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70화 (70/538)

회귀한 유도 천재는 다재다능 70화

70화. 예능 촬영(5)

저걸 여기서 깐다고?

지영은 정말 놀랐다.

그래서 회귀한 이후 정말 처음으로 말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건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우리 중에서 가장 냉정하다는 강한결조차 얼이 빠져 있었다. 친구들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겠나?

너무나 뜬금없이, 정말 생판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한 이런 공간에서 저런 말을 던질 거라는 예상은 당연히 누구도 하지 못했다.

“어, 어어……. 잠깐, 잠깐만.”

그나마 장세리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철없는 어린아이의 치기? 그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긴 한 상황이지만 이런 말은 반드시 돈다. 장세리 덕분에 정신을 차린 지영의 머리도 팽팽 돌기 시작했다.

“PD님.”

그런데 이성진의 말문이 먼저 떨어졌다.

아직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방법을 생각해 내지도 못했는데, 이성진이 먼저 말문을 열어서 저도 모르게 다가가자 그는 손을 들어 지영의 접근을 막았다.

“네? 네, 네.”

“나 오늘 이거 말하려고, 지금까지 기다렸어요.”

좀 전의 분노와 증오, 적개심 등이 사라진 이성진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한기가 서렸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진짜 싸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주변이 어둡고, 조명에만 의지하는 중이라 그런 느낌은 더욱더 컸다.

그래서 장세리도 이성진에게 오다가, 멈춰서 일단 얘기를 듣기로 한 것 같았다.

“지금까지요?”

“네. PD님한테 부탁이 있어요.”

“그, 음…… 일단 들어는 봐도 되나요? 그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은 못 할 것 같아요.”

“네. 어려운 부탁인데, 심플해요.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 편집 없이 내보내 주기.”

“……부모님 얘긴가요?”

“맞아요. 날 낳았지만, 날 버린 인간들 얘기에요. 만약 내보내 준다고 약속하면 다 말할게요. 시청률 어마어마할걸요? 화제성도 있을 거고. 그런데 안 되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드릴게요. 뭐, 공개적으로 까버릴 수 있는 기회가 여기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

“…….”

고1.

나이는 열여덟 살이나, 아직은 고1.

그런 고1의 차분한 말이 싸늘한 비수라도 된 것처럼 좌중을 휩쓸고 다녔다. 말이 칼이 되어 춤을 추는 상황.

큼큼.

충격이 조금 가셨는지 여기저기서 헛기침 소리가 났다. 하지만 다들 눈빛이 반짝였다. 이런 게 흔히 있는 기회는 이 모두가 아는 거다. 천재 소리를 듣는 운동선수가, 그 가정사를 고백하는 건 어떻게 봐도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회니까 말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좀 전 이성진의 말로 보아, 단어나 발언의 강도가 방송이 불가능할 정도로 튀어나올 수도 있었다. 이제 고작 고등학생인 이성진이 고삐를 풀어버리면 그건 방송에 절대 나갈 수 없을 수도 있단 뜻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결정은 PD의 권한이다.

회의를 거치긴 하겠지만 그래도 메인 PD가 하겠다면 하는 거고, 안 하겠다면 안 하는 거다. 그런데 반은영 PD는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듣는 순간, 내보내야 한다는 걸 그녀도 알아서였다.

“잠깐잠깐. 잠깐만 다들 쉬었다 가죠. 성진아.”

장세리가 분위기를 끊었다.

그러곤 이성진에게 다가왔다. 생글생글 웃던 이성진은 이미 없었다. 장난기 넘치고, 개구진 느낌이 가득하다고 실제로 이성진이 그런 성격인 건 아니었다.

‘정을 갈구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친부모에게 정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이성진. 회귀 전의 사고 기억이 없었다면 아마 이 중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문제가 있는 건 이성진일 거다. 실제로 성진이의 끝없이 밝은 이유를 아는 친구들은, 언제나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언제, 이성진이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사고를 칠지, 알지 못해서였다.

