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화 - 행운(1)
[현재 보유 중인 마일리지] - 3,050,270 M
보유 중인 300만 마일리지.
그와 함께 사라져버린 3억 골드.
《꾸, 꾸에···! 끄윽···!》
그리고 아직 기절하지 않은 모바일 영주까지.
“이걸 버텨?”
시안은 눈을 크게 떠보였다.
강해졌다, 천하무적이다.
이런저런 호들갑을 떨어대더니 확실히 효과가 있긴 한 모양이었다.
그 때문에 지금 루벤은 아주 난리였다.
콰콰콰콰쾅!
쿠르르릉···!
뚝딱뚝딱.
저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과 시설들.
무려 3억 골드에 달하는 현질로 인해 발작을 하고 있었으니까.
즉시 완료권을 구매하지 않는 한, 저 풍경을 최소 한달 넘게 지켜봐야했다.
하지만 뭐, 큰 상관은 없었다.
[현재 보유 중인 골드] - 218,750,000 G
아직 2억 1,000만 골드가 남아있었으니까!
《이, 이럴 수는 엄써···!!》
《꿈일 거야···! 이건 꿈일 거야···!!!》
띠링!
《어서 깨어나아아아아아아!!!》
모바일 영주는 기겁을 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시안은 가볍게 X버튼을 누르고는 【마일리지 샵】에서 두 개의 특수시설을 개방했다.
<엘로디의 마탑>과 <샤를롯의 전당>.
<뮤리엘의 성소>를 지을까도 고민했지만 금방 고개를 저었다.
[<뮤리엘의 성소> 건설 효과] - 영지 내, ‘치료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죽음에 이르지 않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영지 내’에서 효과가 발동되었으니까.
선빵을 치기로 결심한 지금.
그다지 필요가 없는 효과였다.
꾹. 꾹.
그렇게 두 번의 터치와 함께 300만 마일리지가 증발하고.
《구, 구마내···! 구만해애애애애···!!》
처절한 모바일 영주의 비명과 함께.
『<엘로디의 마탑> (50,000,000 G)』
『<샤를롯의 전당> (50,000,000 G)』
두 개의 특수시설이 【영지 시설】항목에 개방되었다.
각각 5,000만 골드에 달하는 시설들.
시안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두 시설들의 구매 버튼을 눌렀다.
꾹. 꾸국.
그렇게 가벼운 두 번의 터치와 동시에 1억 골드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
그리고 알 수 없는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터져나오는 비명이 일정 범주를 넘어선 것일까.
그러니까 인과의 허용치를 넘어선 것이 아닐까.
“설마 욕은 아니겠지?”
어째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쨌든.
“그보다 이걸 또 버텨···?”
중요한 건 모바일 영주가 기절하지 않았다.
300만에 달하는 마일리지와 1억 골드의 추가 현질에도 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조만간인 것 같았다.
툭, 건들면 쓰러질 그로기 상태.
반면에.
[현재 보유 중인 골드] - 118,750,000 G
시안에겐 아직 1억 골드가 넘게 남아있었다!
“아아아···!!”
시안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어보였다.
그렇게 현질을 했는데도 돈이 남아있었다.
무려 4억을 질렀는데도 1억이 남아있었다!
이게, 이게 정녕 현실이란 말인가!
“────!!”
시안의 외침이 허용 데시벨을 넘어서며 울려퍼졌다.
《─────!!》
모바일 영주의 비명 또한 허용 인과를 넘어서며 터져나왔다.
그렇게 시안과 모바일 영주가 서로 다른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떨고 있던 그때.
-에? 시안?
집무실 한 쪽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라기보다는 어떤 의지.
정신을 차리고 둘러본 주변.
그곳엔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한 마디로 허공에서 들려온 소리였으나 시안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놀랄 이유가 뭐가 있을까.
시안은 고개를 돌려 한쪽 벽을 바라봤다.
그와 동시에 쑤욱.
집무실의 벽을 뚫고 한 여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긴 백은색의 머리와 회백색의 눈동자.
고혹적인 미모의 여인.
다름 아닌 루벤의 수호령이자 영주성의 집사, 레아였다.
-언제 왔어!!
벽을 완전히 뚫고 나온 레아가 크게 소리쳤다.
