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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61화 (61/200)

제61화

“아티팩트가 제작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은 필요해.”

“누가 만드는 겁니까?”

“마탑에 있는 애들을 시킬 거야. 걱정하지 마. 실력 하나는 확실한 녀석들만 뽑을 거니까.”

화염의 지배자가 말을 마치고는 미소를 지었다.

“받아. 여기에 있는 동안 이게 필요할 거야.”

그리고 네 개의 나무패를 로브 주머니에서 꺼내고는.

“각자 하나씩 가지고 있어. 내가 여기 머무르게 했다는 인증서니까.”

툭.

탁자에 내려놓았다.

“…인증서가 조금 고전적인 방식이군요.”

모헨이 화염의 지배자가 올려 놓은 나무패를 살펴봤다. 간단한 원 하나만 그려져 있을 뿐, 그 외에 특별한 건 보이지 않았다.

“고전 아님. 마법 걸려 있음.”

하지만 그건 기사나 평범한 사람의 눈에 한해서였다.

마나를 느끼고 다룰 줄 아는 이들은 한 가지가 더 보였다.

“신기한 문양이 보임.”

화염의 지배자가 만들어 낸 특별한 문양이었다.

“나도 조금씩 보이네.”

“저도요.”

에탄과 아린이의 눈에도 보였다.

마나를 느끼는 감각이 조금이나마 있는 덕분이었다.

“너만 안 보이는 거네.”

“모헨 님만 못 보는 거군요.”

“모헨. 혼자 못 봄.”

“뭐야. 너만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거야?”

에탄, 아린, 뇽뇽이, 화염의 지배자. 네 사람의 시선이 순식간에 모헨에게 향했다.

그리고 모헨의 마음에 비수(?)가 되어 꽂힐 말들을 한마디씩 툭 던졌다.

“…….”

모헨이 네 명의 말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고는.

“아니. 이게 그렇게까지 욕먹을 일입니까?”

나름대로 말을 해 봤다.

저 하나같이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는 얼굴들이 서글펐으니까.

“딱히 욕하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보였다면 미안하다.”

“저도요. 모헨 님 죄송해요.”

“사과함.”

“괜찮아. 원래 평범한 사람은 못 보는 게 정상이니까. 근데 여기는 한 명 빼고 다 보네. 음… 네가 운이 없는 걸로 하자.”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들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

물론 네 명은 나름대로 위로라고 해준 거였지만.

“크흑….”

모헨에게는 이들의 위로가 기만처럼 느껴졌다. 하나. 여기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잘못(?)은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모헨에게 있었으니까.

“…어쨌든. 다들 이거 잘 챙기고 다녀.”

화염의 지배자가 고개를 떨군 모헨을 쳐다봤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숙소는 바깥에 있는 애들이 안내해 줄 거야.”

“알겠습니다.”

“…예.”

에탄과 모헨이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는 어떻게 할래? 나랑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그걸 본 화염의 지배자가, 이번에는 아린이와 뇽뇽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움… 저는 화염의 지배자님이랑 자고 싶어요!”

“아린이 따라가겠음.”

“그래. 역시 나랑은… 응?”

그리고 예상외의 대답이 두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나?”

화염의 지배자가 두 사람의 답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자신을 기피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래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린이와 뇽뇽이이게 반문하고는.

“화염의 지배자님이랑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요. 그리고 아빠는 저 없어도 혼자서 잘 수 있으니까요.”

“세상에….”

돌아오는 대답에 진심으로 감동 받았다.

“아린이랑 자고 싶음.”

“그래. 너도 고맙다.”

그리고 뇽뇽이의 대답에도 미소를 지었다. 의도야 어쨌건. 자신이랑 함께 잠을 자는 거니까.

“좋아. 그러면 이걸로 대화는 마무리하자.”

그렇게 행복한 잠자리가 결정되자, 화염의 지배자가 들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동시에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스르륵.