‘그런데 이번 일로 화약고가 터진 거야.’

이번 휴가 중에 학교에 찾아와 난동을 부린 친부 때문에 이성진이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결국에는 끊어져 버린 거다. 그리고 이성진은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예능 촬영이 결정되었고, 이성진은 이걸 기회로 잡았다. 아니, 방법으로 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감정을 열심히 숨겨 존버 태운 다음, 지금 마지막에 터뜨렸다.

“성진아. 방송 중에 이런 얘기 꺼내면 안 돼.”

지영은 장세리의 말을 들으며, 일단은 상황을 지켜봤다. 장세리라면 이성진을 설득할 수도 있을 거다. 사실 그렇게 되기를 조금 바랐다. 하지만…… 이성진은 오늘 칼을 갈고 나왔다. 웃음 뒤에 칼을 숨겼다는. 소리장도(笑裏藏刀)란 말이 떠올랐다.

“그래요. 그럼 안 할게요.”

“응?”

“아까 PD 누나한테 말했다시피 장소는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SNS도 있고. SNS를 통해 저를 인터뷰하려는 매체도 많아요. 나와달라는 예능도 있고요. 여기서 안 되면, 거기서 하면 돼요.”

하긴, 대한민국에 예능이 몇 갠데…….

유일하게 SNS를 하는 이성진이 작정하면 친구들 모르게 조용히 인터뷰를 잡거나 예능에 나갔다 오는 건 솔직히 일도 아니었다. 애초에 이 정도 사고를 치려고 마음먹은 상태라…….

“반드시 하겠지.”

“아, 미친…….”

옆으로 와있던 임효중이 답답함에 촬영 중이란 것도 까먹었는지 욕설을 내뱉었다. 그런 두 사람의 눈에는 답답함이나 짜증 같은 기색이 보이지는 않았다. 친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그런 마음이 가득했다.

이성진은 지영을 잠시 보더니 미안함에 잠시 웃고는 다시 장세리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누나도 들어보면 제가 왜 이러는지, 알게 될 거예요.”

“……심각하니?”

“네.”

“하아…….”

답답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포기시키게 만들면 좋은데, 애초에 지금은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술 더 떠서, 이미 이곳에 있는 제작진 전체가 다 들었다. 이건 방송가에 반드시 말이 떠돌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여기서 안 해도 다른 곳에서 이성진을 잡기 위해 반드시 움직인다고 봐야 했다.

“반 PD?”

“저랑 잠깐 얘기 좀 해요.”

반은영 PD와 장세리가 잠시 한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상황을 지켜보던 한유진이 지영의 옆으로 다가왔다.

“지영아. 쟤, 가정폭력 당했어?”

“……그것보다 심해요.”

“……저렇게 밝은 게 그럼?”

“아마 누나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예요.”

“……하아.”

한유진이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른 선배님들도 지영의 말을 듣고는 비슷한 한숨을 내쉬었다.

“얘가 오죽했으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요. 언니.”

남선희의 말에 곽현정이 발을 동동 구르며 이제는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누구의 접근도 불허 중인 이성진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강한결의 시선이 지영에게 향했다.

지영은 그 눈빛에서 친구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고, 천천히 이성진에게 다가갔다. 이런 상태의 이성진은 날카롭다. 괜히 말 잘못 꺼내면 어마어마하게 상처를 받을 수도 있었다. 친구 관계가 완전히 뻑 나진 않겠지만 회복하려면 정말 한참 걸릴 게 분명했다.

황석이 언제나 섬세한 감정을 유지한다면. 이성진은 딱 이럴 때만, 지독히도 예민해진다.

“깜빡이 좀 켜지.”

그래서 지영이 던진 말은 그저 놀랐던 것에 대한 투정 비슷했다.

“깜빡이 켜면 브레이크 밟으라고 했을 거면서?”

“음, 아마 그랬겠지.”

“거봐.”

“성진아.”

“왜.”

