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질하는 영주님!-186화 (186/322)

§ 186화 - 메긴기요르드(1)

메긴기요르드.

이름만 딱 들었을 때는 생소하다 못해 이상한 이름이었다.

그렇기에 뭐에 쓰는 물건인지.

무슨 성능이 있는지.

또 어떤 물건인지 조차 쉬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밤낮을 바꿔가며 광고를 뒤적여본 바.

메긴기요르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착용자의 힘을 2배로 올려준다라···.”

무려 착용자의 힘을 2배로 올려주는 물품.

정확히는 착용자의 힘을 2배로 올려주는 허리띠였다.

심지어 아무 조건이 없었다.

그저 착용하기만 하면 끝.

그야말로 사기적인 성능을 지닌 허리띠였다.

그러나 이 사기적인 성능에도 약간의 부작용은 있었다.

그러니까··· 광고에서 말하길.

《무력의 상징은 뭘까요?》

《뭐긴 뭡니까! 바로 힘(力)이죠!》

《무거운 바위를 들어올리고! 쿠웅!》

《두터운 철문을 단번에 부숴버리고! 빠샤!》

《아리따운 공주를 보쌈해가는! 어맛!》

《힘은 차원을 막론하고 무력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 해오고 있죠!》

《하지만 그런 힘을 키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무수한 노력! 》

《균형잡힌 식사!》

《거기에 타고는 신체적인 재능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대하지 않고 정진해야만 겨우 얻을 수 있는 것이란 말이죠.》

《하지만 세상 모두가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나약한 이들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바로 당신처럼요!》

《자, 당신 같은 나약한 이들을 위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것을 준비했답니다!》

《바로 메긴기요로드!》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힘을 무려 2배로 늘려주는 허리띠!》

《이 허리띠만 있다면 당신도 원펀치의 사나이!》

《원빤치 쓰리 강냉이!

《꾸에에에엑!》

《심지어 아무런 조건이 필요없는 사기 아이땜!!》

《네? 갑자기 힘이 증가하면 이 허리띠가 끊어질까 걱정이시라고요?》

《하핫! 걱정하지 마시라!》

《신의 금속이라 불리는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 그 내구도는 Up! Up!》

《물론 아다만티움을 통으로 쓰진 않았답니다!》

《그 귀한 걸 어떻게 통을 가져다 쓴 답니까!》

《미량 첨가. 그러니까 향기만 넣었다고 해야하나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구도는 가히 무한!》

《절대 망가지지 않는 허리띠!》

《허리띠의 내구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이 걱정해야하는 허리띠의 내구도가 아니라구요!》

《바로 당신의 내구도!》

《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2배나 강해지는 사기적인 아이템!》

《그런데 강해진 힘을 당신의 신체가 버틸 지는 보장해드리지 않는 답니다!》

《근육이 찢어지고 파열되는 건 구매자 몫!》

《이 부작용을 인지하시고 구매해주시길 바랍니다!》

《네···? 부작용이 하나 더 있지 않냐고요?》

《그러니까,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서 동정만 착용할 수 있지 않냐고요?》

《그게 무슨···? 에엑?!》

《당신 설마···!》

《아다만티움을 ‘아다’만 티움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

《그렇다면 당신 진짜 최악이에욧!!!》

.

.

역시나 제정신이 아닌 광고인 것은 변함 없었다만.

뭐, 광고야 어찌되었든.

메긴기요르드의 성능은 확실했다.

다만, 부작용이 조금 걸리긴 했다.

힘을 2배로 증대시키기는 하나 그 힘을 신체가 버티지 못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광고에서 파는 물품이 갖는 부작용이었다.

마일리지 샵에서 파는 것은 진품.

아마 진품은 그 부작용이 없을 터였다.

물론 그것말고도 정신 나간 부작용이 하나 더 있었다만···.

설마하니 그럴리가 없을 터.

뭐, 어쨌든.

“이것만한 물품이 없지.”

시안은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

제국 동부에 위치한 어둠의 숲.

어둠의 숲은 이름 뜻 그대로 어둠으로 가득찬 숲으로, 루벤은 그런 어둠의 숲에 위치하고 있었다.

때문에 루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마수들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어디서 누가 만들어 찍어내기라도 하는 걸까.

루벤으로 들이닥치는 마수는 정말이지 끊이질 않았다.

그리하여 지금.

키에에에엑─!

케엑─! 크에에엑─!!

전방을 뒤덮는 끔찍한 괴성이 터져나왔다.

루벤의 밖, 어둠으로 잠식된 숲.