시안 또한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까요. 온 지 꽤 됐는데, 모르셨어요?”
-응. 전혀. 갑자기 루벤이 난리가 나길래, 혹시나 싶어 한 번 와 본거야.
레아가 시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보였다.
-어라? 잠깐.
그러다 문득 레아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시안을 바라봤다.
-뭐야? 뭐지? 이상한데?
“뭐가요?”
-너···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아.
“달라져요? 제가요?”
-응. 뭐랄까, 분위기가 막, 막 이렇게. 저렇게.
이윽고 레아가 손동작을 크게 해보였다.
말로는 표현 못할 설명을 하려는 것 같았는데.
-뭔가 미묘하고, 복잡하면서도 신기하고 괴상해. 기이하다고도 할 수 있어.
역시나 뭐라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네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는걸.
레아가 알쏭달쏭한 얼굴로 물어왔다.
어쩐지, 루벤에 왔을 때 왜 레아가 안 나타나나 싶었다.
-이건··· 아, 그래!
이윽고 레아가 생각났다는 듯 크게 소리쳐왔다.
-조금 더 카일 같아졌어!
“아.”
그리고 시안은 그때서야 레아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로즈웰과 네이슨과의 전투.
그 전투 속에서 시안은 진정한 마스터(Master)의 경지에 닿을 수 있었다.
또한 아수라(阿修羅)를 시전함으로써 보았던 너머의 경지에도 한 발 걸칠 수 있었다.
아마 그 영향이 알게 모르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엄청 멋있어졌어!
시안을 바라보는 레아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짙은 회백색의 눈동자가 어찌 반짝거릴 수 있나 싶었지만···.
레아의 눈동자는 분명 그러했다.
-나도 이제는 긴장을 해야겠는데?
“네? 그 정도는 아닐텐데요.”
이어진 레아의 말에 시안은 헛웃음을 흘렸다.
샤를롯의 여동생이자 천 년의 원귀, 레아.
그런 레아를 어찌할 정도는 아직 아닐 터.
하지만 레아에게는 달리 보이는 것일까.
-아니야. 정말이야. 아마 켄드릭도 같은 생각일걸?
레아는 놀란 표정으로 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켄드릭까지 언급하는 것을 보면 확실 달라지긴 달라진 모양이었다.
‘음··· 레아가 저렇게 말하니 궁금하긴 한데.’
그 때문인지 시안 또한 사뭇 궁금해졌다.
지금 레아와 싸워본다면 어떨까.
켄드릭과 대련을 한다면 어떨까.
이길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자신은 있었다.
‘전력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도 있긴 한데.’
시안이 앞서 루벤과 엘란두르의 전력을 파악했으나.
그 전력은 어디까지나 시안의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정확히는 각각의 변수를 계산할 수가 없었다.
엘란두르의 변수, 카이.
루벤에서의 변수, 시안.
카이의 변수는 지금 당장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안의 변수는 아니지 않은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었나.’
이 또한 손자 병법을 집필하신 손자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여전히 손자 선생님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나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는 있겠는데.’
이번엔 성장한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는 있어보였다.
‘일단 현질부터 마무리하자.’
즉시 완료권을 위해서라도 모바일 영주를 기절시킬 필요가 있었으니까.
해서 현질을 마무리하고 켄드릭과 대련을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던 순간.
‘아 맞다. 그러고보니 나 무기 아작 났었지.’
시안은 아작이 나버린 무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로즈웰과 네이슨과의 전투 당시.
정확히는 아수라(阿修羅)의 시전과 함께 맛탱이가 가버렸다.
엘릭서와 메긴기요르드.
그리고 상급의 마혼수라검으로 인해 간당간당했던 상태였긴 했었다만.
이번 아수라(阿修羅)의 시전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데···.’
무려 SSS등급의 검.
시안이 기억하기로 2,110만 골드를 쏟아부었다.
그런 검이 아작이 나버렸으니 솔직히 좀 억울했다.
‘어쩌면 SSS등급의 검이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일지도.’
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뭐, 어쨌든.
미루었던 검의 강화를 하긴 해야했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SSS등급의 다음 등급으로 만들어야했다.
