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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하는 영주님!-242화 (242/322)

242화 - 틀어짐(1)

달칵.

막사의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달빛을 닮은 은발의 여인.

역시나 병사가 말한 아리따운 여성은 다이애나였다.

“앉으시죠.”

시안은 다이애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다이애나는 그런 시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까와는 조금은 다른 시안의 태도.

다이애나는 곧 시안이 권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어진 시안의 물음.

“루벤의 도움이 필요하시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다이애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을 해보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루벤은 전쟁 중인 상황이고···.”

시안은 다이애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엇보다 먼저 신의를 저버린 것은 그림자 달이니까요.”

“······”

다이애나는 아무런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저 사실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마냥 거절하기에도 찝찝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엘란두르가 개입되어있다는 것부터가 저로서도 쉬이 넘길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그 말씀은···.”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다이애나는 자세를 바로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는 시안의 말.

그 말은 질문에 따른 대답에 따라 도움을 줄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말씀하세요.”

다이애나는 진중한 눈빛으로 시안을 바라봤다.

시안은 그런 다이애나를 마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림자 달의 길드장이자 용인족(龍人族), 다이애나.

다이애나는 수인족의 일원이었다.

그리고 시안은 수인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수 백전에 자취를 감춘 종족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

하지만 용인족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정보가 있었다.

시안이 찾은 정보에 따르면 천 년전의 아르나이즈 노에미.

노에미가 바로 용인족이었다.

그리고 용인족은 드래곤의 피를 이어받은 수인족이었다.

다이애나와 노에미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혹시 최후의 드래곤 행방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습니까?”

“······!!”

그러자 다이애나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질문이 다이애나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으니까.

시안이 질문을 하겠다고 했을 때.

다이애나는 내심 자신과 관련한 질문을 해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왜 수인족의 일원이 여기에 있냐.

아니면 용인족이 암흑가의 길드인 그림자 달의 길드장으로 있는 이유가 뭐냐.

그 정도를 물어볼 줄 알았다.

그런데 들려온 건 최후의 드래곤에 관한 물음.

“그걸 어떻게···?”

다름 아닌 수호자의 존재에 관한 물음이었다.

수인족의 수호자, 드래곤.

하지만 수호자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있었다.

일단 수인족 자체가 세상으로부터 자취를 감추어져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수인족이 세상으로부터 세상을 등진 이유.

그것이 바로 수호자의 존재 때문이었다.

수인족들은 수호자의 존재를 숨기고자 자취를 감추었다.

무려 수 백년도 전의 일이었다.

다이애나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일이었기에 다이애나도 들은 것이 전부였다.

당시 인간의 황제가 피살될 정도로 크나큰 사건이 대륙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 이후로 수인족은 수호자와 함께 세상으로부터 그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게 수인족은 수호자와 함께 역사의 그늘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는 수인족 이외에 아무도 모르는 일.

“최후의 드래곤에 대해 아시는 것이 있으신 겁니까?”

“수호자의 존재를 어떻게···?”

다이애나의 눈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다이애나를 지켜보던 시안.

반응을 보아하니, 다이애나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수호자?”

아마 수호자로서 불리는 모양인 것 같은데···.

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다이애나가 곧장 물어왔다.

“알고 물으신 것이··· 아니었습니까?”

“전혀요. 모르니까 물어보지 않았겠습니까?”

뭐, 그건 그렇긴 하다만.

다이애나의 표정이 잠시 벙쪘다.

어쩐지. 수호자의 존재가 아닌 드래곤의 존재를 묻는다 싶었다.

아니, 잠깐.

그러면 더 이상했다.

그렇다는 건 시안은 수호자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지 않은가.

그런데 그게 말이 되나···?

다이애나는 잠시 표정이 멍해졌다.

“알고 계신 것이 있으십니까?”

다시 이어진 시안의 물음.

다이애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수호자의 존재는 알려져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수 백년 전부터 철저하게 감춰온 비밀이었다.

다이애나는 관련한 것을 알려줘서도, 인정해서도 안되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시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입장.

심지어 이미 신의를 한 번 져버린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무얼 감추고 자시고 할까.

“알고··· 있습니다.”

다이애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희 수인족에게는 수호자라는 존재가 계십니다. 오랜 세월, 수인족들을 지켜봐주신 수호자시죠.”

“그 말씀은···.”