에탄과 모헨은 화염의 지배자가 머무는 방 밖으로 나왔다.

“방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마법사들에게 각자의 방을 안내받았다.

* * *

다음날. 에탄과 모헨은 화염의 지배자를 찾아가지 않았다.

그녀와 약속한 게 있었으니까.

게다가 지금쯤이면 아린이와 뇽뇽이가 화염의 지배자와 놀아 주고 있을 게 뻔했다.

때문에 괜히 그곳에 갔다가 불청객 취급받기는 싫었다.

“얼마나 강해졌는지 기대가 되는데?”

그래서 두 사람은 마탑 내부에 있는 연무장으로 향했다.

“적어도 도련님을 놀라게 할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 이 상태라면 말이죠.”

그리고 모헨은 마탑에 있는 마법사들로부터 특별한 도움을 받았다. 강화 마법과 방어 마법.

두 가지의 마법이 모헨과 함께하고 있었다.

“흐음… 조금은 달라졌네.”

에탄도 그걸 알고 있기에 모헨을 재밌다는 듯이 쳐다봤다.

“하긴. 나랑 검을 맞대려면 그 정도 보조는 있어야지.”

하지만 모헨을 비겁하다고 하지 않았다. 이건 자신이 허락한 일이니까.

‘게다가 따지면 나도 회귀라는 기적을 이용한 거나 마찬가지고.’

쓰릉!

에탄이 생각을 끝내고는 검을 빼 들었다. 모헨이 그걸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단순히 검을 꺼내는 행동임에도, 에탄의 힘이 피부로 느껴졌다.

“도련님도 더 강해지셨군요.”

“당연하지.”

에탄이 모헨의 말에 입꼬리를 올렸다. 모헨이 폭포를 베기 위해 산에 있는 동안, 에탄도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다가오는 북부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덤비는 게 좋을 거야.”

“좋습니다.”

에탄의 말에 모헨이 웃으면서 답했다.

탁.

그 후 땅바닥을 발로 한 번 차고는.

투웅!

대포알이 나가듯이 에탄에게 달려들었다.

* * *

“그러니까… 대련을 하고 싶다고?”

“네!”

“나랑?”

“맞아요! 화염의 지배자님이랑요!”

아린이의 말에 화염의 지배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게….”

아침밥을 먹자마자, 자신에게 대련을 신청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아빠랑은 매일 아침마다 대련을 했는데… 화염의 지배자님은 그렇게 해 줄 수 없는 건가요?”

“으음… 그런 건 아닌데….”

“그러면 제가 여기에 머무는 동안만 같이해 주세요. 화염의 지배자님도 저랑 놀고 싶으시잖아요.”

아린이의 말에 화염의 지배자가 침을 삼켰다. 자신이 생각했던 놀이는 이런 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린이가 저렇게까지 말을 하니 거부하기가 힘들었다.

“마법. 알고 싶음. 대련 좋은 방법임.”

게다가 뇽뇽이도 아린이의 말에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약속 지켜야 함. 안 지키면 나쁜 아줌마.”

“끄응….”

뇽뇽이의 말에 화염의 지배자가 눈썹을 찡그렸다. 이제 와서 가르쳐 주지 않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랬다가는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호칭이 바뀌겠지. 저 녀석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

뇽뇽이에게 어떤 말과 시선을 받을지 뻔했으니까.

“후우. 좋아! 알겠어.”

“그럼 대련해 주시는 건가요?”

“그래. 내가 놀자고 했는데 어른으로서 당연히 해 줘야지.”

“우아…!”

아린이가 화염의 지배자의 대답을 듣고 입을 크게 벌렸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에 감동을 받은 거였다.

‘애는 정말 귀엽네.’

아린이의 똘망똘망한 눈.

화염의 지배자가 그 눈을 보고 다시 한번 감탄했다.

살면서 제법 많은 아이를 만나 봤지만.

‘이런 아이는 처음이야.’

