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화 - 마일리지 샵(1)
엘란두르 후작령에 위치한 듀라크의 집무실.
집무실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내려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정적 한 가운데 듀라크는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 듀라크의 전신으로 형용할 수 없는 기세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숨조차 쉬이 내쉴 수 없는 압박감.
총관, 레리트는 그 압박감에 정신을 제대로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한 번.”
기나긴 정적을 깨고 듀라크가 입을 열었다.
“다시 한 번 말해봐라.”
재차 이어진 듀라크의 물음에 총관, 레리트는 섣불리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끝내 살짝, 시선을 내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안 도련님이··· 가주의 명령을 거역했습니다.”
“황태자가 개입했나.”
그리고 바로 이어진 듀라크의 물음.
레리트는 이 물음에 쉽사리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레리트 또한 보고만을 받은 터라 그 상황을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고에 따르면 황태자가 개입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듀라크가 물은 의미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시안을 끌고 올 수 있었으나.
황태자 ‘때문에’ 시안을 끌고 오지 못했냐.
듀라크의 물음은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해서 레리트는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차마 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
레리트는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고.
그것은 듀라크에게 충분한 답이 되었다.
꽈드득!
듀라크의 손아귀로 기괴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의자의 팔걸이를 그대로 움켜쥔 듀라크의 손.
듀라크의 손 안 쪽으로 뭉개져 찌그러진 잔해들이 쥐어져있었다.
듀라크의 손아귀가 파르르, 떨려왔다.
듀라크의 얼굴 또한 어느덧 분노로 일그러져있었다.
듀라크의 눈빛이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저 말이 의미하는 바는 역시나 한 가지뿐이었으니까.
다시금 이어진 침묵.
콰아아아아─!
듀라크의 전신으로 소름끼치는 기세가 터져나왔다.
듀라크의 얼굴 또한 분노로 일그러져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루벤을 찾아가 직접 시안을 끌고 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현재 루벤에는 황태자와 황녀가 있었으니까.
루벤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루벤에 들어간 이상 건드릴 방법은 없었다.
아무리 듀라크라고 한들 황태자와 황녀가 있는 곳에 무력을 행사할 수는 없었다.
그건 곧장 반역이라는 죄로 이어지니까.
“황제가 나섰다라···.”
거기에 황가에서 들려온 답변.
솔직히 듀라크가 뭘 어찌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카이와 에런은?”
“현재 가문으로 복귀 중에 있습니다.”
카이와 에런이 있었음에도 시안을 끌고 오지 못했다.
황태자 때문인가 싶었지만 듣자하니 황태자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그 말은 즉.
시안은, 루벤은 카이와 에런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
아무래도···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한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을 말이다.
꽈드드득!!
듀라크의 주먹이 더욱더 거세게 움켜쥐어졌다.
명분이든 무력이든.
시안이 짜놓은 덫에 완벽하게 걸려들었다.
듀라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저 손가락만 빨며 지금 상황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황제가 나섰으나 어디까지나 잠깐의 방패 막이에 지나지 않았다.
시안을 독립시키기 위한 명분의 방패 막이.
그 이후의 일은 아무리 황제라도 나설 수가 없다.
그리고 예상 외로 루벤의 저력이 있었으나 이 역시 딱 그 뿐이었다.
무구한 역사 속, 엘란두르를 대적했던 존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셀 수도 없는 이들이 엘란두르와 척을 졌고, 그 결과는 모두 똑같았다.
이번에도 결국, 같은 결과를 맞이할 터.
“지금 당장 가신들을 전부 소집해라.”
듀라크의 두 눈이 살기로 번뜩였다.
#
《점검으로 한층 더 강해진 킹바일 영주!》
《이제 킹바일 영주는 그 어떠한 인과도 두렵지 않닷!》
스마트 폰 화면 위로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재차 떠올랐다.
밋밋한 시스템의 알림창과는 달리, 호들갑이 섞여있는 것이 확실히 점검이 끝난 듯 싶었다.
‘벌써 점검이 끝났어?’
그런데 시안의 생각보다 점검의 기간이 짧았다.
모바일 영주가 기절한 때는 다름 아닌 시안이 엘란두르 저택에서 황궁으로 출발할 당시.
황궁에 갔다가 다시 루벤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감안해도 아직 2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간 점검의 기간을 생각하면.