다이애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인족의 수호자가 바로 드래곤입니다.”

다이애나는 시선을 내리깔며 답했다.

그리고··· 대체 왜일까.

“그렇군요.”

시안은 어째 그닥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놀라기는 커녕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설마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질문은 모두 다이애나를 떠보기 위함?

드래곤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지금의 반응도 그렇고.

‘대체 어떻게···.’

다이애나는 시안이라는 자를 정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짐할 수 있었다.

어줍잖은 거짓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다이애나가 속으로 다짐을 하고 있을 때쯤.

시안은 다이애나의 말을 차분히 정리했다.

수호자이니 뭐니 자세한 사정은 알지못했다.

애초에 수인족들에게 수호자가 있다는 것을 지금 처음 들었다.

수호자가 드래곤이라는 사실도 지금 처음 알았다.

하지만 다이애나의 말을 미루어본 바.

‘최후의 드래곤은 역시 수인족들과 연관이 있는 모양인데···.’

아마 수인족들의 왕국에 드래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괜히 수호자라 불리는 것이 아닐테니까.

시안은 다시 다이애나에게 물었다.

“그럼 수인족들의 왕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다이애나는 별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사, 용인족이자 수인족의 일원이 그 위치를 모를 리가 없을 터.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시안이 직접 확인해본바 수인족들의 왕국 위치는 한 번 옮겨진 적이 있었으니까.

어쩌면 다이애나는 시안이 찾아간 곳을 알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기존 어둠의 숲에서 옮겨간 위치를 알고 있는 것입니까?”

“······!”

그러자 다이애나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의 시안이 던진 질문.

그건 수인족의 왕국 위치가 한 번 변경되었음을 알고 있어야만 가능한 질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수 백년도 더 된 일이었다.

한 마디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일.

“그런데 그걸 대체 어떻게···?”

다이애나는 충격 어린 눈빛으로 시안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의 수장인 다이애나.

그러나 다이애나는 시안이라는 자를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다이애나는 충격을 넘어 경악 어린 표정으로 시안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런 다이애나의 반응을 지켜보던 시안.

‘내가 찾아간 곳은 아닌 모양이네.’

반응을 보아하니 시안이 찾은 텅 비어있는 그곳을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랬다면 저런 반응이 아니라 ‘뭘 말씀하시는 건지···?’ 와 같은 의문이 나와야했으니까.

한 마디로 다이애나는 진짜 수인족들의 왕국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는 건 다이애나를 도와주면 수인족들의 왕국은 물론.

최후의 드래곤 행방 또한 쉽사리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더 이상 전쟁은 불가하다는 건데···.’

다만, 지금의 전쟁은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엘란두르의 최정예 전력이 빠져있는 지금.

정확히는 최정예 전력들이 수인족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지금.

이 전쟁을 이어나가는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했다.

“음···.”

깊어지는 고민.

막사 안에는 묵직한 정적만이 흘렀다.

그리고 그런 정적 속.

다이애나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대족장 카리스의 실종.

수인족들에게 들이닥친 알 수 없는 위협.

다이애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엘란두르 앞에서 다이애나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비단 다이애나 뿐만이 아니었다.

엘란두르 앞에서는 누구도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그건 수 백년의 역사가 증명해온 사실.

그러나 시안은 그 역사를 다시 쓰고 있었다.

그 누구도 불가능이라 했던 일을 시안은 해내고 있었다.

해내다 못해 압도적으로 밀어버리고 있었다.

현재 수인족을 위협하고 있는 엘란두르.

다이애나에겐 시안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으음···.”

하지만 시안은 도와주겠다 대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다이애나의 마음은 괜시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문득, 아까 전의 대화가 스쳐지나갔다.

다름 아닌 커너가 조언이랍시고 했던 말.

‘혹시 영주님께 무슨 부탁을 하시려거든··· 반드시 돈을 준비하십시오.’

추가로 억 단위의 골드를 준비하라, 커너는 첨언했다.

그런데 억 단위의 골드라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금액이란 말인가.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라도 그 정도의 돈은 무리였다.

대륙에 그 정도의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곳이 몇이나 될까.

아마 손가락 안에 꼽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그 몇 안되는 곳 중 한 곳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맞는 걸까?

그러니까 지금 이 생각이 맞는 걸까?

진짜? 정말로?

“음···.”

하지만 들려오는 시안의 침음.

