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화 - 드러나는 진실(2)
신성 제국 루테아.
그런 루테아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교황청.
그 교황청 내에서도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이곳.
교황, 성(聖) 아나리스토의 방.
신성 제국의 1인자라 할 수 있는 교황이 기거하는 이곳.
이곳은 그 여느 곳보다 엄숙하고 신성해야할 공간이었다.
“성하! 이리 갑자기 성전(聖戰)을 개전하시다니요!”
하지만 지금은 때 아닌 소란이 일고 있었다.
다름 아닌 여명 교파의 성의회장, 알베르토 추기경.
“이렇게 성급하게 성전을 개전할 수는 없습니다!”
알베르토는 성전의 소식을 듣고 곧장 교황을 찾아온 상황이었다.
정확히는 곧 출정한다는 소식에 만사를 제쳐두고 뛰어온 상황이었다.
“성전은 신성한 전쟁입니다! 세속의 귀족들처럼 허울 뿐인 명분이 아닌, 누구나 수긍할 만한 명분이 반드시 필요한 전쟁이란 말입니다!”
알베르토는 교황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은 그런 알베르토를 바라보다 무심한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이단의 교리가 성행한다하여 그 본거지를 처단하려는 거네. 이보다 합당한 명분이 어디에 있나?”
“대체 어떤 이단의 교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무슨 이단의 교리길래 신성 제국 전체가 움직인단 말입니까!”
“악마와 관련한 사이한 이단의 교리라네.”
“설마 샤를롯 제국의 황제가 엘라두르를 악마로 낙인 찍은 것 때문이라는 겁니까?”
“잘 알고 있군.”
이런 제기랄!
알베로트는 속으로 말을 씹듯이 삼켰다.
저 말 같지도 않은 명분을 뻔뻔하게 내뱉는 꼬라지가 우습지도 않았으니까.
뭐, 굳이 명분을 해석하자면 간단했다.
거룩한 신(神)이 계시는 가문을 악마로 낙인 찍었다는 것.
말 그래도 사이한 이단의 행동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마 교황 본인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런 걸로는 이단으로 규정할 수 없음을.
특히나 그 대상이 샤를롯의 황가라면 더더욱.
그럼에도 저렇게 말을 지껄인다는 것은 뻔했다.
명분 따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본디 성전은 다른 전쟁보다 꼼꼼하고 합당한 명분이 필요했다.
성전은 신의 뜻을 실현하는 전쟁이었으니까.
따라서 명분이 합당하지 않으면 신의 뜻 또한 같이 더럽혀진다.
그렇기에 억지가 아닌, 정말로 합당한 명분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역시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명분은 어디까지나 한낱 명분이었다.
어떻게 갖다 붙이냐.
또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반역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승즉 군왕. 패즉 역적.
이기고 난 다음에 그럴 듯한 명분을 덮어씌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결국 역사는 살아남은 승자의 기록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지금 명분을 들먹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단순히 황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샤를롯 제국 전체를 이단자로 심판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이단의 진위여부를 떠나 어떤 파급력이 올지는 생각하신 겁니까?”
농담이 아니라 샤를롯 제국과 신성 제국.
대륙의 두 패자가 맞붙는 사상 초유의 전쟁이 벌어질 수 있었다.
아니, 사상 초유의 전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높은 확률로 신성 제국의 패배일 것이었다.
같은 제국이라고는 하나 샤를롯 제국에 비하면 한 수 밀렸으니까.
무엇보다 이렇게 갑자기 준비한 전쟁이 제대로 진행될리가 없지 않은가.
“신의 뜻이네.”
그런데 저런 말도 안되는 억지나 들먹이고 있으니.
알베르토는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만일 이곳이 샤를롯 제국이었다면 그대로 묵살시켰을 터였다.
아무리 그 대상이 황제일지라도 저렇게 말한다면 그대로 묵살될 터였다.
