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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72화 (72/538)

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 72화

72화. 겨울 비시즌(2)

지영은 약속 장소로 잡은 집 근처 카페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고민거리는 장세리 덕분에 제법 많았다. 일단 첫 번째는 ‘회귀’였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라서 그냥 넘기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진짜, 그 어떤 걸로도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시간을 거스른다는 것은 인류에게는 불가능하다.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그건 픽션이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그걸 믿는 사람은 제법 있겠지만 증거 자체를 가진 사람은 지영 혼자일 거다. 70억 인류 중에, 오직 지영 혼자 말이다. 혹시나 더 있다고 해도 어디 끌려가서 실험당하고 싶지 않은 이상 절대 입 밖으로 자신이 회귀자란 사실을 밝히지는 않을 거다. 더 있거나 자신이 혼자거나, 어쨌든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이런 고민이 뒤따른다는 것.

‘왜 나는 회귀를 하게 된 걸까?’

어떤 이유 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하라고?

이유는 파악할 수 없다.

이건 그 어떤 전문가도 지영에게 이유를 속 시원하게 설명해 줄 수 없을 거다. 하지만 무엇을 하라고? 이 부분은 지영이 해결 가능했다. 일종의 목표를 만드는 거다. 자신의 지난 삶이 지독히도 불행했으니까, 이번에는 행복하게 살아라. 단순히 이렇게만 해도 얼추 거기에 대한 대답은 된다.

그래서 지영은 이번 생엔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과 주변 지인까지의 행복을 목표로 삼았다.

지극히 당연한 목표 설정이었다.

어머니는 지영을 보살피면서 쉴 틈 없이 일하셨지만 찢어지게 가난하지는 않았다. 지금 있는 빚도 지영이 코치로 일을 시작하기 시작하자 빠르게 갚아나가셨다. 그런 걸 지영은 어느 정도 마음을 회복해 가면서 전부 지켜봤다.

그래서 어머니의 행복이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당연히 본인에게는 너무나 아픈 손가락인 친구들이었다. 이미 그날의 사고를 피한 것만으로도 행복은 찾아가고 있지만 좀 더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게 됐다.

그러던 차에 이성진이 촬영 중 사고를 터뜨리고, 장세리가 보인 행동을 옆에서 보면서 지영은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반지의 제왕이 빵과 우유 때문에 축구를 시작했다는 건 아주 유명하지.’

영광의 주역.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주역 중의 주역인 안정환 선수는 빵과 우유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찾았다. 물론 그 정도 신체적 재능이라면 굳이 축구가 아니었어도, 어느 종목을 했든 잘했을 거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의 어린 시절이다.

배고픔.

그나마 축구가 크게 장비빨이 중요한 종목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만약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종목이었다면 안정환은 그 운동을 할 엄두 자체를 못 냈을 거다. 재능이, 아무리 찬란하게 빛났어도 말이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케이스는 바로 옆에도 있었다.

사고를 거하게 쳐주신 이성진이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어린 유망주, 꿈나무들이 한국에는 얼마나 많을까?

운동은 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

이성진처럼 부모가 문제일 수도 있고, 반대로 부모는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인 여건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못 받는 아이들.

굳이 한국 전체로 가지 않고 충주로만 따져도 수십은 나올 거다.

거기에 단순 스포츠 분야가 아닌, 예술 쪽으로 찾아보면 더 나올 거고. 예술에 더해 분야 전체로 찾아보면 또 더 나올 거고.

‘그들을 전부 케어할 수는 없겠지만…….’

그 재능이 가난으로 인해, 부모로 인해 흙에 묻히지 않게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영은 회귀한 자신에게 부여된, 숨겨진 임무는 뭘까? 하는 거창한 주제에다 답을 냈다.

돕기로.

도와주기로.

전부를 못 도와도 상관없었다. 도울 수 있을 만큼 돕는다.

그리고 그건.

‘지금이라도 할 수 있지.’

그래서 이선영에게 연락했다.

