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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65화 (65/200)

제65화

에탄은 소이테르와 나머지 사람들을 데리고 여관을 빠져나왔다.

“여기가 형이 마지막으로 왔던 장소라고?”

“예.”

그 후 소이테르가 에탄의 둘째 형과 마지막으로 접선한 장소로 움직였다.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골목길이었다.

“이곳에서 헤어지고 나서부터 연락이 안 됐습니다. 처음에는 연락을 할 수 있는 수정구에 문제가 생긴 건 줄 알았지만….”

소이테르가 골목길을 살펴보면서 그때의 상황을 말했다. 그 후 자신의 옷 속에서 박살 난 구슬을 꺼냈다.

“그게 아니었습니다. 둘째 도련님이 가지고 계시던 수정구가 아예 박살 났기 때문이죠.”

“그걸 어떻게 알았지?”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안 돼서 접선 장소였던 이곳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바닥에 도련님의 수정구가 떨어져 있더군요. 이렇게 반으로 갈라진 채 말이죠.”

“흐음….”

소이테르의 말에 에탄이 미간을 찌푸렸다.

‘둘째 형이 쉽게 당할 사람은 아닌데….’

칼라사르 가문의 첫째와 둘째.

두 사람의 무위는 제법 준수한 편에 들어간다.

가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말이다.

‘분명히 다른 흔적이 남아 있을 거다.’

그래서 에탄은 둘째 형이 사라지면서 무언가를 남겼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게 어떤 형태든지 말이다.

“아린아. 혹시 무언가 느껴지는 게 있니?”

“으음… 잘 모르겠어요.”

아린이가 에탄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제법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아린이의 눈에 보이는 건 평범한 골목길 풍경뿐이었다.

“반지. 사용하면 알아낼 수도 있음.”

그때. 뇽뇽이가 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뇽뇽이한테 향했다.

“이 반지에 그런 기능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에탄이 두 눈을 끔뻑였다.

화염의 지배자한테 그런 기능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기 때문이다.

“응용하면 할 수 있음. 뇽뇽이 아줌마한테 배웠음!”

“아줌마?”

아줌마라는 단어에 소이테르가 의문을 품었다.

“화염의 지배자를 말하는 거야.”

“…그 사람을 아줌마라고 부른 겁니까?”

“어. 뇽뇽이만 그렇게 불렀어.”

“다행이군요.”

그리고 에탄의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가 그렇게 불렀다면… 지금쯤 가문이 뒤집어졌을 겁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죠.”

화염의 지배자라는 이명을 가진 그녀의 힘이 얼마나 무지막지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음.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 번은 야단날걸?”

“예?”

“나중에 칼라사르 가문에 방문하기로 했거든. 화염의 지배자님이 직접 말이야.”

소이테르가 에탄의 뒷말에 입을 쩍 벌렸다. 이런 이야기는 어제 듣지 못했으니 충격을 먹는 게 당연했다.

“뭐.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 줄 테니까. 일단 둘째 형님 찾는 거에 집중하자.”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 묻지 못했다.

에탄이 이야기 주제를 다시 돌려 버렸으니까.

“뇽뇽아. 그럼 이번에도 나 좀 도와주지 않을래?”

“알겠음.”

뇽뇽이가 에탄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이 활약할 기회가 왔다는 사실에.

“흥!”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관심받는 거 좋아하는구나.’

에탄이 그걸 보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뇽뇽이는 자신이 주목받는 거에 큰 기쁨을 느낀다는 거였다.

‘하긴. 여기서 가장 어린애니까 그럴 만도 하지. 아직 사람 나이로 치면 한 살도 안 됐잖아.’

뇽뇽이가 폴리모프를 통해 인간으로 변해서 그렇지. 실상을 따지고 보면 아직 새파란 애기다.

그러니 저렇게 행동을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반지. 뇽뇽이한테 줘야 함.”

“그래. 그래.”

뇽뇽이가 에탄을 향해 손을 척! 하고 내밀었다. 에탄이 그걸 보고는 손에 끼고 있던 반지를 뇽뇽이의 손바닥에 올렸다.

-우우웅….

그러자 뇽뇽이가 기다렸다는 듯 마나를 반지에 흘려보냈다.

파직. 파지직!

뇽뇽이의 푸른 마나가 반지에 있는 보석 안에 흘러 들어가자 조금 전까지는 무광이었던 반지에 번개가 일렁거렸다.

에탄과 나머지 사람들이 그 현상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이들 중에서 마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뇽뇽이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파아아앗….

그렇게 번개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마법진 하나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지 위에 뇽뇽이의 마법진이 둥둥 떠다니는 형태였다.

“성공했음!”

뇽뇽이가 그걸 보고 환하게 웃었다. 화염의 지배자한테 배우고, 처음으로 시도한 추적 마법이 보기 좋게 성공했으니 뇽뇽이가 방방 뛸 만도 했다.

“역시 뇽뇽이야!”

아린이가 그걸 보고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었다.

“뇽뇽이 최고!”

그러면서 뇽뇽이를 부둥켜안고 칭찬했다.

“흐응!”

뇽뇽이가 그 말을 듣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추적하겠음!”

이어서 아린이와 나머지 사람들에게 마법을 발동시키겠다고 말하고는.

-우우웅!

마법진에서 마나를 뽑아냈다.

다만 지금까지 사용했던 마나 방출과는 다른 성질이었다.

지금은 마나 방출로 누군가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사라진 에탄의 둘째 형을 찾는 거였으니 말이다.

“마나가 벽에 달라붙고 있네.”

