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 224화
224화. 가노컵(18)
8강이 끝나고 찾아온 짧은 휴식.
지영은 바로 대기실로 내려갔다. 친구들은 도복 상의만 벗어놓고 어제의 지영처럼 가볍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 지영은 어제 한국식으로 먹었는데, 친구들은 전부 일식이었다.
지영은 언제나 자신을 챙기는 황석의 앞에 앉았다.
“점심 먹었어?”
그러자 곧바로 자신을 챙기는 황석.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지영의 식사를 챙겨주려 했다. 그래서 지영은 으이구, 하는 한숨과 함께 남는 밥 하나를 챙겨 왔다. 솔직히 배가 고프기도 했다. 운동선수의 기초대사량은 원래도 높은 편인데, 지영은 그중에서도 특히 높은 편이었다.
거기에 위에서 열띤 응원과 심장이 쫄깃한 긴장을 연달아 받았다가 풀렸다가를 반복해서 허기가 진 상태기도 했다. 그래서 닭고기와 계란 위에 소스를 뿌린 일본식 덮밥 하나를 들고 와서 황석 앞에 다시 앉았다.
“몸 아픈 덴 없지?”
“응. 괜찮아.”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눈빛만 보면 안다.
순진한 황석은 거짓말을 잘 못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한은정에게 가끔 거짓말이나 변명을 하면 얼굴이 빨개지거나, 시선을 돌리는 걸 보고 쟤는 은정이한테 뭘 숨기긴 힘들겠구나란 생각을 매번 했었다.
그만큼 거짓말엔 소질이 없는 황석이었다.
그래서 지영은 황석의 눈빛을 빤히 들여다봤다. 그러자 황석은 지영의 시선을 담담히 받더니, 씩 웃었다.
“음, 다행이네.”
“걱정하지 마. 무조건 이길게.”
“그럼 당연하지. 폰세카 어때? 컨디션 나쁘지 않은 것 같지?”
“오늘 칼 갈고 나온 것 같더라.”
“아 진짜?”
“응, 표정이 장난이 아니었어.”
이런. 지영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호르헤 폰세카.
현 세계랭킹 1위다.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회를 쓴 전적이 있는 선수로, 도쿄 올림픽 이후 기량이 떨어질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마지막 혼을 폭발적으로 불태우고 있었다. 그 결과 도쿄 올림픽 이후 세계 선수권, 유럽 선수권, 유럽 챔피언십 등을 모조리 쓸어버리면서 랭킹 1위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었다.
지난 세계 선수권에서는 일본의 아론 울프를 매트에 거의 패대기 치듯이 넘기면서,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의 나이는 이제 30인데, 솔직히 30이면 유도 선수로서는 슬슬 황혼기인데도, 오히려 정반대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호르헤 폰세카와 준결승에서 붙는 황석이었다.
사실 대진은 황석이 제일 안 좋았다. 여기서 이기고 올라가면 건너편엔 그루지야와 캐나다가 있는데, 그쪽은 세계랭킹이 나란히 2, 3위다. 즉, 폰세카와 함께 세계를, 유럽을 쓸어 먹고 있는 선수 둘이 반대쪽에 전부 포진해 있었다.
본래는 울프 아론과 8강전에서 만날 대진이었다.
그래서 이 체급은 황석 대신 울프 아론이 끼어들어 가 빅4 대진이 완성될 거라는 게 중론이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지영은 좀 더 시합에 관한 얘기를 해주려다가, 얘기 자체가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았다.
“지영아, 잠깐만.”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일본에 와서 닌자술을 터득한 걸까? 뒤에서 들려온 임은진의 말에 지영은 흠칫 놀랐다.
“아, 누나. 기척 좀 내줘요. 깜짝 놀랐네.”
“어머, 그랬어? 호호.”