그리고 8,400만에 골드에 달하는 인과를 생각하면···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점검이 끝난 격이었다.
그래서 혹시 날램으로 점검을 한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얍! 욥! 빠샤!!》
모바일 영주의 기운이 넘치는 것을 보니, 그건 또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데 킹바일 영주는 또 뭐야?’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지만 시안은 금방 고개를 저었다.
언제부터 모바일 영주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고.
예나 지금이나, 모바일 영주는 모바일 영주였다.
띠링!
《잉? 엥? 어마맛? 잠깐만요! 이게 뭐죠?》
그 순간 다시 떠오르는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
《꼬여있던 인과가··· 바로 잡혀있네요?》
보아하니 비밀 서고에서 읽은 카일의 비망록을 말하는 것 같았다.
시안은 떠오론 알림창을 뒤로 한 채 슬쩍, 주변을 살폈다.
비친 시야로 레아가 한껏 들뜬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가만 듣자하니···.
-그런데 갑자기 누르비아, 그 년이 여기에 있는거야 글쎄!
전당에서 있었던 일을 지나 나태의 악마, 누르비와의 결전까지 이야기가 흘러간 듯 싶었다.
그리고 그런 레아의 이야기가 재밌는지 콘라드와 엘레나는 레아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꽤나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다.
시안은 다시 시선을 돌려 스마트 폰 화면을 바라봤다.
띠링!
《그리고 에엣?!!?》
그러자 재차 떠오르는 알림창.
이번엔 알림창의 호들갑이 조금 더 과해져있었다.
《영지 퀘스트를 클리어하셨다고요?!!》
《그, 그러니까 독리이이입?!》
《세상에나! 세상에나!》
띠링!
《당신! 제가 없는 동안 대체 무슨 일들을 벌이신 거예욧!!》
‘하여간.’
이어진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에 시안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간 밋밋하기만 하던 시스템 알림창만 봐와서 그런가.
모바일 영주의 호들갑이 꽤나 반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띠링! 띠링! 띠리리링!
띠리링!
이윽고 화면 위로 무수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내용은 대체로 ‘우에엑?!’ ‘말도 안돼요!’ ‘어, 어떻게?!!?’ 와 같은 호들갑이 주를 이루었다.
그야말로 호들갑이란 호들갑을 다 끌어모아 떨어도 저 정도는 아닐 것 같았다.
“······”
이게 참··· 없을 때는 그렇게 서운했거늘.
막상 있으니 또 이렇게 시끄러울 수가 없었다.
꾹. 꾸국.
시안은 떠오른 알림창들을 모두 무시하며 X버튼을 눌렀다.
반갑기는 하다만 지금 호들갑이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이제 마일리지 샵을 확인할 수 있으려나?’
다름 아닌 모바일 영주가 기절해있는 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
영지 성장 패키지와 마일리지 샵.
그리고 명성 포인트의 사용을 고민할 때였다.
‘일단 영지 성장 패키지부터 볼까.’
시안은 새로이 개방된 영지 성장 패키지 항목을 터치했다.
꾹.
가벼운 터치와 함께 자그마한 창이 화면 위로 떠올랐다.
영주 전용 성장 패키지의 창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
시안은 패키지의 내용을 살폈다.
『[영지 전용] - 생산 성장 초급 패키지 (500,000 G)
구성품: <영지 1 구역 확장> + <생산력 +500%>』
-본 제품은 단 1회만 구매 가능합니다.
-본 제품은 인과 초특가 할인 제품으로 구매 시 환불이 불가합니다.
.
.
‘괜찮은데?’
생각보다··· 구성품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성품에 포함된 영지 1구역 확장.
이건 골드로 구매할 시 100만 골드를 지불해야만 했으니까.
그런데 패키지의 가격은 단돈 50만 골드였다.
반값인 것도 모자라 생산력+500%까지 포함되어 있는 구성.
말 그대로 패키지였다.
그리고 ‘생산’ 성장 패키지라는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생산 이외의 다른 패키지들도 존재했다.
군사 성장 초급 패키지, 연구 성장 초급 패키지.
말 그대로 영지와 관련된 성장 패키지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초급’ 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초급 다음인 중급, 상급, 최상급의 다음 단계도 있는 것 같았다.