“길바닥에도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뇽뇽이의 마법진에서 나온 마나가 사방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에탄과 모헨이 혀를 내둘렀다.

“엄청나군요.”

그건 소이테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저 나이에 마나를 자유롭게 다루다니… 도련님이 정체를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소이테르는 뇽뇽이가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에탄에게 미리 전해 들었다.

하지만 뇽뇽이가 마법을 보이기 전까지만 해도, 딱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마법사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말이죠.”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어린아이였으니까. 겉으로든 속으로든 말이다.

“그래서 뇽뇽이가 특별하다고 한 거야.”

에탄이 소이테르의 말에 픽 웃었다.

“나도 처음에는 당황했어.”

녀석의 마음을 백번 천번 이해할 수 있었다. 에탄 또한 아린이를 처음 봤을 때 소이테르처럼 놀랬으니까.

심지어 그때는 뇽뇽이가 태어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적응되더라.”

“그렇군요.”

시간이 흐르면서 에탄은 깨달았다.

아린이가 뇽뇽이와 함께하는 한.

뇽뇽이로 인해서 사고가 벌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

‘그런데… 뇽뇽이의 부모 드래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하나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었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뇽뇽이의 부모 드래곤이었다.

뇽뇽이가 알로 부화했다는 건 성체 드래곤이 존재한다는 뜻이니.

‘나중에 자세히 알아봐야겠어.’

에탄은 드래곤의 흔적을 뒤져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아빠! 저기 오른쪽 구석이 빛나고 있어요!”

“음?”

아린이의 말에 에탄이 생각을 끝냈다. 이어서 아린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그렇네?”

아린이의 말대로 벽 아래쪽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게 흔적. 유일함.”

뇽뇽이가 그걸 보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빛의 정체에 대해 설명했다. 그 후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아 내면서.

“추적 마법. 어려움.”

이 마법을 시전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고생했어. 돌아가면 설탕 사탕 줄게.”

“좋음!”

에탄이 그 말을 듣고는, 뇽뇽이에게 상으로 설탕 사탕을 주기로 했다.

둘째 형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해 줬으니 당연한 거였다.

터벅터벅.

그렇게 뇽뇽이와의 대화를 끝내고, 에탄은 흔적이 발견된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건….”

그리고 이리저리 흩뿌려져 있는 검날 조각들과.

“반지?”

다이아몬드 보석이 박혀 있는 반지를 발견했다.

쓰윽.

에탄이 반지를 조심스럽게 집어 올렸다. 그 후 안쪽을 확인하는 순간.

“…….”

에탄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에도 놈들이군.”

반지 안쪽에 작은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탄은 이 문양을 저번에도 본 적이 있었다.

‘악마 숭배자.’

마을에 있는 사람을 모두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곳에서 말이다.

* * *

에탄은 반지를 가지고 소이테르의 가게로 돌아왔다.

“뇽뇽아. 작업 시작해.”

“알겠음!”

그리고 뇽뇽이에게 반지에 있는 마법진을 발동시키라고 말했다.

“정말 이대로 가시는 겁니까?”

소이테르가 그걸 보고는 에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인원만을 데리고 둘째 형을 구출할 거냐고 말이다.

“구하러 가야지.”

에탄이 그 질문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소이테르가 확고한 에탄의 태도를 보고는 침을 삼켰다. 너무 위험하다거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말을 일절 꺼내지 않았다.

“지금 바로 가시겠군요.”

“맞아.”

“따라가겠습니다.”

오히려 에탄과 함께 사라진 둘째 형을 구출하겠다고 말했다.

“아니. 너는 여기 남아.”

하지만 소이테르는 그럴 수 없었다.

에탄이 그걸 거절했으니까.

“저도-”

“우리가 들어가 있는 동안 왕국 지원군을 끌고 와. 정 안되면 칼라사르 가문의 이름을 걸고 말해 버려.”

이유는 간단했다.

누군가는 지원군을 불러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역할은 이곳에 오래 자리를 잡고 있던 소이테르가 제격이었다.

“…알겠습니다.”

소이테르가 에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의중을 가지고 자신에게 남으라고 하는 건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둘째 도련님이 당하신 걸 보면 보통내기는 아닐 겁니다.”

“그렇겠지.”

에탄이 소이테르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에탄 또한 이 시기에 둘째 형의 무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쉽지 않은 녀석일 거야.”

그러니 자신이 맞닥뜨릴 악마 숭배자가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내가 거기에 밀리는 수준은 아니거든.”

그러나 에탄 또한 이제는 한가락 하는 경지에 올랐다. 물론 죽기 직전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러니까 형을 놀래켜 줘야 하지 않겠어? 그 망나니가 이렇게 달라졌다고.”

시도는 해 볼 만할 정도로 말이다.

“둘째 도련님의 표정이 기대되는군요.”

에탄의 말에 소이테르가 씨익 웃었다.

“그러게 말이야.”

그 모습을 본 에탄도 입꼬리를 활짝 올렸다.

-우우웅!

“열렸음!”

그 순간 뇽뇽이가 마법진을 발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바닥에 보랏빛 구멍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들어가자.”

에탄이 그걸 보고 검집에서 검을 빼 들었다.

탁!

그 후 아린이, 뇽뇽이, 모헨과 함께 안쪽으로 몸을 내던졌다.

“…정말 두려움이 없으시군.”

소이테르가 구멍 안으로 사라지는 이들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그 후 두 눈을 감고 무사하기를 빌고는.

‘나도 빨리 움직여야겠어.’

케레니아 왕국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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