어딘가 와락, 찌푸려진 시안의 표정.

쉽사리 열리지 않는 시안의 입.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시안의 도움.

다시금 뇌리를 스치는 커너의 조언.

‘굳이 길드장이 나서지 않아도 됩니다.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영주님께 넌지시 말씀해보십시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어차피 내 것도 아닌데.

“저기···.”

다이애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홀로 남은 막사 안.

시안은 가만히 막사 안의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었다.

“최후의 드래곤이 수인족들의 왕국에 있다라···.”

아까 전, 다이애나가 했던 이야기.

시안은 탁탁, 막사 안의 책상을 두들겼다.

객관적으로 시안은 다이애나를 도와줄 수가 없었다.

현재 시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엘란두르와의 전쟁이었으니까.

그건 최후의 드래곤이 수인족들의 왕국에 있음에도 변하지 않았다.

그랬다면 계속해서 수인족들의 왕국을 찾았겠지.

시안에겐 엘란두르와의 전쟁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엘란두르가 개입되어있단 말이지.”

이러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졌다.

엘란두르는 당장이라도 행동에 나서야만 했다.

최정예 전력을 모조리 긁어모아 루벤의 진군을 막아야만 했다.

그러나 엘란두르의 최정예 전력은 코빼기조차 비치지 않고 있었다.

처음엔 왜 그런가 싶었지만.

“수인족들의 왕국을 찾고 있었다라.”

정황상 아마 맞는 것 같았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곳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현재 시안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였다.

첫째, 그냥 이대로 전쟁을 지속한다.

엘란두르 최정예 전력이 빠져있다는 것은 사실상 기회나 다름 없었다.

그러니 이대로 전쟁을 지속해서 그대로 밀고 올라간다.

그렇게 엘란두르 후작가까지 빠르게 함락시킨다.

엘란두르가 수인족의 왕국에서 무얼 하기도 전.

적의 본진을 쳐서 전쟁을 끝내버린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말 그대로 엘란두르가 무얼 하기도 전에 전쟁을 끝내야한다는 것.

즉, 시간이 촉박했다.

만일 전쟁이 끝나기 전에 엘란두르가 선수를 쳐버린다면 상당히 곤란했다.

물론 신기전의 화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삼으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거야.”

엘란두르의 반인륜적인 행동에 지금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무차별 폭격을 가한다면 모를까.

그건 고려할 가치가 없는 문제였다.

“음···.”

여기까지가 첫 번째 선택에 따른 이점과 문제점.

그리고 시안이 다음으로 할 수 있는 두 번째 선택은 이러했다.

“차라리 다이애나를 도와준다면?”

지금의 전쟁을 멈추고 다이애나를, 수인족들을 도와준다.

엘란두르는 본진이 쑥대밭이 됨을 감수하면서까지 최정예 전력을 뒤로 빼돌렸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뜻의 방증이었다.

그럼 차라리 그쪽의 일을 방해하는 것이 어떨까.

“지금의 전쟁을 포기해야하지만···.”

이게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가 않았다.

수인족들의 왕국에서 엘란두르와 마주칠테니까.

그곳에서 반드시라고 할 만큼 격돌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사실상 전쟁터만 바꾸는 격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그 격돌이 진정한 루벤과 엘란두르의 전쟁이라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게 맞는 판단이냐는 건데.”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었다.

엘란두르가 개입되어있다는 다이애나의 말.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기반으로 추측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뇌피셜.

어쩌면 이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옳은 판단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밀어붙이는 것도 찝찝했다.

양 쪽 모두 어느 정도의 위험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음···.”

고민은 생각보다 깊게 이어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러고보니···.”

시안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스쳐지나갔다.

그건 다이애나가 마지막으로 한 어떤 이야기였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내뱉은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위의 선택과는 썩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수호자의 둥지에 보물이 많다고 했었지···.”

다름 아닌 수호자의 둥지.

즉, 드래곤 레어(Dragon Lair)에 관련한 이야기였다.

다이애나는 드래곤 레어에 있는 수많은 보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각하께서 도와주신다면 그 보물들을 보상으로···.’

물론 어디까지나 다이애나 개인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용인족이었으나 드래곤은 아니었다.

한 마디로 드래곤이 순순히 그 보물들을 내줄리가 없었다.

이에 다이애나는 수호자의 꼬리라도 붙잡고 늘어서라도 설득하겠다고 했다만···.

