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질하는 영주님!-122화 (122/322)

§ 122화 - 다크 엘프(1)

엘프의 눈빛이 오슬리와 파나트를 번갈아 쳐다봤다.

“엄청 강한 인간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 시선이 시안에게 멈추었다.

“인간이··· 맞아?”

엘프가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인간이 아닌데.”

엘프가 시안에게로 성큼, 다가왔다.

“익숙한 기운이 느껴져. 뭐지. 이런 인간은 없었는데.”

이윽고 엘프가 시안을 마주 바라보며 말했다.

“난 세라.”

시안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시안은 세미르에게 엘프들의 습성을 들은 바가 있었다.

세미르에게 듣기로 엘프들에게는 예법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만 있다면 딱히 이렇다할 존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되려 존대를 쓰면 불편해한다고.

‘엘로디는 이렇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아무래도 오랜 세월이 흘러.

드워프는 인간이 되었으나, 엘프들은 인간과 단절되었다.

다른 이들과 교류 없이 저들끼리의 삶을 이어나가다보니 이런 성향이 생겨난 것 같았다.

그리고 직접 마주해보니 꽤나 독특했다.

“시안이야.”

“시안?”

세라가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안. 넌 인간이야?”

“인간처럼 생기지 않았어?”

그래도 사람답게는 생긴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인간들은 이렇지 않은데. 엄청 강력한 기운이 느껴져. 그리고 대단해. 친숙해. 그래서 신기해.”

세라는 시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아무래도 시안의 몸에 자리잡은 근원의 마(魔).

그 안에 깃든 카일의 힘을 느낀 것 같았다.

‘잠깐. 그건 듀라크도 느끼지 못했던 건데?’

켄드릭을 느낀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켄드릭은 혹시 몰라 루벤의 기사단과 함께 두고 왔으니까.

루벤의 기사단과 함께 야만족들로 고통받는 북부인들을 도와주라 명령한 상황이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야만족들을 척살하고 있을 터.

지금 차고 있는 팔찌에 켄드릭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나는 파나트 로르실트라고 하네.”

뒤이어 파나트가 세라에게 말을 걸어왔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 파나트도 엘프를 처음 보는 것 같았다.

“파나트 로르실트? 길어. 그냥 파나트라고 부를게.”

세라의 말에 파나트가 잠시 멍해졌다.

보통은 로르실트라는 말에 놀라 나자빠지기 마련이었으니까.

적어도 놀라는 척은 보여야했다.

그런데 세라는 이렇다할 관심을 내보이지 않았다.

“거기 곰 아저씨는? 이름이 뭐야?”

세라가 오슬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마스터 중급의 실력자이자, 북부의 변경백 오슬리.

그런 오슬리한테 곰 아저씨라니.

뭐, 틀린 말은··· 아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인간이었다면 모욕죄로 참형을 면치 못할 죄였다.

그래도 다행히 시안이 미리 말해둔 덕인지.

아니면 엘프라는 특성을 이해한 것인지.

오슬리는 대검을 꺼내들지 않았다.

“오슬리 바텐베르크. 북부의 변경백이다.”

“바텐베르크? 북부? 변경백? 인간들은 너무 어려워. 그냥 곰 아저씨라 부를래.”

이럴 거면 왜 물어본 걸까?

하여간 엘프의 습성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 도움이 필요해?”

세라가 물어왔고, 오슬리와 파나트.

그 둘이 동시에 시안을 바라봤다.

아닌 척 굴었어도 직접 본 엘프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듯 싶었다.

그나마 시안이 익숙하게 대응했으니.

어떻게 해보라는 눈치인 것 같았다.

애초에 여기로 끌고 온 것도 시안이기도 했고.

시안은 곧장 세라에게 물었다.

“세라. 혹시 인간들을 도와준 게 너야?”

“응. 내가 인간들을 도와줬어.”

아무래도 사람들이 말한 엘프가 세라인 듯 싶었다.

“그럼 흑마법을 사용한 것도 너야?”

“흑마법? 맞아, 난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그런데 사용했다는 게 뭘 말하는지 모르겠어.”