모르긴 몰라도 강화에 어마어마한 골드가 필요할─.
‘잠깐.’
그 순간 시안의 머릿속으로 끔찍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검에 대한 강화 비용.
SSS등급의 검 하나를 만드는데 든 비용은 무려 2,110만 골드였다.
반면에 SS등급은 대략 10만 골드.
단순 계산으로 한 등급의 강화하는데 가격이 211배가 뛰었다.
그러니까 SS등급에서 SSS등급으로 가는데만 무려 211배가 뛰었다.
그럼 SSS등급에서 다음 등급으로 갈때도 211배가 뛴다면···?
그리고 2,110만 골드의 211배면···.
“44억···?”
일순간 멍해지는 정신.
띠링!
《판··· 뒤집혀써요···!!》
그 사이로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시안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쳤다.
갑작스러운 시안의 외침에 레아가 화들짝 놀랐지만 시안은 개의치 않았다.
44억이라니.
4억 4천도 아니고 44억이라니!
지랄이다.
이건 지랄이었다.
“진짜 지랄하지마!”
그것도 생지랄!
영혼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
시안은 눈을 부릅, 치켜뜨며 스마트 폰을 바라봤다.
띠링!
《그러게 누, 누가···! 그렇게 무식하게 현질하래요···!》
그 사이로 모바일 영주의 깐족거림이 들려왔다.
그로기 상태였음에도 깐족거릴 힘은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쿨럭···! 꾸에에엑!》
물론 저게 깐족거림인지 발악인지는 모르겠다만.
“제기랄!”
시안은 스마트 폰을 꽈득, 움켜쥐었다.
그 사이로 꾸에에엑, 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역시나 신경쓰지 않았다.
44억.
아무리 생각해도 44억은 아니지 않은가!
저 정도의 돈을 어떻게 모은다 말인가!
설령 모을 수 있다고 한들.
그 돈을 모조리 무기 강화에 쏟아붓는 건 진짜 미친 짓이었다.
그러니 44억은 아니었다.
44억은 때려죽여도 안되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단순 계산만 했을 때 44억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44억이 들어가지는 않을 터.
설마하니 44억이 소모될라고.
시안은 차분히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겼다.
SSS등급의 검을 만들기 위해 들었던 2,110만 골드.
하지만 이 2,110만 골드에는 이것저것 숨은 요소들이 있었다.
일단 모르크루의 기운을 100% 찍었었다.
5%확률의 성공을 20번 실패해여 소모될 수 있는 최대한의 강화 비용을 지불했다.
게다가 당시에는 S등급의 장비를 양산할 수 없었다.
그 당시 S등급의 장비 하나 당 들어간 재료값만 무려 30만 골드였다.
여기에 20번의 실패와 맞물며 2,110만 골드가 소모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루벤에서 간단한 재료로 S등급의 장비를 양산할 수 있었다.
거기에 <모르크루의 단철장> 효과를 받아 1+1 효과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강화에 필요한 건 같은 등급인 SSS등급이었다.
그러나 SSS등급까지 올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었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세계수의 부산물도 있잖아.’
그리고 지금은 세계수, 인스티즈도 있었다.
인스티즈의 부산물은 강화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촉진제를 만들어야했지만 이 역시 루벤에서 생산하는 생산품.
<모르크루의 단철장> 효과를 받아 1+1 효과를 받을 수 있었다.
‘44억은 아니야.’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44억이 들지 않을 터였다.
정확히 계산해봐야겠지만···.
그러니까 SSS등급 다음 등급의 강화 확률이 얼마인지를 확인해봐야했다.
시안은 곧장 【강화】항목에 접속.
다음 등급의 강화 확률을 확인했다.
〈다음 등급의 장비를 개방하기 위해서는 ‘업적 - 행운의 총애를 받는 자’가 필요합니다.〉
《업적: 행운의 총애를 받는 자.》
[달성 조건: SSS등급의 장비 세트 보유.]
현재 시안이 보유한 장비는 SSS등급의 검.
그리고 SS등급의 갑옷이었다.
갑옷은 아직 SS등급에 머물고 있었다.
벌떡.
시안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어디가?
그 순간 레아가 당황하며 물어왔지만.
“세미르한테요!”