이선영은 그런 면에서 최고의 파트너였다. 일단 약속을 잡고 나오기 전에 지영은 그녀가 예전에 썼던 기사들을 확인해 봤다. 사고를 쳤다는 걸 알지만, 어떤 사고를 쳤는지 알 수 없어서였다.

그녀는 사고를 치긴 했다.

아주 거하게.

하지만 좋은 의미로 사고를 쳤다.

지금 시점에서 2년 전인가, 한 재벌 그룹 회장이 구속된 일이 있었다. 어마어마한 재벌은 아니지만 지하 금융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조직이 기업화되고, 그 기업은 정말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당연히 문제도 많았다.

그래서 이선영은 그 그룹을 파고들었다.

목숨을 건 기사들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엔 나종석의 도움을 받아 방송국의 중계하는 곳을 점거, 촬영해 온 협박 영상과 그간 파온 것들 전부를 틀어버렸다. 그리고 가진 모든 정보를 아는 검찰에게 보낸 뒤에, 장렬히 산화했다.

물론 산화는 진짜 탔다는 게 아니라 지방인 충주까지 떨어진 중징계를 의미했다. 이런 사고를 친 이선영은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기자는 사람을 찾는 데 형사만큼이나 익숙한 사람이었다.

아마 지영이 도와야 할 아이들을 찾는데, 이선영만큼 최적인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누나가 하고 싶다고 할 때 얘기지만.’

그래서 오늘 지영은 이선영을 꼬실 생각이었다.

아주, 다방면으로다가 말이다.

약속 시간은 6시.

주말에도 출근한 이선영이 5시가 좀 넘어 퇴근해서 넉넉하게 6시로 잡았다. 아직 6시가 되기는 시간이 좀 남았다. 지영은 좀 더 고민했다. 이 꿈을 이루는 방법을 또 잘 설명해주고, 잘 이해해 줄 사람, 그런 사람은 없을까? 떠오르는 사람은 있지만 지영은 고개를 저었다.

‘친구들의 인생관은 다를 수도 있으니까.’

그걸 자신이 이래라저래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시작은 일단 혼자 한다.

그리고 책임도 혼자 진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 문이 딸랑! 소리를 내며 열리고 이선영이 들어섰다. 이선영은 지영을 단번에 발견하고 다가왔다.

“요, 연예인.”

“사인해 드릴까요?”

“사랑하는 이선영 누나 행복하세요, 라고 적어줘.”

“사랑은 안 되고, 존경으로 해줄게

요.”

“오케이. 그 정도는 인정. 그래서 무슨 일이야?”

앉자마자 바로 용건을 묻는다.

“바빠요? 혹시 또 술 약속?”

“애들이랑 술 약속 있긴 한데, 이따가 9시 넘어서라 넉넉해. 그리고 그것보단 그냥 네가 단도직입적으로 좀 보자고 한 게 궁금해서 그래.”

“그래요? 그럼 일단 이것 좀 보세요.”

지영은 폰을 내밀었다.

김지영 여사님이 관리해 주고 있는 지영의 주식 창이었다.

“이게 뭔…… 오? 베가 제약이네? 너 이거 넣었어?”

“네. 만 원대에 넣었어요.”

이선영을 꼬실 방법은 이미 정해놓고 나왔다.

‘몰아친다.’

이선영이 정신을 못 차리도록, 아주 빠르게.

“오백 좀 넘게 넣어서 벌써 오천. 이거 가만히 둬도 계속 올라갈 건데. 지영이 대박 났네?”

“네. 그래서 누나. 이거 담보로 돈 좀 빌려주세요.”

“……응?”

“날짜 보면 알겠지만, 이건 베가 제약 기사 나오기도 전에 넣은 거예요.”

“어…… 이 정도 수익대면 그렇겠지?”

베가 제약은 신약 발표를 하자마자,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올랐다. 그녀라고 이걸 모를까. 기사를 쓰는 사람인데. 그래서 실제로 그녀도 어느 정도 태워놓은 상태였다. 물론 지영이 매수한 금액보다 훨씬 비싸게 주고. 하지만 수익은 이미 충분히 나고 있었다.

“제가 그럼 이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무런 전조도 없이 툭 튀어나왔는데?”