왜, 하며 바라보는 눈빛이 역시 고작 1시간 전과는 달랐다. 이런 친구는 이제는 못 말린다. 그리고 솔직히 이렇게까지 하는 이성진을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기왕 뽑은 거, 시원하게 썰어버려.”

“어, 안 말리네?”

“말린다고 듣긴 할 거고?”

“아니.”

“거봐. 그러니까 그냥 시원하게 질러. 만약 여기서 안 되면 다른 곳에서 하자. 예능이고 뭐고, 같이 나가줄게.”

“……진짜?”

“응.”

친구가 속박을 풀기 위해 칼을 뽑았다.

그래서 지영은 그 칼을 도로 칼집에 넣어주기보다는, 같이 쥐고 휘둘러주는 쪽에 서기로 했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성진이가 지금 반드시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게 맞아.’

법적인 절차는 아직은 복잡하다.

하지만 그거야 성인이 되면 어떻게든 가능할 거다. 심지어 이성진 본인도 20살까지는 버티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인내의 끈이 잘렸으니, 법적으로는 불가능해도 정신적으로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게 맞았다.

그런 마음에서 돕겠다고 하자, 이성진이 희미하게 웃었다.

“고맙다.”

“고맙기는.”

그렇게 답하고는 강한결을 보자 야 이! 하는 표정이었다. 지영은 그런 강한결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자 강한결은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믿는다, 이러는 눈빛으로. 그러는 사이 장세리가 다가왔다. 대화가 끝났으니 결정이 났을 거다. 그녀가 다가오자 이성진의 표정이 다시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었다.

“성진아.”

“네.”

“하자. 네가 그렇게 괴로웠다면, 이렇게라도 해야지. 방송에 나가긴 할 건데, 방송에 내보낼 수 없는 단어는 삐 처리되긴 할 거야. 그 정도는 이해하지?”

“네, 감사합니다.”

“하아, 감사는 무슨. 너 팔아서 시청률 올리는 거 같아서 참 나도 기분이 뭐 같긴 한데……. 일단 어쩔 수 없으니까.”

장세리의 표정은 복잡했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거니와, 예상했다고 쳐도 받아들이기는 애초에 쉽지 않은 문제였다.

“자, 다시 자리에 앉아주세요.”

반은정 PD의 말에 지영이 의자에 앉자, 스태프들이 들어와 야식으로 준비하던 모든 걸 치웠다. 이제 심각한 얘기가 오갈 건데, 옆에서 야식을 준비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그림이었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이성진이 차가운 표정 그대로 말문을 열었다.

나온 말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저는 호스트바에 다니던 남자와 그 남자가 스트레스를 풀려고 찾은 룸살롱의 여자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억…….

누군가가 헛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지영은 그 말에 눈을 질끈 감았다. 솔직히 저 말을 할 거라고는 예상했다. 이성진은 절대 머리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그런 이성진은 아마 그날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시나리오를 짰을 거다.

그리고 그 시니라이오 첫 문장이 아마…….

‘가정사겠지.’

그것도 인생의 도입부 말이다.

“그런 두 사람에게서 태어난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먹을 걸 구해야 했어요. 네 살인가? 아마 그때쯤부터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한 동네 슈퍼에서 주인 할머니한테 아양을 떠는 제가 있어요. 예쁜 척, 귀여운 척, 말 잘 듣는 척하고 앵겨야지 빵이라도 하나 손에 쥐어졌거든요.”

아…….

뒤이어진 이성진의 말엔 탄식이 흘렀다.

후우…….

장세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손을 까닥거렸다. 울분과 화를 참는 모습이었다.

“빵, 빵, 과자, 아니면 좀 상한 김밥. 제 어린 시절 주식이었어요. 저는 기억이 있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낳아준 남자와 여자에게 돈을 받은 적도, 밥을 받아먹은 적도 없어요. 그나마 초등학교를 어찌저찌 가고 나서야 급식으로 끼니를 전부 해결할 수 있었어요. 남은 음식 좀 싸달라고 아줌마들한테 막 부탁하면 조금씩 싸줬거든요.”