너스레를 떠는 임은진을 향해 일어난 지영은 황석에게 잠깐 갔다 오겠다고 한 뒤, 그녀를 따라 나갔다. 한술도 못 뜬 밥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느낌이 밥이 먼저가 아니었다. 임은진은 매니저지만, 사실은 이제는 매니저보단 동료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계약 때문에, 회사에 소속되어 묶인 그런 관계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동료. 임은진은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따로, 조용히 부른 거면 뭔 일이 있어도 있는 게 분명했다.
대기실을 빠져나가 밖으로 가자, 이미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이국의 눈을 잠시 보는 지영에게 임은진이 태블릿에 기사 하나를 띄어서 보여줬다.
-차세대 피겨 여신 양지원! 후원자와 열애 중?
-여신이 선택한 후원자는 누구?
피겨 여신?
차세대?
양지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누군지는 당연히 알겠는데, 후원자? 지영은 뭐가 문제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기사를 클릭하니 강한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름이나 유도 선수거나, 유명한 사람이거나, 하는 얘기들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후원자와 사귄다는 내용이었다.
“이거 잘못하면 크게 의심 살 수도 있어.”
“……그러게요.”
차라리 강한결과 연애 중! 이렇게 해놨으면 더 나았다.
어차피 둘의 나이 차이는 한 살밖에 나지 않는다. 양지원은 이제 고2고, 강한결은 고3이니까. 그럼 후원자고 뭐고, 그냥 선남선녀끼리 만나서 연애하는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사는 강한결이란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후원자라고 딱 언급했다.
이 두 가지는 느낌상 완전히 달랐다.
후원자와 만난다는 얘기가 돌면, 그건 아무리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상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조용하더니…… 또 시작됐나 보네요.”
“솔직히 너무 잠잠하긴 했지.”
“음…….”
임은진의 말에 지영은 쓰디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강한결이 쓴 방법은 당시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켜 놓긴 했다. 그 싸움에서 황금세대는 완벽한 승리자였고, 서로 날을 세웠던 일부 언론은 완전한 패배자였다.
하지만 그 승자와 패자가 영구적으로 갈린 건 아니었다.
그건 지영도 알고 있었고, 언론들도 알고 있었다.
황금세대 은퇴 이후 하도 욕을 얻어먹어서 간판을 내리긴 했지만, 그냥 잠시 숨죽이고 있었던 거다. 황금세대를 물어뜯을 소스를 찾을 때까지. 그건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든 예상이 가능한 대처였다. 지영은 기사를 더 읽었다. 기사의 출처가, 양지원이 훈련하는 ‘링크장 직원’이란 설명이 붙었으니 그쪽에서 뭔 얘기가 나가긴 나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 확인이 먼저였다.
지잉.
지잉.
그쪽도 확인했는지 폰을 빼보니 양지원의 이름이 떠 있었다.
“누나, 잠깐만요.”
“응. 나도 좀 알아보고 있을게.”
“네, 고마워요. 누나.”
“고맙기는.”
양지원은 연희 스포츠 소속이고, 연희 스포츠와 비즈 인터내셔널은 협업을 하는 사이니까 완전히 남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자기 일처럼 해주는 건 사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드는 지영이었다.
그런 고마운 사람이 자리를 피해 주자, 전화를 받는 지영.
“네, 강지영입니다.”
-지영이니? 나야. 곽현정.
“네, 선배님. 안녕하세요.”
-어제 우승 축하해! 축하하고…….
말끝을 흐리는 곽현정.
“저도 좀 전에 기사 봤어요.”
-아, 봤니? 후우. 미안해. 우리 직원들이 사무실 창가에서 둘이 사귀는 얘기를 좀 한 모양이야. 중계 보면서. 그런데 밖에서 기자가 그걸…….
“아…….”
-하필 환기 잠깐 시킨다고 창문도 열어놨었거든.
어떻게 됐는지 지영은 전부 이해했다.
운이 없었던 거다.