그 순간 오슬리의 기세가 일변했다.

분노가 깃든 살의가 오슬리의 전신으로 피어났다.

그래도 시안의 당부 덕분에 곧장 대검을 꺼내들지 않았다.

“곰 아저씨 화났어. 세라가 나쁜 말 한 걸까?”

세라가 시무룩해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오슬리의 기세에 겁을 먹었다기보다는···.

오슬리를 화나게 했다는 사실에, 말 그대로 시무룩해하는 것 같았다.

시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드는 확신에 다시 세라에게 말했다.

“세라.”

“응?”

“다크 엘프지?”

일순간 세라의 몸이 뚝, 굳어버렸다.

이윽고 세라의 맑은 눈동자가 휘둥그레지며 시안을 바라봤다.

그 표정이 마치 ‘어, 어떻게 알았어?!’ 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았다.

“어, 어떻게 알았어?!”

역시 그런 표정이었다.

세라의 반응에 시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보통은 한 번쯤은 부정하기 마련이건만.

애초에 거짓말 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니, 거짓말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

이걸 순수하다해야할지 뭐라 해야할지.

하기사, 엘프들에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게 엘프라는 종족이었다.

되려 속이기나 하는 인간들이 이상한 것일 뿐이었다.

세라는 길게 내려앉은 자신의 머리칼을 눈앞으로 끌어왔다.

“머리색은 그대로 인데!?”

여전히 순백색을 확인하고는,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떠보였다.

맑다 못해 투명한 세라의 두 눈동자.

시안은 그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크 엘프가 맞다는 거지?”

“어··· 으, 응.”

세라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말을 얼버무렸다.

시안은 그런 세라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자 되려 세라가 당황하며 물어왔다.

“내가··· 안 무서워?”

“안 무서운데.”

“왜?”

“넌 내가 무서워?”

“아니. 안 무서워. 친숙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뭘.”

시안은 어깨를 한 번 으쓱여보였다.

그런 시안의 모습에 세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정말 이상해.”

“뭐가?”

“내가 다크 엘프임을 알면 다들 저렇거든.”

세라가 손가락으로 시안의 등 뒤를 가리켰다.

자연스럽게 돌아본 시야.

그곳엔 파나트와 오슬리는 두 눈을 부릅, 뜨며 놀라고 있었다.

‘아, 참.’

시안은 그때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오면서 미리 엘프라는 사실을 말했었지만.

다크 엘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으니까.

시안은 엘프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다크 엘프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륙에서 다크 엘프가 갖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어둠의 종족.

다크 엘프는 대륙에서 배척받는 이들이었다.

그래도 시안이 단단히 일러둔 덕에 놀라기만 할 뿐.

그러니까 상당히 놀라보일 뿐.

다행히 칼부림을 하지는 않았다.

뭐, 애초에 다크 엘프라고 말만 들었을 뿐.

지금 세라는 전혀 다크 엘프 같지 않았으니까.

광기에 삼켜지기는 커녕, 어둠의 종족이라 부를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알려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

그리고 그건 시안 또한 마찬가지였다.

‘엘프가 이렇게 순수한 종족인 줄은 몰랐는데.’

세라가 특별한 건가?

시안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세라에게 말했다.

“그럼 내가 이상하긴 한 가봐.”

“맞아. 정말 이상해.”

세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하여간 솔직한 엘프였다.

“다크 엘프는 너 혼자야?”

“아니. 친구들이 사는 마을이 있어.”

“거기에 족장님이 계셔?”

“족장님?”

“그러니까··· 다크 엘프들을 이끌고 있는 분. 일종의 대장?”

“대장? 숲지기님을 말하는 거야?”

엘프들에겐 족장과 대장이라는 개념이 없는 듯 싶었다.

하지만 숲지기라는 것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우리 아빠가 숲지기인데.”

어째 세라가 엘프 족장의 딸인 것 같았다.

“혹시 숲지기님을 만나볼 수 있을까?”

“우리 아빠를? 왜?”

“물어볼 것도 있고. 할 이야기가 있거든.”

“우움···.”

세라가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꽤나 고민이 되는 모양.

