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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256화 (256/538)

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 256화

256화. 나의 무사님S2(3)

사실, 생각해 보면 나의 무사님의 시나리오 자체는 크게 특별한 건 아니었다. 전쟁을 다루는 사극? 시대극? 그건 지금까지도 손에 치이고,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이 나왔다. 한국은 당연히 역사가 있고, 그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극, 사극으로 만들만한 위인이 정말이지 넘치기 때문이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순신 장군이 있고, 고려를 세운, 고구려를 세운, 조선을 세운 등등, 건국왕 들의 얘기도 사극으로 만들기 참 좋은 조건이었다.

그래서 이런 전쟁 시대물은 사실상 그리 특별한 게 아니었다.

거기다 정통 사극 말고, 퓨전이나 판타지가 섞인 시대극도 정말 많이 나왔다. 요괴를 넣은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런 걸 보면 나의 무사님 자체는 솔직히 크게 특별하지도 않았다.

동양의 한 ‘시대’를 뚝 떼다 만든 배경.

거기에 제국이란 설정을 넣고, 역모라는 설정을 시작부터 넣어 극을 진행 시킨다. 시작부터 화려하게 타고, 또 타오르는 불길의 향연을 보여준 다음 그다음은 바로 도주 장면이다. 처절하게, 그 과정에서 동료는 다 죽고, 그렇게 끝까지 도망치며 새로운 땅에서 여명을 맞이하며 본격적으로 극은 막이 올랐다.

그렇게 시작되어 대치 상황까지 왔을 때, 과연 나의 무사님은 지금과 같은 인기를 구가할 만한 작품성이 있었나? 연기력이 충분했던가? 연출은? 편집은? 이 모든 걸 종합했을 때, 누리고 있는 인기는 과연 타당한가?

이런 걸 따져보면, 아마 고개를 저을 거다.

잘 만들어진 작품이고, 잘 쓰인 대본이고, 잘 들어간 연기에, 잘 나온 연출, 잘 뽑힌 편집은 맞지만, 시청률 20%를 기본으로 깔고 간 선고의 인기는 이해가 가지 않는 편이 있긴 했다. 드라마 자체만 본다면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도 선고와 나의 무사님의 인기에는 이의를 달지 않았다.

드라마 자체만 본다면 그렇지만, 배우 중에 강지영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인기 자체를 인정할 만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그런 시너지 효과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그 모든 걸 감안하고 봐도 아주 단순한 ‘재미’가 확실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별한 건 없지만, 그런데도 재밌는 작품. 선고는 그랬다. 그래서 본편인 나의 무사님 시즌2에는 더욱 많은 관심이 보였다.

이렇게 모인 관심은 솔직히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현장에 찾아오는 기자들은 상상 이상이지만, 처음 며칠을 제외하고는 당연히 통제였다. 그리고 지영이 없는 B팀 촬영이 아닌 이상 메인 줄거리가 이어지는 현장에 대한 정보가 풀리지 않으니, 이 같은 궁금증은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시작한 나의 무사님 2부는, 시작부터 강렬한 신들이 주를 이뤘다. 여성 연출의 섬세함이 가미된, 박진감 넘치는 전쟁. 대규모 전쟁보다는 소규모, 치고 빠지는 게릴라 위주의 장면들이 주를 이뤘는데, 이 1화는 전문가도 극찬했다.

-액션은 완벽하다.

-세계 정상권 운동선수의 재능이 완벽하게 녹아든 장면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이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극본이 가진 힘이 놀랍다.

-어디도 특별하지 않다. 심지어 시즌2인데도, 시즌1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조차 없다.

-정은정 작가의 마이웨이는 언제고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번에는 극호에 가깝지 않을까?

-오프닝 스코어 28%. 지금이 2000년대인가? 이런 시청률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연의 복잡한 내면 연기는 예인 때보다도 확실히 늘었다. 섬세한 감정 묘사는 왜 그녀가 정은정의 뮤즈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선고로 물이 오른 심수정은, 조연임에도 주연의 빛을 발했다.

-선고의 심수정이, 양궁에 재능이 없었음에 우리는 감사해야 할 것이다.

-최고는, 그래도 강지영이다.

-장면 하나하나가 가히 예술적이다. 특히 힘든 시간을 보내며 한층 깊어진 눈빛과 감정은, 시즌1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시즌1에서는 이연이 빛났다면, 스핀오프는 심수정이 빛났다. 그럼 시즌3는? 이건 볼 것도 없을 것이다.

-의문은 넣어둬도 되겠다. 걱정도 함께 넣어두고, 그냥 보면 된다. 이 작품은, 그냥 그런 작품이다.

-빛나는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들. 충무로와 대학로, 여의도의 연기 장인들이 전부 모인 결과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전문가가 내놓은 극찬들.

