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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천재 딸이 생겼다-48화 (48/200)

제48화

뇽뇽이가 가출했다.

그 사실을 들은 에탄은 세바스찬과 함께 가문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자세히 설명해 봐.”

그리고 가문에 있는 회의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이곳에서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

세바스찬이 에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지오반, 에탄, 아린이를 쳐다보면서 뒷말을 이었다.

“도련님과 가주님이 떠나시고 나서… 뇽뇽이 님은 제가 옆에서 계속 놀아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뇽뇽이 님은 거기서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계속 아린 님을 찾으시더라고요. 자신의 심심함을 달래 줄 수 있는 완벽한 친구는 아린 님뿐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흐음….”

에탄이 세바스찬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뇽뇽이는 알일 때부터 아린이와 함께 다녔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럼 가출을 한 이유도….”

“제 생각에는 둘 중에 하나입니다.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서거나, 아린 님을 보고 싶어서겠죠.”

“아린이가 베르사르 가문으로 나와 함께 갔다는 건 알고 있나?”

“그건 말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도 가겠다고 할 거 같아서요.”

에탄의 물음에 세바스찬이 침울한 목소리로 답했다. 동시에 그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제 책임입니다. 뇽뇽이 님을 좀더 잘 봐드려야 했는데….”

자신 때문에 이 사단이 난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건 세바스찬 님 잘못이 아니에요!”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린이가 입을 열었다.

“뇽뇽이가 심심해서 가문을 나간 거잖아요. 그러니까 세바스찬 님은 죄송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아무 말 없이 나간 뇽뇽이가 혼나야 하는 거죠.”

그리고 세바스찬을 옹호해 줬다.

“아린이의 말이 맞다.”

지오반이 아린이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거라. 너는 집사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이어서 인자한 목소리로 세바스찬을 위로했다.

“…알겠습니다.”

세바스찬이 두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작은 말 한마디의 위로였지만, 그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책임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저도 뇽뇽이 님을 함께 찾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방관할 생각은 없었다.

“알겠다.”

지오반이 세바스찬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 후 에탄과 아린이를 쳐다보면서.

“그럼. 지금부터 사라진 뇽뇽이를 찾기 위한 수색 작전을 시작하겠다.”

근엄한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뇽뇽이를 납치했다면. 그들을 단죄하는 걸 허락하겠다. 우리 가문의 손님한테 해를 가한 거니 말이지.”

그러면서 뇽뇽이에게 위험을 가하는 자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베어 버리라는 말을 붙였다.

‘…반대일 거 같은데.’

하지만 에탄은 지오반의 말에 동의를 하지 못했다.

‘제발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제발!’

뇽뇽이가 보여 준 파이어 볼이.

수련실 벽을 녹였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만약 뇽뇽이가 납치를 당했다고 한다면.

‘납치를 한 쪽이 죽기 전에 찾아내야겠군.’

그들의 목숨을 위해서라도 뇽뇽이를 빨리 발견해야 하리라.

그래야 녀석들이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 *

터벅터벅.

뇽뇽이가 아장아장 산길을 걸었다.

“흐음!”

칼라사르 가문을 나온 지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뇽뇽이는 가문에서 제법 먼 거리까지 오게 됐다.

[……]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는 용언을 이용한 덕분이었다.

“마법 재밌음!”

뇽뇽이가 용언을 발동시키고는 해맑게 웃었다. 그동안 가문에서 마법을 쓰지 못해 답답함이 쌓여 있던 상태였다.

타타탁!

그런데 가문을 나오면서 용언을 자유롭게 쓰게 됐으니. 뇽뇽이의 기분이 좋은 게 당연했다.

“아린이….”

물론. 마냥 돌아만 다닐 생각은 없었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자유를 적당히 만끽(?) 하고 난 다음에는.

“찾을 거임.”

자신의 오랜 친구인 아린이를 볼 계획이었다. 계획에 이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흐음~ 흥!”

뇽뇽이가 경쾌한 콧노래를 불렀다. 그러면서 공중을 날 기세로 산길을 내달렸다.

틱!

그러다가 바닥에 있는 작은 줄 하나를 건드리는 순간.

후루룩!

“?”

숨어 있던 그물망이 뇽뇽이의 몸을 속박했다.

“이야… 이거 어린 친구가 걸려 버렸네.”

“불쌍해서 어떡하나?”

그리고 숲에서 복면을 쓴 산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흰 누구?”

뇽뇽이가 놈들을 보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어째서 자신이 그물망에 걸린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산에 사는 사람들이란다.”

“걱정하지 마.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야! 돈만 받는다면 말이지.”

“드레스 입은 거 보니까 잘사는 가문의 애 같은데? 이거 수입이 좀 쏠쏠하겠어.”

산적들이 어리둥절해하는 뇽뇽이를 보고 낄낄 웃었다. 그러면서 위로 올라간 그물을 땅으로 내리고는.

“일단 산채로 돌아가자고.”

그대로 뇽뇽이를 어깨에 들쳐 맸다.

“아린이 만날 수 있음?”

“응?”

“친구 만나고 싶음. 아린이는 내 친구.”

뇽뇽이가 자신을 들어 올린 산적에게 물었다. 산적이 그 말을 듣고는 두 눈을 끔뻑였다.

“아아. 친구 보러 가는 길이었구나?”

그러다가 뇽뇽이가 뭘 원하는지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린이라는 그 친구도 만날 수 있을 거야.”

“진짜임?”

“당연히 진짜지!”

산적의 말에 뇽뇽이의 두 눈이 번쩍였다. 자유를 만끽하면서 아린이도 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좋음!”