샤를롯 제국은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나라였으니까.
그러나 신성 제국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신의 뜻을 실현하고자 하는 성전을 개시하려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최고의 억지이자 명분.
알베르토는 이를 까드득, 깨물며 소리쳤다.
“그깟 신의 뜻 따위가!”
일순간 교황이 싸늘한 눈빛 알베르토를 바라봤다.
그럼에도 알베르토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신민들의 목숨을 구해주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알베르토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으니까.
“아니면 굶주림에 허덕이는 신민들을 달래주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메말라 죽어가는 아이에게 물 한 방울이라도 내려주신단 말입니까!”
물론 알베르토는 추기경으로서 신을 모시는 고위 사제다.
여명 교파를 이끄는 실질적인 2인자다.
그러나 이건, 이건 아니었다.
교단은 이런 식으로 존재해서는 안된다.
결단코 신을 위해서 존재해서는 안된다.
신성 제국의 교단은 신의 뜻을 전파하기 위해 존재해야한다.
신의 자애로움을. 신의 사랑을.
그리하여 보다 나은 존재의 삶.
지옥 같은 현실 속을 꿋꿋이 살아갈 수 있게 굳건한 마음을.
힘든 시련 속에 사는 이에게 꺾이지 않는 용기를.
신(神)께서 스스로가 아닌, 당신의 아이를 위해 존재하신다.
당신의 아이에게 사랑을.
당신의 아이에게 평안을.
신성 제국의 교단은 그 거룩한 뜻을 전파하고자 존재한다.
그 거룩한 뜻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돌보고자 교단은 존재한다.
신이라는 부모의 사랑을 대신하여 주기 위해서.
이것이 바로 여명 교파가 추구하는 교리이자 믿음이다.
결단코. 절대로.
“신의 뜻이 어찌하여 스스로를 위하신단 말입니까!”
신(神)의 뜻은 신(神), 스스로를 위해서는 안된다.
당신의 행복과 믿음을 위하여 어린 양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이 세상의 만물을 사랑하시는 숭고하고도 거룩한 우리들의 신(神)이다.
허나, 만일 신께서 당신을 위하여 복종을 강요한다면.
신께서 당신을 위하여 희생을 강요한다면.
“저는 신의 뜻을 거역하겠습니다!”
그건 더 이상 신(神)이라 부를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악(惡).
그 존재는 악마와 다름 없을 것이다.
알베르토는 으르렁, 거리며 소리쳤다.
교황은 그런 알베르토를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알베르토 뒤 쪽에서 어떤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게 신을 모시는 추기경이라는 자의 입에서 나올 말한 발언인가.”
그와 동시에 생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돌려 바라본 그곳.
그곳엔 한 금발의 여성이 서 있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표정.
잘 관리된 금발에서는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기품.
이사벨 엘란두르.
이사벨은 차분히 걸어왔다.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도도한 몸짓에서 느껴지는 품위는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세련미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런 이사벨의 뒤로 또 다른 여인이 보였다.
“오랜만이네요 알베르토 예하.”
새하얀 백합을 닮은 머리색.
그 몽환적이면서도 화사한 분위기를 지닌 미모의 여인.
“한동안 못 본 사이에 알베르토 예하께 악마가 씌워진 것 같은데요.”
황혼 교파의 수장, 레이첼 추기경.
이사벨과 레이첼의 등장과 함께 그 뒤쪽으로 일련의 기사들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다름 아닌 교황청을 수호하는 신성 기사단.
신성 기사단은 알베르토 주위를 넓게 포위했다.
“이게 무슨···.”
알베르토가 당황하는 것도 잠시.
레이첼이 알베르토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신의 말씀을 거역하는 이단자예요.”
그와 동시에 신성 기사단들이 알베르토를 포박하듯 붙잡았다.
알베르토는 강력한 신성을 다루는 추기경이었다.
하지만 신성 기사단의 완력에 별 다른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네가··· 네가···.”