다음 단계를 봐야 알겠지만···.
일단 초급 패키지는 상당히 괜찮았다.
물론 50만 골드가 결코 싼 금액은 아니었다만.
앞선 시설들의 현질 금액을 생각하면 비교적 싼 편이었다.
‘웬일이래.’
그간 모바일 영주의 현질과는 조금 달랐다.
시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음 개방된 항목을 살폈다.
【마일리지 샵】
다름 아닌 마일리지 샵.
‘뭘 파려나···.’
시안은 곧장 【마일리지 샵】 항목을 터치했다.
꾹.
《엣? 마일리지 샵을 이용하시려고요?》
《엣헴! 그럼 마일리지 상점을 이용하시기 전, 간단한 주의 사항을 말씀드리겠씀미다!》
그러자 모바일 영주가 호들갑을 멈추고는 주의 사항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일단 해당 상점에서는 마일리지로만 구매할 수 있는 특수한 시설 및 품목들을 구매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마일리지 샵은 보유한 마일리지 내에서만 상품 구매가 가능하죠!》
《하지만 차액 부분에 대하여 현금 및 기타 다른 인과 결제는 띠띠~!! 불가합니다!》
《아, 참. 마일리지는 소모된 인과에 일정 비율만큼 적립되고요.》
《추가로, 마일리지로 구매한 물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합니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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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시설』
『특수품목』
모바일 영주의 설명이 끝나자 마일리지 샵 항목들이 화면 위로 떠올랐다.
보아하니 두 개의 항목으로 나뉘어져 있는 모양.
특수시설은 뭐··· 특수한 시설.
그러니까 특별한 건물을 판매하는 것 같았고.
특수품목은 뭐··· 역시나 특수한 품목.
그러니까 특별한 물품들을 판매하는 것 같았다.
‘음··· 일단 특수 시설부터 볼까.’
시안은 위쪽에 자리잡은 『특수시설』의 항목을 터치했다.
꾹.
【특수시설】
①<샤를롯의 전당 > (1,500,000 M)
『▶한때, 세상을 풍미했던 영웅은 세월이 흘러 이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웅이 남긴 신념과 의지는 흘러간 세월 속에서도 무구한 법.
세상을 구원한 아르나이즈의 리더, 샤를롯.
전당에는 그의 의지와 신념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해당 상품 구매 시, 영지에 <샤를롯의 전당>이 개방됩니다.
[건설 효과] - 영지 내, 훈련소의 훈련을 수료한 병사들은 ‘오러 유저(User)’ 중급의 경지부터 시작합니다.
.
.
“미친!?”
시안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런 시안의 외침에 레아와 콘라드 그리고 엘레나가 잠시 시안을 쳐다봤다.
하지만 시안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름 아닌 <샤를롯의 전당>의 건설 효과.
오러 유저(User)의 경지부터 시작한다는 말.
기사의 경지는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비기너, 유저, 엑스퍼트, 마스터.
비기너는 오러를 막 다루기 시작하는 경지.
말 그대로 비기너(Beginner)에 지나지 않았다.
해서 진정한 ‘기사(Knight)’라 불리는 경지는 다름 아닌 유저(User)부터였다.
하지만 말이 유저였지 그 경지조차 쉬이 닿을 수 없는 종류였다.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재 정도의 재능은 있어야했다.
애초에 모바일 영주를 접하기 전.
과거 시안은 유저는 커녕, 비기너의 경지에도 발을 못들였다.
현재 루벤의 병사들은 정예 병사를 넘어 준 기사급의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
각종 성장 버프와 S등급 장비를 덧칠한 결과가 준 기사급.
하지만 <샤를롯의 전당>을 짓는 순간부터, 루벤의 병사 한명 한명이 진정한 기사가 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것도 초급도 아닌 중급부터!
“아, 아니 이게···?”
절로 벌어지는 입.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②<엘로디의 마탑 > (1,500,000 M)
『▶마법사들에겐 오랜 숙원이 하나 있습니다.
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진리.
오직 신만이 알고 있는 진실.
그 진실을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것.
마법사란 어찌보면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런 신의 권위에 가장 근접한 자.
세상의 진리를 꿰뚫어보았다고 전해지는 자.
필멸자로서 진리에 닿은 대현자, 엘로디.
