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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109화 (109/200)

제109화

“스텐이라는 아이가 산맥에서 사라졌다고요?”

모리헤움 교단의 제일 성스러운 곳이라 불리는 교단의 중심부.

그곳에서 음침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쓴 백발 노인이 그녀의 말에 고개를 조아렸다.

“흐음….”

그러자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던 여자가 눈을 뜨고는. 온갖 보석이 치장되어 있는 교단의 성좌에서 일어났다.

“쯧.”

그리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평소에는 인자한 얼굴로 위장을 하는 그녀였지만. 지금 이곳에는 자신과 최고위급 사제인 노인밖에 없으니 감정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런 여자를 향해 노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찾아야죠.”

“그 다음에는….”

“재판을 통해서 녀석을 죽여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교단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그 후 이어지는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 또한 여자의 말대로 스텐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군요. 분명 혼자 빠져나갈수 없는 상태였을텐데.”

그러면서 이어지는 그녀의 혼잣말에.

“아이를 도와준 조력자가 있는 거 같습니다.”

노인이 두 눈을 번뜩이면서 입을 열었다.

“흐음….”

여자가 그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성좌를 툭툭 건드리고는.

콰직!

“찾으세요.”

손잡이에 걸려있는 보석을 박살 내면서.

“그리고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뒷말을 붙였다.

* * *

데이른 공작과 막내 도련님이 대련을 한다! 라는 소식이 순식간에 가문 전체에 퍼졌다.

“제법 많은 사람이 모였군.”

그 때문에 칼라사르 가문의 공식 연무장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불편하시다면 바로 물러가라 하겠습니다.”

“아니. 오히려 좋다! 대련도 보는 사람이 있어야 흥이 나기 마련이지.”

데이른 공작이 지오반의 말에 손을 휘저었다. 그 후 관객석에 앉아 있는 이들을 눈으로 살펴봤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대부분이 검을 휘두르는 기사들이었다.

“흐음….”

관객석에는 3급 기사부터 시작해서 임무를 나가지 않은 1급 기사까지.

다양한 실력을 가진 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제법 훌륭해 보이는 기사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군. 역시 북부를 지키는 칼라사르 가문다워.”

어떻게든 하나라도 배워가겠다는 기사들에 의지와 눈빛이 표정에서 드러났다.

데이른 공작이 그런 이들의 마음을 느끼고는 미소를 지었다.

“저들은 나중에 자네 아들에게 엎드려서 절이라도 해야 할 거야. 녀석이 아니었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지.”

“…….”

지오반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었다.

데이른 공작이 뭐가 아쉽다고 칼라사르 가문까지 오겠는가.

에탄의 부탁이 없었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으리라.

“그러니까 너무 뭐라 하지는 말도록.”

“알겠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데이른 공작의 말에도 덤덤히 수긍했다.

“음.”

데이른 공작이 지오반의 대답에 입꼬리를 올렸다. 그 후 맞은편에 서있는 에탄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정말 이런 곳에서 싸워도 괜찮은 것이냐? 주변이 모두 날라갈 수도 있다.”

장소를 옳기는 게 어떻냐고 은근히 물었다.

“괜찮습니다. 저희 연무장은 보기와는 다르게 제법 튼튼한 편입니다.”

하지만 에탄은 데이른 공작의 권유를 거절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이 공식 연무장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거였고.

“그리고 어딘가로 이동해서 싸우기에도 모호합니다. 이 주변에 산이 있기는 하지만… 산은 파괴되면 복구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두 번째는 데이른 공작과의 싸움으로 인해 생길 여파를 연무장이 아니면 수습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데이른 공작이 에탄의 대답에 어깨를 으쓱했다.

쓰릉!

이어서 등에 있는 대검을 꺼내고는.

“가주. 자네는 이제 물러나게. 자네 아들이랑 한판 붙어야 하니까.”

지오반에게 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다음에는 자네와도 한판 붙어 줄테니까 너무 섭섭해 하지는 말고.”

“…절대 그런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흐음. 그래? 아쉽군.”

지오반의 대답에 데이른 공작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으니.

지오반 또한 자신과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오반이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니.

“신기하군.”

“…….”

그로서는 의외라고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탁!

지오반이 그런 데이른 공작의 말을 애써 무시하고 자리에 앉았다.

-우우웅!

그 순간 관객석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어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 이런 마법은 없지 않았습니까?”

에탄이 그걸 보고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알기로는 공식 연무장에 마법진은 없기 때문이다.

“네 녀석이 나한테 넘긴 각종 물건을 팔아서 마련했다.”

지오반이 그런 에탄을 향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앞에도 대련의 후폭풍을 막아주는 방어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연무장이 박살 날 때마다 수리를 하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느냐?”

“맞는 말이군요.”

이어지는 그의 말에 에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각종 물건은 그동안 에탄이 여러 가지 계약서(?)를 통해서 뜯어온 것들을 말하는 거리라.

‘가문을 위해 사용하라고 하기는 했지만….