따로 누군가가 기자에게 얘기한 건 아니고, 사실을 알고 있는 직원들의 대화를 듣고 기자가 곧장 기사를 터뜨렸다. 다른 기사 하나가 또 올라와 켰더니, 강한결이 이기는 순간 환호하는 양지원의 모습이 옆에서 찍힌 사진이 떡 하니 올라왔다.
TV도 보이고, 양지원도 보이고.
TV 속에 강한결도 보이고.
빼박 사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건 발뺌하긴 좀 힘든 사진이었다.
주르륵 올라온 사진을 보니 양지원의 표정은 찐이었다. 진짜 찐으로 강한결의 승리를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단순한 지인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그런 표정이었다. 지영이 봐도 그런 표정이니, 이 사진은 증거로 보기엔 차고 넘쳤다.
‘하…….’
안 그래도 어제, 그리고 이번 시합을 준비하며 스트레스를 꽤 받은 지영이었다. 겨우 감량하고 시합을 뛰러 일본에 와서 또 기자들에게 시달리기도 했다. 그게 겨우겨우 잠든 게 오늘인데, 일본 언론이 한발 물러나니 한국 언론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나…….”
-하, 하하…….
불쑥 올라온 짜증 때문에 통화 중이란 것도 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곽현정이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아, 죄송합니다.”
-아니야. 괜찮아. 그럴 수 있지. 한결이는 아직 시합 중이지?
“네. 지금 4강 전에 잠깐 휴식 중이에요. 대회 끝나려면 아직 두세 시간은 더 걸려요.”
-그 안에는 폰 안 보지?
“네. 시합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휴, 다행이다. 괜히 시합 중에 기사 보고 얘 멘탈 흔들리면 어쩌나 했는데.
“봐도, 흔들리진 않을 거예요. 한결이 아시잖아요? 진짜 강철멘탈인 거.”
-그래도. 뭐든 안심할 수는 없지.
“후. 그렇긴 하겠네요. 지원이는요? 지원이 폰으로 연락하신 거 보면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지원이는 괜찮아. 알잖아? 지원이 성격.
“하하, 다행이네요.”
하긴, 멘탈이 강하긴 하다.
차가운 겉모습이면 속은 연약할 수도 있지만, 양지원은 정확히 외모의 느낌과 성격이 똑같았다. 어려서부터 타인의 시선, 눈총을 받는 일이 하도 많아서 이미 내성이 생길 대로 생긴 게 양지원, 양유진 자매였다.
그러니 기사를 본 이들이 수군거리고, 그걸 직접 들어도 별다른 타격은 없을 거다.
아마 양지원은 지금 남자친구인 강한결만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양지원이 전화를 바꿔 받았다.
-지영 오빠?
“어, 지원아. 괜찮지?”
-네.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한결 오빠 알아도 별로 신경 안 쓸 거긴 한데, 그래도 끝날 때까지 모르게 좀 해주세요.
“그래, 알았어. 대응 방법 좀 찾아볼 테니까 누구 만나서 인터뷰하거나 그러지 말고 좀 기다려 봐. 알았지?”
-네. 죄송해요.
“죄송은 무슨. 우리가 잘못했나? 그 사람들이 잘못한 거지.”
뭐, 직원들도 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창문 밖에서 설마 대화를 녹취해 갈 거라고는 솔직히 지영도 몰랐다. 운이 없었다. 집요함에 당한 거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히 양지원의 멘탈은 괜찮았다. 강한결도 크게 걱정은 안 되고.
-그래도요. 조심할게요. 앞으로…….
“……괜찮다니까.”
하지만 그래도 풀이 좀 죽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소보다도 훨씬 더 낮은 어조만 봐도, 양지원이 지금 어떤 기분일지 짐작이 갔다. 악플에 아무리 무덤덤하려고 해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는 없었다.
‘아예 안 본다면 모를까, 보고 나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지.’
기사의 댓글을 보니 벌써 욕설이 난무했다.