뇽뇽이의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은 게 당연한 거였다.

“하지만 친구를 만나기 전에 해야 할 게 있어. 그러니까 일단 우리랑 같이 산채로 돌아가자.”

“알겠음!”

“그래. 그래. 말을 아주 잘 듣는 친구구나!”

산적이 뇽뇽이의 반응에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머무는 산채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지금 어깨에 들쳐 매고 있는 어린아이가, 사실은 어떤 존재인지 그 누구도 모른 채 말이다.

* * *

그렇게 네 시간이 지났을 때.

“자. 산채에 도착했다.”

뇽뇽이는 산적들이 머무는 주둔지에 도달하게 됐다.

“여기 안에 들어가 있어.”

“그러면 아린이 옴?”

“물론이지. 조금만 기다리면 네 친구도 올 거다.”

“알겠음!”

그리고 주둔지 구석에 있는 허름한 나무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졌다.

끼익!

뇽뇽이가 건물에 다가가자, 입구를 지키던 산적 두 명이 자물쇠를 풀었다. 그 후 문을 열어 주고는 뇽뇽이에게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타박. 타박.

뇽뇽이가 그 두 명을 쓰윽 보고는 안쪽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

그리고 수용소처럼 만들어져 있는 내부를 보고 의아함을 느끼는 순간.

쾅!

뇽뇽이가 들어왔던 문이 닫히고는.

철커덕!

자물쇠로 문을 잠가 버렸다.

“…….”

뇽뇽이가 닫힌 문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딱히 겁이 나지는 않았다. 지금 뇽뇽이는 아린이를 만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까.

“너도… 잡혀 왔니?”

그래서 낮잠이라도 거하게 자려는 찰나, 한 여자아이가 뇽뇽이에게 다가왔다.

허름한 천 옷을 입고 있는 아이였다.

“뇽뇽이! 아린이 보러왔음!”

“아린이?”

“아린이! 내 친구! 기다리면 보여 준다고 했음!”

뇽뇽이가 신나는 목소리로 답했다. 곧 있으면 아린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떠있는 거였다.

“…여기서는 친구를 볼 수 없어.”

여자아이가 뇽뇽이의 들뜬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팔려갈 거야. 아마 노예가 돼서 평생 일만 하다가 죽겠지.”

그리고 뇽뇽이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해 줬다. 산적들은 인신매매로도 돈을 벌고 있으니.

앞날을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 아린이 못 보는 거임?”

“응. 우린 죽을 때까지 하늘도 못 볼걸.”

뇽뇽이의 물음에 여자아이가 단호하게 답했다. 노예로 팔려 나가면 죽을 때까지 일만 해야 하니.

더 이상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실제로도 그러하고 말이다.

“그럼. 너는 왜 여기 있음?”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야. 저 사람들이 부모님을 죽이고… 나를 납치했어.”

“!”

뇽뇽이가 여자아이의 대답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여기서는 보고 싶은 친구도 못 보고… 배도 굶어야 해. 게다가 나중에는 원하지 않는 일까지 시킬 거야.”

그리고 이어지는 대답에 분노를 느꼈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산적들이 한 짓거리가 얼마나 몹쓸 짓인지 뇽뇽이도 어림짐작 할 수 있었다.

“나쁜 사람들임.”

“맞아. 드디어 이해했네.”

“벌을 줘야 함.”

“…그건 불가능해.”

뇽뇽이의 말에 여자아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 후 뒤에 있는 다른 아이들을 눈으로 쳐다봤다.

녀석들은 모두 절망에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끼니를 제대로 못 먹은 지 오래였기에 몸도 상한 상태였다.

“우리는 힘이 없어… 어린아이잖아.”

힘도 무기도 의지도 없었다.

그저 자신들이 곧 노예로 팔릴 거라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낄 뿐이었다.

“그러니까 너도 힘 빼지 말-”

“뇽뇽이는 할 수 있음.”

“응?”

“뇽뇽이는 나쁜 사람들 혼내 줄 거임.”

하지만 뇽뇽이는 아니었다.

드래곤의 피가 흐르는 녀석에게는 이런 상황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러니까 보여 줌.”

오히려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저 극악무도한 산적들에게 말이다.

“그게 무슨….”

여자아이가 뇽뇽이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해할 수가 없는 반응이었다.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어린 아이에 불과했으니까.

그녀의 눈에는 말이다.

터벅터벅.

뇽뇽이가 그런 여자를 지나쳐 문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손잡이를 당겨 봤다.

덜커덩!

하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기에 문은 열리지 않았다.

“포기…”

여자아이가 그걸 보고 뇽뇽이에게 얌전히 있으라고 말하려고 했다. 자칫하다가는 산적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으니까.

[……]

-우우우우웅!

“!”

하지만 이어지는 뇽뇽이의 행동에 여자아이는 말을 멈추고 말았다.

뇽뇽이의 머리 위에 마법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설마….”

그래서 경악에 가득 찬 눈으로 뇽뇽이를 바라보는 순간.

화르륵!

뇽뇽이가 만들어 낸 마법진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

콰아아앙!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굳게 잠겨 있는 문을 완전히 박살 냈다.

“뭐야!”

그러자 바깥에 있던 산적들이, 뇽뇽이가 있는 쪽으로 헐레벌떡 달려왔다.

“…….”

뇽뇽이가 그런 놈들을 가라앉은 눈으로 쳐다봤다.

“벌. 받아야 함.”

[……]

그리고 다시 한번 용언을 외우는 순간.

파아앗….

뇽뇽이의 머리 위에 5개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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