붉은 물감으로 덧칠하듯 새빨간 광채가 드리웠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수 백마리의 트롤 무리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키에에에엑──!!!

트롤들은 저마다 괴성을 내지르며 루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런 트롤들의 앞.

황금빛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막아섰다.

전원 엑스퍼트로 이루어진 기사들이자 하얀 늑대 기사단과 더불어 제국 제 1의 기사단을 다투는 이들.

황가를 수호하는 로열 나이츠.

“루벤에는 전하와 황녀님이 계신다!”

“전원 착검!”

로열 나이츠의 단장, 예일과 필리프의 외침에 로열 나이츠들의 기사들이 모두 검을 뽑아들었다.

질서정연하게 도열하며, 마주하는 트롤 무리들을 향해 기세를 피워올랐다.

그리고 역시나 로열 나이츠는 로열 나이츠인 것일까.

서걱─!

콰지직─!

앞선 트롤의 무리들이 상대가 되질 않았다.

수 백의 트롤 무리들이 썰려나가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순식간에 일망타진된 트롤 무리들은 그 사체만을 남길 뿐이었다.

로열 나이츠들은 주변으로 즐비한 사체들을 끝으로 검을 갈무리했다.

“마수라고 하더니···.”

“딱히 일반 몬스터와 큰 차이가 없군.”

로열 나이츠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었다.

바로 그때.

꾸르르륵.

갑자기 쓰러진 트롤들의 사체로 기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소리로 시작했던 소리는 다시 꾸르륵, 꾸르르르륵.

모든 트롤의 사체들 사이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잘려나간 트롤들의 살점들이 엉겨붙기 시작했다.

“······!!”

“······!!”

그 괴이한 모습에 로열 나이츠들이 모두 눈을 부릅, 떠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보이는 광경.

이건 다름 아닌 트롤들이 재생하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건··· 정말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트롤들의 재생력이 뛰어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당연히 로열 나이츠들은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트롤들을 베어낼 당시.

모두 목을 잘라 확실하게 숨을 끊어놓았다.

아무리 트롤의 재생력이 뛰어나다고 한들 잘린 목까지 재생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지금.

꾸르르르르륵.

잘린 목 사이로 살덩이들이 뭉쳐지고 피어나고 있었다.

광폭화(Over Drive)가 진행된 트롤.

몬스터가 아닌 마수(魔獸)의 트롤.

“목이 잘려도 재생을 한다고···?”

“어, 어떻게 이런···!”

그들은 목이 잘려도 죽지 않는 초재생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경악 어린 충격 사이로 트롤들의 살덩이들이 계속해서 엉겨붙었다.

일부 로열 나이츠들이 달려들어 재생되는 목을 베어내다.

꾸르르르륵.

그러나 소용없었다.

잘린 목은 다시 엉겨붙어 재생할 뿐이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그야말로 불사(不死)의 존재.

로열 나이츠들이 모두 경악하고 있는 그때.

“기사님들. 요 트롤들은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어디선가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로열 나이츠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라본 그곳.

그곳엔 칠흑의 갑옷을 입고 있는 이들.

다름 아닌 루벤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저마다 무기를 꺼내들며 걸어오고 있었다.

터벅터벅, 마치 산책을 나오듯.

이 기괴한 광경 속에서 그들은 놀라거나 다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트롤들을 바라보며 ‘에휴, 저것들 또 시작이네.’ 라는 듯.

마치 늘 마주하는 귀찮은 일이라는 듯.

그들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로열 나이츠들에게 말을 건낸 이.

“트롤들의 재생 능력 핵심은 이 피에 있다는 것만 인지하시면 됩니다.”

두라스··· 라고 했던가.

루벤의 기사이자 얼마 전, 루벤의 대표로 대련에 출전한 기사였다.

비록 패했지만 로열 나이츠의 기사와 호각을 겨루었던 기사.

그리고 요 근래, 대련을 통해 어마어마한 성장을 한 기사였다.

솔직히 지금 다시 맞붙는다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정도였다.

“요 놈들은 피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트롤의 피가 회복 포션에 주 재료가 되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죠.”

두라스는 재생하고 있는 트롤들을 향해 터벅, 걸어갔다.

트롤은 잘린 목의 재생을 거의 끝낸 상황이었다.

두라스는 그런 트롤 앞에 서서 차분히 검을 들어보였다.

그리고는 트롤의 머리가 아닌 가슴 부근.

그 부근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해서 트롤들을 잡으실 때는 목이 아니라 여기. 심장을 먼저 노리셔야합니다.”