“……그러게? 어떻게 우리 지영이가 여기에 넣었을까?”

싱글싱글.

이선영. 이 사람은 역시 쉽지 않았다.

고삐리가 할 만한 말이 아닌 주제를 대화 속도로 훅 밀고 가려고 했는데 벌써 냉정을 찾았다.

‘하긴, 사선도 넘었을 사람인데…….’

아마 조폭 그룹 회장 집어넣으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거다. 때론 현실이 드라마나 영화보다 무섭다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지영은 바로 깨달았다. 이 사람은 흔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녀는 지영이 선물해 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카운터로 가 음료를 주문하고 다시 앞에 와서 앉았다.

“내가 궁금한 건,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는 것보다. 강지영이라는 인간이 나한테 돈을 빌려서, 돈을 번 다음 뭘 하고 싶은지가 궁금한 거야.”

“…….”

바로 핵심을 치고 나오는 저 눈치도 진짜, 대단하다.

지영이 대답하지 않자 싱긋 웃은 이선영이 말을 이어갔다.

“내가 아는 강지영은 돈 욕심이 없어. 그런데 갑자기 이걸 보여주고, 이걸 담보로 나에게 돈을 빌리려고 해. 내 모습 보면 돈이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도 안 되는데. 내가 하루 벌어서 먹고사는 사람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거든요.”

“어떻게?”

“누나의 행동에서.”

분명 옷도, 시계도, 스타일도 그리 돈이 많은 느낌이 아니다. 하지만 지영은 알 수 있었다. 더 정확히는 그냥 느껴졌다. 그녀는 유복하진 않아도,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건 증거가 좀 있긴 했다.

“기자 월급이 아무리 박봉이라고 해도, 누나 정도 연차면 치장에 힘을 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누나는 그게 없어요.”

“오…….”

그럼 자기 치장에 쓰이지 않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답은 둘 중 하나다. 어딘가로 보내졌거나, 아니면 묵혀졌거나. 하지만 지영은 후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돈이 없었다면, 지영이 담보로 돈을 빌려달라는 말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을 거다.

왜?

‘돈이 없으니까.’

그런데 그런 반응이 아니라, 지영이 돈을 버는 목적에 대해 궁금해했다. 이건 돈을 댈 수는 있는데, 네가 왜 돈이 필요한지 알고, 합당한 이유라면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영은 그렇게 해석했다.

“누나 말에 대답부터 할게요.”

지영은 솔직하게 목적을 오픈했다.

이번에 예능 촬영에 갔던 일. 이성진이 사고를 친 일. 이성진의 문제는 전부 오픈하지 않았다. 그건 이성진의 사생활이니까. 그리고 바로 장세리가 이성진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에서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반짝이는 눈빛으로 얘기를 듣던 이선영이, 아작! 입에 넣어 굴리고 있던 얼음을 깨 먹고 나서 말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장세리의 행동에 감탄해서 그녀처럼 어렵게 운동하는 애들을 돕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고, 자신의 안목을 내게 보여준 다음 내게 돈을 빌려 불리고, 그걸로 가난 때문에 꿈을 접거나 접게 될 것 같은 애들을 돕고 싶다. 거기에 더 나가 지원하고 싶은 아이들을 내가 찾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싶다. 이런 말이잖아? 그 뭐야, 드라마 의사 생활의 키다리아저씨처럼.”

“네.”

“너 고삐린데?”

“그게 중요한가요?”

“뭐?”

“돈을 벌 방법을 알고, 그 돈으로 애들을 돕고 싶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요?”

“…….”

지영의 대답에 이선영은 씩 웃었다.

“맞아. 그게 중요해. 좋은 일 하는데 나이가 어딨어? 능력 되면 하는 거지. 하, 역시 넌 참 재밌다. 내가 살다 살다 고등학생한테 이런 제안을 받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는데. 하하.”

어이가 없어서 웃는 건지, 아니면 재밌어서 웃는 건지 이선영이 시원하게 웃음을 흘렸다. 그러곤 다시 표정을 굳히고 지영을 똑바로 보며 재차 질문을 던졌다.