에탄은 그것들을 가문에 투자하라고 지오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어차피 가문의 돈이 곧 자신의 재산이기도 하니까.

‘설마 연무장까지 보강하실 줄이야.’

그래도 연무장에 이렇게 투자를 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적어도 에탄의 기준에서는 그러했다.

“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거 아니겠냐.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을 거다.”

그때. 데이른 공작이 대검을 공중으로 붕붕 휘두르면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펼쳐져 있는 방어막을 쓰윽 살펴보고는.

“힘을 조금 줄여야 하나 싶었는데. 저런 물건이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겠군!”

자신이 날뛰어도 상관없다는 사실에 잇몸을 만개했다.

“자. 어서 들어와라. 어떤 공격이든 전부 막아 내주마!”

씨익.

에탄이 데이른 공작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타탁… 탁.

그리고 천천히 데이른 공작에게 접근하다가.

탁!

이내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히면서.

쓰릉!

검을 힘차게 빼들었다.

휘이잉!

그리고 몸 안에 있는 눈의 힘을 방출하는 순간. 연무장에 새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 * *

사실. 데이른 공작은 에탄과의 대련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아무리 빨리 성장해도 두 달 사이에 나를 놀라게 할 수는 없겠지.’

그중 가장 큰 이유가 시간이었다.

에탄이 아직 빛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데이른 공작은 생각했었다.

“눈이라….”

하지만 에탄이 눈의 힘을 사용하는 순간. 데이른 공작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판단했다.

“제법 신기한 힘을 얻어냈군.”

에탄이 새롭게 얻어 낸 눈의 힘이.

예사롭지 않은 물건이라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조금 아플 겁니다.”

그래서 자신만만한 에탄의 태도에도 콧방귀를 끼지 않았다. 오히려 감각을 힘껏 끌어 올리면서 경계 태세를 취했다.

부웅!

그리고 이어지는 에탄의 공격을.

깡!

대검으로 막아내는 순간.

“!”

데이른 공작은 자신도 모르게 놀래고 말았다.

파지직!

에탄의 검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한기가.

“빙결?”

자신의 대검을 얼리고 있었으니까.

“흠!”

데이른 공작이 그 사실을 깨닫고 두 팔에 힘을 줬다.

퍼엉!

동시에 에탄을 있는 힘껏 밀어내고는.

“호오….”

얼음으로 뒤덮인 자신의 대검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자신만만하던 이유가 있었군.”

에탄과 검을 맞닿은 건 불과 1초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대검이 꽁꽁 얼어버릴 뻔했다.

“하지만 부족해.”

그러나 이 정도로는 데이른 공작을 묶을 수 없었다.

“흐음!”

데이른 공작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면서 온몸에 힘을 주고는.

부우우웅!

대검을 있는 힘껏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

그 모습을 본 에탄이 몸을 움찔했다. 동시에 오른편으로 팔과 다리를 내던졌다.

연무장 바닥을 구르는 우스운 꼴이 연출 됐지만 상관없었다.

콰앙!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면. 데이른 공작의 힘에 육체가 뭉개졌을 테니까.

“얼음이 아직 만년설 수준은 아니구만.”

그렇게 데이른 공작이 대검을 땅에 내려치자. 검날에 붙어있던 얼음이 후두둑 떨어져 나갔다.

“좀 더 뾰족하게 갈아야겠어. 이 정도 수준으로는 어디 가서 써먹기는 힘들 거야.”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콧방귀를 꼈다.

“혹시 이게 끝인가?”

그리고 에탄에게 아쉽다는 말투로 뒷말을 이었다.

“다행히 아닙니다. 제 비장의 카드는 아직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 이게 준비한 수가 아니라고?”

“예.”

“호오….”

데이른 공작이 에탄의 대답에 두눈을 반짝였다. 솔직히 말해 에탄이 준비한 수가 이게 끝이라고 했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으리라.

그의 흥미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으니까.

“정말로 시간이 필요했었나 보군.”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하니. 데이른 공작의 피가 끓어 올랐다.

“길게 끌지 않겠습니다.”

에탄이 그런 데이른 공작을 향해 덤덤한 목소리로 답했다.

팍!

그 후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달려들면서.

쓰윽.

번개 산맥에서 얻은 스크롤을 꺼내고는.

찌익!

데이른 공작이 시선을 주기도 전에 녀석을 찢어버렸다.

파직!

그 순간 연무장에 먹구름이 나타나고. 에탄이 들고있는 검에 번개가 일렁 거렸다.

“!”

기세등등하던 데이른 공작이 그걸 보고는 몸을 움찔했다.

오랜 전투를 통해 단련된 그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저 번개는 절대 약하지 않다고 말이다.

“통구이로 변하십셔!”

에탄이 자신이 준비한 비수를 보고 당황하는 데이른 공작을 향해 반쯤 진심(?)을 담아 외쳤다.

파지지직!

동시에 데이른 공작을 향해 있는 힘껏 검을 휘두르는 순간.

우루룽!

천둥소리가 연무장에 울려 퍼지고.

번쩍!

번개 한줄기가 에탄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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