그리고는 심장을 있는 곳을 향해 푹, 검으로 찔렀다.

그러자 재생을 하던 트롤의 움직임이 뚝, 하니 멈추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근! 꾸르르륵!

심장의 소리가 거세게 들려오며 다시 살덩이들이 엉겨붙기 시작했다.

“웬만한 트롤 놈들은 여기서 끝장 날텐데··· 이 놈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살을 파고든 두라스의 검을 밀어내며, 심장을 복구하고 있었다.

실로 경이로운 재생력.

하지만 두라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 어둠의 숲에는 광폭화로 인해 마수화된 놈들 천지거든요. 일반적인 트롤들과는 달리 말도 안되는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두라스는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매일 같이 마주하는 일상을 보듯,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재생 능력이 현격히 줄어들죠. 여기, 보이십니까?”

이어진 두라스의 말에 로열 나이츠들이 눈을 가늘게 떠보였다.

그리고 확실히···.

재생이 느려진 트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엉겨 붙던 머리의 살덩이는 움직임을 멈춰있었다.

오직 심장을 재생하는 살덩이만이 활발할 뿐이었다.

“심장이 파괴되어 피를 전신으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장이 파괴되면 심장을 우선적으로 재생하고자 하죠. 한 마디로 다른 곳을 재생할 여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때···.”

서걱─!

“머리를 자르시면 됩니다.”

가벼운 두라스의 검격과 함께 재생하던 트롤의 머리가 잘렸다.

쿠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허물어지는 트롤.

그렇게 쓰러진 트롤은 다시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둘러본 주변.

루벤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재생하고 있는 트롤들에게 다가가 똑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그와 동시에 재생하던 수 백의 트롤들이 일시에 허물어졌다.

“어찌 이런···.”

“허허···.”

그 장엄한 광경에 로열 나이츠들이 순수한 감탄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로 대단했으니까.

적의 약점을 파악하여 단번에 처리하는 것.

그건 실전에서 그 무엇보다 요구되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로열 나이츠들이 알고 있는 건 단순했다.

보다 높은 경지로 찍어 누른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루벤은 달랐다.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마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기사로서의 경지 그리고 대인전의 경험.

그것에 있어서는 로열 나이츠가 앞설지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이들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특히나 마수들을 대처하는 태도와 방법.

그야말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나 다름 없었다.

몬스터라는 분야에서, 마수라는 분야에서 이들보다 뛰어난 이들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었다.

아니, 없었다.

그렇기에 이건 돈 주고도 쉬이 배울 수 없는 지식들.

단순한 대련과 수련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경험들.

무엇보다 로열 나이츠의 임무는 비단 황가의 수호만이 아니었다.

“다음 우리 토벌전이 트롤 무리 소탕 아니었나···?”

제국 전역에 뻗쳐있는 위험을 소탕하는 것.

황가와 더불어 제국을 수호하는 것이 로열 나이츠들의 임무였다.

“다, 다시 한 번만 말해주게.”

“그러니까 트롤의 재생 능력을 억제하려면 좌심방을 찌르라고 했었나? 우심방을 찌르라고 했었나?”

로열 나이츠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관련한 지식들을 배웠다.

그렇게 루벤의 기사들은 대인전의 경험을.

로열 나이츠들은 마수와 관련한 지식들을.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자네들은 이렇게 매일 마수들을 상대하나?”

“뭐, 그렇습니다. 루벤이 아무래도 어둠의 숲에 위치한 영지이다 보니···.”

“허어···.”

로열 나이츠들은 순수한 감탄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저 말은 즉.

루벤은 그동안 이런 마수들을 수 백마리씩이나 상대해오고 있어왔다는 말이니까.

그것도 매일 말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수 백마리까지는 오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트롤 씩이나 되는 놈들이 왜?”

두라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트롤들의 사체를 살폈다.

평소와는 다른 트롤들의 행태.

이건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그리고 바로 그때.

흠칫!

두라스의 감각으로 무언가 훑고 지나갔다.

그런 두라스를 기점으로 로열 나이츠와 다른 루벤의 병사들도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듯.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바라본 그곳.

어둠으로 감추어진 숲의 풍경.

“저, 저게 무슨···.”

짙은 어둠 사이로 소름끼치는 살의(殺意)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아니지.”

시안은 구매 버튼을 누르려던 손가락을 잠시 멈춰섰다.

막상 사려니··· 조금 고민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50만 마일리지를 모두 털어야했으니까.

비록 피해 인과로 얻은 공짜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고민이 되지 않은 건 또 아니었다.