아, 어떡해…….

이성진의 말에 곽현정이 입을 틀어막았다.

한유진은 질끈 눈을 감았다.

지영은 반대로 눈을 떴다.

친구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냉정하게 그 깊은 얘기를 들었다.

“그때부터였어요. 언제나 웃고 다녔고, 언제나 밝은 척을 해야 했어요. 그래야 먹을 게 생기니까. 유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저는 그 체육관 관장님한테 빵 주나요? 하고 물어봤어요. 안 준다고 하면 아마 지금쯤 유도선수 이성진은 없었을 거예요.”

“…….”

“…….”

사실이다.

지영의 기억 속에도 빵 달라고 떼를 쓰는 이성진의 모습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땐 그게 불행하진 않았어요. 세상 애들 전부 나 같은 줄 알았으니까. 하하.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친구들은 용돈도 받고, 맛있는 밥을 차려주는 부모가 있더라고요. 나는 없는데. 그때 내가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근데 깨닫고 나서도 별거 없었어요. 이미 익숙해졌거든요. 웃음으로 구걸해서 사는 게.”

뿌득.

입술이 터지는 느낌이 났다.

웃음으로 구걸해서 산다는 말. 저 말이 정말 당시의 이성진을 100% 설명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의 이성진은 정말 딱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다 이 친구들을 만나 유도를 시작했어요. 사실은 학교에서 놀이로 애들이랑 씨름하는데, 그걸 본 백곰 체육관 관장님의 권유로 먼저 시작하긴 했어요. 모르지? 내가 너네보다 좀 선배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하고 나서 굶주림은 사라졌고, 웃음을 팔지 않아도 되긴 했는데……. 그렇게 되고 나니까, 이제는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부모란 인간들이 문제가 됐어요. 참고로 초등학교 때 소년체전 1등하고 받은 상금, 저는 1원도 못 받았어요. 아니, 애초에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도 몰라요. 남자한테 갔는지 여자한테 갔는지, 저는 그것도 몰라요.”

우승상금은 적지 않다.

연희 재단과 충북 유도회, 충북 체육회에서 따로 나온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이백 이상이다.

“그건 중학교 때까지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제가 이 사실을 친구들한테 얘기하니까, 그러지 말자고 했어요. 그래서 한결이가 나서서 그 상금 같은 걸 받아서 보관을 해줬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찾아오기 시작하네요?”

씨익.

날이 선 미소.

“중2 때는 남자가, 중3 때는 여자가 와서 지랄을 했어요. 나는 애들한테 그 모습을 들키기 싫어서 강한결이한테만 몰래 말해서 줘버렸고요,”

“아이고…….”

장세리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왔다.

숨통이 턱 하니 막히는 공간에 피어난 한 줄기 빛과도 같았던 소리였지만 이어진 이성진의 말에 단숨에 먹혔다.

“이제 고1. 어째 안 오나 싶었는데. 얼마 전에 또 찾아왔네요? 돈을 내놓으라고. 낳아줬으면 갚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뭐 그런 개X끼가 다 있는데……!”

이성진의 말에 열을 터뜨린 사람은 한유진이었다.

그녀는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초점을 잡지 못한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 말은 무거웠다.

구타, 폭력은 없었지만.

오히려 ‘정’이라는 것 자체가 완벽하게 배제된 부모 관계.

그렇기에 무거웠다.

“그래서 마음이 변했어요.”

“…….”

“원래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어요. 그러면 어떻게든 독립이 가능하니까. 그런데 못 참겠네요. 다시 마주치면, 저는 운동을 그만두게 될 범죄를 저지를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한 이유는, 이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예요.”

“…….”

도와주세요.

이성진은 일어나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도와주세요.”

제가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도와주세요.”

이성진이 사고를 친 이유는, 구원을 위해서였다.

아직은 어린 고1의 치기와 영악함이 덕지덕지 붙은 구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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