하기사,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세라의 고민은 꽤나 오래 이어졌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좋아. 우리 마을에 데려다줄게.”

그 사이로 세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응?”

시안은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안은 나쁜 사람이 아닌 거 같으니까.”

세라가 싱긋, 웃으며 말해왔다.

시안은 정말이지 뭔가 싶었다.

이 또한 다크 엘프의 습성인 것일까.

뭐, 어쨌든.

이로써 다크 엘프들의 마을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 변경백 각하와 파나트님도 같이 가도 되지?”

“곰 아저씨랑 파나트? 움··· 그래. 시안이 데려온 친구들이니까. 나쁜 사람이 아니겠지.”

어째, 굉장한 믿음을 사버린 것 같았지만···.

이것도 뭐 어쨌든.

“가시죠.”

시안은 고개를 돌려 오슬리와 파나트에게 말했다.

그런데 대체 왜일까.

“어찌 이런···.”

“자, 자네는 대체···.”

오슬리와 파나트가 충격 어린 눈으로 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

드워프들과 달리 인간들을 혐오하며 세상과 단절된 엘프들.

심지어 다크 엘프는 정도가 더욱 심했다.

세상으로부터 아예 배척을 받아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배척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다크 엘프가 위치한 마을은 꽤나 외지고 또 멀었다.

그러니까 사람이 찾아올 수 없을 정도.

“아으으···!”

한 마디로 더럽게 추운 곳에 있었다.

시안은 달달달, 몸을 떨며 발걸음을 옮겼다.

털옷을 수없이 낑겨입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윈드 커터 마법이 살갗을 스쳤고.

매 순간 호흡을 할 때마다 아이스 볼을 입 안에 쑤셔넣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띠링!

《꽁!》

역시나 모바일 영주도 그대로 얼어있었다.

정말 추워도 너무 추웠다.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추웠다.

‘이런 곳에 살고 있으니 발견되지 않았지.’

시안은 주변을 차분히 둘러보았다.

파나트야 뭐, 그렇다쳐도.

“변경백 각하는 안 추우십니까?”

오슬리 또한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마스터가 되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걸까?

“북부에선 이런 추위는 익숙하다.”

오슬리가 툭, 말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덤덤히 걸음을 옮겨보이는데.

진짜 곰이 아닌가 싶었다.

뭐, 북부에서 평생을 살아온 오슬리였다.

이런 추위는 익숙하다 못해 평범할 터.

그리고.

“난 하나도 안 추운데.”

세라도 추위를 안 타고 있었다.

추위를 안 타는 정도가 아니라 못 느끼는 수준이었다.

뽀얀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헐거벗었다는 뜻은 아니다만.

속살을 드러낸 옷을 입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대, 대체 어떻게···?”

“마법.”

“아.”

다크 엘프는 엘로디의 후손.

그리고 비단 다크 엘프 뿐만 아니라, 엘프라는 종족이 마법과 관련이 있는 종족이었다.

한 마디로 타고난 마법사.

세라도 마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것 같았다.

“몸을 움직였더니 더워.”

아니, 따뜻하게 하다 못해 몸을 달궈버린 모양이었다.

세라가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가볍다 못해 날아갈 것 같은 옷 가지 하나만이 세라의 몸 위로 걸쳐져있었다.

그 때문에 세라의 뽀얀 속살이 고스란히 그리고 꽤나 많이 드러났다.

그렇다고 그런 곳까지 보인다는 것은 아니었다만.

조심하지 않으면 보일 법도 해보였다.

그런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세라는 이제야 살 것 같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추우면 입을래?”

그리고는 벗어 던진 옷을 시안에게 건넸다.

시안은 세라가 건넨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전혀 따뜻할 것 같지 않아보이는 옷.

뭔가 성질을 긁는 행동인 것 같은데···.

세라가 말해서 그런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뱉은 말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순수하게 놀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묘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은 그 기분.

“······ 이리 줘.”

시안은 세라가 건넨 옷을 한꺼풀 더 낑겨입었다.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그 순간.

“응?”