아린이만큼 사람을 홀리게 하는 녀석은 없었다.

“아줌마. 나도 대련하고 싶음.”

“…너 같은 애도 처음이다.”

그리고 자신을 아줌마라고 당당하게 부르는 아이도 뇽뇽이가 최초였다. 세상 그 어떤 녀석도 화염의 지배자를 아줌마라고 부르지 못했다.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애들이라고 해도 말이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그녀가 내뿜는 기운에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고 사람들은 다리를 떨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다가가기만 했음에도,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났다.

“너는 내가 두렵지 않니?”

“무섭지 않음.”

“신기하네.”

그래서 화염의 지배자는 뇽뇽이에게 호기심을 느꼈다. 게다가 평범한 아이가 아닌, 드래곤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좋아. 그럼 연무장으로 장소를 옮기자.”

탁!

화염의 지배자가 허공에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파아앗….

방 안에 있는 가구들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창문이 사라지고 천장이 종이처럼 구겨지더니.

“여기는 어디예요?”

“내 개인 연무장이야.”

화염의 지배자가 만든 연무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다.”

아린이가 연무장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오늘은 초원을 배경으로 해 볼까.”

화염의 지배자가 놀란 아린이를 보고 씨익 웃었다. 동시에 손가락을 다시 한번 튕기자.

탁!

연무장이 순식간에 초원으로 바뀌었다. 소들이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는 넓은 초원으로 말이다.

“우아아…!”

아린이가 자유롭게 바뀌는 연무장의 모습을 보고 탄성을 내뱉었다.

“신기함.”

그건 옆에 있는 뇽뇽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공간 변화 마법을 눈으로 보는 건 뇽뇽이도 처음이었다.

“이거 배우고 싶음.”

그래서 화염의 지배자에게 이걸 알려 달라고 말했다.

“공짜로? 그건 너무 내 손해인데.”

뇽뇽이의 말에 화염의 지배자가 씨익 웃었다. 그 후 턱을 쓸어 만지면서 무언가를 고심하더니.

“대련에서 이기면 알려 줄게.”

자신을 이기면 알려 주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반짝.

그 순간 뇽뇽이가 눈을 크게 떴다.

“알겠음.”

그리고 한없이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쓰윽.

화염의 지배자를 향해 전투 자세를 취했다.

“저도 같이할래요!”

아린이가 그걸 보고는 자신도 싸우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래.”

화염의 지배자가 아린이의 말에 씨익 웃었다. 자신을 어떻게든 이겨 보겠다는 저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귀여웠다.

쓰릉!

아린이가 검을 빼 들었다.

그리고 뇽뇽이의 옆으로 다가가, 화염의 지배자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흐음. 이렇게 보니까 꽤 재밌는 광경인걸?”

화염의 지배자가 자신에게 대응하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이렇게 어린 애들이랑 대련을 하는 건 처음이네.’

오랜 시간을 살아온 그녀에게도 상당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직 10살도 안 된 아이들과 이렇게 대련을 하는 건 말이다.

‘하지만 봐주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적당한 힘 조절은 하겠지만 일부로 져 줄 생각은 없었다.

그건 자신을 이기겠다는 저 두 아이에게 실례를 범하는 거니까.

-우우웅!

때문에. 그녀는 몸 안에 있는 마나를 힘껏 끌어 올렸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는 아린이와 뇽뇽이를 향해서.

“선공은 양보해 줄게.”

거만한 말투로 뒷말을 이었다.

“…후회하실 거예요.”

아린이가 화염의 지배자의 도발에 미소를 지었다.

“후우.”

그 후 숨을 깊게 내쉬고는.

…탁!

화염의 지배자를 향해 빠르게 접근했다.

부웅!

그리고 검을 휘두르는 순간.

“어?”

화염의 지배자는 자신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냈다.

까아앙!

아린이의 검이.

“말. 말도 안 돼…!”

자신이 만든 투명한 벽을 베어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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