으로 바다라는 단어를 중얼거렸다.

“흐으음!”

이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바다야 안녀어엉!”

“안녕함!”

바다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인사했다.

씨익.

에탄이 그런 두 사람의 행동에 입꼬리를 올렸다. 순수하고 해맑은 아린이와 뇽뇽이의 외침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거였다.

그래서 아린이와 뇽뇽이의 외침을 들으면서 에탄또한 바다를 멍하니 바라봤다.

‘페르세르크 왕국이라….’

그러면서.

‘아서왕의 갑옷을 어떻게든 각성 시켜야 한다.’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는.

“바다야 안녕!”

아린이와 뇽뇽이를 따라서 바다에게 힘찬 인사를 건넸다. 자신들이 이곳에 왔다는걸 알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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