이 극찬이 전부 1화가 나간 후, 나온 것들이었다.

사실 나의 무사님 시즌2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많이 받았다.

일단 작품보다 훨씬 더 화제성이 큰 강지영의 존재는 도움이 되면서도, 오히려 작품에 일정 부분 해가 되는 존재였다. 왜? 커도 너무 커져 버린 이름이, 수없이 많은 불나방을 작품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강지영이란 배우 하나가 가진 이름값이 커도 너무 컸다.

작품 자체의 화제성을, 배우가 가진 화제성이 앞질러도 너무 앞지르니 이게 상태가 애매하게 된 탓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심지어 방영 직전, 기사 하나가 터졌다. 지영에게 가장 처음 까였던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지영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를 잡기 위해 1년에 기꺼이 600만 불을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해버렸다는 거였다.

100만 불도 아니고, 200만 불도 아니고, 무려 600만 불이었다.

한화로는 70억에 달하는 거금이었다. 이걸 직접적으로 입에 담아버리면서, 지영을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서게 했다. 안 그래도 나의 무사님 방영 전이라 시끌시끌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600만 불이라는 거액의 모델료가 제시되자, 아예 난리가 나버렸다.

-미쳤다…… 와, 미친 진짜.

-광고 모델료가 70억……? 그것도 1년에?

-심지어 그 양반이 3년인가 5년 제시함…….

-3년만 광고 찍으면 200억이네?

-ㅇㅇ 지금 난리 났음 ㄷㄷ

-와 스케일이 다르네 ㅋㅋㅋ 한국에서 탑 찍는 애들이 보통 3에서 5억 정도 하지 않냐?

-단발성이면 좀 더 작고, 년 단위로 전속모델 계약하면 좀 더 세죠. 근데 와 600만 불은 진짜 10배도 넘네요 ㄷㄷ

-이것도 거절할까? 아무리 강지영이라고 해도 3년에 200억인데 설마 이걸…….

-거절하지 않을까요? 걔 행보 보면, 200억이 아니라 500억을 던져줘도 안 찍을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그래도 너무 큰돈 아님?

-나를 돈으로 매수할 셈인가!

-거절하기엔, 너무나 큰돈이었다 ㄷㄷ

-그리고 혼자 몸도 아니잖아요. 소속사도 있는데. 소속사 의견도 생각해야죠.

-그런데 그 소속사가 리치 누님 소속사임. 그 누님도 돈이 궁한 사람은 아니라서…….

-아 맞네…… 장세리 소속사였지 ㄷㄷ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영이 이번엔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거절하기엔 너무 큰 돈이지 않나. 혹은 이번에도 거절할 것이다. 아니면 이미지가 다 무너지니까. 등등의 이유로 인터넷이 시끌벅적해지며, 나의 무사님의 기대감을 확 끌어올렸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기대 속에서 방영했고, 진짜 역대급 시청률을 뽑았다.

축배를 들어야 할 일이었다.

시청률이 이렇게 잘 뽑혔으니,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어야 했다.

오프닝 스코어가 무려 28%다.

근래에 들어 정말이지,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청률이었다. 20%를 넘긴 작품들은 제법 많았다. 그러나 그건 전부 인기를 얻고 난 뒤에 찍은 최고시청률이지, 오프닝 시청률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의 무사님은 무려 28%로 스타트했다.

믿기지가 않는, 어마어마한 스코어였다.

그러니 연출이고 작가고, 제작사고 방송국이고 좋아 죽어야 하는데 현장은 조금도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무거웠다.

무슨 사고가 터져서? 아니었다.

그런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작품에 집중하기 시작한 주연. 그 주연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경력자들 간의 합이, 최고조로 뽑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을 깨고 싶지 않아서 덩달아, 주변의 스태프들 또한 그들에게 최대한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는 제작진과 배우. 현장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 * *

후우.

액션 신은 언제나 고되다.

그리고 감정을 잡는 신도 고되다. 그러나 지영은 요즘, 그 둘 다에 익숙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감정 신이 조금 더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익숙해지니, 확실히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신을 끝내고 나면 감정적으로 지치지만, 새로운 세상을 잠시라도 맛본 것처럼 신기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엔 현실과 연기를 구분하지 못하나 걱정했는데, 주변의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니 그런 건 아니라고 해서, 요즘 연기를 재밌게 즐기기 시작한 지영이었다.

“2화 시청률 나왔습니다!”

오오!

30? 진짜 30? 대박!

우와아!