시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무실을 나섰다.
#
빰빠라밤!
《강화 성공!》
담백한 팡파레 소리와 담백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시안의 눈앞으로 보이는 하나의 갑옷.
다름 아닌 SSS등급의 갑옷이었다.
간단한 재료로 S등급의 장비를 양산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S등급에서 SS등급의 강화 확률은 100%.
하지만 순수 강화 비용은 고정값으로 지출되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S등급에서 SS등급으로 갈때 5만 골드.
SS등급에서 SSS등급으로 갈때 10만 골드.
해서 시도한 횟수는 11번.
한 번 시도할 때 지출되는 15만 골드.
SSS등급의 갑옷을 만드는데 도합 165만 골드가 지출된 셈이었다.
역시나, 예전처럼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았다.
《업적: 행운의 총애를 받는 자 (달성!)》
《업적 달성으로 SSS등급 다음 등급의 장비가 개방됩니다!》
업적 달성과 함께 다음 등급이 개방되었다.
시안은 곧바로 다음 등급의 확률을 확인했다.
《SSS등급 → 초월(超越) 등급》
[SSS등급 강화 비용 200,000G]
[강화 성공 확률 0.5%]
강화 비용 20만 골드.
성공 확률 0.5%.
“······”
시안은 저도 모르게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SSS등급의 성공 확률은 5%.
그보다 무려 10분의 1이 줄어든 셈이었으니까.
시안은 차분히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겼다.
S등급의 장비에 드는 재료값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다만, 강화 비용은 고정값으로 지출된다.
S등급은 5만 골드. SS등급은 10만 골드.
그리고 SS등급의 장비는 2개가 필요하니까 여기에 2배.
하지만 <모르크루의 단철장> 효과를 받는다면 괜찮다.
또한 세계수의 부산물로 강화 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후우···!”
머리가 너무도 복잡해져왔다.
계산이 이리저리 꼬이며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하지만 시안은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세계수의 잎사귀> (강화 확률 +0.1%)
<세계수의 가지> (강화 확률 +0.15%)
<세계수의 열매> (강화 확률 +0.25%)
첨가할 수 있는 부산물은 모두 3가지.
그리고 3가지 모두를 첨가하면 0.5%의 확률이 올랐다.
‘하지만 부산물을 얻으려면 인스티즈에 촉진제를 발라야해.’
촉진제는 다행히 루벤의 연구원인 제리가 만들 수 있었다.
다만, 그 재료값이 도합 20만 골드가 소모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냥 그렇지만도 않았다.
강화 확률을 1%로 끌어올릴 수 있었을 뿐더러.
촉진제는 루벤에서 만드는 생산품이기에 <모르크루의 단철장>의 1+1효과를 받을 수 있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재료값이 10만 골드밖에 소모되지 않는 격이었다.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부산물을 첨가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시안은 머리가 뜨거워질 때까지 계산기를 두들겼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
“1억 골드면··· 승부를 볼만 해.”
1억 골드면 어찌 비벼볼 만할 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 시안에게 남은 골드는 118,750,000 G
1억 하고도 1,800만 골드가 더 남아있었다.
“해볼 만해.”
해볼 만한 확률이었다.
모르크루의 기운만 100% 쌓지 않으면 되었다.
강화 실패시 마다 쌓이는 모르크루의 기운.
확인해본 바, 실패 시 0.37%의 기운이 쌓였다.
물론 기운이 100%가 쌓이면 확정적으로 강화 성공이 된다.
하지만 그때까지 약 250번의 실패가 이루어져야만 했다.
모르크루의 기운을 100% 쌓으려면 못해도 2억 이상이 필요했다.
그러나 부산물로 증가된 강화 성공 확률은 1%.
확률 상 100번 시도에 한 번 강화가 붙는다.
‘250번은 아니야.’
역시나 1억 골드 안에 붙을 확률이 더 높았다.
“어떻게··· 장비를 더 만들어야하오?”
그 순간 세미르가 물어왔다.
세미르는 쇠망치를 손에 들고는 눈치를 보듯 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갑니다.”
시안의 말과 함께 세미르가 곧장 장비 제작에 착수했다.
그리고 과연 모르크루의 후손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크루의 단철장>효과 때문일까.