그녀의 마탑에는 그녀가 닿은 진리의 파편이 존재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해당 상품 구매 시, 영지에 <엘로디의 마탑>이 개방됩니다.
[건설 효과] - 영지 내, 마법 훈련을 수료한 마법사들은 ‘3위계(位界)’의 경지부터 시작합니다.
.
.
“······”
시안은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마법사와 기사의 경지는 사뭇 다르게 분류된다.
그리고 3위계의 마법사는 진정한 마법사라 부르는 경지였다.
이를 굳이 비교하자면 기사의 오러 유저와 같은 경지라 볼 수 있었다.
③<뮤리엘의 성소 > (1,500,000 M)
『▶신은 만물을 사랑하시고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대하시니.
신 아래, 우리는 모두 똑같은 자식이나 다름 없습니다.
해서 마법사들이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반항아라면.
사제들은 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편애의 감정이라 했던가요.
만물을 평등하게 사랑하시는 신께서도 특별히 아끼는 자식이 있었으니.
신녀(神女), 뮤리엘.
그녀의 성소에는 신의 사랑이 깃들어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해당 상품 구매 시, 영지에 <뮤리엘의 성소>가 개방됩니다.
[건설 효과] - 영지 내, ‘치료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죽음에 이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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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대체 뭐라고 해야할까.
시안은 정말이지 할 말이 없었다.
죽음을 거부하는 효과.
물론 죽지만 않게 할 뿐, 상태를 치료하거나 호전되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자체가 말이 안되는 효과였다.
죽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살릴 방법은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루벤은 죽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치료할 수 있었다.
물론 ‘치료 상태’라는 조건이 붙기는 했다.
치료 상태가 아니면 죽음을 거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치료 상태만 만족한다면, 반드시 죽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루벤이라는 영지에 내려앉은 버프.
세계수, 인스티즈의 축복.
<뮤리엘의 성소>에 세계수, 인스티즈의 축복이 더해진다면···?
‘좀비···?’
루벤이라는 지역 한정, 병사들은 그야말로 죽지 않는 불사체나 다름 없었다.
④<모르크루의 단철장> (1,500,000 M)
『▶창조는 언제나 신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리고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능력.
대장장이들의 기술은 마법이자 하나의 기적과도 같았죠.
그런 대장장이들의 기술들은 차원을 막론하고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뚝딱, 하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
이 또한 망치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대장장이들의 신비로운 모습에서 탄생한 일화이죠.
이처럼 대장장이들은 신의 기술을 사용하는 존재로서 여겨져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대장장이들 중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자.
그가 가진 기술이 신의 경지에 닿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신장(神匠).
신장(神匠), 모르크루.
그의 단철장에는 그의 비법들이 남아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해당 상품 구매 시, 영지에 <모르크루의 단철장>이 개방됩니다.
[건설 효과] - 영지 내, 생산 시설에서 생산하는 물품들이 +1 추가로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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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설명의 효과.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간단하지가 않았다.
아무런 대가도, 조건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1이었다.
그것도 심지어 ‘생산 시설’에서 생산하는 모든 물품들에 적용되었다.
대장간에서 S등급의 장비를 하나 만들어내면 똑같은 S등급의 장비를 1개 더 준다는 것.
양조장에서 맥주를 만들어도 +1.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어도 +1.
고대 병기 제작소에서 고대 병기를 만들어도 +1.
마법 공학 제작소에서도 마법 병기를 만들어도 +1.
그야말로 1+1 행사라 할 수 있었다.
“미···친···.”
중얼거리듯 내뱉는 시안의 목소리가 심히 떨려왔다.
다만 아쉽게도 현재 마일리지 샵에 있는 『특수시설』은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아마 추측건대.
『특수시설』의 품목들은 아르나이즈 특전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
샤를롯, 엘로디, 뮤리엘, 모르크루.
현재 시안이 개방한 4명의 아르나이즈 특전에 국한되어있으니까.
노에미와 카일.
시안이 아직 개방하지 못한 이 둘의 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추후 업데이트에 따라 새로운 시설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둘의 특전을 개방해야만 관련 시설도 추가로 개방되는 것 같았다.
‘노에미와 카일은··· 뭘까.’
그렇기에 이 둘의 특전과 시설들이 심히 궁금해졌다.
특히나 카일.