그리고 전례가 없던 초대박 시청률도, 연기를 재밌게 즐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였다. 뭔가, 뿌듯했다. 성적이 정말 잘 나오니까 솔직히 어깨가 으쓱하긴 했다. 그러나 지영은 힘을 뺐다. 이런 작품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허파에 바람을 잔뜩 주입했지만, 지영은 그걸 넣은 보람이 없게 바로바로 빼냈다.

과하게 들뜨면, 탈이 난다는 사실을 알아서였다.

“야, 넌 어떻게 그렇게 차분하냐?”

이연이 그런 지영을 신기한 동물 보듯 보며 물었다.

“저요? 음, 아닌데요? 저 많이 들떴어요.”

“웃기시네.”

말은 퉁명하게 해도, 속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아는 지영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 들어 장난이 과해지는 게, 아무래도 이연이 슬슬 부담을 내려놓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긴장하고, 집중할 땐 오히려 주변을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연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긴장이 풀리고, 적응을 끝내면 그때는 이제 주변이 보이면서 본래의 성격이 나온다. 슬슬 자꾸 장난을 걸어오는 걸 보니 후자의 단계에 온 것 같아서, 지영은 사실 요즘 이연을 피해 다니는 중이었다.

“스탑.”

“누나 저 연습 있어요.”

“거짓말. 아까 액션 팀 철수하는 거 봤거든?”

앗. 간다는 건 알았는데, 벌써 갔을 줄은 몰랐다.

끙 소리를 낸 지영은 자리에 다시 앉았다. 이연은 표정이 완전히 폈다. 사실 방영 전, 이연은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선고가 너무 크게 떴다.

메인 스토리도 아니고, 하나의 서브 스토리인데 시청률이 무려 28까지 갈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그게 가능했던 이유가 강지영이란 인간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지만, 작품 자체의 재미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일단, 정은정 작가의 기본 능력 중 하나가 바로 개연성이었다.

정은정 작가는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데 정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정은정 작가의 드라마는 보통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걸 보통 ‘막장’이라고 하는데, 그런 느낌이 적었다.

자극적인 흐름에도 확실한 ‘개연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이런 부드러운 흐름도, 인기에 크게 한몫했다.

그렇게 인가를 얻고, 스페셜이 한 주간 나간 뒤에 바로 시작된 나의 무사님 시즌2. 말도 많았기 때문에 배우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연이 가장 심했다.

선고는 성공했다.

그런데 나의 무사님이 실패하면 그건 아무래도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그렇게 얘기해 줬는데도 안심하지 못하더니, 시청률이 나오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다시, 슬슬 지영을 놀리기 시작했다.

“아 맞다. 70억짜리 CF를 제안받는 건 어떤 기분이야?”

“…….”

“아니, 애초에, 그게 거절할 마음이 생기긴 해? 1, 2억도 아니고, 70억인데?”

이연의 말에 주변에서 쉬던 배우들이 귀를 쫑긋하는 게 느껴졌다. 지영은 아, 이 질문은 그녀가 총대를 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다들 궁금해했다.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 배우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지영이 워낙에 작품에 집중된 모습을 보이니 쉽게 묻지들 못했다.

철없은 막내도, 세상 밝은 에너지를 가진 심수정도 이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민감하기도 민감한데, 그렇다고 넘어가기엔 궁금해서 미치겠는.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결국 긴장을 내려놓은 이연에게 총대가 날아든 것 같았다.

그런데 사실, 그 부분은 아직 대답 전이었다.

“누나. 그거 그냥 인터뷰예요. 정식 제안, 오지도 않았어요.”

“그럼 진짜 오면? 그럼 받을 거야, 거절할 거야? 그리고 그 인터뷰 때문에 지금 다른 기업도 총알 준비한다고 난리던데?”

“하아. 뭐, 저도 그 기사 보긴 했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그런 기사가 오늘 올라오긴 했다.

지영은 쉽게 말하면 청정구역이었다.

이름값이 어마어마해진 이후, 아직 그 어디와도 작업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잡기만 하면, 몇백억쯤은 우습게 회수할 마케팅 효과가 나올 거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그래서 다들 잡으면 대박이라는, 지영을 주시하고 있었다.

돈.

아무리 예술을 추구하는 연기자라고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게 바로 돈이다.

그래서 지영은 그냥 웃었다.

대답해 줄 수 없는.

이연도 그걸 아는지 더는 캐지 않았다. 그리고 지영이 입을 닫자 궁금했던 이들도 그 호기심을 버렸다. 피차 신경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걸 깨달은 탓이었다.

그러면서도 지영을 욕하지 않았다.

그냥 남들과는 정말 다른 애구나.

그렇게 이해해 줬다.

이해와 배려.

이는 이들의 합에, 아주 훌륭한 플러스 요인이 되어줬다. 순풍을 받고, 모터까지 단 나의 무사님은 그렇게 쭉쭉 뻗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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