“그럼 왜 난데? 그리고 난 이 일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진짜, 쉽지 않은 사람.

그래서 더 믿음이 가는 사람.

지영은 그런 생각을 하며 준비했던 답을 던졌다.

“첫째. 누나는 믿을 수 있으니까. 만약 믿음이 실패하면 좋은 인생 경험 했다고 칠게요. 그리고 하나 더. 누나의 직업과 능력이 정말 필요하거든요. 사람을 찾는 능력과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참 기자인 누나의 인성과 성격까지. 전부요.”

“두 번째는?”

“이 일이 재밌을까요, 재미없을까요?”

“뭐?”

“누나 제게 접근한 것도 신기해서라면서요. 그런 누나 성격에 고삐리인 제가 벌일 일이 재미가 없어 보여요?”

“아니,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럼 두 번째 질문도 답이 됐네요.”

“우리 지영이. 순딩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악하네? 눈치도 비상하고.”

그럼. 그럴 수밖에 없는 삶을 10년이나 살았는데.

지영은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이번엔 역으로 질문했다.

“콜?”

“얘. 생각할 시간은 줘야지? 이거 만약 한다고 하면 나만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녀야 하는 거잖아. 너는 공부, 운동 때문에 몸 빼기도 힘들 거고.”

“아, 그렇네요. 3일 드릴게요. 3일 안에 답 안 주시면, 제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거예요. 이번 건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정 안 되면 베가 제약 주식 빼도 되니까.”

“와, 실행력 봐. 크, 멋져.”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다른 의미로 번뜩였다.

정확히 이번 건이란 단어가 끝나자마자. 하지만 그녀는 그 눈빛을 도로 감췄다. 물론 지영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의 기자 짬밥은 눈빛을 들킬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았다.

“됐거든요.”

“그래도 잘 생각했어. 그래, 능력 있으면 돕고 사는 거지. 내가 기자가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데. 좀 더 사회를 밝게 하자.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고 느낄 수 있게 조금이라도 노력하자. 아, 옛날 생각나네.”

“지금도 안 늦었어요. 누나 아직 마흔 전인데.”

“야…… 에잇. 그래. 뭐. 그래도 고민은 할게. 지금 맡은 것도 있어서 당분간은 나도 좀 바쁘거든.”

“네.”

그 정도야 이해한다.

지영은 그녀에게 더 부담을 주려다가, 그냥 참았다. 자신의 예상처럼 흘러간다면 필연적으로 나중에는 단체를 만들어야 할 거다. 그건 아마도 장세리가 운영하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쯤 될 건데, 거길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거기에 선영 누나가 최고지.’

그거까지 얘기하면 기겁한 뒤에 손사래를 치며 싫다고 할까 봐, 그 말은 쏙 뺐다. 이선영과의 자리는 사적인 얘기를 조금 더 하다가 마무리됐다. 집으로 돌아온 지영은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가 피식 웃었다.

‘나 너무 착실한데?’

겨울 비시즌.

갑자기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벌써 관문의 반을 넘었다. 이선영은 아마도 허락할 거다. 그럼 코인에 탑승했다가 생일에 빼면, 그때부터 바로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일까?

심장이 신지의 실력을 처음 봤을 때처럼 떨렸다.

쿵, 쿵쿵. 기분 좋게 리듬감이 있어서 지영은 그 자체를 즐겼다. 그렇게 토요일이 가고, 일요일이 오면서 휴가가 끝났다.

그리고 월요일.

비봉고와 우석, 원광고가 전지훈련을 들어왔다.

그런데 그 틈에서 지영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을 발견했다.

도복을 어깨에 메고 들어서는 일단의 팀.

단체로 맞춰 입은 팀복에는 ‘Yanagigaura High School’. 이런 학교명이 적혀 있었다.

통칭, 야나기.

일본의 스포츠 명문고.

그 팀복을 입은 선수들의 끝에 미야모토 신지가 나른한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신지의 뒤로, 일본의 유도 영웅 이노우에 고세이가 보였다.

그걸 보며 지영은 웃었다.

이번 합동훈련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서 나온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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