무엇보다 엘릭서로 인해 가진 바 힘을 주체할 수 없는 지금.

메긴기요르드는 단순히 힘만 강한 상황에서 또 다시 힘을 증대시키는 물품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음···.”

그렇기에 상당히 고민이 되었지만···.

시안은 결심을 굳혔다.

오히려 그렇기에 메긴기요르드가 필요했으니까.

마력이 발하는 힘과 신체가 발하는 힘.

이 둘은 엄연히 구분을 해야했다.

쉽게 말해 엘릭서가 마력의 힘을 증폭시켰다면.

메긴기요르드는 신체가 발하는 힘을 증폭시켜주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단순히 ‘힘만 세다.’ 라고 하는 건 마력의 힘을 일컬었다.

신체가 발하는 힘은 단순히 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힘은 곧 신체적인 능력.

다시 말해 신체의 재능이라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크기가 크면 둔할거다.

근육이 많으면 둔할거다.

힘과 속도는 별개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건 명백한 착각이다.

힘, 민첩, 순발력, 속도, 반사 신경.

그 모든 것들은 근력이 관여한다.

관여하다못해 근력이 주관하는 영역이라 봄이 옳았다.

근육에서 사출되는 폭발적인 힘.

그 힘에 따라 위의 신체 능력들도 같이 증대된다.

만일 크기가 크면 둔다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힘과 속도는 별개의 영역이라면.

인간 기준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신체 능력이 밀려야만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마력과 오러가 갖는 힘으로 그 격차를 뒤집을 수 있을 뿐.

타고난 신체적인 차이는 그렇지가 않았다.

따라서 메긴기요르드가 갖는 성능.

힘이 2배나 증가된다는 것은, 신체 능력이 모두 2배 증대된다는 것과 같은 것과 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즉.

상시로 <뮤리엘의 축복>을 두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엘릭서의 힘을 다 흡수하지도 못한 지금.

“역시 이만한 것이 없지.”

시안은 다시 한 번 결심을 굳히며 구매 버튼을 눌렀다.

꾹.

《메, 메긴기요르드를 구매하실 껀가욧!!》

구매 버튼을 터치하자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시안은 고민할 것도 없이 Y버튼을 눌렀다.

꾹.

《흐으으으으으읍!!!!!!》

그러자 모바일 영주가 숨을 참는 듯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금 뒤.

《꾸아아아아아아아악!!!!》

까무러치는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다시 떠올랐다.

50만 마일리지의 인과를 감당하지 못한 모양.

뭐, 그래도 기절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스파아아아앗!

시안의 앞으로 환한 빛무리가 터져나왔다.

이윽고 빛무리가 사그라들고, 그곳엔 허리띠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별로 특별해보이진 않은데.”

딱히 특별해보이지 않는 허리띠가.

화려한 장식 같은 것도 없었다.

엘릭서처럼 별 다른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쇠 허리띠.

아다만티움을 사용한 것 같지도 않아보였다.

“이게 50만 마일리지라고?”

한 마디로 5,000만 골드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기 당한 건 아니겠지?”

··· 싶었지만 설마하니 그럴라고.

시안은 메긴기요르드를 살펴보다가 조심스레 착용해보았다.

그리고 설마하니 거인이 착용했던 허리띠였던 것일까.

“엄청 헐렁하네.”

헐렁해도 너무 헐렁했다.

착용한 것이 아니라 큰 고리 안에 들어간 것만 같았다.

허리띠가 아니라 커다란 원형 쇳덩이인 것 같았다.

그래도 허리띠는 허리띠인 것인지 조일 수 있는 장치가 있었다.

시안은 조일 수 있는 최대치까지 조였다.

그러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시안의 허리 사이즈에 딱 맞게 조절되었다.

그 순간.

꽈드드드득.

전신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괴이한 소리를 자아냈다.

그와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힘이 차올랐다.

시안은 그 힘에 눈을 부릅, 떠보였다.

“이게 2배의 힘이라고···?”

전혀 2배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2배라 함은 시안이 가진 바 힘의 2배를 의미했다.

그런데 느껴지는 힘은 그렇지가 않았다.

지금 느껴지는 힘의 절반이 평상시 시안이 가진 힘이라는 건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건 2배가 아니라···.

바로 그때.

섬뜩!

시안의 감각 사이로 섬뜩한 기세가 훑고 지나갔다.

다름 아닌 집무실 밖.

정확히는 집무실 밖이 아니라 루벤 밖에서 느껴지는 기세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여, 영주님! 큰일 났습니다!”

집무실 밖으로 다급한 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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