타오르는 장작불을 마주한 것처럼 온몸에 열기가 후끈, 돌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뼛 속까지 느껴지던 한기가 일순간에 사라졌다.

“옷에 마법이 걸려있거든. 이제 따뜻하지?”

그리고 들려오는 세라의 말.

세라가 싱긋, 웃어보였다.

“난 괜찮으니까 시안 입어. 나는 마법을 쓰면 되니까.”

그러면서 세라가 성큼, 걸음을 내딛었다.

시안은 그런 세라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서 걷고 있는 파나트에게 말했다.

“뭔가 깨달으시는 바가 없으십니까?”

“이게··· 보기엔 간단해 보여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네.”

그러면서 파나트가 말하길.

“단순히 열기만 내는 것이 아니라 대기의 흐름을 조정하여 열기를 가두고, 또 앞선 한기를 몰아내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흐름을 관장해야하네. 그렇기에 다른 이에게 걸어줄 수 있는···.”

뭐라뭐라 마법적인 이론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꽤나 복잡한 이론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어째, 시안이라면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 모양인듯 싶었다.

하지만 시안은 머리가 아파 그냥 귀를 닫아버렸다.

요약하자면 세라처럼 저렇게 척,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뜻이었다.

“하물며 옷에 인챈트를 걸어놓는건···.”

파나트는 앞서가는 세라를 감탄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저기야. 다 왔어.”

이윽고 세라가 앞선 곳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아무래도 다 온 듯 싶었는데···.

시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세라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그곳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흰 눈만 가득할 뿐이었다.

지금까지 오면서 봐왔던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크 엘프의 마을이라 부를 만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순간.

“환계 마법···?”

옆에서 파나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나트는 떨리는 눈으로 세라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사인 파나트에게는 뭔가 달리 보이는 모양.

“감각까지 속이는 수준이라고···? 그걸 이렇게 대규모로?”

파나트가 저렇게까지 감탄할 정도면 엄청난 마법인 듯 싶었다.

“세계수의 힘을 빌어 펼친 마법이야.”

확실히 평범한 마법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 순간.

“세라. 어딜 갔다가 이제 온 게냐.”

앞선 시야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풍경이 일그러지며 한 존재가 배경 속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 보이는 짙은 흑발과 뾰족한 귀.

다크 엘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와 동시에 오슬리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건 비단 다크 엘프라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었다.

저 다크 엘프에게서 느껴지는 기운.

평범한 수준의 기운이 아니다.

최소 마스터 중급.

아니, 그 이상.

마법사의 경지는 시안이 잘 몰랐기에 확답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옆에 있는 파나트보다 강대하다.

그렇기에 최소 7위계(位界), 어쩌면 8위계(位界).

엘란두르의 가주, 듀라크와 버금갔으며.

로르실트의 가주, 에그리트와 버금가는 수준의 기운이 느껴졌다.

시안과 파나트 또한 긴장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나 왔어 아빠!”

세라가 반갑게 소리치며 그에게 달려갔다.

보아하니 세라의 아버지이자, 다크 엘프들을 이끄는 숲지기인 것 같았다.

숲지기의 시선이 세라의 뒤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안과 파나트, 오슬리를 발견하고는 세라에게 물었다.

“저들은 누구지?”

“인간 친구들. 아빠를 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왔어.”

세라는 시안과 파나트 그리고 오슬리를 차례로 가리키며 말했다.

“얘는 시안. 쟤는 파나트. 그리고 저기, 곰 아저씨는 곰 아저씨.”

마지막 말이 좀 이상했지만···.

뭐, 아무튼.

숲지기는 세라가 짚어준 순서대로 차례차례 훑어보았다.

“북부에 퍼진 흑마법 때문인가?”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따라와라.”

숲지기가 등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공간이 다시 한 번 일렁이며, 숲지기의 모습이 사라졌다.

“어서 들어와.”

이윽고 세라도 일렁이는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띠링!

『[영지 퀘스트] - ‘다크 엘프가 부릅니다. 우리는 악마가 아니얏!’ (클리어!)』

퀘스트가 클리어 되었다는 스마트 폰의 경쾌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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