실력이 아니라 얼굴로 먹고사니 마니 하는 댓글은 아주 애교 수준이었다. 그보다 훨씬 더 수위가 강한 댓글들이 있었는데, 지영은 이걸 캡처해 달라고 하려다가, 그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벌써 회사 차원에서 댓글을 수집하고 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따가 대회 끝나고 연락할게. 쉬고 있어.”
-네, 오빠.
전화를 끊은 지영은 후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양유진한텐 전화할까 하다가, 지영은 일단 상황부터 수습하기로 했다. 지영은 김지영 여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지영아.
“어머니, 기사 보셨죠?”
-봤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좀 정신이 없어. 우리 쪽으로 연락이 너무 와서 지금 업무 마비 상태야. 한결이는? 따로 연락 안 했는데 아직 모르지?
“네, 아직 몰라요. 시합 때 한결이 폰 안 보잖아요. 그리고 알아도 잘할 거고요.”
-그래. 아들 시합도 못 보고, 뭔 짓인지 참.
“하하…… 어머니.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우리 대응은 한결이가 정하겠지? 내 아들이라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자면…… 아마 공개 연애 결정하지 않겠니? 지영이 너랑 얘기할 때 그랬다며.
“네. 그렇게 하긴 했는데…… 또 모르니까요.”
두 사람의 연애는 방송 활동을 안 했을 때도 뜨거운 감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방송 활동을 하는 지금은 당연히 더욱 뜨거운 감자고. 그래서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했을 때 이 같은 문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걸리면?
당연히 시원하게 오픈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걸렸는데도 발뺌하는 커플들이 제법 있지만, 강한결이나 지영이나 그런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오픈할 생각이었다.
그러니 강한결은 분명, 오픈을 선택할 거였다.
-당당하게 오픈할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네. 참, 어머니. 댓글 캡처는 해두세요.”
-벌써 하고 있지. 다시 한번 물어보는 건데, 선처는 없지?
“네.”
선처?
절대로.
지영은 이전에도 느꼈지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기사에 현혹당해 악담을 쏟아내는 이들에게 치를 떨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강한결과 강지영. 젊은 독지가. 차세대 피겨 여신 양지원에게 후원을 결정한 건 이 두 사람이었다.
이건 조금만 알아봤으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댓글을 보면, 전혀 이상하게 양지원이 연희 스포츠의 한 ‘임원’과 만나는 걸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지영이나 강한결도 임원이다.
무려 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같은 단어라도, 그냥 임원과 만나는 것과 임원 강한결과 만나는 것은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고정관념.
사람들의 머릿속에 임원이라고 하면, 보통 나이 든 중년을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사는 그렇게 생각하도록 교묘히 유도하고 있었다.
지긋지긋한 언론의 더러움이다.
그리고 거기에 넘어가, 아니, 거기에 편승해 칼을 뽑아 들고 칼춤을 추며 테러를 일삼는 이들을, 지영은 용서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걸, 금융치료라고 하던가?’
모니터 건너편에서 손가락으로 저지르는 폭력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그걸 깨닫게 해주는 데는 금융치료가 최고라고 들었다. 옛날에야 악성 댓글만 고소·고발 한다지만 요즘엔 법이 조금 변해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분별한 악플을 달면, 그 하나하나가 거대하게 덩치를 불려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래서 요즘 변호사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바로 이런 댓글 고소 건이었다.
전문 변호사들도 있는 만큼, 지영은 이번에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주 철저하게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웃기게도 그 철저함을 도와줄 총알은, 내가 준비하는 게 아니라 모니터 너머의 익명인이 채워줬다.
준비해 주면 그냥 담아서, 잘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럼 그건 이쪽에서 알아서 할 테니까, 지영아 너는 시합에 대회에 집중해.
“네,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 잘될 거니까. 알았지?
“네.”
전화를 끊은 지영은 바로 이성진에게 준결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바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지영아.
하고 부른 임은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뒤돌아봤는데, 다행히 임은진의 표정은 그리 심각하진 않아 지영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