그저 죽일 듯한 눈으로 레이첼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레이첼은 그런 알베르토를 마주 바라봤다.
그리고는 싱긋.
“모두 신의 뜻이랍니다.”
작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이윽고 신성 기사단들이 알베르토를 방에서 끌고 나가보였다.
그렇게 알베르토가 끌려나간 이후.
“신께서 말씀을 전하셨다.”
이사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사벨의 말에 교황은 물론 레이첼까지 차분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 모습은 마치 신실한 사제가 거룩한 신의 말씀을 영접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그 때문인지 이 방에는 어떤 경건함 마저 스며들어있었다.
그런 경건함 속.
“신을 위한 성전(聖戰)을 개시하라.”
이사벨의 목소리가 나지막히 울려퍼져나갔다.
그것은 분명 인간의 말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카이 엘란두르의 어머니.
신(神)을 잉태했던 거룩한 존재, 성모(聖母).
“신의 뜻을 받잡겠나이다.”
교황은 한치의 의심도 내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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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전, 카일을 잠식했던 악마, 교만.
머리가 복잡하게 얽혀오며 정신이 혼란해져갔다.
그러나 그 혼란해지는 정신 속.
이제야 모든 퍼즐들이 전부 끼워맞춰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카이는 이상하긴 했었다.
천부적이다 못해 압도적인 재능.
로르실트의 파나트도 같은 제국의 별이었지만, 솔직히 파나트는 카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카이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중의 천재였다.
그리고 수인족의 왕국에서 봤던 카이의 모습.
거기서 느꼈던 어떤 위화감.
여기에 엘란두르와의 전쟁에서 카이가 참전하지 않은 것.
더하여 신성 제국이 샤를롯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려하는 것.
마지막으로 이사벨의 터무니 없는 반역.
지금에서야 그 모든 퍼즐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실재하는 신(神).
그러하다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샤를롯 제국은 황제, 발루아가의 힘 아래 통치되는 국가다.
황제와 황가라는 막강한 권력 아래, 수많은 귀족들이 모여 통치하는 국가.
샤를롯 제국은 ‘인간’들의 나라다.
그러나 신성 제국은 아니었다.
신성 제국은 교황의 통치가 주된 국가가 아니다.
신(神)을 믿는 신민들이 모여 이룩한 국가.
신성 제국은 ‘신(神)’의 나라다.
그리하여 만일.
카이 엘란두르가 교만의 악마라면.
교만의 끝에서 신(神)이 되려하고 있다면.
이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다.
이사벨이 황가를 상대로 반역의 자신감을 보였던 이유.
이사벨이 지금 신성 제국 전체를 쥐고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
그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다.
물론 여전한 의문점은 남아있었다.
카이 엘란두르가 정말 교만의 악마인가.
정확히는 카이가 교만의 악마에게 잠식당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카이가 교만의 악마를 품고 있었는지.
만일 그러하다면 언제부터 교만을 품고 있었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카이가 교만의 악마, 그 자체였는지.
이 물음에 대해서는 어느 하나 확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쪽이든.
현재로서 카이가 교만의 악마라는 사실은 변함 없었다.
신성 제국을 움켜쥘 수 있는 실재하는 신(神).
카이는 교만의 악마이자 동시에 신(神)이었다.
이사벨은 그런 신(神)의 권위를 이용한 것이다.
그로써 신성 제국 전체를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여 이 모든 것들이 가리키는 바는 하나.
“전쟁···.”
샤를롯 제국과 신성 제국.
두 대륙의 패자가 맞붙는 사상 초유의 전쟁.
그 불확실한 추측이 끝내 확신으로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시안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더 있었다.
“여, 영주님···!”
갑자기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리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보인 이는 달빛을 품은 듯한 은발의 여인.
“다이애나?”
신성 제국의 정보를 조사하러 떠났던 루벤의 정보부장, 다이애나였다.