그게 통할 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시안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드래곤의 평균 수명이 1천년이었지?”

수호자가 천 년전에 새끼 해츨링이었다 치면···.

이제 곧 죽을 때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죽기 직전의 드래곤이 보물 같은 것에 미련이 있을까.

아주 일부분이라도 상관 없었다.

천 년의 드래곤이 축적해둔 어마어마한 보물.

그 일부분이라도 최소 몇 억은 호가할테니까.

어쩌면 수 십억에 달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그 보물들 중에는 천 년전, 세상을 구원한 6명의 영웅.

아르나이즈들의 유산들이 잠들어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다른 이가 듣는다면 코웃음칠 이야기였다.

그러나 시안은 아니었다.

『[스토리 메인 퀘스트] - ‘풀리지 않은 의문’

▶최후의 드래곤을 찾으세요.』

<보상: ???>

.

.

.

모바일 영주 퀘스트만 봐도 진실임을 알 수 있었으니까!

“오케이.”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시안은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기나긴 고민이 무색하게 결정은 금방이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결코 드래곤 레어 때문이 아니었다.

수인족들의 안타까운 사정.

엘란두르의 숨겨둔 꿍꿍이.

“그것을 두고만 볼 수 없으니까.”

절대 드래곤 레어의 보물이 탐나서가 아니었다.

띠링!

《거짓말하지 마요!》

진짜로.

#

엘란두르 저택에 위치한 이사벨의 집무실.

“루벤의 병력들이 에스티스 자작령에 진을 쳤다고 합니다. 역시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이후, 진군 속도 또한 눈에 띄게 느려진 상황입니다.”

총관, 레리트의 보고에 이사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엘란두르의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전략.

반인륜적이고 질타받아 마땅한 일임을 알고 있었다.

전략이라 부를 수도 없는 것임 또한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뭐, 어쩌란 말인가.

한낱 천민들에게 엘란두르를 위해 죽을 기회를 주겠다는데 말이다.

그들은 소모성의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다.

“수인족의 왕국은 어떻게 되었지?”

“위치를 찾았다고 합니다. 현재 하얀 늑대 기사단들이 투입되어 수인족들을 잡아들이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사벨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수인족의 왕국을 찾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제 막 계획했던 일을 시작하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작하려는 계획.

이사벨은 그것이 무엇임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또한 그 계획의 끝에 어떠한 파급력이 나오게 되는지 또한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

말 그대로 끝이었다.

물론 그 전에 엘란두르가 함락된다면 낭패였다.

하지만 그럴 일은 절대 없었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도 않고 일을 계획하지 않았으니까.

엘란두르의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것 또한 계획해둔 하나의 전략이었다.

물론 루벤의 전력은 너무도 예상 밖이긴 했다.

상당히 당황하여 생각보다 빨리 밀린 것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백성들을 방패막이로 써먹은 지금, 루벤의 진군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무엇보다 이것 이외에도 루벤의 진군을 늦출 전략은 차고 넘쳤다.

그렇게 시간이 끌리고 끌리다 루벤은 패망할 터였다.

정작 어느 쪽이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 채.

서서히 숨통이 조여지며 그렇게 죽어갈 것이다.

전투에서는 패배할지언정 전쟁에서는 승리한다.

이사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서일까.

“후작 부인!! 후작 부이이이인!!!!”

이사벨은 집무실 밖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이번엔 또 어디가 함락된 것일까.

살짝 기분이 나쁜 정도에서 그칠 뿐이었다.

벌컥!

이윽고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한 병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역시나 노크 따위는 없는 모습.

그러나 이사벨은 그 사실을 책하지 않았다.

저들 딴에는 상당히 다급한 일일테니까.

이사벨에게는 아니었지만 가신들의 병력이 궤멸했다는 건, 저들에게는 굉장히 다급하고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무슨 일이지?”

이사벨은 담담하게 병사에게 물을 뿐이었다.

“그, 그것이···!”

아니나 다를까 병사는 굉장히 다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헐떡거리는 숨은 곧 넘어갈 것처럼 차올라 있었다.

하지만 병사는 억지로 숨을 삼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들려온 병사의 말.

“루, 루벤의 병력들이···! 모두 회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또 계획에 상정되지 않은 예상 밖의 이야기.

“뭐, 뭐라···?”

이사벨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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