깡! 깡!
장비를 만드는 세미르의 손길은 정말이지 경이로웠다.
#
화아아아아아악!
검에서 환한 빛무리가 터져나왔다.
시안은 가만히 터져나오는 빛무리를 바라봤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빰빠라밤!!
크나큰 팡파레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 폰 화면으로 떠오른 알림창.
《강화 성공!!》
시안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기뻐하거나, 놀라는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SSS등급의 검이었으니까.
이제 이 SSS등급의 검을 다시 강화해야만 했다.
“그런데 SSS등급 만드는 것도 일이네.”
그도 그럴 것이 S등급에서 SS등급은 100%였지만.
SS등급에서 SSS등급은 5%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해서 이 SSS등급 한 자루를 만드는 데 소모된 골드는 약 110만 골드.
“세계수의 부산물로 강화 확률을 끌어올렸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몇 배는 더 들어갔을 터였다.
그렇게 끌어올린 확률은 15%.
등급이 낮을수록 상승하는 확률도 높아졌다.
뭐, 어쨌든.
깡! 깡!
세미르는 계속해서 장비를 만들고 있었다.
제리 또한 연구소에서 세계수의 촉진제를 만들고 있었다.
시안은 눈앞의 SSS등급의 검과 더불어 기존의 SSS등급의 검을 꺼내들었다.
다음 등급인 초월(超越) 등급으로의 강화.
《SSS등급 → 초월(超越) 등급》
[SSS등급 강화 비용 200,000G]
[강화 성공 확률 0.5%]
시안은 차분히 세계수의 잎사귀, 가지 그리고 열매를 차례로 첨가했다.
[강화 성공 확률 1%(+0.5%)
그렇게 1%까지 끌어올린 강화 확률.
“후우···!”
시안은 긴 호흡을 내뱉었다.
순수 강화 비용 20만 골드.
SSS등급의 검을 만드는데 소모된 비용 110만 골드.
한 번도 강화를 시도할 때마다 소모되는 비용은 약 130만 골드.
1억 1,800만 골드면 약 90번의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강화 확률은 1%.
100번에 한 번 성공할 확률이었다.
그렇기에 90번은 약간 못 미치지만.
“못해 볼 승부는 아니야.”
못 해볼 승부는 아니었다.
확률은 어디까지나 확률이었으니까.
띠링!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랍니닷!》
일순간 화면 가득히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로기 상태였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잔뜩 신이 나 깐족거리는 모바일 영주였다.
시안은 이를 까득, 깨물며 알림창의 X버튼을 눌렀다.
어차피 90번의 시도가 있어야한다.
지금은 단 첫 번째 시도일 뿐.
벌써부터 흔들리면 안 되었다.
시안은 고민도 않고 【강화】 버튼을 눌렀다.
꾹.
《강화를 시작합니드아아아앗!!!!》
신이 난 듯한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화아아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SSS등급의 검에서 환한 빛무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빰빠라라밤 빰빰빰빰!!!
스마트 폰으로 엄청 크나큰 팡파레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시안은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보나마나 놀리는 것이 뻔했으니까.
지난 번에 강화를 해본 바, 시덥지도 않은 업적이 달성될 때 이런 팡파레가 들려왔다.
아마 첫 초월 등급 첫 강화 실패! ,와 같은 말 같지도 않은 업적일 것이 분명할 터.
시안은 이를 까득, 씹으며 스마트 폰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역시나.
《업적: 그냥 누르니까 되던데요? (달성!)》
뭔 말 같지도 않은 업적이 달성되어있─.
“응?”
시안은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달성된 업적의 이름.
“그냥 누르니까 되던데요··· 라고?”
그 이름이 영 심상치가 않았으니까.
시안은 차분히 시선을 내려 업적의 달성 조건을 확인했다.
[달성 조건] - 모르크루의 기운 0%에서 강화 성공.
그리고 보인 달성 조건의 내용.
뭐지···?
싶은 생각이 들던 찰나.
[강화 대성공!!!!]
강화가 성공했다는 알림창이 화면 가득히 떠올랐다.
일순간 멍해지는 정신.
“······ 어?”
《······ 에?》
시안과 모바일 영주가 동시에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