헌데, 집무실로 들어오는 다이애나의 모습이 영 심상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몽환적인 은발이 피로 흠뻑, 젖어있었으니까.
“다이애나. 너 괜찮아?”
시안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이애나를 살폈다.
가까이 다가가자 고통스럽게 헐떡거리는 다이애나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확인한 다이애나의 왼쪽 어깨에서는 심장 박동에 맞춰 피가 꿀럭꿀럭,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설마··· 이 상태로 루벤까지 온 거야?”
다이애나는 답을 해보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과도한 출혈 때문인지 다이애나는 두 눈을 까뒤집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다행히 루벤에는 세계수, 인스티즈의 축복이 걸려있었다.
루벤에 온 순간, 목숨은 크게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고통만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두면 다이애나가 정신을 잃어버릴 터.
목숨에 지장만 없다면야 그리 급할 건 없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시안의 명으로 신성 제국을 조사하던 중이었다.
그런 다이애나가 이런 중대한 부상을 입었다는 것.
또한 루벤에 오자마자 치료가 아닌, 가장 먼저 시안을 찾아왔다는 것.
그건 그만큼 중대하고 빨리 전해야할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었다.
시안은 눈짓으로 아리아를 바라봤다.
아리아는 금방 의미를 알아듣고는 입을 달싹거렸다.
“라 아크라시 옴므.”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화아아악!
어마어마한 신성의 빛이 다이애나를 감싸안았다.
일순간 시안의 마기가 꿈틀거린 것을 보아 아무래도 신어(神語)를 사용한 것 같았다.
신어로 증폭된 신성은 다이애나의 상태를 순식간에 회복시켰다.
그렇게 신성의 빛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을 때쯤.
“신성 제국이··· 움직였습니다.”
다이애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신성 제국이 움직였다고?”
“그··· 렇습니다.”
어째 아리아의 신성으로도 모든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것일까.
아무래도 신성 제국에서 당한 상처이기 때문인 듯 싶었다.
그러니까 같은 신성의 힘으로 당한 상처.
그 때문에 신성의 치료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아리아가 아무리 강대한 신성의 소유자라고는 하나 신성력은 만능이 아니었다.
멍과 같은 타박상 같은 것을 치료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멍은 혈관이 터져 피부 안에 피가 고여 뭉친 것.
그런 멍은 가만 두면 제 몸으로 알아서 흡수된다.
한 마디로 제 몸의 영양분이라 할 수 있었다.
이에 신성은 그를 이로운 것으로 생각하여 멍을 치료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로 신성의 힘으로 당한 상처는 신성으로 치료하기 힘들었다.
신성은 제 몸에 이로운 것이니까.
어쨌거나 다이애나는 달뜬 숨을 삼키며 겨우 답을 해보였다.
“신성 제국의 병력들이···.”
다시 이어진 다이애나의 말.
시안은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신성 제국이 움직였다.
그리고 신성 제국의 병력들.
뒤의 말이 무엇인지는 듣지 않아도 뻔했다.
정확히는 이사벨이 신성 제국을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을 안 지금.
카이가 교만의 악마라는 사실을 안 지금.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신성 제국과 샤를롯 제국과의 전쟁.
그렇기에 바로 알려야했다.
황궁에 연락하여 콘라드를 비롯한 황제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했다.
시안은 바로 몸을 일으켜 움직였다.
하지만 금방 그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닙··· 니다.”
재차 들려온 다이애나의 목소리.
“신성 제국이 목표하는 곳은··· 샤를롯 제국이··· 황궁이··· 아닙니다.”
다이애나는 고통의 신음을 한 번 참아보였다.
일그러진 얼굴로 말을 한 번 삼켜보였다.
“루벤.”
그리고 힘겹게 말을 다시 내뱉었고.
“신성 제국은··· 이곳, 루벤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다이애나는 끝내 기절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