최강의 아르나이즈라 불린 카일과 관련된 특전과 시설.
그것이 무엇일지 전혀 상상조차 되질 않았다.
시안은 멍하니 스마트 폰 화면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털어내었다.
마일리지 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까.
다름 아닌 『특수품목』
시안은 곧장 『특수품목』의 항목을 터치했다.
꾹.
-불로초 (500,000 M)
-엘릭서 (500,000 M)
-황금사과 (600,000 M)
-천도(天桃) (620,000 M)
-도깨비 감투 (600,000 M)
-글레이프니르 (700,000 M)
-메긴기요르드 (500,000 M)
-케스토스 히마스 (300,000 M)
-아이기스의 방패 (650,000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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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와 동시에 수많은 목록들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스크롤을 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
‘뭐야?’
그러나 대부분 생소한 이름이었다.
아니, 거의 모두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무엇에 쓰는지 또 어떤 용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항목들의 맨 위.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품목 하나.
‘엘릭서···?’
엘릭서(Elixir)에 관해서는 한 가지 전해들은 바가 있었다.
엘릭시르라고도 불리며 연금술의 궁극이라 불리는 영약.
관련한 이야기로는 만병을 치료하는 약이라는 둥.
신체의 결손마저 회복시키는 신의 피라는 둥.
무수한 이야기가 대륙에 떠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 중 공통된 부분은 역시나 마나 증폭이었다.
먹는 이에게 어마어마한 마나를 제공하는 영약.
그 정확한 수치는 나와있지 않았다.
다만 전설 속 이야기에서는 엘릭서를 먹은 용사가 마왕을 물리칠 정도의 힘을 얻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전설인데?’
그건 어디까지나 전설 속 이야기였다.
이야기 속에서만 그 존재가 등장할 뿐.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환상의 영약이었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믿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저 어린 아이들이나 좋아할 법한 동화 속의 이야기.
하지만.
‘음···.’
혹시 모바일 영주라면···?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간 모바일 영주는 현질이 미쳤다 뿐.
그 성능은 확실했으니까.
시안은 화면 위에 떠오른 품목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특수시설의 품목들은 150만 마일리지.
그리고 엘릭서의 마일리지는 50만 마일리지
‘아, 참. 그러고보니 나 마일리지가 얼마있지?’
시안은 바로 보유한 마일리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떠오른 알림창.
[현재 보유 중인 마일리지] - 0 M
“······ 응?”
시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알림창에 찍혀있는 숫자.
“0···?”
그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의 0이라는 숫자였으니까.
뭔가 싶은 물음도 잠시.
띠링!
《하핫! 마일리지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 답니다!》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모바일 영주의 말.
그 말은 즉.
지금까지 현질한 금액은 마일리지로 적립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지금부터 현질하는 금액에만 마일리지가 적립된다는 뜻.
띠링!
《마일리지를 쌓고 싶으시면, 현질을 해보세요!》
.
.
“······”
시안은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설마설마 했지만 진짜로 이럴 줄은···.
시안은 뿌득, 이를 갈았다.
마음 같아서는 스마트 폰을 그대로 똥통에 쳐넣고 싶었지만···
‘······ 적립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보자.’
시안은 일단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꾹, 눌러 삼켰다.
그리고 마일리지 적립을 위한 적당한 현질 거리를 찾았다.
하지만.
‘이 놈의 현질은 어떻게 최소 1만 단위야.’
모바일 영주에 ‘적당한’ 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골드도 그리 많지 않은데.’
시안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영주성 내 추가 시설.
무려 1만 2천 골드에 달하는 연무장 공간 확장을 구매했다.
‘업그레이드도 아니고 확장에 1만 2천 골드라니.’
꾹.
가벼운 터치와 함께 4인 가족의 33년 생활비가 증발했다.
그와 동시에 쿠릉, 하는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다.
보아하니 공간 확장을 시작하는 모양.
시안은 곧장 마일리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확인한 마일리지는···.
[현재 보유 중인 마일리지] - 120 M
120 마일리지였다.
1만 2천 골드에 따른 마일리지는 120.
이 말은 즉.
‘1%···?’
적립 비율이 고작 1%라는 뜻이었다.
한 마디로 50만 마일리지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현질은 5,000만 골드.
그러니까.
“지랄하지마!!!”
지랄이나 다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